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는 너무 바빠서 레슨을 받지 못했는데, 오늘은 여유있게 잘 받을 수 있었다.

이제는 바이올린 선생님과 많이 익숙해져서 레슨시간이 두렵지만은 않다. 요즘은 많이 느낀다. 세상에서 중요한 것은 일 자체보다는 관계인 경우가 많다는 것. 아이들을 가르치면서도 아이들과 '관계'가 소원해지면 배우고 가르치는 데에 한계가 있으며, 벽이 있다. 먼저 친해질 것. 어쩌면 일하게 하는 것은 능력이 아닌 관계인지도 모르겠다.

오늘도 브람스의 왈츠를 배웠는데... 사실은 굉장히 대곡이기도 하고.. 어려운 곡인데.. 스즈키 교재에서는 2권에 나와있다. 어버버 연주를 하는데 긴장해서 그런지 손에서 땀이 났다. ㅡㅡ; 그래도 오늘은 자세가 '나쁜 편은 아니라'고 칭찬들었다. 크흐흐흣.

오늘의 포인트는 여린 소리를 낼 때는  활에 힘을 빼는 것과 함께, 활 자체를 적게 쓰라는 것이었다. 긴 활의 전체로 소리를 내지 말고, 아주 작은 부분만 쓰라는 것이었는데, 처음 바이올린을 배울 때는 활을 많이 쓰는게 잘 안 되더니, 이번에는 적게 쓰는 것도 만만치가 않았다. 그것도 작고 좋은 소리를 내기 위해서 주의해서 내야 했기 때문에....

어제는 연습하다가 팔이 아파서 '에이~ 안해 안해' 이러고 바이올린 집어넣었는데, 오늘은 레슨을 받으니 다시 연습할 의욕이 생겨났다. 역시 혼자보다는 둘이 낫다고 하는 말이 맞는 것도 같다. 혼자 하면 어려운 것도 누군가가 체크해 주고 도와주면 훨씬 오래 지속하게 되는 것. 그러니 어떤 일이든 그런 좋은 파트너를 만나는 것은 참 운이 좋은 일이라고 하겠다.

때로 기억한다.

우리에게 정말, 꼭 필요하고 가장 좋은 것은 대부분, '그냥' 주어진다는 말.

지난 번, <니콜라스를 위한 수잔의 일기>를 읽으면서도 좋았던 말이 "난 당신을 만났으니, 참 운이 좋아". 우리는 우리에게 가장 필요하고 좋은 사람을 대체로 우연히 만난다.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한 공기나 햇빛은 그냥 주어진다.

우리에게 필요한 아름다운 구역은 내가 사랑하는 하늘의 아버지가 나를 위해 줄로 재어준 '실로' 아름다운 구역이라는 말씀이 생각난다. 그만큼.. 그런 좋은 것을 누리는 특권은 내가 만든 것이기 보다는 어떻게 하다보니.. 우연한 기회에 생기는 것 같다. 우연의 축복이.. 우리의 삶을 차지하고 있기에 삶이 때로 지치고 힘들더라도 재미있는 이유가 아닐까?

좋은 선생님을 만나는 것, 좋은 학교에 다니는 것, 좋은 친구를 만나는 것, 좋은 배우자를 만나는 것, 좋은 직장동료를 만나는 것, 좋은 교회에 다니는 것, 좋은 동네에 사는 것, 좋은 가족을 만나는 것..  모든 것이 좋지는 않을 수도 있겠지만, 뭔가 좋은 것이 있다는 것도 축복이라는 생각이 든다.

늘.. 이런 마음으로 산다면 좋을 텐데...

오늘도 역시 정신없도 바쁜 하루였는데.. 왠지.눈꺼풀에 뭔가가 씌운듯이 세상이 예뻐보이는 건 무슨일이지?ㅋ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