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츠코의 술 애장판 1
오제 아키라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1년 7월
평점 :
품절


그저 그런 음식만화라고 생각했다.
그래, 사실 이 작품에는 숨막히는 긴장감이나 대결구도는 찾아볼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이 가치를 가지는 까닭은,
주제의 건강성 때문이다.

 

음식만화가 진지해지면, 결국 환경문제로 귀결되기 마련이다.

( 그런 사례를 <맛의 달인> 90권에서도 찾을 수 있다. http://blog.aladin.co.kr/rahula/5456117 )

 

이 작품 역시 그러하다.
작가는 환경문제와 마주하면서, 농업정책의 문제를 정직하게 다루고 있다.

1980년대 후반에 제기된 이 비판은 2012년 현재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음식의 소명은 생명을 살리는데 있다.
그런데 그 재료들이 오염되어 있다면, 음식을 제 구실을 할 수 없게 된다.

그래, 결국에는 생명이다. 환경이다.
그리고 그것들을 지키기 위해서는 시스템을 바꾸어야 한다.

 

<나츠코의 술>은 이런 진리를 낮은 목소리로 들려준다.

그 목소리가 점점 퍼져나가서 큰 목소리로 바뀌기를,
그래서 우리가 좋은 재료로 만든 맛난 음식을 먹을 수 있기를 기원한다.

 

p.s. 그런데 <나츠코의 술.2>는 애장판으로 나오지 않는 겁니까?

 

 


 

 

01권 http://blog.aladin.co.kr/rahula/5428822
- 1988년 연재가 시작되었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이 작품의 문제의식은 여전히 유효하다. 결국 세상 모든 음식은 좋은 환경에서 나올수밖에 없고, 환경을 파괴하는 것은 생명을 위협하는 것이다.


02권 http://blog.aladin.co.kr/rahula/5482199
- 그러고 보니 이 만화는 드라마를 닮았다. 아니, 일본 드라마가 만화를 닮은 것인가? 특히 영롱하게 빛나는 장면들을 표현할 때의 슈퍼컷들이 더욱.


03권 http://blog.aladin.co.kr/rahula/5485515
- 이제 '술'은 음식이 아니라 환경의 문제로 넘어간다. 당연하다. 모든 음식의 맛과 영양은 좋은 재료가 결정하기 때문. 바로 이런 전환이 이 만화를 다른 요리만화와 구분하는 지점이다.


04권 http://blog.aladin.co.kr/rahula/5488123
- 이제 이야기의 한 고비가 지났다. 다음 권에서는 또 새로운 내용이 펼쳐지겠지. 새롭지는 않지만, 건강한 그들의 이야기를 어서 보고 싶다!


05권 http://blog.aladin.co.kr/rahula/5490125
- 이러저러한 논쟁 끝에 후계자로 결정. 결국 이렇게 흘러가야만 하는 이야기이지만, 그 당연한 결말까지 긴장감을 유지하는 것이 작가의 힘이지. 그런 의미에서 아낌없이 박수!


06권 http://blog.aladin.co.kr/rahula/5490148
- 세상을 바꾸는 일은 참으로 어렵다. 더구나 힘으로 상대를 누르는 것이 아니라, 이해와 설득, 동감과 행동으로 조금씩 바꾸어 나가는 것은 더더욱 어렵다. 이제 명가의 술을 만들기 위해서 그 힘겨운 일을 시작한다.


07권 http://blog.aladin.co.kr/rahula/5496167
- 좋다. 참 좋다. 술 한잔 마시고 보니 더욱 좋다. 음주 평가라고 흠잡지 말라. 누구라도 이 작품을 읽으면 술을 마시고 싶어지지 않으랴.


08권 http://blog.aladin.co.kr/rahula/5496909
- 이 작품은 음식(술), 환경, 인간(감성)의 세 가지 요소를 꼭지점을 하고 있다. 이번 권은 그중에서도 인간의 이야기에 집중하고 있다. 인간이야말로 스토리텔링의 기본!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다소 평이한 것도 사실


09권 http://blog.aladin.co.kr/rahula/5496975
- 다른 권들보다 감동적이지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높은 점수를 주는 까닭은 바로 여기에서부터 진정한 '나츠코의 술'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이제 이야기는 한 차원 높아졌다.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될 것이다.


10권 http://blog.aladin.co.kr/rahula/5498507
- 이제 조금씩 분명하게 새로운 개념의 술이 만들어지고 있다. 아주 느리지만 분명하게! 조금만 더 속도를 내주시길!


11권 http://blog.aladin.co.kr/rahula/5547989
- 이제 수련은 끝나고 실전이 시작되었다. 비로소 새로운 시대가 열린 것이다. 세대교체. 그런 점에서 이 작품 역시 성장드라마이다. 이제 이야기는 결말을 향해 달리고, 그들의 도전은 더욱 숭고해진다.
- 할아범에서 쿠사카베에게로 이어지는 도지의 전환은 이 작품이 그려내는 '성장'을 단적으로 상징한다. 그리고 그 작업을 유도하는 나츠코의 역할은 '무녀'와 닮았다. 그녀가 스스로 말하는 것처럼. → 이러한 점에서 나츠코는 주체적인 인물은 아니다. 여성주의의 관점에서 보자면, 이 인물은 오히려 퇴행적이다. 자기가 스스로 일을 주도하지 않고, 오직 도와주는 역할에 머물고 있다. 


12권 http://blog.aladin.co.kr/rahula/5550194
- 기나긴 도전이 끝났다. 예정된 성공이었기에 스토리텔링 측면에서 이 마지막 권은 큰 의미가 없다. 영화 끝난 뒤 제공되는 서비스컷 같은 느낌. 그럼에도 여기까지 오는 과정에서 다룬 이야기들은 진중하고 진실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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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2-05-13 0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만화는 술 이야기를 '환경'으로 다루었다기보다
'사람이 밥을 먹고 살아가는 농사', 곧 '흙일'로 다루었다고 여겨야
알맞지 않으랴 싶습니다..

라훌라 2012-05-13 22:48   좋아요 0 | URL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그런데 흙일과 환경이 서로 구분되는 것일런지요? 농사가 잘 되려면 우선적으로 좋은 환경이 갖추어져야 하고, 나아가 농사의 목적이야 말로 사람이 건강한 자연의 일부가 되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아닐지요? 만일 이런 개념의 흙일이 아니라, 일(비즈니스)로의 농사라면 그건 분명히 이 작품의 주제와 다르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