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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향 1 - 마교의 장
전동조 지음 / 명상 / 1999년 9월
평점 :
절판
무협지는 여자인 나의 취향은 아니지만 남편 덕에 가끔씩 접하게 된다. 그런데 대부분의 무협소설을 읽어보면 이미 태어날 때부터 남다른 체질인 남자주인공이 10대후반 내지는 20대 초반에 기연을 얻거나 운으로, 또는 평벙한 사람은 그 짧은 시간내에 익히기 불가능한 무술을 익혀, 갑자기 일취월장의 실력을 갇춘 영웅이 되고, 미남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있어서 그를 따르는 여자들이 수두룩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정파의 인물인 것이 당연시되는 무협지만 접하다가 주인공이 묵향이 마교의 인물로 키워졌다는 설정 자체부터가 특이하게 다가왔다. 마교의 무공에 물들어 사악한 인물이 되기 보다는 한가지 무공에 심취하여 사색하는 인물이 되어가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비록 살수라는 직책을 갖게 되긴 했지만 그 덕분에 많은 무공을 접할 수 있었고, 유백이라는 스승을 만난 것도 그에게는 기연이라면 기연일 수 있을 것이다.
어쨋거나 그는 확실히 내가 지금까지 접해본 무림인물중 가장 특이한 인물이 아닐까 싶다. 거기다 나이까지 중년을 접어들다 못해 노인이 되어가다니 정말 현실적인 인물이라는 느낌마저 주는 소설이다. 더구나 가까이 하는 여자도 하나 없다는 것이 더 마음에 든다. 살수라는 특이한 직업을 성실하게(^^;) 수행하면서 자신의 실력을 키워나가는 묵향의 미래가 자못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