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고할미 - 솔거나라 전통문화 그림책 11 전통문화 그림책 솔거나라 3
정근 지음, 조선경 그림 / 보림 / 199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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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신화를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고 믿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나라마다 민족마다 건국신화와 창세신화가 있는 것을 볼 때 신화가 한 민족과 국가의 구성원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의 건국신화인 <단군신화>도 지어낸 이야기이지만(여기서 지어낸다는 것은 완전한 허구라는 뜻은 아니다) 우리민족을 하나되게 묶어 주는 귀중한 문화유산이다. 이렇듯 유구한 세월을 두고 전해내려오는 신화적, 설화적 요소들은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요소임이 틀림없다.

동화 리뷰에 학부시절 전공과목 과제물에서나 썼을 법한 말로 시작하게 된 것이 나는 내심 기쁘다. 나 어릴 적엔 이런 동화가 없었다. 아니, <동화책>이 없었다. 유년기 동안 <이솝우화>니 <안델센 동화>니 하는 외국동화를 줄창 읽었던 기억이 난다. 외국명작동화라는 것이 외국의 민담을 근거로 동화형식으로 걸러 낸 것이기 때문에 문화적 배경이 다른 한국의 어린이였던  내겐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들도 많았다.

대신, 우리는 할머니에게서 민담, 전설, 신화를 <옛날이야기>형식으로 전해 들었다. 방학 때 시골 할머니댁에서 평상이나 혹은 따끈하게 군불지핀 구들장 사랑방에 누워 할매한테 옛날 이야기를 해달라고 졸라대었다. 우리들의 성화에 할매는 못 이기는 척 하며 오래된 이야기 보따리를 술술 풀으놓으셨고, 흥미진진하고 아슬아슬한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는 이야기 따라 시간을 뛰어넘고 공간을 초월하여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쳤다. 이 순간이말로 유년의 아스람한 꿈이 곱게 채색되는 순간이었을 게다.

이 책 <마고할미>는 제주지역에 전승되어 오는 거인(去人)설화를 동화책으로 꾸민 것이다. 실제로 제주지역에서는 마고할미라는 말보다는 <설문대 할망>이라고 불리운다. 마고할미는 육지의 바닷가에서 전승되는 설화 속 여신이다. 제주지역에만 국한시키기 보다는 전국에 두루 보편적으로 받아들이도록 하기 위해 마고할미라는 이름을 썼을까 싶다. 설문대 할망(마고할미)은 천지창조 신화적 성격이 짙은 산천형성 과정을 담은 설화이다. 그래서 이 책을 보면 거대한 여신인 마고할미가 산과 강,섬 등을 만드는 과정을 재미있게 실었다.

거인 여신의 이미지와 산천을 만드는 장대한 광경을 살리기위해 책의 편집에 특별히 신경을 쓴 흔적이 보인다. 책 한 장은 모두 네 장을 접어서 만들었다. 다 펼치면 굉장히 길다. 그리고 좌우로도 연결되게 그림을 그려놔서 한 이야기가 모두 여덟장이라는 방대한 사이즈로 시야가 넓어진다. 지금까지 내가 본 책 중에서는 가장 큰 규모의 그림이다. 잠자던 마고 할미가 우지직 하늘을 밀고 일어나면 하늘이 열리고 우그르르 별과 달이 생성되고, 마고 할미가 눈 오줌으로 큰 강이 되어 출렁거리고, 산과 섬들이 뚝딱뚝딱 생겨나는 것이 장관이다. 미술 부문에서 어린이 문화대상을 받은 작품답게 그림도 시원스럽다.

세계화 시대가 도래한 지금, 우리는 이러한 동화를 아이들에게 좀 더 많이 읽혔으면 좋겠다. 우리 민족, 우리 문화에 대한 자긍심과 자존감이 밑거름이 되어 있을 때 진정한 세계화가 되는 길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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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사랑 2005-05-27 1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그림책은 정말 소장가치가 있는 것 같아요. 내용도 그렇고 책의 편집과 구성도 손색없지요. 저도 참 좋아하는 그림책이예요.

진주 2005-05-27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헤~그러믄요!
반갑습니다. 좋아하신다니^^. 오래 전에 이 책을 들고 유치원에서 수업했는데 애들이 눈이 토깽이처럼 동그래지고 저는 무슨 마술을 하는 것 처럼 책을 촤르르륵~펴고 했던 것이 생각나는군요. 참 좋은 책입니다. 그쵸?

마냐 2005-05-27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고....무슨 페미니스트 록그룹 이름이었던거 같은데...암튼, 좋은 리뷰. 근데, 할머니에게 옛날 이야기 듣던 추억이 별로 없어서리....것두 부럽네요. ^^

진주 2005-05-28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리뷰..^^ 열라(헉,이런 말을..) 열심히 쓴 리뷰예여...ㅡ.ㅜ

아영엄마 2005-05-28 2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열라~ 추천~^^;;

진주 2005-05-29 0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헐~열라~ 감솨^^;;;;
 
예의 알리키 인성교육 2
알리키 브란덴베르크 글 그림, 정선심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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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보면 별 대단한 내용없이 우리가 어릴 적부터 귀가 닳도록 들은 이야기들이다. 굳이 이런 걸 책으로까지 낼 이유가 있나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건 한국에서 나고 자란 나의 입장에만 갇힌 생각이지, 이 책 작가가 미국사람임을 염두에 둘 땐, 과연 그래서 이 책이 호응이 좋았구나.하고 깨달았다. 우리는 유교에 바탕한 예의범절을 조상대대로 물려 받아 몸으로 습득하며 자랐지만 자유분방한 세계에서는 일부러라도 이렇게 교육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조금 더 생각해 보면, 그것 또한 나의 고정관념에 불과하다. 요즘 우리나라의 신세대 어머니들은 자식을 버르장머리 없이 키우는 걸 마치 대단한 교육인양 착각을 하고 있는 세태이다. 남이야 어떻게 되건 내 자식 기 안 죽이고 키우는 것이 무슨 능사라도 되는 듯 안하무인의 행동을 가르친다.

책에서 <에티켓>으로 꼽은 많은 행동들이 가정교육을 잘 받은 어린이라면 어렵지 않게 지킬 수 있는 사항이다. 그런 세밀한 상황들을 익히기에 앞서 예의란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란 것을 아이들에게 심겨 주어야 한다. 이 책에서는 아이들이 직접 읽는 그림책이기 때문에 그런 원론적인 것은 설명하지 않았지만 책을 같이 쥐고 읽어주는 어머니들은 그런 배려를 먼저 해 주었으면 좋겠다.

이 책을 통해 배운 것은, 예의는 실천하는 것이다. 사소한 행동 속에서도 남을 배려하는 맘으로 매너깊은 표현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아무 생각없이 던진 말이나 행동에 상대방의 마음과 반응까지 짚어 볼 수 있는 기회를 삽화를 통해 잘 표현하였다. 그리고 그림이나 색감이 밝고 명랑해서 분위기가 좋다. 5살부터 초등학교 1학년 아이까지 읽혔으면 좋겠다.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서 친구들과의 관계를 좀 더 매끄럽고 원만하게 키우고자 하는 어머니들과 함께 볼 수 있는 무난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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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5-25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그렇군요...

마태우스 2005-05-25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의바른 저는 읽을 필요 없지요?^^

진주 2005-05-26 1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님, 그렇습니다^^
마태우스님, 예의바른 님도 읽어야 할걸요? ㅎㅎ
 
엄마 뽀뽀는 딱 한번만! 비룡소의 그림동화 92
토미 웅거러 글.그림, 조은수 옮김 / 비룡소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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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썽꾸러기 고양이 <발톱이>가 있었다. 발톱이는 초와 분과 시간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고 싶어 자명종 시계를 죄다 뜯어 버리는 호기심 많은 아이(고양이?)이며, 학교에서도 장난치는데는 머리가 비상하게 돌아가는 장난꾸러기이다. 그런 발톱이와 엄마 사이에 심각한 분쟁이 일어났다. 발톱이 엄마는 자식사랑이 지극해서 언제 어디서건 <뽀뽀>세례를 마구 퍼 붓는데 발톱이는 그게 그렇게 싫다.

엄마가 애정공세를 싫다고 노골적으로 표현하는 발톱이는 자의식이 강한 아이이다. 이 책은 아이를(특히 남자아이) 키우면서 겪게 되는 성장통을 재미있게 잘 그린 수작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유는 심각한 주제를 전혀 심각하지 않게 그려내었다. 엄마와 자식간의 애정표시와 갈등을 다룬 분위기가 심상찮은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문장을 옮겨 읽을 때마다 웃음이 터져 나온다. 아이의 편에서는 시원하게 자신을 대변해준 고양이 발톱이에게서 대리만족의 쾌감을 느낄 것이다. (우리 아이들 스트레스 너무 많다. 책 읽기는 즐거워야 한다. 깔깔거리며 웃게 만드는 책은 능력있는 책이다). 부모편(특히 익애적태도의 엄마)에서는 한 번쯤 자신을 거울에 비춰 보아야 한다. 아이는 날로날로 자라는데 여전히 "아기"취급만 하고 있지는 않은지?(앗! 그러고 보니 나도 영이를 아직도 <겸둥이 우리 아기 흐흐>하며 흐물대는 애정표현을 자주 한닷..)

작가 토미 웅거러는 아주 매력적인 작가이다. 손수 그림도 그렸다.  부러운 사람이다. 동화(그림책)작가에게 삽화는 지대한 영향을 도구이다. 삽화로 표현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한층 빛난다. 남의 손을 빌리지 않고 자신의 원하는 대로 그릴 수 있다는 건 몇 몇 사람에게만 허락된 달란트이다. 행운의 달란트를 소유한 사람이 바로 토미 웅거러이다.  나는 고양이를 싫어해서 고양이 주인공은 별로 탐탁잖게 생각했는데, 이 책의 고양이들은 그렇지 않다. 생동감있는 표정, 섬세하면서 유머넘치는 터치. 글을 잘 살린-멋진 그림이다. 고양이는 싫어도 토미 웅거러의 고양이 그림은 귀엽다.

이 책이 우리나라에선 그닥 큰 인기를 못 얻는 이유를 생각해 봤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두드러지는 것은 문화적 차이라고 생각한다. 토미 웅거러의 프랑스적 문제의식은 우리나라와 똑같이 맞아 떨어지지 않는 느낌든다. 우리나라사람만큼 <피부접촉>을 좋아하는 민족이 또 있을까? 복잡한 전철에서 "Sorry!"를 외쳐대는 예의반듯한(?) 외국인에 비해 우린 어깨나 팔이 좀 스친다고 특별히 기분나빠 하지 않는다. 그러니 엄마의 뽀뽀세례를 기피하는 발톱이에게서 공감대를 찾기 좀 힘들어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런 이국적인 생활도 속에서 우리 한국 엄마들은 중요한 걸 놓치지 않고 배워야 한다. 즉, 익애적 태도를 버려야 한다. 사랑이면 다 좋은 것이 아니다.  사랑이란 이름 속에 아이들을 묶어 놓고 몸만 자라고 정신은 언제까지나 유아기에서 머물게 할 정신없는 엄마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우리 아이들을 마마보이로 만들지 말자. 사랑은 나(엄마)의 유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상대방(자식)의 유익을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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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랑지 : 이 책 굉장히 재미있다. 너무 많이 웃었다. /대상 연령: 초등학교 저학년~자의식이 자라나는 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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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5-25 14: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진주 2005-05-25 2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머는 능력이니까요 ㅎㅎㅎ
 
한자이야기와 고사성어
윤승운 지음 / 글동산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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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너무나 좋아했던 윤승운님의 만화이다. 쉽게 쓱쓱 그린듯한 붓자국과 말썽꾸러기 주인공을 통해  해학넘치는 만화에 푹 빠져  킬킬거렸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흥미 위주로만 끝나지 않고 학습과 연계하여 좀 더 쉽고 즐겁게 공부할 수 있도록 책을 짓는 것이 윤승운님의 철학이 아닐까 싶다. 이 책에도 한자의 유래와 사자성어 풀이를 재미있게 공부하도록 이야기를 꾸미었다.

요즘, 한자붐이 일고 있어 초등학생들에겐 또 하나의 짐이 아니 될 수 없다. 한자공부에 관심이 있는 아이, 또는 한자공부에 입문하려는 아이들이 이 책을 보면서 한자에 대해 친근감도 느끼고, 또 깊은 상식도 배우게 될 것이다.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는데 앞 부분은,중국의 고대사부터 올라가 한자가 생기게 된 유래와 만들어진 경위를 따분하지 않게 천방지축 주인공들에 의해 재미나게 술술 풀어간다. 그래고 중국사에 대해서도 많이 배우게 된다.  뒷 부분은 사자성어의 유래를 재미난 이야기에 담아 놓았다. 막무가내로 외우는 것 보단 만화를 통해 즐겁게 익힐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그리고 윤승운님의 만화에서 늘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스토리 뒤의 교훈적인 내용이다. 살아가면서 터득해야할 중요한 이치를 은근슬쩍 던져 놓았다. 예를 들면 "생이지지(生而知之),학이지지(學而知之)"라는 말이 나오는데 날 때 부터 배우지 않고도 스스로 터득하는 사람을 생이지지라고 하고, 공자나 맹자처럼 학문을 수학해서 지식이 많은 사람을 학이지지라고 한다는 대목이 있는데, 가르쳐 줘도 늘 잊어버리는 개구장이들에겐 멍청지지란 말을 작가가 지어내어 우스갯소리를 한다. 이 이야기 이면에는 배움의 귀중함을 아이들에게 깨닫게 해 준다.

2005. 5. 21. 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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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구니 달 - 베틀리딩클럽 저학년 그림책 2001 베틀북 그림책 12
메리 린 레이 글, 바버리 쿠니 그림, 이상희 옮김 / 베틀북 / 200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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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생각하면 언제나 신록이 무성한 숲에 둥근달이 뜬 은은한 밤풍경이 떠 오른다. 그 색감은 산뜻하다거나 선명한 것이 아니라 푸르스름한 하늘색과 초록계열을 부드러운 중성색으로 책 내용만큼이나 온화하게 독자를 보듬어주는 서정적인 화풍이다. 그림은 칼뎃콧상을 두번이나 수상한 경험이 있는 바버러 쿠니가 그렸다. 만약 이 글에 바버러 쿠니가 그림을 그리지 않았다면 이만큼 가슴에 와닿는 그림책이 되었을까 생각할 만큼 그림이 잘 어우러진다.

그래서 내용은 초등학교 1~2학년정도 어린이들이 소화할 만 내용이나, 아이들은 책을 읽을 때 문자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림도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을 생각하면 더 어린 아이들이라 할 지라도 괜찮다. 두고 두고 손 때 묻히며 보다가 이 책의 심오한 이야기에 공감하는 날이 조금 더 속히 올런지.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면, 지금으로부터 백 여년 전,미국의 허드슨 강 근처 산악지대에서 조상대대로 바구니를 짜는 마을에 아이가 있었다. 이 조그만 마을의 사람들은 검은 물푸레나무로 바구니를 손수 짜서 한 달에 한 번 보름달이 뜰 적에 허드슨 도시로 내다 팔았다. 바구니로 생계를 이어가는 가난한 살림이었지만 그들은 누구보다 순수하고 착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우리들의 주인공 여덟살짜리 꼬마는 아버지를 따라 도시구경을 하러가고 싶어 안달하다가 아홉 살 되던 생일 이후 그 소원이 이루어 졌다.

바구니 달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첩첩산골에서 도시로 나갔다가 돌아오려면 하룻길로는 모자랐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보름달이 환히 뜬 저녁에 출발해서 밤새도록 산길을 걸어 도시로 간다. 바구니로 내다 판 다음 생필품을 사서 다시 돌아오면 그날 밤이 되는 것이다.

들뜬 마음으로 난생 처음으로 도시로 나간 소년은 그만 마음의 큰 상처를 입고 만다. 도시 사람들의 "어이, 산골짝 촌뜨기들! 저 촌뜨기들은 바구니밖에 몰라!'하는 야유를 들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소년은 아버지나 동네 어른들이 바구니만드는 작업을 등너머로 보면서 세상에서 바구니 만드는 작업만큼 신성하고 더 좋은 일이 있는 줄 몰랐는데 도시 사람한테는 놀림감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실망하고 만다. 그래서 이젠 소년의 눈에 바구니가 밉게만 보이고 바구니를 만드는 아버지도 싫어진다.

이런 소년의 마음을 어루만진 것은 바람이다. "어떤 사람들은 바람의 말을 배워서 노래를 부르고, 어떤 사람은 시를 쓰지만, 우리는 그것으로 바구니를 짜지."하고 조용하게 위로를 해 주는 아저씨가 있어서 그날 소년은 바람의 소리를 듣는 마음의 귀가 열린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시끄럽고 분주한 세상을 잠시 잊을 수 있어 좋았다. 아이들에게도 중요한 가치관을 일깨워 줄 수 있는 책이다.

2005. 5. 16. 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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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2005-05-16 1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의 그림이 너무너무 궁금해요,,꼭 읽어보겠습니다,,

진주 2005-05-16 1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참, 울보님 제가 아침에 올린 리뷰 보셨나요? 그 리뷰에 울보님도 깜짝출연하는데요 ㅎㅎ

물만두 2005-05-16 17: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언니한테 안맞을려면 열심히 댓글달자. 영차^^

진주 2005-05-16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님도 아래 리뷰에 깜짝 출연한다오..^^;

미누리 2005-05-16 1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출연시켜 주세요.잉잉~
진주님, 바구니달, 저도 좋아하는 책인 데요. 진주님의 리뷰보고 반가웠어요.

진주 2005-05-16 1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흑^^; 미누리님은 공부 잘하게 보여서 명단에서 뺏어요.ㅋㅋㅋㅋ

미누리 2005-05-16 2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부 잘 못 했는 데...
그래도 페이퍼에는 껴주셔서 저 안 삐졌어요. ^^

울보 2005-05-16 2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지금보고 왔지요,,
추천도 꽝했습니다,,

stonehead 2005-05-16 2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시로 나가면서 수 없이 만나게 될 달선생님께서
아이를 아주 반듯하게 성장시켜주리라...
그렇지요, 진주님!

진주 2005-05-16 2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갑자기 마태님이 너무너무 존경스럽게 보여요. 서재지인들 안 삐지게 잘 챙기시잖아요 ㅎㅎ. 추천 감사합니다 울보님^^
스톤헤드님, 네,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선생님...

세실 2005-05-16 2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삐졌어요. 진주님....공부 잘해보여서 뺐다는 그런 말씀 하지마세요.
왜냐면 저 공부 못한건 아니고....안했걸랑요....ㅠㅠ 삐짐..

진주 2005-05-16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못 했든지 안 했던지간에 세실님은 우등생같이 보인다니까요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