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셀로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3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최종철 옮김 / 민음사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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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셀로의 이름은 베르디의 오페라를 통해서 들었던 이름이었다. 비극의 주인공, 처절한 사랑의 주인공. 질투에 눈이 멀어 고결한고 순결한 여인을 죽음에 이르게 하고 자신도 죽게 된 남자.  질투의 여신(참고 페이퍼; 질투라는 이름의 여신- 인비디아 http://www.aladin.co.kr/blog/mylibrary/wmypaper.aspx?PaperId=504227 )은 뛰어난 용사, 인격적으로 완성되었으며 공정하고 위대한 장군, 오셀로를 미련한 살인자로 만들었다.

질투의 시작은 늘 말 한마디로 시작한다. "정말 그래?" 그에게 의심을 불러일으킨 그 말 한 마디는 '정말이지 당신의 아름답고 순결한 신부, 데스데모나는 정결한가?, 정말 그런가?' 였다. 그것에서부터 시작한 그의 질투는 너무나 쉽고 어이없게 아무런 확증도 없이 그녀를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것이다.

늘 그렇듯이 사랑은 이렇게 왠지 엇갈리고 어긋나는 아련함이 주는 아프면서 따듯한 느낌이 안타까운 듯 아름답고 아쉬우면서 그립다.

이 극의 전반에 걸쳐 극을 갈등으로 치닫게 하는 인물, 이야고야말로 <오셀로>의 주인공이다. 그는 주인공들을 그저 '말'로써 혼란에 빠지게 하며 악을 선으로, 선을 악으로 둔갑하게 하는 거짓말쟁이, 사기꾼이다. 하지만 오셀로도, 데스데모나도, 카시오와 그외의 모든 인물들은 그의 정직성을 확신하며 그는 극의 클라이막스까지도 정직한 이야고가 된다. 그는 정직한 사기꾼이다.

그에 반해 데스데모나는 순결하다. 그녀는 자신의 온 몸과 정성을 다해 검은 무어인 오셀로를 사랑했고, 죽는 순간까지도 그 사랑을 잃지 않았다. 그러나 극 전반을 걸쳐 그녀는 극중 창녀로 나오는 비앙카보다도 더 많은 환멸의 대상이 된다. 그녀는 순결하고 고결했으나 창녀 취급을 받았다.

강렬한 대조 대비의 효과가 마치 고전 시대 소나타를 듣는 것 같은 느낌이다. (고전 시대 소나타-모차르트,베토벤 등-는 강하고 힘찬 forte 부분과 여리고 부드러운 piano의 조화, 밝고 환한 장조와 어둡고 애절한 단조의 조화가 그 특징중 하나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우리는 이것이 소설이 아니라 '극'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다소 어색한 번역 부분은 극의 특성을 살리기 위하여 대사를 하기 좋도록 3,4조로 줄이거나 늘였음을 역자는 알리고 있지만 극을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단순히 내용을 알고 싶었던 나로서는 그런 부분이 나올 때마다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마치 중국이나 일본 화장실에 있는 어색한 우리나라 인삿말을 본 기분이랄까..^^;

뒷쪽에 있는 논문은 극보다도 내용이 더 많은 듯하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문학용어들로 칠해져 있어서 부담스럽기도 하고 읽어도 이해가 되지 않고 오히려 오셀로의 감흥이 사라지는 듯 하여 읽지 않기로 했다. 비전공자에게 글이란 그저 읽고 느끼는 어떤 그림같이 여기는 것이 즐겁지, 쪼개고 나누며 분석하는 건 지루하다. 사람도 사람 그 자체가 좋지, 조각조각 해부해 보라. 쏠리지 않겠는가? (안다. 나만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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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읽은 책이 몇권 되는데... 아직 리뷰를 못 쓰고 있다.

한번씩 게으름을 피우니... 잘 써지지가 않는다.

게다가 나도 이제는 뭇 알라딘의 준작가급 님들처럼... 멋진 리뷰를 정성껏 쓰고 싶은 마음에서다.

물론 길지않고 솔직하게 라는 나의 모토는 변함없겠지만. ^^

나만의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막상 시간은 많되 이 게으름을 어찌한단 말인가..

페이퍼에라도 넋두리를 하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끄적끄적 해본다.

^^ 끄적거리기에 알라딘 페이퍼만한 낙서장이 또 있을까!

고등학교때부터 수업 시간에 끄적거리던 내 습관이 이제는 컴 앞에서 이렇게 투닥거리고 있는 모습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

변한건가, 변하지 않은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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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학교때 음악 선생님이 계셨다. 어찌나 말씀을 재미있게 잘 하시던지 항상 그 수업때 선생님의 재담에 이끌려 웃음으로 시작해 웃음으로 끝내던 게 생각난다. 기억에 남는 선생님의 결혼 이야기또한 너무 즐거웠다.

  친구의 소개로 만난 지금의 남편분. 처음 봤을 땐 끌리지 않았지만, 처음 만난 날 집에 데려다주며, 대문 앞에서 전화번호를 물어보는 그 남자에게 왠지 지금 전화번호를 알려주면 결혼을 하게 될것만 같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지나가는 순간 벌써 입에서는 전화번호를 부르고 있더란다.

  일사천리로 진행된 결혼에 예식날 어머님은 서운해서 마구 눈물 지으셨지만, 선생님과 남편은 신이나서 뒤도 안 돌아보고 제주도로 출발했다는 뒷 이야기에 순정만화에 젖어 눈물짓고, 가슴 떨리는 여중생의 마음을 분홍색 로맨스로 가득찼던 걸 기억한다. 유쾌한 결혼 이야기.

  고등학교 때 영어 선생님은 선생님인데도 커리어 우먼 같았다. 단정한 단발머리에 지적으로 보이는 안경과 160 아담한 키에 처녀때부터 그 당시 5살 배기 아들의 엄마가 된 지금까지 48KG을 유지했노라. 그러나 고3때는 그런 내가 60Kg까지 쪘으니 너희도 살찌는 거 신경쓰지말고 공부하라, 다 빠진다를 외치신 선생님도 말이라면 속도면에서나 내용면에서나 그 누구에도 뒤치지 않았다.

 선생님은 공항에서 남편을 만났다고 하셨다. 공항에서 우연히 어떤 일을 계기로 만나게 되었는데 처음 본 순간 이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 이후 이런 저런 에피소드를 겪고, 결혼 해, 말어.를 반복하시다 결혼하셨단다.

  나는 그 느낌이 어떤 걸지 너무 궁금했다. '아 이 사람이구나'하는 느낌말이다. 나는 결혼 생활에 대한 환타지 보다도 일단 '이 사람이다!'는 느낌을 갖고 싶었다. 그런데 정말, 그런 느낌은 있는 것 같다.  과연 그런 게 있을까, 나에게도 찾아올까 하는 환타지 하나가 이루어졌다. ^^ 사랑은 멋진 거다.

  결혼에 대한 나의 환타지는 멋진 청혼을 받는 거였다. 뭐 거창한 이벤트는 아니어도 좋다. 그저 깔끔하고 조용한 식당에서 촛불 켜고, 드라마에서 하는 것처럼 반지 보여주며 '나랑 결혼해줘'라는 말을 들으며 '네 그러지요'하는 식이라도 좋았다.

  내 동생 남자친구는 이벤트 전공이다. 그래서 풍선 데코레이션에 현수막,  온갖 장식을 자신의 스타렉스 넓직한 뒷 트렁크에 꾸며 내 동생에게 "00야 사랑해! 나와 결혼해주세요" 이벤트를 했다고 한다. 허허.

  최근에 '그 사람'과 함께 커플링을 맞췄다. 결혼반지도 할 겸, 평생 낄 거라고 소박하고 담담한 금반지로 맞추러 갔는데, 가게에 마침 나에게도, '그 사람'에게도 딱 맞는 반지가 있는 거다. 너무 신나서 끼고 나오는데 한 마디 한다. " 에이~ 사이즈 없다고 찾으러 오라고 하면 아이스크림에라도 넣어서 청혼할라고 했는데~ 아줌마가 눈치없이 그냥 주네~"

 헐...이렇게 나의 두번째 환타지는 깨졌다. 모든 일엔 타이밍이 중요한 거다. ㅡㅜ

  지난 대학 시절, 나의 가장 기억에 남는 일 중 하나는 유럽 여행이다. 너무너무 신났던 고로, 나는 그 이후로 신혼 여행으로 유럽을 가고자 하는 환타지가 생겼다. 배낭여행 다닌 곳은 모두 데이트 코스 같더라. 독일의 로맨틱 가도, 런던의 뮤지컬, 그리고 예쁜 공원들, 하이델베르크의 성과 짤츠부르크의 멋진 풍경, 그리고 기차 여행과 한적한 들판 모습들. 생각만 해도 설렌다.

  그치만 유럽을 2박3일로 다녀올 수도 없고... 남편이 학생이거나, 실업자라면 모를까.. 과연 가능할까 생각했으나 우리는 가능할 것 같다. ^^ 이번 4월 달에 10일동안 다녀오기로 했는데, 만약 유럽에 무사히 잘 다녀온다면 나의 결혼에 대한 3번째 환타지, 멋지게 이루어지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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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ah was a righteous man,

blameless among the people of his time,

and he walked with God.

Genesis 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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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a  was a righteous woman,

blameless among the people of her time,

and she walked with Go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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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를 한 단어 마무리하자면 개인적으로 "벌써"라 하겠다. 1월 중순에는 1월이 시작했는데 벌써 15일이라 놀랬고 3월에는 한해가 시작한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3월이라 놀랬다. 6월에는 벌써 여름이 되어 한해의 중반에 옴에 놀랐고, 11월에는 오히려 아직 한해가 남아있다는 데 감사할 정도로 시간이 가주었다.

뭐 이렇다할 일을 한 건 없고 그저 시간을 야금야금 까먹고 있었던 것 같은데, 무슨 시간이 이렇게 빠른지.. 연말이 되니 한 해 동안 내내 "히익! 벌써..!" 하다가 시간을 다 보낸 것만 같아 허탈하기도 하다.

올해는 재정관리에 신경을 많이 썼다. 아무리 노력해도 내가 일한 만큼 돈이 모이지 않는 내 통장을 들여다 보면서 대체 돈이 어디서 들어와서 어디로 나가는지 갈피가 안 잡혔다. 통장은 아직도 내 머릿속만큼이나 산만하지만, 그래도 이번 달, 재정관리에 들어간 지 근 1년만인 12월달, 이것저것 나갈 것 모두 빼고 드디어 +7여만원을 보게 되었으니 난 만족한다. ^^

내년에는 무엇보다도 쓴 물건을 제자리에 놓는 습관- 정리하는 습관-을 들이는 한 해로 정해보았다. 내 머릿속, 내 통장만큼이나 내 책상도 내 방도 늘 언제나 널부러져있는 종이들과 CD들, 옷가지와 책들, 그리고 다 마신 커피잔과 먹다 남은 과자 부스러기로 하루 24시간 산만하다. 하지만 새해에는 보이는 족족 원래 있던 자리에 갖다 놓는 습관을 들여보기로 했다.

어렸을 때 내 젓가락질 하는 모습이 영 맘에 들지 않아 어른들 하는 모양을 따라서 흉내내고 고치려고 마음먹은지 일주일만에 겨우 바른 자세로 고쳤던 기억이 나는데, 그 당시 할머니가 구워주신 고등어 한점 먹기가 너무나 힘들고 고되었으나 그 때 고쳐 놓기를 참 잘했다고 지금 나는 생각한다. 그때가 초등학교 6학년.

지금 2학년 7반으로 접어드는 이 시점에서 다시 한번 나의 나쁜 습관들을 고치려 하니, 그 중 하나가 덜렁대고 산만한 나의 성격을 반영하는 나의 책상을 깔끔하게 정리하는 것이다. ^^ 거창하고 원대한 계획보다도 실질적이고 생활에 유용한 단 한가지라도 한 해에 한가지씩.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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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nerist 2005-12-22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야, 당신. 잔나비띠였어? -_-ㅋ

Hanna 2005-12-22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이래뵈도 7살때 학교 들어가서 양띠들과 겨루어 뒤지지 않을 정도로만 똑똑했던 천재소녀였다구~ ㅋㅋㅋ 미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