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 폭풍이 지날 때 나를 찾아가는 징검다리 소설 4
캐런 헤스 지음, 부희령 옮김 / 생각과느낌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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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처음 펴들었을 때 모래 폭풍을 본적이 없는 나는 그저 모래알갱이 마냥 덤덤하고 건조하였다. 책에 서서히 빠져들며 ‘가뭄, 가난, 사고, 죽음, 방황...’ 따위를 한마디로 줄이라면 서슴없이 “모래폭풍”이라고 말할 뿐만 아니라 이 낱말에 ‘성숙과 희망’이라는 의미도 덧붙일 수 있게 되었다.


지독한 가난에 몸살을 앓던 1930년대의 미국 경제 대공황과 돈벌이에 급급했던 어리석은 인간들이 대초원을 밀밭으로 개간하는 동안 하늘은 비까지 내려주지 않는 자연재해의 거대한 모래구덩이(Dust Bowl)속에서 열네 살 소녀 빌리 조는 사춘기를 겪는다.


빌리 조는 말수가 적었다. 책이 산문시로 쓰인 것도 사실이지만 장문의 소설로 쓰였다 할지라도 이 소녀가 만드는 말의 따옴표는 적었을 것이다.

 

애타게 비를 기다려야 하는 아버지의 밀농사,

피곤에 쓰러진 아버지를 일으켜 이끌어 내는 어머니의 피아노 연주,

가뭄 속에서도 여린 꽃을 피워내는 뜰의 사과나무,

마음에 자리 잡는 남자 아이의 노래 소리......

 

대사대신 풍경으로 처리된, 가난하지만 잔잔한 평화 속에서 소녀는 나지막하게 말하고 사유한다. 소녀의 눈길을 따라가다 보면 적은 양의(빌리 조의 표현이라면 ‘씹어 먹어야 할 정도의’)우유에 대한 감사가 보이고 배가 불룩한 엄마가 뜨개질 하는 태어날 동생의 배냇저고리만한 설레임도 보인다. 적어도 모래폭풍이 불어 닥치기 전까지는 말이다.


혹독한 가뭄과 함께 동반해 온 모래 폭풍 속에 어른거리던 불길한 그림자는 끝내 빌리 조의 가정을 크나큰 불행으로 빠뜨렸다. 아버지가 부엌 화덕 옆에 갖다 둔 등유 한 양동이는 남편에게 커피를 타주고 싶었던 여인을 불기둥으로 만들어 버렸다. 만삭의 몸으로 회복하기 힘든 화상을 입은 어머니가 목숨이 끊어질 때까지 쏟아내던 신음은 사람과 동물의 폐에 모래가 가득 차서 서서히 목숨을 끊어놓는 잔인한 모래폭풍이었다. 나는 이 부분에서 소름이 돋도록 전율했다. 이보다 더 한 지옥의 설정이 또 있을까.... 뱃속의 아기의 태동에 비명 지르는 엄마. 간병 도중 물 달라는 애원을 뒤로하고 아내의 비상금으로 술 취하는 아버지. 빌리 조가 아버지 대신 물수건을 비틀어 짜서 입 속에 물방울을 흘려 넣으려 하지만 야속하게 물은 상처에 튀어 도리어 엄마를 아프게만 할 뿐이었다. 그 애도 흰 뼈가 훤히 드러나도록 손에 심한 화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손에 입은 화상은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으나 빌리 조를 통째로 뒤흔들어 놓았다. 사랑하는 엄마와 갓 태어난 동생을 다시는 볼 수 없는 곳으로 보내야 했고, 좋아하던 피아노 연주를 할 수 없게 되었고, 사람들의 비난을 듣게 했다.


“빌리 조야, 사람들의 말엔 신경 쓰지 마.

넌, 집이 불바다가 되는 걸 막으려고 불붙은 양동이를 밖으로 던진 거야.”

책장을 넘기며 빌리 조를 위해 나는 다급하게 변호하고 있었다.

그러나 남겨진 자들의 슬픔은 변호도 받지 못할 만큼 깊다. 아내와 아이를 잃은 허무함에 아버지는 딸을 돌보지 못하고 방치하는 사이, 아이는 거대한 모래 폭풍에 싸여 집을 나선다. 모래폭풍은 상처 난 곳을 더욱 헤집었다. 오, 그러나 삶은 참으로 신비로운 것! 절망으로만 끝내 버리지 않는다. 모래폭풍 속에서는 눈을 뜰 수 없어 오로지 발의 감각으로만 길을 찾아야 한다. 눈에 보이는 세계가 너무나 가혹할 때 눈 감으면 감각의 문이 열리는 것이다.  비로소 소녀는 등유를 부엌에 갖다 둔 아버지를 용서할 수 있게 되고 아버지를 떠나서는 살 수 없음을 깨닫게 된다. 판도라의 상자에서 제일 늦게 나오는 것이 희망이기도 하지만 소녀를 일깨운 희망은 저절로 생긴 것이 아니다.


나는 밀 같은 사람, 아무데서나 자랄 수 없어.

아버지가 밀을 어떻게 가꾸는지를 보아온 소녀만이 할 수 있는 깨우침이다. 아버지는 몇 달 동안 비가 내리지 않아 모두가 절망할 때도 비가 오리라고 굳건하게 믿던 사람이다.


아버지는 잔디 같은 사람이야.

흔들림이 없고, 조용하고, 깊이 뿌리를 내리지.


많은 것을 잃어버렸어도 잡초의 뿌리는 강인한 생명력을 갖고 다시 싹을 틔운다. 빌리 조가 다시 부여잡았던 가족의 소중함이 부녀지간을 화해시키고 새로운 가정으로 회복시킬 전주곡이 되었다. 모래폭풍은 위기이자 기회이다. 비록 불행한 사건으로 내몰았지만 어린 소녀로 하여금 눈에 보이지 않는 세상을 분별할 수 있는 성숙함을 주었기 때문이다. 서정주 시인의 “스물 세 해 동안 나를 키운 건 팔할이 바람이다.”라는 싯귀를 떠올리며 결코 쉽게 무너지지 않는 삶의 숭고함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낸다. /051101ㅂㅊ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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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2005-11-01 1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설박사 2005-11-01 1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참.. 삶은 숭고한 것인데... 그래도 너무 아픈 일은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좋은 리뷰 잘 보고 갑니다. 추천.. ^^

진주 2005-11-02 0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보님, 왜 음?
설박사님, 네...가슴 안 아프고 철들면 오죽이나 좋을까요....
(두 분 다 추천해주셔서 고마워요)

검둥개 2005-11-02 0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말없이 추천! ^^

진주 2005-11-02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검둥개님,^^

저는, 이 책 중1 아이들 교재로 낙찰봤습니다^^

미네르바 2005-11-11 2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른 분들의 리뷰도 읽어봤는데, 님만의 분위기가 잘 느껴지는 글이에요. 모래 폭풍은 위기이자 기회이다 라는 말... 그래요, 위기인 것 같지만 기회가 되는 상황이 있지요. 그 위기를 기회로 잘 만들어야겠지요. 잘 읽고 갑니다. 추천과 함께^^

진주 2005-11-12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만의 분위기는 어떤 걸까요?^^
급하게 쓰는 리뷰도 있고 간단하게 쓰는 리뷰, 담담하게 쓰는 리뷰도 있는데
이 책은 진심을 다하여 공들여 쓴 리뷰거든요.
책은 비교적 간단하지만 마음에 울리는 여운이 아주 커서요....^^
 
엄마 마중 겨레아동문학선집 1
방정환 외 지음, 겨레아동문학연구회 엮음 / 보리 / 199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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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여러 작품이 있지만 이태준님의 <엄마마중>에 대한 감상을 올립니다.

이 동화는 한 편의 시 같습니다.

이제 겨우 말이나 할 줄 아는 아주 작은 꼬마가 수 십 년을 거슬러 올라간 근대의 거리의 풍경 속에서 엄마 마중 나오는 그림이 저절로 그려집니다. 이야기 서두에서부터 날씨는 얼마나 매서운지 아가의 코끝이 빨갛다고 읽는 이의 모성(또는 부성)을 단번에 끌어당깁니다. '쯧쯧 가여워라, 날도 찬데 엄마는 어디 가셨을까?" 하며 애정 어린 시선으로 철없이 아장아장 걷는 꼬마 뒤를 독자들은 부랴부랴 따라 나섭니다.


그렇다고 아가가 불쌍하리만큼 가엽기만 한 건 아닙니다. 애처롭긴 하지만 하는 모양이 기특해서 여간 귀여운 게 아닙니다. 전차 차장에게 또박또박 제 할 말은 다 하는 것 좀 보세요. 바쁘고 험난한 세상살이는 엄마를 기다리는 아기의 마음은 안중에도 없이 “너희 엄마를 내가 아니?”하고 퉁명스럽게 쏘아붙이고 떠나버립니다. 그 중에 단 한 사람의 차장이 아기를 걱정해 줍니다.


저는 단 두 줄로 끝을 짓는 마지막 장면에서 오랫동안 눈을 떼지 못합니다.

여전히 찬바람은 불고 있고, 전차는 소란스럽게 왔다가길 반복하고, 그 속에 코가 새빨간 우리 아기가 거기 서 있습니다. 아! 어쩌려구! 저렇게 어린 아기를 기다리게 해 놓고 엄마는 왜 아직 안 오시는 걸까. 아기는 얼마 추울까, 속으로 울진 않을까......


우리는 이제 엄마가 속히 와서 꽁꽁 얼어 있는 아기 볼도 어루만져 주고 안아도 주고 업어도 주며 포근한 집으로 빨리 들어가길 간절히 바라는 심정이 되고 맙니다. 엄마가 오기만 오면 추운데서 오랫동안 떨며 기다린 아기의 서러움이야 흔적도 없이 지워지고 말텐데요......


그러나 아무리 책을 펼쳐 놓고 기다려도 엄마는 아직 등장하지 않습니다. 내가 아기의 옆집 아줌마라면 달래서 업고 들어오고 싶어도 작가는 단호하게 코가 새빨간 채로 엄마만 기다리는 아기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비추며 점점 줌 아웃시키는 감독처럼 이야기를 마무리 짓고 맙니다.


이야기는 거기까지만 해야 아름답습니다. 이야기는 허구지만 또한 진실입니다. 우리는 역사를 통해 이 이야기가 발표 된지 7 년 만에 해방이 된다는 걸 알지만, 당시엔 그 날을 미리 알 순 없었겠지요. 독립을 기다리는 애처로운 조선백성이 아기라면, 엄마는 독립된 조선이 아닐까요? 엄마도 아기가 보고 싶겠지만 아직은 오시지 못한다는 걸 이야기 끝에서 보여줍니다. 그런 엄마를 기다리는 아기는 아직 어리고 약하디 약한 아기라서 엄마 마중하는 것이 춥고 힘들지만 엄마가 오신다는 확실한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믿음이 있기에 아기는 저물도록 엄마가 오실 때까지 꿋꿋하게 기다릴 수 있겠지요.


식민지 치하의 다른 동화작가들도 아이들에게 희망을 안겨 주는 작품을 많이 썼지만 이 태준님의 독립에 대한 염원과 소망이 잘 드러나 짧은 이야기지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 줍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를 독립과 빗대지 않고 순수하게 엄마를 기다리는 아기의 모습으로만  봐도 얼마나 사랑스럽고 아름다운가요? 만약에 이 장면의 삽화를 엄마가 돌아와서 좋아라 손잡고 돌아가는 그림으로 그렸다면 “휴~”하고 마음은 놓일 런지 모르지만 이 글이 주는 가슴이 찡하도록 아름다움은 사그라졌을 것입니다. 만난 후의 기쁨도 좋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리는 그 순간도 너무나 귀중하고 아름답습니다. 기다림이 없었다면 만날 수 없었고, 기다리면서 갈망한 만큼 만난 후의 기쁨이 더 배가되니까요. 수 십 년의 세월이 흘러도 이 동화가 사랑받는 이유가 바로 그것인 것 같습니다. 엄마를 기다리는 지고지순한 아기의 기다림이 주는 아름답고 가슴 찡한 감동 말이에요!

 

-050906ㅂㅊ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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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2005-09-06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설마, 제 글을 보고 다른 어떤 출판사의 그림 그린 분이 제게 연락하는 일은 없겠지요?
서재를 돌아다니다 보니, 다른 어떤 출판사의 책에서는 삽화에 엄마와 아기가 손잡고 가는 모습을 조그맣게 그려놨다고 해서요. 엄마가 오기를 간절히 고대하는 상상으로 간주한다고 해도 독자에게 상상 할 수 있도록 배려를 해 주지 않은 것이 저는 좀 맘에 안 들어서 내친김에 리뷰까지 쓰게 되었습니다.

거기에서도 코멘트로 남겼지만, 작가가 원본에서 선을 그은 만큼만 그림을 그려야 호흡이 맞지 않을까 하는 나름대로 생각해 봅니다. <잘 먹고 잘 살았더라>라고 결론을 다 내려 준다면 이야기가 얼마나 싱거워 지나요?

이 동화는 무척 짧아서 원문을 밑줄긋기에 다 올려 볼게요.
이 책엔 <엄마마중>외에도 아주아주 좋은 동화들이 많이 있어요.

icaru 2005-09-06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체가 엄마마중이란 내용하고 멋진 조화를 이루는 것 같아요...
앙징맞은 아가같은 서체~

님께서 이 리뷰 쓰신 이유(원전에 없는 내용을 조그맣게 그려넣어, 독자에게 상상 할 수 있도록 배려를 해 주지 않은 것)가 독특해서...한참 봤어요~ 크흣...

진주 2005-09-06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돋움체 좋아하걸랑요? 글씨는 또렷하고 여백이 좀 더 많잖아요. 글씨가 빡빠거리하게 들어가면 왠지 답답...^^;)

아..그리고..
제가 이 책을 참 좋아해서 애정을 갖고 감상 썼습니다.

2005-09-06 14: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9-06 16: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진주 2005-09-06 1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게만 보이시는 님, 헤헤 그러니까 내말이 그말이지라요. 아주 작든 아주 깨알이든....걍 나두지 않고서는...쯧.....(저 고집 세죠?....작가의 입장에선 어떨까 하며 생각해 본 거거든요. 나라면..내가 언급했던 부분까지만 그림으로 그려 주길 바랄거에요. 이태준님은 이미 세상에 안 계시니 그림 그리는 사람이 상의도 못했겠죠..?)

진주 2005-09-06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게만 보이시는09-06 14:45님, 아하! 저도 그래요^^ 무지 반갑구만요~

울보 2005-09-06 1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표..
 
외로울 땐 외롭다고 말해 - 마음의 어두움을 다스리는 지혜, 마음을 여는 성장동화 2
범경화 지음, 오승민 그림 / 작은박물관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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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같이 출산율은 낮고 맞벌이 부부가 많을 때 일수록 아이들은 외로움에 더 자주 방치되는 것 같다. 외동으로 자라다 보면 자칫하면 남에게 마음문을 열고 다가가는 것이 서툴 수도 있을 것이다. 또, 학교를 파하고 텅 빈 집에 문을 열 때 아이들 마음은 얼마나 외로울까.


그러나 마음의 외로움은 혼자 남겨졌을 때만 생기는 것도 아니다. 학교엔 40여명의 학우들이 시끌벅적하고 집에도 부모형제간이 곁에 있다고 해도 아이들이 외로움을 느끼는 건 매한가지이다. 외로움은 아이들의 마음이 자라면서 거쳐야 할 필수 코스이다. 성장의 통과의례로 외로움의 강을 잘 건너고 나면 몸도 마음도 한껏 성숙해 질 것이다.


바쁜 부모님 밑에서 혼자 지내는 시간이 너무 많은 민주, 형과 여동생 사이에 끼어서 부모님의 관심을 받지 못하여 서러운 둘째 하승이, 축구실력이 형편없어 친구들에게 따돌림 당한다고 생각하는 책벌레 진우, 미국으로 입양되어가서 주위 사람들과 다른 자신의 외모 때문에 갈등하는 안나. 이야기 속의 네 명의 어린이들처럼 우리 주위엔 비슷한 외로움에 마음에 그늘져 있는 아이들이 생각보다 더 많을 지도 모른다.


“어려운 문제일수록 서로 힘을 모아 함께 풀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저자는 외로움의 해법을 인디언의 지혜에서 찾아내었다. 외로움을 혼자 가슴앓이 할 게 아니라 ‘외롭다’고 주위 사람들에 표현하게 함으로써 서로 힘을 모야 풀어보자는 방법이다.


네 명의 아이의 이야기를 각각 독립된 단편처럼 다루었기 때문에 책 읽기가 수월하여 독서력이 얕은 아이라 할지라도 문제없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네 명의 아이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단편이 아니다. 단편으로 따로 나눌 수도 있었겠지만 아이들을 친구로 서로 연결시켜 줌으로써 이야기가 더욱 훈훈해지는 것을 느꼈다.


저자의 처녀작답게 군더더기 없이 기교를 부릴 줄 모르는 문체가 담백하다. 그리고 동화에선 삽화의 비중도 큰데, 전체적으로 온화한 오렌지 계열의 잔잔하면서도 생동감 있는 삽화가 글과 잘 어우러졌다. 책을 덮고 나면 여태껏 우리 아이들의 마음에 어둡게 드리워졌던 외로움의 그늘막이 한풀 걷히는 느낌이 드는 좋은 책이었다. /050904ㅂㅊ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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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져 2005-09-05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의 아이들이 갖고 있을 고민과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을 엿볼 수 있는 동화, 문제작이 되겠는걸요. 깔끔한 리뷰, '진주'표 리뷰, 잘 읽었습니다 ^^

2005-09-05 15: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진주 2005-09-05 1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플레져님, 그런 예감 들죠? 저도 이 책 읽으면서 '어쩌면 아이들이 힘들어 하는 부분을 이렇게 잘 짚었을까?' 하며 고개를 끄덕끄덕하며 읽었다니까요.

저도 이 책을 아이들 교재로 쓰려고 지금 교안 구상하고 있어요.

물만두 2005-09-05 1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 생각을 했어요. 아이들과 함께 학부모용의 교재로도 좋을 것 같아요^^

2005-09-05 16: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9-05 16: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날개 2005-09-05 1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좀전에 저도 책 읽었는데, 리뷰 빨리도 올리셨군요...^^
더이상 말이 필요 없는 리뷰! 난 안써야겠당~ 흐...

진주 2005-09-05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어제 오늘 알라딘 서버가 좀 불안했던가 보네요.
제가 어제 아침에 충심을 다해 이 리뷰를 썼는데, 왜 <브리핑>에 안 보였을까요? 그래서 리뷰 보러 안 오셨던게로군요....아..다행이다. 저는 또 제가 뭔가 심각한 실수를 해서 여러분들이 아무 말 안 하는 줄 알고 내심 걱정했답니다^^*

진주 2005-09-05 1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님, 같은 생각을 했군요, 재미있게 이 동화를 읽다보면 외롬도 도망가 버릴 거 같아요.
제게만 보이시는 님, 이쁘게 단장하시고 잘 다녀오세요.
날개님, 안 쓰다니요~꼭 써야 해요. 전 하고픈 말이 더 많았는데 너무 길어질까 자제를..^^;
제게만 보이시는 님, <브리핑>에 안 보였다니 제가 넓은 맘으로 용서해 주리리다.크흑^^(실은, 추천에 녹아버렸으면서 ㅋㅋㅋ)
모두들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아~~^^

merryticket 2005-09-05 1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군중속의 고독"이라나, 모라나..예전엔 주위에 날 사랑해주는 사람들이 많아도 쓰잘데 없이 외롭드니, 요즘은 주변에 사람이 없어도 안외로워요..
허나, 우리 애들은 또 다르겠죠?
거기다 사춘기를 겪는 애들이라면 특별히 더..

2005-09-05 17: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진주 2005-09-05 1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리브언니, 요즘 애들은 사춘기도 빠르지만 사춘기가 되기 전에 벌써 외로움을 느낄만한 상황에 처해지는게...안타까워요. 그런 애들에게 이런 책이라도 권해주면 좋으련만..

제게만 보이시는 님, 그게...제가 나이를 먹어서 그런가봐요. 낼 모레면 저도 마흔. 나이도 먹죠, 이런 동화도 읽죠..그러니까 힘들면 힘들다고 말하고 외로우면 외롭다고 표현할 줄 아는 거죠? 고맙습니다. 말없이 지켜 볼 뿐 아니라 추천까지 해 주신 것도 제가 알고 있어요.^^

2005-09-05 17: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9-05 18: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5-09-05 1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주 전문가적으로 서술하셨군요.
추천하고 갑니다.^^

2005-09-05 21: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진주 2005-09-05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적으로 서술했단 말이죠? 크큭~^^; 고마워요.

오늘은 유난히 제게만 보이도록 코멘트를 많이 남겨 주셨네요^^;
09-05 17:40 저작권료를 내시면 교안 보내드리겠습니다 하하핫~
09-05 18:42 에 글 남겨 주신 분, 네 그렇군요^^
09-05 21:22에 글 남겨 주신 분, 아..그러셨군요^^;



2005-09-05 22: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진주 2005-09-05 2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게만 보이시는 05 22:58님, 제가 먼저 썼답니다. 알아주세요 히~~

울보 2005-09-05 2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그런데 요즘 너무 많이 외롭다고들 하셔셔,,

진주 2005-09-05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도 되었는데, 멍석 한 번 깔아 볼까요? 이왕 외로울거면 된통 외롭게요^^;

파란여우 2005-09-05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외롭다구요. 근데 이렇게 말하면 아무도 안 믿어 준다니까요..
제 얘기일지도 몰라요. 으흠..읽고 싶당.

진주 2005-09-05 2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여우님은.....안나랑 닮았어요. 안나가 자고나면 머리카락은 노래지고, 눈동자는 파랗게 되길 바라거든요. 완존히 염색 여우십니다. 털갈이 할 때 되니까 염색을 해버리는 정도의 센스.

2005-09-06 0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듯하고 담백한 리뷰네요. 잘 읽었습니다. 저 외로워요^^

진주 2005-09-06 1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나님, 반갑습니다^^
요즘 알라딘 동네에 가을바람과 함께 <외로워>바람이 몰아치고 있네요.
외로우면 일루 오세요, 토닥토닥....^^
 
쌀뱅이를 아시나요 파랑새 사과문고 1
김향이 지음, 김재홍 그림 /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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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도 김향이 작가의 차분한 문체를 좋아 하는데 이 책에서도 성급하지 않은 작가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어 좋았다. 때에 따라서 일필휘지로 단숨에 붓을 몰아붙여 글을 써야 할 때도 있지만 차곡차곡 정성스럽게 쌓아 올린 듯한 집필의 흔적은 읽는 이로 하여금 경건한 마음까지 들게 한다. 저자 서문에서도 글이 써지지 않아 고통스런 마음으로 썼다가 독자에게 그 마음이 옮겨 갈까봐 글이 막힐 때마다 산길을 걸으며 마음을 달랜다는 고백이 진실하게 들린다.


일곱 편의 단편들에서는 누구나 한 가지씩 갖고 있는 컴플랙스에 관한 주제를 많이 다루었다. <너무너무 사랑하니까>의 얼굴에 흉한 반점을 갖고 있는 홍점이 이야기, 정신지체 장애우 이야기 <막둥이 삼촌>, 혼혈아 이야기 <쌀뱅이를 아시나요>, 화병으로 실어증을 앓는 <버버리 할아버지> 등.


표제작 <쌀뱅이를 아시나요>의 쌀뱅이는 실핏줄이 내비치는 투명하게 흰 피부가 쌀처럼 하얗다고 해서 지어진 별명이다. 혼혈아인 쌀뱅이가 외국으로 입양되어 갔다가 성인이 되어 고향을 찾아와 친구와 재회하는 장면을 지루하지 않게 아련하게 잘 묘사하였다. 나는 일곱 편의 이야기 중에서 <너무너무 사랑하니까>가 참 맘에 들었다. 얼굴의 흉한 점을 하나님께서 너무너무 사랑하는 사람을 표시하려고 준 선물이라는 부분에서 나도 모르게 무릎을 탁 쳤다. 작가가 동화를 쓰면서 지표로 삼는다는 워즈워드의 말 <우리들은 감탄과 희망과 사랑으로 산다>를 실천하는 것 같다. 나도 앞으로 그런 애를 만나면 “너무너무 사랑하는 표시래”라고 해 줘야지.


김재홍의 수채화 그림도 동화와 잘 어우러져 아름답다.

/050822ㅂㅊ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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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5-08-22 2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보관함으로..... 이 책이 어울릴만한 애가 있을 것 같군요.진주님의 리뷰를 다시 보니 역시 좋네요. ^^

2005-08-22 20: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진주 2005-08-22 2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 세 개>가 후한 것도 아니지만 박한 것도 아니죠...?

2005-08-22 20: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진주 2005-08-23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 좋았는데....제가 별로 안 좋아하는 주제도 하나 끼어 있어서...고만 세 개만 줬답니다..ㅡ.ㅡ

로드무비 2005-08-23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콤플렉스에 대해 다룬 글들이 재미있어요.
사람에게는 각자의 콤플렉스가 있는 법이고.....
일단 보관함에 넣습니다.(땡스투 누르고 바로 주문하려다
별 세 개 보고 주춤!^^)

진주 2005-08-23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저는 기독교인이라......기독교인이 아니면 괜찮은 이야깁니다.
이거 너무 주관성이 강한 별점이지요?(안 그러려고 노력하는데 잘 안 되네요)
 
우등생 해법 5-2 전과목 세트 (연필세트 증정)
천재교육 편집부 엮음 / 천재교육 / 2005년 5월
평점 :
절판


리뷰에 앞서 서제 폐인들에게 한 마디 고함 :

자식이 공부 잘 하길 바라는 어미 마음을 싸잡아 "속물"이라고 표현하는 걸 나는 이해할 수 없다. 물론 공부가 전부라고 생각하지도 않고 애한테 공부하라고 들들 볶는 짓 따위는 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학생시절에 해야 할 것도 많겠지만 그 가운데 학업에 충실하는  것이 가장 비중있는 일일 것이다. 성적이 우수해야 한다고 그 결과에 집착하는 것이 나쁜 것이지, 공부에 열심히 매진하는 것은 학생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본분이 아니겠는가? 자식을 잘 키우고 싶은 부모심정으로 알뜰한 정보를 나누자는 차원에서 나는 참고서 리뷰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누가 귓뜸으로 어떻게 공부시키느냐고 물었는데 내게 있는 것을 조금 나누고 아울러 나도 도움을 받고 싶다.

두 아이 다 학원에는 거의 보내지 않았다. 지금 6학년인 윤이는 피아노 기본정도만 칠만큼 보낸 것과 지난 달 부터 영어전문학원에 보낸 것이 다이고, 그 흔한 '학습지'조차도 시키지 않았다. 내가 집에 있는 시간이 많고 애들 교육은 전적으로 내 손으로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자고 생각했다. 도서관을 이용하여 책을 많이 읽히는 것과 인터넷(에듀모*)을 이용한 학습,그리고 서점에서 연산력 위주의 수학 문제집(기탄수*)과 학습문제집을 사서 이용하고 있다.

교과과정과 관련된 문제집은 천재교육에서 나온 <우등생 해법>을 애용한다. 윤이가 3학년 때부터 이걸 쓴 것 같다. 해법 국어, 수학, 과학, 사회, 예체능5과 가 나오는데, 3, 4학년 때엔 <국어>와 <수학>만 사용하다가 언젠부턴가 전과목을 다 이용한다. 요즘은 전과목을 이렇게 한꺼번에 시리즈로 팔기도 하니 값도 조금 싸지고 구입하기 편하다.

타 회사에서도 좋은 참고서를 많이 만들어 내고 있지만, 나는 천재교육의 <해법>이 가장 체계적이며 쉽게 잘 나왔다고 생각한다. 한 번은 전과를 한 번 산 적이 있는데-이거 내겐 거의 무용지물이었다. 전과를 뒤지며 궁금증을 풀기 보단 인터넷이나 책에서 찾는 게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이 해법 시리즈에는 해당 단원 교과과정에서 알아야 할 내용들을 꼼꼼하게 정리정돈도 해 두었고, 해설도 적절했다. 아이랑 같이 풀어보면 문제도 적절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부지런만 하다면 동영상강의 씨디(이거 우린 제대로 못 봤지만)도 있고 인터넷 연계 학습이 가능하도록 홈피도 운영하고 있다.

괜히 애들을 학원으로 보내면서 힘빼고 돈 낭비할 것이 아니라, 교과서를 집에서도 자주 접하고, 해법시리즈로 복습(할 수 있다면 예습을 하면 더 좋다)을 꼬박꼬박 한다면 하루에 30분~1시간 정도만 꾸준하게 공한다면 이것이야 말로 실력을 쌓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050706 ㅂㅊ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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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2005-07-22 1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집에서 애들 이거 시켜요.. 학원은 예체능만~ ^^
근데, 저 이거 벌써 샀어요..ㅠ.ㅠ 땡스투도 못누르고..ㅠ.ㅠ

진주 2005-07-22 2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은, 제가 지난 번에 쓴 1학기 리뷰 쓴 거 보고, 누군가가 책 사려고 했는데 2학기 리뷰없다고 제보를 주셔서 긴급으로 올리는 거랍니다. 날개님은 벌써 사셨군요 흐흐....(흑 아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