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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과 즐거운 여자 ㅣ 해문 세계추리걸작선 26
엘리스 피터스 지음, 최운권 옮김 / 해문출판사 / 2002년 4월
평점 :
절판
부의 왕국을 건설한 한 남자(아마이저)가 살해되었다. 따지도 않은 샴페인 병으로 머리를 한 번 내려치는 것으로는 안심이 안되었다고는 하지만 여닐곱번을 내려친 것을 보면 깊은 원한을 가진 사람의 소행이 틀림없지 뭔가... 범인으로 지목될만한 사람은 둘... 아마이저가 새로 개장한 '즐거운 술집 하녀'의 축하연에서 빠져 나가 만나기로 한 사람의 숫자이다... 먼저 아버지가 강요한 정략결혼을 거절하고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한다 하여 의절해 버린 아들이 첫번째 용의자로 지목된다. 그렇다면 두번째 용의자는?
이 사건의 해결을 위해 뛰는 사람은 한 사람이 아니다. 어느 날 위태로운 난간에서 춤추는 모습을 보고 한 눈에 반해 버린, 자신보다 연상인 키티에 대한 감정이 예사롭지 않은 도미니크.. 시작부터 왠지 여느 추리소설과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식은 부모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일찍 사랑에 눈을 뜨고, 철이 드는가 보다... 그런데 키티에게 연정을 품고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애쓰는 아들에게 질투의 감정이 이는 것을 느끼는 아버지.. 사랑하는 아내를 옆에 두고 죄책감을 느껴야 하는 것을 보면 그에게 생긴 감정의 정체를 눈치챌 수 있으리라...
연상의 여인에게 반해 버린 16세의 젊은이와 중년의 경찰... 미모의 젊은 여성이 위기에 처하면 남성들은 연민을 뛰어넘어 사랑을 느끼기 마련일까? 여러 가지 면에서 살인사건보다는 작가의 세심한 심리 묘사가 돋보이는 작품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중반으로 가면 두 가지 미스터리가 진행되는 느낌이 든다. 아마이저 살인 사건과 간판으로 쓰였던 <즐거운 여자>라는 그림의 정체... 과감히 포기할 줄 아는 이의 모습이 아름답게 느껴지고 존경스럽긴 한데... 가질 수 있었던 부(副)를 떨쳐내고 그 후로도 힘들게 살아간다면 그 결정을 평생 후회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