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여섯번을 다녀왔다. 이번에 제주를 다녀오고 제주 삶에 대한 책들을 좀 들춰봤다.

 

       

 

개인적으로 제주를 여섯번 다녀왔는데 세번이 겨울이었다. 12월 제주. 태어나서 처음 자동차에 체인을 감아봤다. 중간산 숙소에서 묵었는데 아침마다 체인을 감느라 시간을 쏟았던 기억이 있다. 11월, 2월의 제주역시 바람때문에 힘들다. 여름은 무덥고 습하다. 제주라는 환상은 버리는 것이 맞다.

 

<제주로망주의보>는 신혼을 제주에서 시작한 부부의 이야기이다. 제주에서의 일년을 그려낸다.

제주는 따뜻하다

제주는 따뜻해서 눈이 오지 않을 것이다

라는 생각과 다르게

처음 만난 제주의 겨울은 보란 듯이 바람이 휭휭 불어 칼날같이 춥고

하루건너 하루씩 폭설이 쏟아진다.(37쪽)

 

책은 이런 고생부터 시작해서 버스로 제주 곳곳을 다녀본 이야기를 적고 있다. 제주를 여러번 가본 여행객이 참고하기에 괜찮은 책이다. 제주에서 살아보려고 참고하기 보다는 신혼부부가 돌아다녀본 곳을 찾아가는 재미를 느껴보는 것도..

 

<제주도 살고 싶다>는 독특한 부부의 제주 살이다. 평범한 도시인이라고는 하지만, 스킨스쿠버를 한다는 것이 평범하지는 않다. 어찌보면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제주에 잘 정착하고 있지 않은지...

정말 제주도에 내려와서 살고 싶다면 여기서 먹고 살 문제보다 이곳의 문화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그런 노력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좀 더많이 해봤으면 좋겠다. 도시의 습성과 기준을 그대로 갖고 적용하려다 오히려 부작용만 안고 가는 경우를 종종 보았기 때문이다. 이는 또 다른 오해를 안은 채, 기존의 편견을 확인하고 돌아가는 셈이다. 고립되고 단절된 생활은 서울에서도 충분히 했으니 이곳에서는 그냥 힘 빼고 자연스럽게 어울려보기를. (144쪽)

 

<올드독의 제주일기>는 일러스트로 유명한 정우열씨의 제주일기다. 이 책이 이야기하는 제주도는 이말로 쉽게 설명되지 않을까. 육지와는 다른 제주도. 물론 카페나 리조트만 돌아다니는 사람들은 경험하지 못할 이야기지이지만.

서울에서의 삶에 익숙한 사람이 이곳에서 흔히 당하는 낭패 중 하나는 먼 길을 달려와 문 닫은 가게 앞에서 망연자실하게 되는 경험일 것이다.(87쪽)

 

 

반면 제주이민자들의 모습을 그려낸 책들이 있다. <제주에 살어리랏다> <제주 보헤미안> <거침없이 제주이민>이다.

삶의 다른 것을 찾아 낯선 땅을 찾은 이들의 책을 읽을 때는 조심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기억속의 고생은 낭만이 된다는 것이다. 그런 책에 인생을 걸었다가는... 그런면에서 <제주에 살어리랏다>는 제주이민자들이 겪는 생각지도 못한 제주의 어려움을 잘 보여준다. 일자리의 문제나 습기같이 실생활의 문제들. <제주 보헤미안>은 책 이름이 많은 것을 말해준다. 제주이민자들의 조건은 바로 보헤미안이다. 그에 반해 <거침없이 제주이민> 이런 책은 그냥 독자들을 상대로 돈 벌겠다는 책. 제주에서 성공한 이들을 보여주는데 그냥 제주에서 돈 번 사람들이다. 최근 문제가 된 제주 게스트하우스 문제, 숙식을 제공하는 대신 임금을 주지않는. 바로 이런 책에 나오는 사람들이 하는짓일 것이다. 돈벌러 제주 간사람들이니까.

     

 

오동명기자의 책은 2000년대 초반 몇권을 읽었기에 이름이 그다지 낯설지 않았다.

 

 

(작성중)

 

<올드독의 제주일기>가 이글의 끝마무리가 맞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은 사회전반에 만연한 제주도에 대한 환상을 깨뜨림으로써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제주도 땅값을 끌어내릴 목적으로 쓰였는지도 모른다.(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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