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의 겐 - 전10권
나카자와 케이지 글.그림, 김송이.이종욱 외 옮김 / 아름드리미디어 / 2002년 7월
평점 :
품절


부러운 점은, 이토록 저돌적이고 직접적인 비판을 거리낌없이 내뱉을 수 있었다는 것.

 

공감하는 점은, 기성세대와 권력자들은 자신의 잘못을 전혀 인정할 줄 모른다는 것. 그리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아이와 보통사람들에게로 돌아간다는 것.

 

아쉬운 점은, 자기 반성은 냉철하지만, 일본 작가이기에 어쩔 수 없이 느껴지는 입장의 차이는 분명히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우리를 다소 불편하게 만든다는 것. 아무리 원자폭탄을 투하한 미국을 욕해봐야, 그 빌미를 제공한 것은 일본이라는 것.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소년의 성장기"라는 점.

현실이 아무리 괴롭고 힘들어도 끝내 이겨내는 성장드라마라는 점.

그 상징으로 사용되는 것이 (이제는 고색창연하지만) 보리라는 점.

 

겨울은 혹독해도 보리는 온힘을 다해 자라난다!

 

 

01권 http://blog.aladin.co.kr/rahula/5502067
- 경험보다 절실한 이야기는 없다. 작가의 경험이 독자의 가슴을 때린다. 전쟁의 주체에 대한 고발, 민족 차별에 대한 고발, 그리고 반전의 메시지가 강하게 제시되어 있다. 이들이 울림이 되는 건 오로지 경험의 힘!

 

02권 http://blog.aladin.co.kr/rahula/5508324
- 이 작품이 다루는 것은 확실히 불편한 진실. 불쌍하고 안타깝다. 하지만 그 고통은 그들 스스로 자초한 것이며, 그 때문에 엉뚱한 민족이 고통 당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동정과 분노는 결코 분리되지 않는다.

 

03권 http://blog.aladin.co.kr/rahula/5511311
- 때로는 삶이 죽음보다 참혹하다. 그럼에도 삶이 희망인 까닭은 바로 그것만이 참혹함을 이겨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04권 http://blog.aladin.co.kr/rahula/5514229
- 그래, 점령군 미군의 잘못은 분명히 있지. 하지만 그들이 잘못했다고 당신들의 죄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야. 쉽게 희망을 이야기하지는 마시길. 아직 당신들의 아픔은 충분하지 않으니.

 

05권 http://blog.aladin.co.kr/rahula/5519519
- 왜 권력을 가진 자들은 자기 잘못에 책임지지 않는가? 일왕은 끝내 전범으로 처벌받지 않았고, 권력자들은 변신하여 다시 세상을 지배한다. 겐은 이에 대해 분노한다. 그것은 지금 내가 느끼는 분노와 다르지 않다.

 

06권 http://blog.aladin.co.kr/rahula/5520439
- 전쟁의 폐해 중 하나는 선악의 구분가 사라진다는 것. 6권의 겐과 친구들이 그러하다. 그들의 분노는 타당하지만, 그것을 분출해내는 방향과 양식마저 동의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그럼에도, 살아남아라, 아이들아!

 

07권 http://blog.aladin.co.kr/rahula/5521053
- 일왕과 권력자들에 대한 비판, 재일조선인 옹호, 미군정 비판. 서로 대비되는 개념들이 하나가 되어 제시된다. 이 작품의 장점과 단점은 모두 여기에서 나온다.


08권 http://blog.aladin.co.kr/rahula/5521051
- 묘하게도 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1950년대의 역사는 관심 밖에 있었다. 누군가 유도하기라도 한 것처럼. 하지만 현재의 권력구도가 형성된 건 바로 그 시기이다. 역사에서 모습을 감춘 점령군과 위정자들에 의해서


09권 http://blog.aladin.co.kr/rahula/5523950
- 겐, 드디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다. 모순을 발견하고, 오해와 마주치고, 하지만 진심을 다해 모순을 공격하고, 오해를 이해하는 과정은 기존의 방식과 동일. 군데군데 보이는 시대상황이 잔재미 포인트


10권 http://blog.aladin.co.kr/rahula/5523970
- 더 이상 남은 이야기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사랑이 남았다. 겐에게도 사랑이 찾아왔고, 아쉽게 떠났다. 이제 소년은 진정으로 청년이 된 것이다. 모순과 오해는 여전히 남았지만, 그럼에도 살아갈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