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볼쇼이의 지젤을 보고 왔습니다.
"세기의 지젤"로 일컬어진다는 스베틀라나 자하로바의 지젤을 보고 왔습니다.
과연... 말로 다 할 수 없을 만큼 멋졌습니다. ㅠ_ㅠ
가느다란 팔과 표정이 풍부한 등, 너무나도 멋진 발등의 아치와, 길고 긴 다리.
그녀의 지젤 라인('지젤'의 목에서 어깨, 기다란 팔로 이어지는 선)은 정말... 와....
꿈같은 빠 드 부레pas de bourree - 포인트 상태의 발로 종종걸음치는 동작으로. 섬세한 홈질을 하는 듯한 발동작-까지.
언젠가 그녀의 백조의 호수를 직접 볼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라며.......
Giselle 지젤
장 코랄리와 쥘 페로 공동 안무로 1841년 파리에서 초연.2막.음악 아당.
독일 라인 강변의 포도 수확기를 배경으로 '지젤'과 '알브레히트'의 비극적인 사랑을 그린 낭만주의 시대의 대표작.
시골처녀 '지젤'은 농부로 변장한 '알브레히트' 백작과 사랑에 빠지지만, '지젤'을 짝사랑하던 사냥터지기 '힐라리온'의 폭로로, '알브레히트'가 약혼녀가 있는 귀족임을 알고는 실성해서 죽는다.
'지젤'은 죽어서 윌리 (결혼하기 전에 죽은 처녀의 혼령)가 된다.
동료 윌리들은 '지젤'을 찾아 무덤가에 온 '힐라리온'을 연못에 빠뜨려 죽이고,
뒤늦게 찾아온 '알브레히트'마저 죽이려 하자
'지젤'은 동이 틀 때까지 '알브레히트'를 보호하며
윌리들의 시선을 분산시키려 춤을 추어 그의 생명을 구해 준다.
이 작품은 카를로타 그리시 (Carlotta Grisi 1819-1899) 의 추종자였던 프랑스의 낭만주의 시인 '테오필 고티에'가
독일 시인 하이네가 쓴 독일 전설에 관한 연구서 '도이칠란드에 관하여'를 읽다가
결혼을 못하고 죽은 처녀 귀신이 윌리가 돼 남자들을 유혹, 죽을때까지 춤을 추도록 만들었다는 내용에서 영감을 얻어
그리시의 사실상 남편이었던 쥘 페로를 부추겨 지젤을 공동 안무하였다. 결국 그리시가 있었기에 '지젤'이 탄생했던 셈이다.
초연을 기준으로 생각하면 '지젤'은 프랑스 작품이며 '백조의 호수'는 러시아 작품이다.
하지만 오늘날 공연되는 버전을 따지면 러시아의 압승이다.
왜냐하면 프랑스에서 초연된 쥘 페로와 장 코랄리의 안무는 1868년 이후 자취를 감추었고,
오늘날 공연되는 '지젤'의 원전은 마리우스 프티파가 개작, 이를 바탕으로 1911년 디아길레프의 발레 뤼스가 유렵에 역수출해 선풍을 일으켰던 안무가 바탕이 된 것이다.
즉 지금의 '지젤'은 프랑스에서 생산돼 러시아에서 재창조된 것이다.
물론 프티파가 원래 프랑스 출신이었던 점을 따지면 이야기는 달라지지만
그가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마린스키 극장에서 러시아 무용수들과 함께 창조해낸 고전 명작들은 러시아 발레라고 보는것이 정설이다.
'지젤' 은 '백조의 호수'와 공통점이 있는데, 두 작품 모두 발레리나가 한 무대에서 완전히 상반된 캐릭터를 동시에 보여줘야 한다는 점이다.
지젤은 1막에서는 순박하고 천진난만한 시골처녀로 등장하지만
2막에서는 사랑의 위해 스스로를 던지는 희생적이며 성숙한 윌리가 된다.
바로 위의 사진은 자하로바가 아님.
1막에서는 밝고 경쾌한 춤, 그리고 마지막 부분의 유명한 실성 장면(Mad Scene)에서는 드라마틱한 연기력이 필수다.
실성 장면 중
반면 2막에서는 가냘프고 청초하며 만지면 날아가기라도 할 듯이 연약하고 신비한 분위기를 살려야 한다.
빠른 회전이나 도약 등이 없이 아다주 일색인데, 흔들림이 없는 정확한 밸런스, 우아한 라인이야말로 하루 이틀의 연습으로 도달할 수 없는 경지다
2막 마지막 부분에서 죽음을 앞둔 '지젤'과 '알브레히트'가 펼치는 이인무(二人舞)중 '지젤'의 목에서 어깨, 기다란 팔로 이어지는 선은 지젤 라인(Giselle Line) 으로 불리며, 이는 발레리나의 우아함을 가름하는 척도가 되기도 한다.
정말. 정말. 좋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