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를 말하다 - 가라타니 고진의 민주주의론 가라타니 고진 컬렉션 6
가라타니 고진 지음, 고아라시 구하치로 들음, 조영일 옮김 / 비(도서출판b)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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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0년대'에 해당하는 것은 서양에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한국에는 있었습니다. 바로 그해 이승만을 넘어뜨린 한국의 학생운동이 있었습니다. ...... 1960년은 한국에게 있어 커다란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 이것은 오로지 한국의 역사적 문맥에 기초하고 있어서 세계적인 신좌익운동과는 관계가 없었습니다. ...... 일본의 1960년은  후진국이나 아시아가 가지고 있던 고유한 문제를 공유하고 있었던 것입니다."(17-18면) 

  가라타니 고진이 지닌 한국에 대한 정보는 대체로 부정확하다는 생각을 지니고 있었다. <녹색평론> 발행인 김종철과 관련된 일화 때문에 말이다. 하지만 4.19에 대한 위 언급은 정확하다는 생각이다. 인용문에서 가라타니는 한국의 4.19 혁명을 일본의 안보투쟁과 연계시키고 있다. 그리고 '신좌익운동'이라 표현한 구미의 68혁명과는 두 사건이 다르다고 말한다.  

  4.19에 대한 생각이 모두 다를테지만 근대적 의미의 국민국가를 재수립하는 사건으로 나는 받아들인다. 광복과 1948년의 정부 수립이 미국의 힘을 빌어온 것이고, 이승만 정부가 미국에 기생하는 정부임을 인정할 때 국민국가를 다시 세우자는 뜻이 혁명으로 표현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라타니가 말하는 일본의 안보투쟁 역시 미국으로부터 제 목소리를 내고자 하는 일본의 저항 운동이다. 4.19와 안보 투쟁은 국민국가 수립을 추구함에 있어 공통점을 갖는다.   

  가라타니는 4.19와 안보투쟁을 엮어내며 일종의 연대를 말하는 듯 하다. 연대의 시선을 발견하는 것만으로도 이 대담은 내게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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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조부 2010-06-27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대방에 대한 예의가 부족한 것처럼 보이는 탁석산이 한 주장이 생각나네요~

우리나라 역사학자들은 게으르다면서, 4.19 나 6.3 이런 날짜로 표시되는

사건에 명명작업에 소홀한것을 지적하던데, 한 번 생각해 볼 만한 문제가 아닌가 싶네요.


파고세운닥나무 2010-06-27 17:24   좋아요 0 | URL
저도 탁석산을 보면 늘 비슷한 인상을 받는답니다. 다른 사람의 말을 잘 안 듣는 것도 같구요.
말씀하신 사항의 맥락을 잘 알지 못하지만, 그럼 탁석산은 얼마나 한국 철학에 있어 열심인지 되묻고 싶네요. 돈 벌려 청소년 직업 찾는 책을 내지 않나......
다른 나라 사정을 잘 알지 못하지만 한국은 유독 현대사의 사건들이 많은 것 같은데 날짜 아니면 어떻게 명명을 해야할지 모르겠네요. 탁석산은 어떤 대안을 갖고 비판을 하는지 모르겠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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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리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지음, 권택영 옮김 / 민음사 / 199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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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쟈 이현우 선생은 <롤리타(Lolita)>를 모더니즘 소설이라 말하고, 역자인 권택영 교수는 포스트 모더니즘 소설이라 말한다. 그 무엇이든 내게 이 소설은 슬픈 사랑 이야기로 읽힌다. 험버트는 롤리타를 왜 사랑했을까?  

  근래 걸그룹 '에프엑스(f(x))'를 좋아하는 날 보며 한 친구가 "너도 롤리타 콤플렉스냐?"라고 물었다. 난 사실 걔들이 몇 살인지도 모른다. 알고 싶지도 않고 말이다. 그저 여느 걸그룹보단 섹슈얼리티가 덜하고, 멤버 각자 개성이 강해 좋아한다. 물론 노래도 신나고 말이다.  

  험버트의 사랑이 롤리타의 육체에 대한 관심으로 시작되었지만 후엔 꽤 모습이 바뀐다. 자신의 잘못-롤리타의 어머니는 그로 인해 죽었다-을 속죄하는 대상으로 보는 듯도 하다. 롤리타를 위해선 돈에 관해서도 초연하고 말이다. 꽤 성(聖)스러운 모습이다.  

  작가인 나보코프의 삶에 비추어 봐서도 닿을 수 없고 잡을 수 없는 아름다움에 대한 추구로 이 소설을 봐도 되겠다 싶다.  

 

  Vladimir Vladimirovich Nabokov(1899-1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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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조부 2010-06-23 2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의외인데여 ^^ ㅋ 에프엑스를 좋아한다니 ㅎㅎㅎ

열성적인 팬 같지는 않지만 말이죠~

지난주에 라됴스타에 출현했는데 재미있더라구요~ 한시간후에 2탄이 방송되는데

기대되네요 ㅋ


파고세운닥나무 2010-06-24 11:00   좋아요 0 | URL
맞아요. 열성적이진 않구요. '라디오스타'에 나오는 줄도 몰랐으니 말이죠.
신문 보니 리더 빅토리아가 '청춘불패'와 '우리 결혼했어요'에 나온다길래 챙겨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죠. 실제론 챙겨보지도 못하구요.
블로그에 걸그룹 앨범에 대한 촌평을 남기셨죠. 군대 있을 때 원더걸스와 소녀시대가 데뷔했어요. 군대 아니면 티비도 안 봤을텐데 '역사적'인 순간을 목격한거죠^^

다이조부 2010-06-24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나름 진지한(?) 팬이네요?

나오는 프로그램을 챙겨볼 마음까지 갖고 ㅋ

라됴 스타를 보면서, 외국인이 팀 리더를 맡는것도 긍정적으로 보이더라구요~ ㅎㅎ

나이가 그 중에서 가장 많아서 일수도 있지만 말이죠 ㅋ

파고세운닥나무 2010-06-24 11:26   좋아요 0 | URL
제 친구는 SM이 전략상 미국인, 중국인 멤버를 뒀다고 하더군요.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에프엑스 새 앨범 어플을 휴대폰에 깔아놨는데, 지인들의 원성이 좀 있어요. 어린 친구들은 "뭐, 어때?"하는데 동년배들은 "너, 왜 그러냐?" 하구요.

다이조부 2010-06-25 0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쎄요~ 저도 뭐 어때 싶은데요 ㅋ

파고세운닥나무 2010-06-25 09:37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제가 씨엔블루 좋아한다며 '우윳빛깔 정용화!' 하는 것 보단 낫잖아요^^;

Seong 2010-06-25 0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읽는데 1년 걸렸던 것 같아요. 조금 읽고 있으면 자꾸 곁가지로 빠져서 엄청 골탕먹었죠. 처음엔 슬퍼보였지만, 결국엔 우스꽝스럽게 보였다고 할까. 그걸보면 스탠리 큐브릭은 그 정조를 정확히 짚었던 반면, 에드리안 라인은 초반의 슬픔을 그대로 끌고나가 좀 이상해보였던 것 같아요. :)

파고세운닥나무 2010-06-25 09:41   좋아요 0 | URL
저도 꽤 오래 붙들었던 책이에요. 문체가 집중력을 흐트러놓는 것 같기도 하구요. 진담과 농담이 섞인 말들이 그런 역할을 하는 것 같기도 하구요.
말씀하신 영화들은 보지 못해 무어라 할 순 없지만 원작과 비교해 보면 좋은 공부가 될 듯 합니다. 소설과 영화를 비교하는 데 관심이 있는데 참고가 되겠네요.
 
위건 부두로 가는 길 - 조지 오웰 르포르타주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 / 한겨레출판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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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지 오웰에 대해선 다들 좋은 얘기를 하니 에드워드 사이드를 빌어 딴죽을 좀 걸고 싶다. 이 책의 174면이다. "나는 비슷한 광경을 버마에서 수없이 목격했다. 몽골 인종들 사이에는(내가 알기론 모든 아시아인들 사이에는) 선천적인 평등의식 같은 게 있다. 사람끼리 쉽게 친밀해지는 경향 같은 게 있는데, 서구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나는 오웰의 이 말이 귀에 거슬린다. 오웰이 말하는 평등의식은 물론 좋은 것이다. 그런데 오웰이 그토록 바라마지 않는 사회주의 사회로 가려면 선천적 평등의식은 외려 장애물이 될 수도 있다. 오웰의 아시아에 대한 애정은 알겠지만 정확한 이해는 아니라 하겠다. 평등의식을 조금 확대 해석하면 종교성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이리 되면 오웰은 선배들의 우를 다시 범하게 된다. 영국인 러디야드 키플링과 에드워드 포스터가 이해한 동양은 그저 종교의 나라였다. 그들의 소설 <킴>과 <인도로 가는 길>은 이를 잘 보여준다.

  에드워드 사이드는 <Culture and Resistance>(Consoritum Books Sales & Dist, 2003)에서 오웰을 이리 평가한다. "(Orwell) had no great love for Indians or Blacks or Jews,"(번역이 안 돼 원문을 인용한다) 사이드는 주저인 <오리엔탈리즘>에서도 오웰의 기행문을 인용하며 동양에 대한 피상적인 이해를 비판한다. 오웰은 <위건 부두로 가는 길>에서 제국 경찰로 일한 버마의 경험이 이후 자신을 사회주의자로 살게 했다는데 나는 그의 제국 경찰로서의 반성이 얼마나 치열했는지 의문이다. 제국주의에 대한 반성은 얼렁뚱땅 넘어가고 서둘러 사회주의로 넘어가는 모양이다. 인도를 '미개한 나라'(<나중에 온 이사람에게도>)라 말하는 '위대한' 경제사상가 존 러스킨보다야 그가 낫지만 말이다.   

  에드워드 사이드와 조지 오웰의 열렬한 지지자인 박홍규 교수의 입장이 궁금해진다. 박홍규는 사이드의 주저인 <오리엔탈리즘>과 <문화와 제국주의>를 번역하고 <박홍규의 에드워드 사이드 읽기>란 책을 펴내기도 했다. <조지 오웰>이란 평전도 냈고 말이다. 내가 읽어내기론 박홍규는 오웰의 동양에 대한 몰이해를 비판하지 않는다. 일부러 보지 않는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박홍규가 번역한 사이드의 <음악은 사회적이다>를 보며 사이드의 민중성을 과하게 옹호하는 게 눈에 거슬렸다. 박홍규가 자신이 좋아하는 지식인들을 자꾸 곡해하는 것 같아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사이드와 오웰은 꽤 어긋나는데 말이다.  

 

 

         George Orwell(1903-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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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이 2010-06-22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웰의 동양이해에는 피상적인 부분이 있군요. 처음 알았습니다.
아참,,닥나무님. 버마는 이제 미얀마로 나라이름이 바뀐거지요?

파고세운닥나무 2010-06-22 15:42   좋아요 0 | URL
1989년에 군부 쿠데타가 있었는데 나라이름을 버마에서 미얀마로 바꾸었다고 하지요. 군부에 반대하는 민중들은 여전히 버마라는 이름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2007년 미얀마 사태 때 경향신문 같은 데선 미얀마 대신 버마란 이름을 사용했죠.
입각점이 다르긴 하지만 북한을 조선으로 부르는 게 맞다는 생각도 해 보구요.
그래도 오웰은 아시아에 대한 일종의 죄의식을 갖고 살았다고 해요. 근데 죄의식이 똑바로 보게 하는 건 아닌 것 같구요.
 
하하하 - hahaha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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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종료


  평소 좋아하는 문소리를 봐서 좋았고, 평소 싫어하는 김민선을 봐서 싫기도 했다.  

 

  홍상수 영화의 내용이야 늘 고만고만하니까.  

 

  일종의 액자를 설치해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게 눈에 띄기는 했지만.  

 

  그래도 나이를 먹어가는지 전작들보다는 공감을 자아냄이 꽤 많다.  

 

  '하하하' 웃을만큼 즐거운 일은 아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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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조부 2010-06-23 2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민선의 어떤 점이 싫은지 살짝 궁금하네요~

이 영화 무척 보고 싶었는데 놓쳐서 아쉬웠는데 말이죠...

파고세운닥나무 2010-06-24 09:08   좋아요 0 | URL
자신이 탑 여배우라고 생각하는 건 좋은데 주변 사람들한테 강요하는 게 쫌 싫어서요. 그만한 대우해달라고 하더라구요. 탑 여배우가 어떤 이들인지도 잘 모르겠지만 말이에요.
<밤과 낮>에 이어 두 번째로 극장에서 본 홍상수 영화에요. '두런두런', '그럭저럭' 홍상수 영화는 늘 그런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