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뒷세이아 - 그리스어 원전 번역 원전으로 읽는 순수고전세계
호메로스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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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무엇을 먼저 이야기하고 무엇을 나중에 이야기할까요?

하늘의 신들께서 내게 너무 많은 고난을 주셨으니 말이오.

먼저 내 이름을 말씀드리겠소이다. 그대들도 내 이름을 알도록

그리고 내가 무자비한 날에서 벗어나 비록 멀리 떨어진

집에서 살더라도 여전히 그대들의 손님으로 남아 있도록 말이오.

나는 라에르테스의 아들 오뒷세우스올시다! 나는 온갖 지략으로

사람들에게 존경 받았고 내 명성은 이미 하늘에 닿았소.


 - 호메로스, 『오뒷세이아』, 제9권 제14∼20행

 

 

   

나로서는 자기 나라보다 달콤한 것은 달리 아무것도 볼 수 없소이다.

아닌게아니라 여신들 중에서도 고귀한 칼륍소는 나를 남편으로

삼으려고 자신의 속이 빈 동굴들 안에 나를 붙들어두려 했지요.

마찬가지로 아이아이에 섬의 교활한 키르케도 나를

남편으로 삼기를 열망하며 자신의 궁전에 나를 붙들어두려 했지요.

하지만 그들도 내 가슴속 마음을 설득할 수는 없었소.

이렇듯 누군가가 부모님에게서 멀리 떨어져

낯선 나라의 풍요한 집에서 산다 해도

고향 땅과 부모보다 달콤한 것은 아무것도 없는 법이라오.

자, 나는 그대에게 내가 트로이아를 떠났을 때 제우스께서

내게 지우셨던 고난에 찬 귀향에 관해서도 말씀드리겠소이다.

 

 - 호메로스, 『오뒷세이아』, 제9권 제28∼36행

 

 

 

그러나 로토파고이족은 우리 전우들에게 파멸을 꾀하는 것이

아니라 로토스를 먹으라고 주었소. 그리하여

우리 전우들 가운데 꿀처럼 달콤한 로토스를 먹은 자는

소식을 전해주거나 귀향하려고 하기는커녕

귀향은 잊어버리고 그곳에서 로토스를 먹으며

로토스파고이족 사이에 머물고 싶어 했소.

나는 울고불고하는 이들을 억지로 함선들이 있는 곳으로 데려와

노 젓는 자리들 밑으로 끌고 가 속이 빈 배 안에 묶었소.

그러고 나서 나는 로토스를 먹고 귀향을 잊어버리는

일이 없도록 사랑하는 다른 전우들에게

어서 서둘러 날랜 배에 오르라고 명령했소.


 - 호메로스, 『오뒷세이아』, 제9권 제92∼103행

 

 

 

그곳으로부터 우리는 비통한 마음으로 항해를 계속하여

오만불손한 무법자들인 퀴클롭스들의 나라에 닿았소.

그들은 불사신들을 믿고 아무것도 제 손으로

심거나 갈지 않았소. 밀이며 보리며 거대한 포도송이들로

포도주를 가져다주는 포도나무하며 이 모든 것이

씨를 뿌리거나 경작하지 않지만 그들을 위해 풍성하게 돋아나고,

그러면 제우스의 비가 그것들을 자라나게 해주지요.

그들은 의논하는 회의장도 없고 법규도 없으며

높은 산들의 꼭대기에 있는 속이 빈 동굴들 안에 살면서

각자 자기 자식들과 아내들에게 법규를 정해주고

자기들끼리는 서로 상관하지 않아요.


 - 호메로스, 『오뒷세이아』, 제9권 제105∼115행

 

 

그러나 입법자들은 오직 스파르타 사람들의 폴리스에서만, 혹은 소수의 폴리스에서만 시민들의 교육과 종사해야 할 일들에 대해 관심을 가져 왔던 것 같다. 다른 대부분의 폴리스들에서는 이런 일들에 관해 소홀히 취급하였으며, 각자가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살아간다. 아이들과 아내에게 키클롭스들처럼 법을 부여하면서.

 

 - 아리스토텔레스, 『니코마코스 윤리학』, 제10권 <제9장 윤리학, 입법, 정치체제> 중에서

 

 

 

'너는 내게 자진하여 그것을 한 잔 더 주고 네 이름을 말하라,

지금 당장. 그러면 나는 너를 기쁘게 해줄 선물을 주겠다.

물론 퀴클롭스들에게도 풍요한 대지는 거대한 포도송이의

포도주를 가져다주고 제우스의 비가 그것을 자라게 해주지만

네가 준 이것이야말로 가히 암브로시아요, 넥타르로다.'

그자가 이렇게 말하자 나는 반짝이는 포도주를 다시 건넸소.

나는 세 번이나 그자에게 포도주를 주고, 그자는 어리석게도 세 번이나

그것을 받아 마셨소. 마침내 포도주가 퀴클롭스의 마음을 에워쌌을 때

나는 그자에게 달콤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을 걸었소.

'퀴클롭스, 그대는 내 유명한 이름을 물었던가요? 그대에게

내 이름을 말할 테니 그대는 약속대로 내게 접대 선물을 주시오.

내 이름은 '아무도아니'요. 사람들은 나를 '아무도아니'라고

부르지요. 어머니도 아버지도 그리고 다른 전우들도 모두.'

내가 이렇게 말하자 그자는 즉시 비정하게 내게 대답했소.

'나는 전우들 중에서 맨 나중에 '아무도아니'를 먹고

다른 자들을 먼저 먹겠다. 이것이 내가 너에게 줄 접대 선물이다.'


 - 호메로스, 『오뒷세이아』, 제9권 제355∼370행

 

 

 

퀴클롭스 폴뤼페모스에게 마론의 포도주를 주는 오뒷세우스

장 드 생 티니(Jean de Saint-Igny, 1600년경~1647), 17세기경, 루브르 박물관

 

 

폴뤼페모스의 동굴 안에 갇힌 오뒷세우스

야콥 요르단스 (wikimedia commons, 1593∼1678), 17세기 전반경, 푸슈킨 미술관

 

 

(14) 내가 이런 말을 한다고 해서 『오뒷세이아』에서의 폭풍들과 퀴클롭스의 이야기와 그 밖에 다른 삽화들을 잊은 것은 아니오. 내가 말하고 있는 것은 노년기이지만 그러나 그것은 호메로스의 노년기요. 하지만 이들 이야기들에서는 신화적 요소가 현실적 요소를 압도하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오. 내가 이런 여담을 덧붙인 것은, 앞서 말했듯이, 위대한 천재도 절정기가 지나면 아주 쉽게 허튼소리를 하게 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었소. 예컨대 포도주 담는 가죽 부대와 키르케의 궁전에 돼지로 붙들려 있는 자들과 - 조일로스는 이들을 꿀꿀대는 새끼돼지들이라고 부르고 있소 - 제우스가 새끼 새처럼 비둘기들한테서 먹이를 받아먹는다는 이야기와, 오뒷세우스가 열흘 동안이나 먹지도 않고 난파선 위에 머물러 있었다는 이야기와, 구혼자들을 죽였다는 믿을 수 없는 이야기 말이오. 정말이지 이런 것들이야말로 제우스의 꿈이 아니고 무엇이겠소? (15) 『오뒷세이아』 에 이런 말을 덧붙이는 또 다른  이유는 위대한 작가들과 시인들도 감정의 힘이 절정기를 지나면 성격을 묘사하게 된다는 것을 그대에게 알려주기 위함이었소. 오뒷세우스의 고향집에서의 생활 방식에 대한 사실적 묘사가 그 한 예인데, 그것은 일종의 풍속 희극과 같은 느낌을 주오.

 

 - 아리스토텔레스, 『시학』, 「롱기누스 / 숭고에 관하여」중에서

 

 

그러자 그 소리를 듣고 사방에서 모여든 퀴클롭스들이

동굴 주위에 둘러서서 무엇이 그자를 괴롭혔히는지 물었소.

'폴뤼페모스! 무엇이 그대를 그토록 괴롭혔기에 그대는 신성한 밤에

이렇게 고함을 지르며 우리를 잠 못 들게 한단 말이오? 설마 어떤

인간이 그대의 뜻을 거슬러 작은 가축들을 몰고 가는 건 아니겠지요?

설마 누가 꾀나 힘으로 그대를 죽이려는 건 아니겠지요?'

힘센 폴뤼페모스가 동굴 안에서 그들을 향해 말했소.

'오오, 친구들이여! 힘이 아니라 꾀로써 나를 죽이려는 자는 '아무도아니'요'

그들은 물 흐르듯 거침없이 이런 말로 대답했소.

'그대에게 폭행을 가하는 것이 아무도 아니고 그대가 혼자 있다면,

그대는 아마도 위대한 제우스가 보낸 그 병(病)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을 것이오. 그러니 그대는 아버지 포세이돈 왕께 기도하시오."

이렇게 말하고 그들이 떠나가지 내 마음은 웃었소.

내 이름과 나무랄 데 없는 계략이 그들을 속였기 때문이지요.

 

 

 - 호메로스, 『오뒷세이아』, 제9권 제401∼414행 

 


 

폴뤼페모스를 조롱하는 오뒷세우스

조지프 말로드 윌리엄 터너(Joseph Mallord William Turner, 1775~1851), 1829년경, 런던 내셔널 갤러리

 

   

그러나 그들은 이런 말로도 나의 고매한 마음을 설득하지 못했소.

나는 마음속으로 화가 치밀어 다시 그를 향해 소리쳤소.

'퀴클롭스! 필멸의 인간들 중에 누가

그대의 눈이 치욕스럽게 먼 것에 대해 묻거든

그대를 눈멀게 한 것은 이타케에 있는 집에서 사는

라에르테스의 아들 도시의 파괴자 오뒷세우스라고 말하시오!'

내가 이렇게 말하자 그자는 탄식하며 내게 이렇게 말했소.

'아아, 이제야말로 내게 옛 예언들이 이루어지는구나!

이곳에 에우뤼모스의 아들 텔레모스라는 준수하고 훤칠한

예언자 한 분이 있었다. 예언술에서 모두를 능가했고

고령이 될 때까지 퀴클롭스들에게 예언했었지.

그분은 이 모든 일들이 나중에 이루어져서

내가 오뒷세우스의 손에 시력을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지.

그래서 나는 늘 큰 용맹으로 무장한, 키카 크고

준수한 사내가 이리로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지.

그런데 지금 한 왜소하고 쓸모없고 허약한 자가 나를 포도주로

제압한 다음 눈멀게 했구나. 자! 이리로 오라, 오뒷세우스여!


 - 호메로스, 『오뒷세이아』, 제9권 제500∼505행

 

 

그사이 텔레무스가, 어떤 새도 속이지 못한, 에우뤼무스의 아들

텔레무스가 시킬리아의 아이트나 산에 왔다가

무시무시한 폴뤼페무스에게 말했어요. "그대가 아마

한복판에 달고 다니는 하나뿐인 눈은 울릭세스가 빼앗아갈 것이오."

그러자 그자가 웃으며 말했어요. "오오, 가장 멍청한 예언자여,

그대가 틀렸소. 다른 여자가 이미 그것을 빼앗아갔으니 말이오."


 - 오비디우스, 『원전으로 읽는 변신 이야기』제13권, 《아키스와 갈라테아》제770∼774행

 

 

외눈 거인 폴뤼페모스를 보고 놀라는 아키스와 갈라테이아

오제 뤼카(Auger Lucas, 1685~1765), 18세기경, 베르사이유와 트리아농 궁

 

 

내가 이렇게 말하자 그자는 별 많은 하늘을 향해

두손을 들고 포세이돈 왕께 기도했소.

'내 말을 들으소서, 대지를 떠받치시는 검푸른 머리의 포세이돈이시여!

내가 진실로 그대의 아들이고 그대가 내 아버지이심을 자랑스럽게

여기신다면 이타케에 있는 집에서 사는 라에르테스의 아들

도시의 파괴자 오뒷세우스가 집에 돌아가지 못하게 해주소서.

그러나 그자가 가족들을 만나고

잘 지은 집과 제 고향 땅에 닿을 운명이라면

전우들을 다 잃고 나중에 아주 비참하게 남의 배를 타고

돌아가게 해주시고 집에 가서도 고통 받게 해주소서!'


 - 호메로스, 『오뒷세이아』, 제9권 제526∼535행

 

 

 

〈폴뤼페모스의 눈을 못쓰게 만든 오뒷세우스와 부하들〉 BC 650년경의 아티카 암포라 도기 세밀화

 

 

오뒷세우스가 폴뤼페모스의 눈을 찌르는 장면을 보여주는 술잔(기원전 550년경)
(에우리피데스 지음 / 천병희 옮김, 『에우리피데스 비극 전집
1』에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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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기 2016-03-01 15: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붙여주신 링크를 타고 들어와서 인용구와 삽화, 사진들을 쭉 봤습니다. 미술을 공부한 덕분(?)에 저 중 몇 개는 그래도 알고 있는 거라, 니체를 대하며 갈수록 변하는 Oren님의 마음을 아주 조금이나마 짐작해볼 수 있었습니다. 그와 동시에 저는 과연 언제가 되어야 니체를 두려워하지 않고 존숭하는 독자가 될 수 있을까를 생각하며, 그 까마득함에 순간 아찔하기도 했고요.

오늘은 달아주신 인용구에서 ˝자기 자신의 해방에 매달려서는 안 되며, 더욱 더 많은 것을 자기 아래로 내려다보기 위해 언제나 더 창공 높이 날아오르는 새처럼 탐욕적으로 멀고 낯선 세계에 매달려서는 안 된다 : 그것은 비상하는 자의 위험이다.˝라는 니체의 자유정신 구절을 이면지 위로 훔쳐갔습니다. 과연 저라는 도둑은 그걸 어디에 쓸 수 있을지... 다만 언젠가 『밀랍』이라는 제목의, 세상에 나지 않은 저만의 소설에서 이카로스의 비극을 - 다이달로스의 목소리를 빌려 - 써본 적이 있기에, 밀랍으로 된 저의 날개를 등에서 떼어낼 용도로 니체를 곱씹을 수 있지 않을까, 내심 기대해봅니다. 저도 늘 묻고 싶었던 것일지도요. 이 젊음의 오만과 독서의 함정은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 것인지. 좋은 말씀, 오늘 또한 감사드립니다 ^^

oren 2016-03-01 16:30   좋아요 1 | URL
고대 그리스에 쓰여진 여러 작품들은 읽으면 읽을수록 그 속에 담긴 `무궁무진한 깊이` 때문에 다시금 놀라곤 한답니다. 그런데 마침 탕기 님께서는 마침 미술을 공부하셨다니 `그리스 로마 신화`에 얽힌 숱한 미술 작품들에 대해서는 그리 낯설지 않게 들여다보실 안목을 이미 갖추신 셈이군요. 저로서는 참 부러운 부분입니다.

그리스 신화 가운데 크레타 섬의 미궁을 둘러싼 이야기는 특히나 니체도 좋아했던 듯해요. 미노타우로스와 아르아드네가 이 책 저 책에서 거듭 등장하니까 말이지요. 탕기 님께서도 『밀랍』이라는 제목의 소설을 쓰실 정도였으니, 니체처럼 그 이야기에 매혹된 게 틀림없나 봅니다. ㅎㅎ

니체가 말한 `비상하는 자의 위험`은 비단 날개에만 달려있는 건 아니겠지만, 어쨌든 `튼튼한 날개`가 날고 싶어하는 이들에게는 가장 문제시된다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겠지요... 늘 건필하시길 바랄께요^^
 
오뒷세이아 - 그리스어 원전 번역 원전으로 읽는 순수고전세계
호메로스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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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가인이 다시 노래하기 시작하고 파이아케스족 가운데

가장 훌륭한 자들이 이야기에 흥이 나서 가인을 재촉할 때면

오뒷세우스는 다시 머리를 가리고 신음하곤 했다.

그때 여느 사람들은 그가 눈물 흘리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으나

오직 한 사람 알키노오스만은 그것을 알아차리고 볼 수 있었으니,

그와 가까이 앉아 있어 그가 크게 신음하는 소리를 들었던 것이다.


 - 호메로스, 『오뒷세이아』, 제8권 제90∼95행

 

 

 

세 번째 것은 기억에 의한 발견인데, 그것은 무엇을 보자 지난 일이 회상되어 이로 인하여 발견되는 경우이다. 예건대 디카이오게네스의 『퀴프로스 사람들』에서 주인공은 초상화를 보고 갑자기 울음을 터트린다. 또 「알키노스의 이야기」에서 오뒷세우스는 키타라의 탄주를 듣고 지난 일이 생각나 눈물을 흘린다. 이로 인하여 두 사람은 발견된다.

 

 - 아리스토텔레스, 시학, 제16장

 

   

권투든 레슬링이든 또는 경주든 나는 거절하지 않겠소.

전 파이아케스족 가운데서 누구든지 나오시오. 라오다마스만 제외하고.

그는 나에게 주인이기 때문이오. 누가 자기를 환대하는 사람과

다투려 하겠소? 그것도 낯선 나라에서 자기를 맞아준 주인에게

시합하자고 도전하는 자야말로 참으로 어리석고 쓸모없는 자겠지요.

그런 자는 가지고 있는 것도 다 잃고 말테니까요.


 - 호메로스, 『오뒷세이아』, 제8권 제206∼210행

 

 

   

나는 반들반들 닦은 활도 잘 다룰 줄 아오.

수많은 전우들이 내 곁에 바싹 붙어 서서 적군을 겨냥해도

언제나 내가 맨 먼저 화살을 쏘아

적군의 무리 중에서 내 상대를 맞히곤 했소.

트로이아인들의 나라에서 아카이오이족이 활을 쏠 때마다

오직 필록테테스만이 활에서 나를 능가했다오.

그러나 장담하건대, 지금 대지 위에서 빵을 먹고 사는

모든 다른 인간들보다는 내가 훨씬 더 나을 것이오.

옛날 분들과는 나는 다투고 싶지 않소이다.

헤라클레스와도 오이칼리아의 에우뤼토스와도.

그들은 활로 불사신들과 다투었던 사람들이오.


 - 호메로스, 『오뒷세이아』, 제8권 제215∼225행

 

 

 

한편 가인은 포르밍크스를 연주하며 아레스와 고운 화관의

아프로디테의 사랑에 관해 이들이 처음 어떻게 헤파이스토스의

집에서 몰래 동침하게 되었는지 멋지게 노래하기 시작했다.

아레스는 그녀에게 많은 선물을 주고는 주인 헤파이스토스의 침상과

잠자리를 더럽혔던 것이다. 그러자 당장 헤파이스토스에게 사자가

갔으니 그들의 사랑의 동침을 헬리오스가 보았던 것이다.


 - 호메로스, 『오뒷세이아』, 제8권 제266∼271행

 

 

   

아버지 제우스와 영생하고 축복 받은 다른 신들이여!

이리로 오셔서 이 가소롭고도 참을 수 없는 짓들 좀 보시오.

제우스의 딸 아프로디테는 내가 절름발이라고 해서

언제나 업신여기며 난폭한 아레스를 사랑하고 있어요.

그자는 잘생기고 다리가 곧으나 나로 말하면 허약하게

태어났기 때문이지요. 그 책임은 다른 이가 아니라 내 부모님께

있지요. 차라리 그분들께서 나를 낳지 않으셨더라면 좋았을 것을!

그대들은 이들이 내 침상에 올라 대체 어디서 사랑의 동침을 하고

있는지 보시게 될 것이오. 나는 그것을 보기가 심히 민망하오.


 - 호메로스, 『오뒷세이아』, 제8권 제306∼314행

 

 

 

 

 

헤파이스토스의 등장에 놀라는 아레스와 아프로디테

루이 장 프랑수아 라그레네 1세(Louis Jean François Lagrénée l'Aîné), 18세기경, 루브르 박물관

 

  

그가 이렇게 말하자 신들은 문턱이 청동으로 된 그 집으로

모여들었다. 대지를 떠받치는 포세이돈도 왔고

행운을 가져다주는 헤르메스도 왔으며 명궁 아폴론도 왔다.

그러나 여신들은 부끄러워서 각자 집 안에 머물러 있었다.

그리하여 복을 가져다주는 신들은 대문간에 들어섰고

매우 영리한 헤파이스토스의 솜씨를 보았을 때

축복 받은 신들 사이에서 그칠 줄 모르는 웃음이 일었다.

가까이 있는 이를 보고 이렇게 말하는 신들도 더러 있었다.

"나쁜 짓은 잘되는 법이 없고 날랜 자를 느린 자가 따라잡는 법이지.

지금 느린 헤파이스토스가 올륌포스에 사는 신들 중에서

가장 날랜 아레스를 잡았듯이 말이오. 그는 비록 절름발이지만

기술로 잡았소. 그러나 아레스는 간통의 벌금을 물어야 하오."

그들은 이렇게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 호메로스, 『오뒷세이아』, 제8권 제321∼333행

 

   

이때 제우스의 아들 아폴론 왕이 헤르메스에게 말했다.

"제우스의 아들 헤르메스여, 신들의 사자여, 복을 가져다주는 자여!

그대 같으면 설사 강력한 쇠사슬에 꼭 붙들린다 해도

침상 위에서 황금의 아프로디테 옆에 눕고 싶겠소?"
그에게 신들의 사자인 아르고스의 살해자가 말했다.

"그랬으면 오죽이나 좋겠소, 명궁 아폴론 왕이여!

세 배나 많은 사슬들이,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사슬들이 나를

감는다 해도 그리고 신들과 모든 여신들이 들여다본다 해도

그래도 나는 황금의 아프로디테 옆에 눕고 싶소이다."

그가 이렇게 말하자 불멸의 신들 사이에 웃음이 터졌다.


 - 호메로스, 『오뒷세이아』, 제8권 제334∼343행

 

 

 

자, 그대는 주제를 바꾸어 목마(木馬)의 구조에 관해 노래하시오.

에페이오스가 아테네의 도움으로 목마를 만들자

고귀한 오뒷세우스는 일리오스를 함락한 남자들로

그 안을 가득 채운 다음 이 올가미를 성채로 몰고 갔지요.

그대가 내게 그것에 관해 제대로 이야기해줄 수 있다면

나는 신께서 그대에게 신적인 노래를 흔쾌히 선사하셨다고

모든 사람들에게 지체없이 알릴 것이오."

그가 이렇게 말하자 가인은 신의 부추김을 받아 노래하기 시작했다.

그의 노래는 아르고스인들의 일부는 막사들에 불을 지른 다음

훌륭한 갑판이 덮인 함선들을 타고 출항하고, 다른 일부는

이미 목마에 몸을 숨긴 채 트로이아인들의 회의장에서

명성도 자자한 오뒷세우스 주위에 앉아 있던 대목에서 시작되었다.

목마는 트로이아인들이 손수 성채로 끌어들였던 것이다.

목마가 서 있는 동안 트로이아인들은 그 주위에 모여 앉아

서로 다른 이야기들을 많이 했다. 세 가지 상이한 조언이 그들의 마음에

들었으니, 속이 빈 목조물을 무자비한 청동으로 쪼개버리거나

아니면 꼭대기로 끌고 가 바위에서 내던져버리거나 아니면 신들을

기쁘게 해주기 위해 크나큰 자랑거리로서 그대로 내버려두는 것이었다.

결국 이 마지막 조언에 따라 일이 이루어지도록 정해져 있었으니,

트로이아인들에게 죽음과 죽음의 운명을 가져다주려고

아르고스인들의 장수들이 그 안에 앉아 있던 거대한 목마를

받아들이지마자 도시는 파멸할 운명이었기 때문이다.

가인은 또 어떻게 아카이오이족의 아들들이 속이 빈 매복처를

버리고 말에서 쏟아져 나와 도시를 함락했는지, 그리고 어떻게

제각기 다른 곳에서 가파른 도시를 파괴했는지 노래했다.

가인은 또 어떻게 오뒷세우스가 신과 같은 메넬라오스와 함께

마치 아레스와도 같이 데이포보스의 집으로 갔는지 노래했다.


 - 호메로스, 『오뒷세이아』, 제8권 제492∼518행

 

 

 

밤이 되자 목마의 뱃속에서 튀어나오는 그리스 연합군의 특공대원들. (출처 : 벌핀치의 그리스 로마 신화)

 

   

이것이 소문난 가인이 부른 노래였다. 그때 오뒷세우스가

눈물을 흘리기 시작하니 눈물이 그의 눈꺼풀 밑 두 볼을 적셨다.

마치 어떤 여인이 도시와 자식들로부터 저 무자비한 날을

물리치다가 자신의 도시와 백성들 앞에서 전사한

사랑하는 남편 위에 쓰러져 통곡하듯이

-여인은 남편이 허우적거리며 죽어가는 것을 보고는

그를 끌어안고 대성통곡하는데 뒤에서

적군이 창으로 그녀의 등과 어깨를 치며

노고와 고난을 겪도록 그녀를 노예로 끌고 가니

더없이 애절한 슬픔이 그녀의 두 볼을 시들게 한다-

꼭 그처럼 애절하게 오뒷세우스의 눈썹 밑에서 눈물이 쏟아졌다.


 - 호메로스, 『오뒷세이아』, 제8권 제521∼531행

 

 

 

그러니 그대도 이제는 자기 이익만 생각하시고 내가 묻는 것이면

무엇이든 숨기지 마시오. 그대가 말씀하는 편이 더 아름답기 때문이오.

그대의 이름을 말해주시오. 저쪽에서 그대의 어머니와 아버지께서

그리고 도시에 사는 다른 사람들과 주변에 사는 사람들이

그대를 부르는 이름 말이외다. 귀천을 불문하고

일단 태어나게 되면 이름 없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며

부모는 자식을 낳자마자 누구든 이름을 지어주기 때문이오.

그리고 그대의 나라와 그대의 백성과 그대의 도시를 말씀해주시오.

우리 배들이 그곳을 겨냥해 그대를 거기로 실어다줄 수 있도록 말이오.

파이아케스족에게는 키잡이가 없고

다른 배들이 갖추고 다니는 것과 같은 키도 없으며,

우리 배들은 스스로 사람들의 생각과 마음을 알고 있지요.


 - 호메로스, 『오뒷세이아』, 제8권 제548∼559행

 

 

 

자, 그대는 이 점에 대해 내게 솔직히 말씀해주시오. 그대는

어느 쪽으로 떠돌아다니셨고 어떤 나라들과 인간들에게 가셨는지

인간들 자신과 그들의 살기 좋은 도시들에 관해 말씀해주시오.

그대는 또 얼마나 많은 자들이 가혹하고 야만적이고 의롭지 못했으며

어떤 자들이 손님에게 친절하고 신을 두려워하는 마음씨를 가지고

사는지도 말씀해주시오. 또 그대가 왜 아르고스의 다나오스 백성들과

일리오스의 운명을 듣고는 눈물을 흘리며 마음속으로 슬퍼하는지

그 까닭도 말씀해주시오. 그 운명은 신들께서 만드신 것이오.

인간들에게 주실 파멸의 실은 신들께서 자으시니까요.

이는 후세 사람들에게도 노랫거리가 있게 하시려는 것이오.

혹시 그대의 친척이 일리오스 앞에서 전사했소? 그는 사위였든

장인이었든 틀림없이 고귀한 사람이었겠소. 사실 사위와 장인은

우리 자신의 혈륙 다음으로 가장 가까운 사이요.

아니면 다정하고 고귀한 어떤 전우가 전사했소?

슬기로운 것들을 알고 있는 전우야말로 형제나 다름없지요."

 - 호메로스, 『오뒷세이아』, 제8권 제572∼586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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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소포클레스의 『필록테테스』
    from Value Investing 2014-09-12 11:14 
    소포클레스의 비극 작품 7편 가운데 이 작품은 다른 작품들과는 유별나게 다른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그리스 비극 작품 가운데서도 매우 드물게 몇몇 남자들만 무대에 등장하지만 그 어떤 소설 못지않은 독특한 재미가 넘쳐난다. 비극경연대회에서 이 드라마로 우승했을 때 소포클레스의 나이가 아흔이 다 된 노인이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이 작품의 주인공인 필록테테스는 헤라클레스가 장작더미 위에서 화장될 때 불을 붙여준 댓가로 활을 물려받은 명사수였으나 그는 그리
 
 
 
오뒷세이아 - 그리스어 원전 번역 원전으로 읽는 순수고전세계
호메로스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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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내가 아무리 괴롭더라도 지금은 저녁을 들게 해주십시오.

가증스런 배(腹)보다 파렴치한 것은 달리 아무것도 없으니까요.

배란 녀석은 내가 지금 이렇게 마음이 슬픈 것처럼

사람들이 몹시 지쳐 있고 마음이 슬플 때도

자기만 생각해달라고 명령하고 강요하지요.

배란 녀석은 나더러 먹고 마시라고 재촉하고 내가 겪은

모든 것을 잊게 하며 자기만 채워달라고 다그치지요.

비록 많은 고생을 한 뒤이기는 하지만 불운한 내가

고향 땅을 밟을 수 있도록 그대들은 날이 새는 대로

서둘러주십시오. 나는 내 재산과 하인들과 지붕이 높다란

큰 집을 볼 수만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겠소이다.


 - 호메로스, 『오뒷세이아』, 제7권 제215∼225행

 

 

 

알키노오스의 왕궁에 있는 오뒷세우스

프란체스코 하예즈(Francesco Hayez, 1791~1882), 1813 ~ 1815, 카포디몬테 국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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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뒷세이아 - 그리스어 원전 번역 원전으로 읽는 순수고전세계
호메로스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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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리아 섬에서 나우시카아와 그 하녀들에 의해 발견된 벌거벗은 오뒷세우스

파올로 파리나티(Paolo Farinati, 1524~1606), 16세기경, 루브르 박물관

 

 

그러니, 여왕이여! 그대는 나를 불쌍히 여기시오.

천신만고 끝에 나는 맨 먼저 그대에게 왔고, 이 도시와 이 나라에

사는 사람들 중에 내가 아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기 때문이오.

그러니 그대는 내게 도시를 가리켜주시고 몸을 가리도록 헌 옷도

한 벌 주시오. 이리로 오실 때 옷을 쌀 보자기를 가져오셨다면

말이오. 신들께서 그대가 마음속으로 열망하는 것들을 모두

베풀어주시기를! 남편과 가정과 금실지락(琴瑟之樂)을 신들께서

그대에게 베풀어주시기를! 부부가 한마음 한뜻이 되어 금실 좋게

살림을 살 때만큼 강력하고 고귀한 것은 없기 때문이오.

그것은 적들에게는 슬픔이고 친구들에게는 기쁨이지요.

그러나 그것을 가장 많이 경험하는 것은 바로 그 자신이지요."


 - 호메로스, 『오뒷세이아』, 제6권 제175∼185행


 

스케리아의 오뒷세우스

장 브로크(Jean Broc, 1771~1850), 19세기경, 마냉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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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뒷세이아 - 그리스어 원전 번역 원전으로 읽는 순수고전세계
호메로스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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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신 아테네의 말)

신과 같은 오뒷세우스는 그들에게 온화한 아버지였건만 그가

통치하던 백성들 중에 그를 기억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으니

말예요. 그는 어떤 섬에서 심하게 고통 받으며 그를

억지로 붙들고 있는 요정 칼륍소의 홀에 누워 있어요.

그래서 그는 고향 땅에 돌아갈 수가 없어요.

그에게는 노를 갖춘 배도 없고

바다의 넓은 등으로 그를 데려다줄 전우들도 없으니끼요.


 - 호메로스, 『오뒷세이아』,제5권 제11∼17행

 

 

  

"Calypso's Isle", Herbert James Draper(1864∼1920), 1897

 

 

(헤르메스의 말)

그분께서 이르시기를, 그대 곁에는 구 년 동안 프리아모스의 도시를

둘러싸고 싸우다가 십 년 만에 그 도시를 함락하고 귀향길에 오른

남자들 중에서 어느 누구보다 가장 비참한 남자가 있다고 하셨소.

그들은 귀향하며 아테네에게 죄를 지은 탓에 여신이

그들에게 사악한 바람과 긴 너울을 일으켰던 것이오.

그리하여 그의 다른 용감한 전우들은 다 죽고

바람과 너울이 그를 이리로 실어다주었던 것이오.

그런데 이제 제우스께서 그를 되도록 빨리 보내주라는

분부시오. 그는 가족들과 떨어져 이곳에서 죽도록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가족들을 만나고 지붕이 높다란 집과

고향 땅에 닿는 것이 그의 운명이기 때문이오."

그가 이렇게 말하자 여신들 중에서도 고귀한 칼륍소가

몸서리치며 그에게 물 흐르듯 거침없이 말했다.

"무정하시도다, 그대들 남신들은! 그리고 그대들은 유별나게

질투심이 강하시오. 그대들은 어떤 여신이 인간을 사랑하는 남편으로

삼아 공공연히 인간과 동침하게 되면 질투를 하시니 말예요.

 

 - 호메로스, 『오뒷세이아』, 제5권 제105∼120행 

  

 

그녀가 가서 보니 그는 바닷가에서 앉아 있었다. 그의 두 눈에는

눈물이 마를 날이 없고, 귀향하지 못함을 슬퍼하는 가운데

그의 달콤한 인생은 하루하루 흘러갔으니 그에게는 더 이상 요정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까닭이다. 하지만 그는 밤에는 속이 빈 동굴 안에서

마지못해 원치 않는 남자로서 원하는 여자인 그녀 곁에서 잠들곤 했다.

그러나 낮이면 그는 바닷가 바위들 위에 앉아

눈물과 신음과 슬픔으로 자신의 마음을 괴롭히고 있고

눈물을 흘리며 추수할 수 없는 바다를 바라다보곤 했다.


 - 호메로스, 『오뒷세이아』, 제5권 제151∼158행

 

 

  

오뒷세우스와 칼륍소, 아놀드 뵈클린(Arnold Böcklin, 1827~1901), 1883년, 바젤 미술관

 

 

(칼륍소의 말)

제우스의 후손 라에르테스의 아들이여, 지략이 뛰어난

오뒷세우스여! 그대는 정말로 지금 당장 이대로 사랑하는

고향 땅에 돌아가기를 원하시나요? 그렇다 하더라도 편히 가세요.

그러나 만약 그대가 고향 땅에 닿기 전에 얼마나 많은

고난을 겪어야 할 운명인지 마음속으로 안다면

날마다 그리는 그대의 아내를 보고 싶은 열망에도

불구하고 이곳에, 비로 이곳에 나와 함께 머물며

이 집을 지키고 불사의 몸이 되고 싶어질 거예요.
······

(오뒷세우스의 말)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집에 돌아가서 귀향의 날을

보기를 날마다 원하고 바란다오. 설혹 신들 중에

어떤 분이 또다시 포도줏빛 바다 위에서 나를 난파시키더라도

나는 가슴속에 고통을 참는 마음을 갖고 있기에 참을 것이오.

나는 이미 너울과 전쟁터에서 많은 것을 겪었고 많은 고생을 했소.

그러니 이들 고난들에 이번 고난이 추가될 테면 되라지요.


 - 호메로스, 『오뒷세이아』, 제5권 제203∼224행

 

  

 

그러나 큰 너울이 흐르는 바닷물을 따라 그를 이리저리 날랐다.

마치 가을날 북풍이 서로 바싹 붙어 있는

엉겅퀴들을 들판 위로 나르듯이, 꼭 그처럼

바람들이 바다 위로 뗏목을 이리저리 날랐다.

때로는 남풍이 북풍에게 뗏목을 나르라고 내던지는가 하면

때로는 동풍이 서풍에게 뗏목을 추격하라고 양보했다.

 - 호메로스, 『오뒷세이아』,제5권 제327∼332행

 

  

 

그래서 그는 앞으로 내달아 양손으로 바위를 잡고는

큰 너울이 지나갈 때까지 신음하며 그것을 꽉 붙잡고 있었다.

그리하여 그는 너울에서 벗어났으나 그 너울은 도로 물러나면서

다시 덤벼들더니 그를 쳐서 멀리 바다로 던져버리는 것이었다.

마치 문어가 구멍에서 끌려 나오고 그것의 빨판들에는

조약돌들이 덕지덕지 붙어 있을 때와 같이,

꼭 그처럼 그의 대담무쌍한 두 손은 바위에 부딪쳐

살갗이 찢겼고 그 자신은 큰 너울에 감춰졌다.


 - 호메로스, 『오뒷세이아』,제5권 제428∼435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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