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로운 부분도 분명히 있다. 하지만 단행본으로 출간될 논의인지는 의심스럽다. 논문.평론.긴 칼럼 정도가 적합했을 것. 논지가 충분히 전개되지 못했다.학습만화 자체에 대한 내용은 적다. ˝이카 레이지의 <공부만화>를 사례로˝ 다룬 것이 전부. 그나마 분량도 적다. 오히려 초반부의 일본 만화사, 만화 표현론 등의 분량도 많고, 논지의 힘도 실려있다. 용두사미
배추를 놓고 볕이니 그늘이니 웃음이니 울음이니 심각하게 삶의 양면성을 고민하는 척했지만요 실은 저요, 막 씻은 배추 한 잎 된장에 찍어 아삭 소리 나게 먹을 때 그걸로 됐지 싶다는 것도 잘 알아요. 인생 뭐 있다고요. 세상에 씹어 삼키는 경험만 한 공부가 어디 있다고요(203쪽)
섬세한 감정 표현과 연출은 분명히 탁월하다. 하지만 다소 위험한 상상력. 이런 설정을 남성작가가 제시했다면 어떤 평가를 받았을지. 상상력에 대한 검증은 이래서 괴롭다. 발생하지 않은 일을 미리 고민해야 하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