악령
R.L.스타인 / 한뜻 / 199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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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킹의 계보를 잇는 작가의 책이라길래 다 못 읽어도 밤에는 절대 보지 말자~ 그러고 읽었는데 생각만큼 공포스럽지는 않았다. 연쇄살인이 일어나는 영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남자 주인공인 리암과 여자주인공인 사라의 사랑이 맺어지는 과정이 공포를 줄여 준 것 같다. 그다지 올바른 사랑은 아니었지만 말이다...

비누는 절대 손에서 손으로 전해 받으면 안된다, 가위를 떨어뜨렸다 본인이 주워들면 안된다. 거울은 깨면 안된다.. 같은 오만가지.미신과 금기사항을 믿는 남자 리암 교수... 연애하는 동안이야 사라도 그런 습관들이 재미있고, 하찮게 여겨졌지만 결혼은 또다른 면을 보여주게 마련이다. 좋은 말도 한 두번이라고 하는데, 매번 이거는 안된다, 저거는 하지 말라고 하는 것들이 서서히 참기 힘든 습관처럼 여겨지지만 그래도 사랑과 믿음으로 그것들을 극복하려는 사라의 태도는 칭찬받을만 하다..

사람의 두피를 벗겨 버리고, 눈에 구멍을 내고, 사지를 뜯어 버리는 행동은 아무리 정신에 이상이 생긴 사람이라 할지라도 쉬이 할 수 있는 행동은 아닐듯 싶다. 악마를 몸 속에 지니고 사는 사람, 그 악마가 표출되어 잔인한 살인을 저지르지만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다. 네 건의 살인... 마지막에 가서야 아, 그럼 어떤 미신이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에 살인이 일어난 거 였어? 무슨 미신이었지지.. 하며 다시 뒤적거리게 만들었다. 시대가 변하면서 맞지 않거나 사라져 가는 것들이 많긴 하지만 전해져 오는  미신이나 금기를 너무 우습게 여기지 말자! 옛어른들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것들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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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스시의 마법사 - 제1권 어스시의 마법사
어슐러 K. 르 귄 지음, 이지연, 최준영 옮김 / 황금가지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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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편만 읽고 리뷰를 쓰는 것은 이 작품의 이해도를 떨어뜨리는 면이 있겠지만 지금까지 접해 본 다른 판타지물과는 작품이기에 우선 1편에 대한 감상만 적어본다. <반지의 제왕>을 '장엄한 판타지물'로, <드래곤 라자>나 <묵향>을 '경쾌한 판타지물'로 표현한다면, <어스시의 마법사>는 '엄숙한 판타지물'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1권은 최고의 마법사이자 항해자로, 그리고 훗날 대현자의 자리에까지 오른 새매(개드)가 명성을 얻기 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가 스스로 불러낸 어둠의 그림자를 얼마나 힘들게 이겨내었는지를 알게 됨으로 게드라는 현자의 일생을 이해하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이 책은 이름이란 무엇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하게 만드는 판타지 소설이다. 이름은 사물의 진정한 본질이며, 이름을 아는 자는 사물과 대화할 수 있는 것이다.  사물의 진정한 이름을 아는 자만이 그 사물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마법 학교의 스승 중에 한 명인 기예사는 마법사의 힘은 세계의 균형을 흔들 수도 있는 위험하고도 파괴적인 것이기에 일시적인 기분으로 휘두를 것이 못됨을  경고한다. 사물을 바꾸는 것은 그것이 세상의 아주 작은 일부분이라 할지라도 세상을 바꾸어 버리는 것이라는 글에서 브라질에 있는 나비의 날개짓 때문에 텍사스에 토네이도가 발생한다는 ‘나비 효과’가 생각났다. 

마법학교의 수련생이 된 게드는 이전에 어둠의 그림자에 대한 두려움을 맛보았고 스승 오지언의 경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선배격이던 '보옥'에 대한 분노을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화를 불러 내고 만다. 마법사로서의 자신의 능력을 과신한 자만심도 있었으리라.. 그러나 그가 불러 낸 오만의 그림자이자 무지의 그림자, 자신이 던진 이름 없는 그림자... 일한 형태가 없는 그림자 덩어리는 그를 짓누르고 다른 사람의 생명을 앗아가는 결과를 낳는다. 재능을 타고 난 것을 과신하여 그 결과를 알 수 없는 마법을 시전하기 전에  '무엇인가를 말하거나 생각하기 전에 거기에 치러질 대가를 알아야 한다'는 오지언의 가르침을 먼저 생각했어야 했다.

  '겝베스'-그림자의 의지대로 하는 꼭두각시-의 형태로 뒤를 쫒아오는 어둠의 그림자를 피해다니던 게드는 마침내 그림자와의 정면 승부를 선택하고 바다로 향한다. 그 길고 긴 항해가 그를 마법사중에서 으뜸의 '항해자'로 만들어 주는데, 마법사들이 주문이나 마법을 통해 배를 만들거나 움직이는 것이 일반적이었다면 게드는 배를 만들거나 항해하는 기술을 직접 익혔기에 그림자와 바다에서의 싸움이 가능했으리라. 1권에는 몇 가지의 복선이 깔려 있는데, 항해 중 어느 섬에서 조우한 두 노인에게서 얻은 고리의 반 쪽이 다음 이야기의 복선으로 깔려 있어서 다음 편의 궁금증을 이끌어 내고 있다.

 기나긴 항해에 비하면 게드와 그림자의 마지막 조우와 싸움은 비교적 싱겁고도 짧게 끝나는 것이 조금 아쉽다. 그리고 남편이 먼저 이 책을 보면서 지도를 빼놓았던지라  지도가 있는 줄도 모르고 책을 읽었는데 등장하는 지명이 많아 혼란스러웠다(책에도 지도가 실려 있었으면 좋았을 듯).  이 책을 읽을 때 첨부된 지도를 부치거나 펼쳐 놓고  게드의 여정을 따라가 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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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작 2004-07-09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릴때 판타지가 무언지도 잘 모르던 때 보았던 작품입니다. 중학교 때 본 것이니 이미 10여년이 넘었네요. 하도 오래라 내용이나 그런 것들은 별달리 기억이 안납니다만 하나는 기억합니다. "이름"이라는 것이 어떤 의미인가 하는거요. 요 근래는 판타지에서 가끔 '진실된 이름'은 힘이 있다는 설정이 나오는데 [어스시의 마법사]같은 이해는 주지 못했던 것 같아요.
 
죽음과 즐거운 여자 해문 세계추리걸작선 26
엘리스 피터스 지음, 최운권 옮김 / 해문출판사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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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왕국을 건설한 한 남자(아마이저)가 살해되었다.  따지도 않은 샴페인 병으로 머리를 한 번 내려치는 것으로는 안심이 안되었다고는 하지만 여닐곱번을 내려친 것을 보면 깊은 원한을 가진 사람의 소행이 틀림없지 뭔가... 범인으로 지목될만한 사람은 둘...  아마이저가 새로 개장한 '즐거운 술집 하녀'의 축하연에서 빠져 나가 만나기로 한 사람의 숫자이다... 먼저 아버지가 강요한 정략결혼을 거절하고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한다 하여 의절해 버린 아들이 첫번째 용의자로 지목된다. 그렇다면 두번째 용의자는?

이 사건의 해결을 위해 뛰는 사람은 한 사람이 아니다.  어느 날 위태로운 난간에서 춤추는 모습을 보고 한 눈에 반해 버린, 자신보다 연상인 키티에 대한 감정이 예사롭지 않은 도미니크.. 시작부터 왠지 여느 추리소설과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식은 부모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일찍 사랑에 눈을 뜨고, 철이 드는가 보다...  그런데  키티에게 연정을 품고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애쓰는 아들에게 질투의 감정이 이는 것을 느끼는 아버지.. 사랑하는 아내를 옆에 두고 죄책감을 느껴야 하는 것을 보면 그에게 생긴 감정의 정체를 눈치챌 수 있으리라...

연상의 여인에게 반해 버린 16세의 젊은이와 중년의 경찰... 미모의 젊은 여성이 위기에 처하면 남성들은 연민을 뛰어넘어 사랑을 느끼기 마련일까?  여러 가지 면에서 살인사건보다는 작가의 세심한 심리 묘사가 돋보이는 작품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중반으로 가면 두 가지 미스터리가 진행되는 느낌이 든다.  아마이저 살인 사건과 간판으로 쓰였던 <즐거운 여자>라는 그림의 정체...  과감히 포기할 줄 아는 이의 모습이 아름답게 느껴지고 존경스럽긴 한데... 가질 수 있었던 부(副)를 떨쳐내고 그 후로도 힘들게 살아간다면 그 결정을 평생 후회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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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4-07-07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 책 읽고 <황태자의 첫사랑>이 생각났답니다. 왠지는 모르겠지만요...

oldhand 2004-07-21 1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따사로운 추리소설이었던걸로 기억됩니다. 엘리스 피터스 여사의 장기일까요? 본격물에서 이러한 가족애와 한 소년의 내적 성숙을 다룰수 있다는게 작가의 역량이겠지요.

werpoll 2004-08-16 15: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오... 엘리스 피터스가 <캐드펠 시리즈>지은 사람아닌가요?;;; 다른 책도 썼구나...;

아영엄마 2004-08-16 1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깽이 탐정님~ 저도 이 책 보고 처음 알았어요.. 캐트펠 시리즈도 달랑 한 권 밖에 못 읽어본 상태이구요..
 
자루 속의 뼈 -하
스티븐 킹 지음, 한기찬 옮김 / 대산출판사(대산미디어) / 199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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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스티븐 킹의 책이라는 것만으로 나의 호기심을 끈 책이지만 초반의 지루함이 적지 않은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작가는 졸지에 아내를 잃은 남자의 슬픔과 외로움, 글이 써지지 않는 작가의 고통을 독자가 충분히 공감할수 있는 시간을 주려 한걸까? 다행히 그 부분을 넘어서서 남자 주인공인 마이크가 별장으로 내려가면서부터는 이야기가 수월하게 진행되는 듯하다. 베스트셀러 작가의 반열에 오른 작가가 글이 잘 써질 때 덤으로 써두었다가 필요할 때 곶감 빼먹듯이 하나 하나 빼주는 것에 슬며시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나도 리뷰 쓸 때 가끔 하는 행동이라..^^;)

우리나라에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고 하지 않았던가.. 흑인 여성이었던 '사라'라는 한 여인의 깊은 한이 세대를 이어오는 동안 사라지지 않고 복수를 행하는 것을 보라!  그녀가 여러 남자들에게 짓밟히는 것으로 끝났다면 어쩌면 부모가 자식을 죽이는 끔찍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백인우월주의와 한 남자의 광기가 가져 온 불행은 마이크와 그의 아내에게도 미쳤던 것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충격은 마이크에게 새롭게 찾아든 로맨스가 다시끔 불행으로 마감하게 된 것이다. 꼭 그래야만 했던걸까..

 자식을 원했던 마이크에게 정신적인 교감이 가능한 키아만이라도 남게 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입양절차의 까다로움이 그를 가로막으리란 것은 예상치 못했던 일이라 좀 안타까웠다. 마이크가 아무리 부자고 잘나가는 작가라할지라도 독신남성이라는 점이 난재였는데, 입양을 통해 아동의 성적인 착취도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바른 정책이라는 생각도 든다. 스티븐 킹의 다른 작품과 다른 느낌을 주긴 하지만 초반의 지루함만 잘 넘기면  속도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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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7-04 01: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주작 2004-07-23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전에 [신의 아이들]이란 책 말했었죠 ? 재판된 거 같아요. 재판되면 대개 제목이 바뀌어 나오는 바람에 헷갈린다구요. 내용으로 보아하니 [그것]이라는 제목으로 나왔나 본데요. 황금가지에서요. 개인적으로 황금가지는 별로 안 좋아하는데...

살인교수 2004-08-10 0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황금가지는 별로... 책값을 다른 출판사들에 비해 너무 비싸게 책정해서... 쓸데없이 내용 부풀려서 값비싸게 받는 듯한 인상이 들어 싫더군요. '그것' 아직 안 읽어서 구입해볼까 했는데 13000원짜리로 세권이라...(5만원돈인데) 엄두가 안나더군요....('다빈치코드'는 350쪽 넘는 책들이 7800원) 그냥 페어퍼북으로해서 9000원짜리 세권정도로 하면 안 되는지 차라리 원서로 읽는게 더 좋을듯...(원서는 만원정도 밖에 안하던데..)
 
특별요리 동서 미스터리 북스 35
스탠리 엘린 지음, 황종호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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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리 엘리의 단편들을 모아 놓은 책인데, 추리소설이라고 하기 보다는 글을 읽다보면 점점 공포와 두려움에 휩싸이게 만드는 면들이 눈에 띈다. 스스로 자초한 식탐일뿐일까, 아니면 요리사가 음식 속에 특별한 무엇인가를 넣어 사람들을 유혹하는 것일까? 요리의 맛에 반해 결국 죽음의 길로 들어서게 되는 것을 조금씩 보여주는 <특별 요리>도 섬찟함을 자아내지만, 개인적으로 자신의 영위를 위해 살인을 한 젊은이의 앞날에 마지막 반전을 안겨주는 <너와 똑같다>라는 글이 더 인상에 남는다. 제발로 무덤을 판 자의 말로라고 해야 할까?

 그리고 <결단을 내릴 때>에서 과연 휴는 어떤 선택을 내렸을지 궁금해진다. 문을 열어 주면 내기에 져서 자신이 그토록 아끼는 땅과 집을 내주어야 하고, 문을 열어 주지 않으면 살인자라는 죄명으로 법정에 서야 한다. 완전한 딜레마가 주는 극한 상황에 나 역시 어떤 선택을 내려야 할지 결정을 내리지 못하겠는데 그런 입장에 처하게 당사자는 어떻하겠는가... 이런 상황이 닥치면 속된 말로 돌아버리지 않겠는가...

  마지막에 실린 토머스 버크의 「오터모올씨의 손」은 후반부에 가서야 어렴풋이 범인을 짐작할 수 있었는데, 아가사크리스의 책에서도 유사한 단편을 접한 적이 있어서인가 보다. 정통 추리소설을 보고자 하시는 분에게는 별 네 개 정도의 소설인 될 것 같기도 하지만, 작품 자체는 매우 뛰어나다. 다만 원어로 씌어진 글에서 풍기었을 분위기를 번역본에서 충분히 느껴보지 못하는 것이 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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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4-07-02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서평 써야 하는데 도시 생각이 안나서 못 쓰고 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panda78 2004-07-02 14: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요리사가 사람을 죽여서 그걸로 음식을 만드는 이야기인 줄로만 알았는데.. ^^;;;

아영엄마 2004-07-02 1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판다님.. 직접적으로 언급되지 않지만, 어쩌면 그럴지도 몰라요.. @@;

panda78 2004-07-02 1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쵸? 그쵸? 이상하잖아요. 꼭 한 손님이 없어진 날에 무지 맛있는 특별요리가 나온다는 게---

비츠로 2004-07-24 1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판다님의 상상이 맞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책의 마지막 장면 '........한쪽 손은 아주 브드럽게 래플러의 살집좋은 어깨에 얹혀 있었다' 에서 강력한 암시를 남기고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