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를 한 단어 마무리하자면 개인적으로 "벌써"라 하겠다. 1월 중순에는 1월이 시작했는데 벌써 15일이라 놀랬고 3월에는 한해가 시작한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3월이라 놀랬다. 6월에는 벌써 여름이 되어 한해의 중반에 옴에 놀랐고, 11월에는 오히려 아직 한해가 남아있다는 데 감사할 정도로 시간이 가주었다.

뭐 이렇다할 일을 한 건 없고 그저 시간을 야금야금 까먹고 있었던 것 같은데, 무슨 시간이 이렇게 빠른지.. 연말이 되니 한 해 동안 내내 "히익! 벌써..!" 하다가 시간을 다 보낸 것만 같아 허탈하기도 하다.

올해는 재정관리에 신경을 많이 썼다. 아무리 노력해도 내가 일한 만큼 돈이 모이지 않는 내 통장을 들여다 보면서 대체 돈이 어디서 들어와서 어디로 나가는지 갈피가 안 잡혔다. 통장은 아직도 내 머릿속만큼이나 산만하지만, 그래도 이번 달, 재정관리에 들어간 지 근 1년만인 12월달, 이것저것 나갈 것 모두 빼고 드디어 +7여만원을 보게 되었으니 난 만족한다. ^^

내년에는 무엇보다도 쓴 물건을 제자리에 놓는 습관- 정리하는 습관-을 들이는 한 해로 정해보았다. 내 머릿속, 내 통장만큼이나 내 책상도 내 방도 늘 언제나 널부러져있는 종이들과 CD들, 옷가지와 책들, 그리고 다 마신 커피잔과 먹다 남은 과자 부스러기로 하루 24시간 산만하다. 하지만 새해에는 보이는 족족 원래 있던 자리에 갖다 놓는 습관을 들여보기로 했다.

어렸을 때 내 젓가락질 하는 모습이 영 맘에 들지 않아 어른들 하는 모양을 따라서 흉내내고 고치려고 마음먹은지 일주일만에 겨우 바른 자세로 고쳤던 기억이 나는데, 그 당시 할머니가 구워주신 고등어 한점 먹기가 너무나 힘들고 고되었으나 그 때 고쳐 놓기를 참 잘했다고 지금 나는 생각한다. 그때가 초등학교 6학년.

지금 2학년 7반으로 접어드는 이 시점에서 다시 한번 나의 나쁜 습관들을 고치려 하니, 그 중 하나가 덜렁대고 산만한 나의 성격을 반영하는 나의 책상을 깔끔하게 정리하는 것이다. ^^ 거창하고 원대한 계획보다도 실질적이고 생활에 유용한 단 한가지라도 한 해에 한가지씩.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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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nerist 2005-12-22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야, 당신. 잔나비띠였어? -_-ㅋ

Hanna 2005-12-22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이래뵈도 7살때 학교 들어가서 양띠들과 겨루어 뒤지지 않을 정도로만 똑똑했던 천재소녀였다구~ ㅋㅋㅋ 미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