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를 놓고 볕이니 그늘이니 웃음이니 울음이니 심각하게 삶의 양면성을 고민하는 척했지만요 실은 저요, 막 씻은 배추 한 잎 된장에 찍어 아삭 소리 나게 먹을 때 그걸로 됐지 싶다는 것도 잘 알아요. 인생 뭐 있다고요. 세상에 씹어 삼키는 경험만 한 공부가 어디 있다고요(20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