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생이 남자친구와 헤어졌다. (오호호홋! 잘 됐다.)
암튼.. 이렇게 좋아해도 되는지 잘 모르겠지만, 그래서 시간이 많이 남는 고로, 나와도 데이트를 해 줬다. 이게 얼마만인지..^^ 모처럼 동생과 다니니 편하고 즐거웠다. 이런 데이트는 아주 가끔만 해야지, 자주하면 싸움으로 이어질 때가 많기 때문이다.
브릿지 존스 다이어리는 해피엔딩 그 이후의 이야기이다. 사실 나는 코메디를 즐기는 편이다. 그다지 웃기지 않은 장면에서도 폭소를 즐겨하는 웃음이 헤픈 성격인지라, 영화를 보는 내내 얼마나 웃어댔던지, 옆 사람들이 아마 조금 신경질이 났을 지도 모르겠다. ^^;
자세한 이야기를 하면 spoiler로 낙인찍히니까 하지 않겠지만, 영화를 본 느낌은 이야기해도 되겠지?
누구나 그런 상상은 해 보는 것 같다. 사랑에 빠지면 말이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누가 뭐래도 대단한 사람인 것처럼 크게 보이고, 그래서 자랑스럽고 뿌듯한 반면, 나는 작아지는 것 말이다. 이 영화가 현실성이 있는가에 관한 문제는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약간씩 과장된 표현들을 통해서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솔직하게 잘 이야기해 주는 것 같아서 영화를 보고 나와서도 즐거웠다.
나는 못 생기고, 뭐하나 제대로 하는 것이 없이 나이만 많은 노처녀이지만, 그는 멋있고, 잘 생겼으며, 좋은 직업과 훌륭한 가문을 지닌 최고의 남자다. 그러나 그는 나만을 사랑한다. 고 생각하고 싶지만, 역시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난 역시 그에겐 부족하다. 뭐 그런 거 말이다.
나이가 많던, 적던, 많이 배웠던 배우지 않았던 간에 사랑이란, 누구에게나 서툴고, 어렵고 그렇지만 행복한 경험인 것 같다. 첫번째 사랑이던, 두번째 사랑이던 늘 언제나 실수는 있게 마련이고 늘 후회할 만한 행동과 말로 관계는 항상 매끄럽지만은 않다. 그럴때가 있지 않던가? 아... 우리 관계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면.. 그렇다면 이렇게 되지 않을 텐데..
사랑은 때로 예기치 않은 오해를 불러일으키기도 하니, 그것은 바로 질투의 장난이라 하겠다. 그걸 누가 어떻게 막겠는가? 나도, 예전에는, 나만은 질투하지 않는 Cool한 여자라고 생각했었으나. 그렇지 않다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으니, 결국은 나도 질투의 화신이었다. 그런데, 사실 어떤 때는 그냥 같이 나란히 서있는 것을 보기만 해도, 또는 간단한 안부 인사를 하는 장면에서도 질투가 솟아오르곤 하니, 그의 집 창문으로 기어 올라갔다가 풀숲으로 떨어지는 브리짓의 심정을 이해 못하는 바도 아니다.
황당무계한 사건들도, 영화 속에 물론 없지 않았지만, 내가 영화를 보고 느낀 것은 그런 사랑에 관한 생각들이었다고 하겠다.
아무튼 내가 사랑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은, 진심은 통한다는 거다. ^^
어쩌면 이들의 이야기가 계속해서 속편으로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해피엔딩, 결혼 이후/ 해피엔딩, 아이를 낳다/ 해피엔딩, 브리짓, 딸 시집보내다/해피엔딩, 그들의 노년.... 그렇게 얼렁뚱땅 사고 치면서도 사랑받고, 사랑하고, 넘어지고 털어주고, 웃으며 울으며 세월이 간다면.. 그것도 즐겁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