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키메데스는 손을 더럽히지 않는다
고미네 하지메 지음, 민경욱 옮김 / 하빌리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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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파 추리소설로는 괜찮았다. 다만 납득할 수 없는 인물들의 사고방식이 가독을 방해했다. 작가는 핵폭탄 버튼을 누른 자 보다, 침략 전쟁을 명령한 제국주의 내각을 먼저 탓해야 옳다. 그 소수의 고위 관료들이야말로 자기 손에 피를 묻히지 않고 수천만 명을 죽음으로 내몬 악의의 아르키메데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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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의 마리오네트
치넨 미키토 지음, 권하영 옮김 / 북플라자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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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독성은 좋지만, 통속적인 플롯과 무리한 동기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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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성이 실종되지만, 세상은 그녀의 존재 여부보다 '미모의 상속녀'라는 키워드에만 집중한다. 언론과 대중에 의해 재창조되는 온갖 '선정적인 괴서사'는 그 자체로 그녀의 유령이 되어 도시를 떠돈다. 조이스 캐럴 오츠 소설답게 심리 묘사가 많고, 서사의 연결성이 없어서 읽는 데 꽤 긴 시간이 걸렸지만, 묘한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다. 자극적인 사건 하나 터지면 미디어는 물론 유튜버에 댓글까지- 열심히 2차 창작으로 가짜 뉴스를 전파하고 그것이 마치 도시를 움직이는 에너지인 양 소비되고, 상품화되고 재생산·소비되는 현 사회의 이면을 날카롭게 풍자한 소설. 내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조이스 캐럴 오츠가 되길 바란다. 연세도 있으신 분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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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보니 윌리엄 아이리시의 <죽은 자와의 결혼>을 2005년에 샀으니, 약 20년간 알라딘에서만 산 영수증이다. 천만 원이 넘는 금액인 줄은 몰랐다. 2000년대까지만 해도 일반 서점에서 책을 더 많이 살 때다. 다른 인터넷 서점도 이용하는 것을 감안하면, 그래도 연간 책 구입에 꽤 큰 비용을 쓰는 편이다.

김훈 선생님이 이렇게 말했다. 책이 의식주보다 높은 곳에 있을 순 없다고!

돈 많은 사람들의 독서 생활은 내 알 바가 아니다.

다만 나는 내 벌이에서 월간, 연간, 보고 싶은 책을 얼마나 많이 살 수 있을까가 발등에 떨어진 문제다. 종잇값이 오르고, 인건비가 오른 만큼 다른 물가도 다 올랐다. 방세도 오르고, 차비도 오르고, 정식 값도 올랐다. 월급만 빼고, 다 올랐다!

그렇다고 한 끼 식사를 굶고, 삼각 김밥으로 때워가며 책을 살 순 없는 노릇이다. 아무리 그래도 책은 의식주 아래에 있다. 

술 안 마시고, 담배 안 피우고, 여행 안 다니고- 그 돈으로 책을 산다. 그런데도 읽고 싶은 책은 많고, 지갑은 빠듯하기만 하다. 

대개 사람들은 책값이 치킨 값을 능가하면, 치킨을 사 먹지 않을까 싶다. 그 편이 훨씬 더 행복 가치가 높다고 판단하리라. 치킨 대신 책을 사보는 내가 그들의 행복 가치를 재단할 순 없으리라. 나 역시 때론 책보다 치킨을 택하는 게 더 낫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미국이나 일본처럼 보급판 문고가 나와주면 좋겠다.

책의 겉모습에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그 내용, 알맹이만 중요할 따름이다. 

뭔가, 책에 대한 내 애정은 여전한데, 책은 엄청 콧대를 높이며 '돈도 없으면서 어딜!'하며 도도하게 구는 듯해서 우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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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03 20: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살인교수 2024-11-04 12:35   좋아요 0 | URL
네이버에서 ‘알라딘 25주년‘으로 검색해보니, 바로가기 주소가 뜨더군요. 알라딘에서 찾아 들어가는 경로는 잘 모르겠네요.
 

3백여 페이지 책이 이제 22000원이나 하는 세상이다!

 나처럼 돈 없어도 굳이 종이책 사서 보려는 독자는 다 혀 깨물고 죽으라는 소리인가? 아니면 도서관 이용 권장 가격인가?

 도서 정가제 이후 책값은 쉬지 않고 고공행진 중이다.

 두껍지도 않은 책 한 권에 22000 원이라!! 독자의 심리적 안정선이었던 2만원 선을 이리도 무참히 깨버리다니. 이제 너도나도 득달같이 올려치기 할 테고, 30000원 선도 머지않겠지!

 어쩌겠나? 책 안 읽는 나라에서 책으로 돈 벌어보려는 출판사 사정도 모르는 바는 아니겠다만, 그렇다고 이렇게 가격으로 후려치기만 하면 나 같은 독자는 그냥 군소리 말고 도서관으로 가라는 거지? 거지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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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4-11-01 16: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리나라 사람들이 얼마나 책을 안 읽는 민족인지 출판사는 아직 덜 깨달은 모양입니다. 아니면 그만큼 자신있다는 소리인지도 모르고요.ㅎ 안쓰럽게도 중고책 아니면 도서관 대출 또는 출판사 협찬만이 대안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ㅠ

살인교수 2024-11-01 21:21   좋아요 1 | URL
책 안 팔리는 부담을 책값 상승으로만 대체하려는 듯해서 보기 좋지 않더군요. 독자에게 그 부담 고스란히 떠넘기는 것 같아서요. 일반적으로 300~400페이지 책은 18000원 선을 넘지 않길 그저 바랄 뿐이죠, 저처럼 힘없는 독자는...! 미국이나 일본처럼 저렴한 보급판 문고가 나와준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요~

박균호 2024-11-01 2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근 몇년 사이에 종이값은 여러 배 올랐습니다. 게다가 인건비에다 각종 물가가 많이 올랐습니다. 제가 책을 내는 입장에서 하는 말 같기는 한데 두 사람의 한끼 식사값도 안되는 비용으로 적어도 일주일은 재미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그리 호된 비용은 아닌 것 같습니다...

살인교수 2024-11-01 21:57   좋아요 1 | URL
출판사 입장에서 보면 어느 정도 이해는 갑니다만- 비슷한 페이지의 다른 소설들은 아직 16000원 대에서 18000원 사이를 오가는 게 평균 가격이라, 22000원은 너무 높게 느껴졌습니다. RHK가 신생, 일인 출판사도 아닌 듯한데...! 출판사 사정 일일이 헤아릴 순 없지만, 독자 입장에선 부담스러운 가격인 건 틀림없습니다.

박균호 2024-11-01 2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씀하신 것을 생각해보니 대형출판사의 소설 장르라면 가격이 좀 쎄긴하네요. 아무도 내지 않는 작품성 있는 책을 내는 지만지 출판사라면 이해가 되는 가격이겠습니다.

아서코난도일 2024-11-05 11: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400페이지도 안되는 책이 할인되도 거의 이만원 돈이라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근데 유독 이 출판사가 다른 출판사보다 책값이 비싸긴 하더라고요. 히가시노 게이고는 인기있는 작가라 그런가 신간 나올때마다 리뷰에 책값 비싸다고 난리들인데 이 작가는 신예 작가라 그런가 책값에 대해 별말이 없나 했네요~
실제로 책 받아보니 (포인트 때문에 ㅈㅁㅋ 에서 샀네요) 책은
좀 고급스런? 디자인이긴 하나 비싸긴 한것 같습니다.

살인교수 2024-11-05 14:04   좋아요 0 | URL
공포소설 좋아해서 읽어보고는 싶네요~ 요즘은 워낙 종이책 값이 비싸서 ‘밀리의 서재‘와 도서관 앱 서비스로 책을 읽습니다. 그래도 최애 작가 신작 나오면 안 살 수 없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