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 광활한 인간 정도전 2 소설 조선왕조실록 2
김탁환 지음 / 민음사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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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정미일이다. 1932년 3월 26일. 이숭인을 비롯해 정몽주를 따르는 이들이 기어이 상소를 올린다. 이성계가 낙마한 사이를 놓치지 않은 것이다.정도전, 조준 등의 죄를 탄핵하는 것이었다. 많은 이들이 유배를 가고, 정도전은 고문을 당한다. 고문의 결과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소설은 정도전과 정몽주 그리고 이성계와 이방원의 갈등구조를 통해 고려말 조선개창의 때를 보여준다. 정도전과 정몽주는 같지만 달랐다.

포은도 나도 변혁의 시발점은 항상 같았다. 원나라 대신 명나라 중심의 세계를 받아들여야 하며, 불교가 정치에 개입하는 것을 막아야 하고, 군왕이 사리사욕을 채우지 못하도록 법과 제도를 정비해야 하며, 어진 재상을 중심으로 치우침 없이 정치가 이뤄져야 하고, 백성을 최우선에 두고 모든 대소사를 평하고 행해야 한다는 것.(224쪽)

그 방법에 있어서는 차이가 있었다. 정몽주는 고려에서도 충분히 혁명이 가능하다고 봤다.

삼봉! 함께 가세. 우리의 목표는 혁명을 통해 오직 백성만을 위하는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것이지 왕조를 여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162쪽)

 

그러나 정도전은 고려에서는 가능성이 없다고 봤다.

저도 언제나 백성의 나라를 열망해 왔고, 그 마음은 영원히 바뀌지 않을 겁니다. 왕씨든 이씨든 혹은 또 다른 성씨든 우리가 동의한 원칙에서 벗어나는 일은 없습니다. 그라나 이런 확인이 이씨면 어떻고 왕씨면 어떠냐는 식으로 단순화되어선 안 됩니다. 공민왕의 죽음에서부터 지금까지 혁명을 이어 온 이들을, 반원(反元)의 기치 아래 뭉진 문신과 무신들로 대충 뭉뚱그릴 수 없습니다.  ...  대장군 이성계와 금상 중에서 누구를 왕으로 둘 때 우리의 혁명이 완성될 것인가. (76쪽)

 

이성계가 낙마하고 고려말의 상황은 급박하게 반이성계 분위기로 돌아선다. 그 변수에 정도전과 정몽주는 서로의 차이를 확인한다. 그리고 이방원이 움직인다.

 

이 책은 소설 형식이라 조금 조심스럽게 접해야 겠지만, 그 며칠동안에 있었던 정몽주와 정도전의 고민을 살펴보기에 충분하다. 그리고 그 가운데 핵심 역할을 했던 이방원이 더 이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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