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트 워치 - 상 밀리언셀러 클럽 26
세르게이 루키야넨코 지음, 이수연 옮김 / 황금가지 / 2005년 10월
평점 :
절판


 한마디로 재미있다. 뱀파이어나 특수능력자가 등장하는 소설이나 영화를 그리 즐기는 편이 아님에도,
-[블레이드]는 보다가 잤고, [버피, 더 뱀파이어 슬레이어]도 한두 편 보고 말았으며, 언더 월드나 ... 같은 특수능력자들이 나오는 영화들도 대개 지루했다. [뱀파이어와의 인터뷰]는  십년쯤 회춘한 듯한 미모의 톰 크루즈와 앙칼진 소녀 뱀파이어역할을 너무나도 잘 소화해 낸 커스틴 던스트덕분에 즐겁게 봤다만. [나이트 워치]도 영화화되었다고 하던데 본 적이 없어 영화와 소설을 비교하긴 어렵겠다- 시간가는 줄 모르고 푹 빠져들었다.

앤 라이스의 뱀파이어 시리즈나 바바라 헴블리의  [밤을 사냥하는 자들]은 그런대로 괜찮았지만 구태여 찾아 읽고 싶은 정도는 아니었는데, 이 책의 후속작인 데이 워치와 더스크 워치는 얼른 읽고 싶다. 영문판이 나와 있다면 영문판을 구해서라도 읽어보고 싶다. 3부작이 서로 맞물리면서 전편은 후편의 절묘한 복선이 된다는데 궁금해 죽겠다. 원래 한쪽 편 말만 듣고는 전체 그림이 제대로 그려지지 않잖는가. (더스크 워치에는 대심문관의 시각이 나올까?) 루키야넨코가 창조해 낸 세계의 전체적인 모습을 빨리 보고 싶다.

재미만으로도 별 다섯 개 주겠지만, 사실 재미있기만 한 소설은 아니다. 은근히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주더라. -  반복적으로 나오는 것이 선과 악의 타협 문제인데, 이에 관해서는 운빈현님의 리뷰를 보시라. - 나이트 워치(야간 경비대) 두 권에는 세 편의 이야기가 실려있는데, 그 중 첫번째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저주기둥이 그 중 하나이다. 간단히 설명하면, 저주가 담긴 말을 하면 그 상대방 위에 저주기둥이 생기는데 그 기둥의 규모에 따라 각종 사건 사고 불운한 일들이 일어나게 된다는 것이다. 

인용 :  p. 23-24모두 지극히 평범하고 일상적인 것들로 저주라기보다는 욕설로 인한 결과물이다. 예를 들어 "뒈져버려, 이 상놈아."같은 말을 누가 그 사람 뒤통수에 대고 내뱉었거나, 더 단순하고 약하게는 "빌어먹을 놈"과 같은 표현을 했거나, 그러면 어둠의 세력권으로부터 성공을 가로막고 정기를 빨아들이는 조그만 회오리가 퍼져 나오는 것이다.

저주기둥이란 말은 처음 듣지만, 왠지 모르게 낯익지 않은가? 일본 만화나 소설을 읽다보면 자주 볼 수 있는 "언령言靈" 도 비슷한 개념이고(언령(言靈) 신앙 :  말에는 영혼이 깃들어있어 불가사의한 힘이 있다는 믿음이다), '말이 씨 된다'는 우리나라 속담도 사실 같은 맥락일 것이다. 사실 말의 힘에 관한 속담이 없는 나라가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 한다.   말의 힘이란 얼마나 대단한가. '덕담이란 단순히 '그렇게 되십시오'라고 축원하는 데 끝나지 않고, '이미 그렇게 되셨으니 고맙습니다'라는 언령관념(言靈觀念)이 배어 있다고 일찍이 최남선(崔南善)은 풀이한 바 있다.(매일신문 이태수 칼럼)'는 글을 읽은 적이 있는데, 이는 덕담만이 아니라 모든 말에 적용된다고 본다. 정말 말은 함부로 할 것이 아니다.

시인이나 가수 등 예술가들 중 일부가, '다른 존재' 의 잠재적 능력이 있으나 빛의 편에 들기도 어둠의 편에 들기도 거부하고 자신의 능력을 더 발달시키지 않겠다 서약한, 숨은 다른 존재라는 설정도 굉장히 흥미로웠다. 인용된 노래 가사나 시들이 루키야넨코가 창조한 세계의 모습과 어찌나 잘 어우러지는지.

그 밖에도 온갖 흥미로운 설정과 이야기들이 700여 페이지를 가득 메우고 있으니, 읽을까 말까 고민하고 있다면 우선 지르고 보시라. 


* 3부 마지막 페이지를 읽고 나서 치프에 대한 호감도 급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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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11-07 2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이렇게 반응이 좋다니^^;;;

panda78 2005-11-07 2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 언니, ^^ 저는 무지 재밌게 읽었어요. 기대 이상이라 아주 흡족했답니다. 별 다섯은 좀 과했나..? 싶기도 하지만.. ㅎㅎ

panda78 2005-11-07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들켰다! ^^;; 옮겨 쓰려고 페이지 찾아 뒀는데, 밑줄 긋기 하셨길래.. 죄송해요.. ;;

panda78 2005-11-07 2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헤헤- 아뇨아뇨- 근데, 그래도 죄송한 건 죄송한 거죠. ^^; 미리 말씀드렸어야 마땅한 것을!

chika 2005-11-07 2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재미있다'라는 제목을 보고 분명 이 책일꺼라 예상했어요.(제 예상이 들어맞는 일은 드문데 말이죠.)

panda78 2005-11-07 2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댓글 늘리기! >ㅂ< 오늘 계속 걸리는데요?
아, 그리고 다들 2부를 기다리시는 거 아닐까요? ^^

치카님, 엄머엄머- 신내림의 치카님이 그 무슨 말씀을! 드물다뇨- (캡처 놓친 건 신내림과 상관없음) 근데 진짜 재밌어요.

울보 2005-11-07 2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언젠가는 꼭 읽어야지요,,,,ㅎㅎ

panda78 2005-11-07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울보님도 좋아하실 것 같아요. 히히-

하치 2005-11-08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SF는 별로인데, 특수능력자^^;가 나오는 건 재미있던데.ㅎㅎ

마태우스 2005-11-08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문판 읽는 분들은 존경스럽기 그지없습니다. 그게 아니라도 전 판다님을 좋아하겠지만요. 하여간 님의 포쓰가 제대로 발휘된 멋진 리뷰였다고 생각하며 추천을 누릅니다.

mong 2005-11-08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쟈게 궁금해지는 책

서연사랑 2005-11-08 1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쓰신 분들의 쟁쟁함을 보니 재미는 보장되겠군요.^^
물만두님의 코핀 댄서에 이어 판다님의 나이트 워치까지..요즘 다들 너무 읽고프게 만드신 다구요..(어쩌라구...흑흑...)

icaru 2005-11-08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진짜 재밌나보네요?

백순이 2005-11-08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거 영화로 봤는데 무척 오래됐음에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굉장히 인상적이었답니다....

panda78 2005-11-08 1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기동 백순이님, 책과 영화 모두 보신 분들에 따르면 책이 훨씬 재미있다고 합니다. 영화도 인상적으로 보셨다면 책도 꼭 봐 주셔요- ^^

이카루님, 재밌어요. ^ㅂ^ 큰소리 탕탕!

서연사랑님, 저도 리뷰어 명단 보고는 허걱! 했어요. 그래서 다른 분들 쓰시기 전에 허접한 리뷰를 얼른 올려버렸어요. ^m^ ;; (운빈현님과 켈님이 먼저 쓰셔서 컨닝도 좀 하고.. ^^; 언급하고는 싶은데 어떻게 써야 할지 감이 안 오는 부분은 다른 분 리뷰 보시라 떠밀고.. ㅎㅎㅎ)
그리고 저 본콜렉터 읽고 코핀 댄서로 들어가는 참입니다. 재밌습니다. 두 책 다 지르심이 어떠할런지요. ^ㅂ^

몽 언니, 재밌어요! 진짜!

마태님, ㅎㅎㅎㅎ 켈님 서재 가서 마태님과 켈님과 야클님의 댓글 보면서 웃다가 의자에서 떨어졌다니까요. 추천 감사하옵니다. ^^
(저번 오프때 보니까 부리님이 저를 또 아주 총애하시던데... ^^a)

하치, 나는 SF는 꽤 좋아함. ^^ 특수능력자 나오는 영화 중에선 어디보자, 엑스맨 1 은 그런대로 재밌게 봤나? ^^;

외톨이 2005-11-15 0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질러봅시다.

새봄이 2005-12-07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리뷰 읽고 주문해서 읽었는데 재미있었습니다. 내용도 그리 가볍지 않구요.
뭐 영화는 그리 기대하지는 않습니다, 나름 재미는 있겠지만 아무려면 책만 할까요?
은근히 2부가 기다려집니다.

panda78 2005-12-07 2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다크레이디님! 감사합니다. ^^ 즐겁게 읽으셨다니 제가 다 기쁩니다.
영화는 영 별루라고 하네요. ;;;
저도 2,3부가 정말 기다려져요- ^ㅂ^
일부러 서재 들러서 재미있게 읽었다,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안티세력님, 지르셨나요? ^^

별 언니... 재밌어요. 후회는 안 하실 듯. 장르소설 중에선 당근 올해 톱10안에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