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자신의 봄을 여름으로 바꾸어야 한단 말인가?






자연은(해와 바람과 비, 그리고 여름과 겨울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이 순수하고 자애로워서 우리에게 무궁무진한 건강과 환희를 안겨준다. 그리고 우리 인류에게 무한한 동정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만약 어떤 사람이 정당한 이유로 슬퍼한다면 온 자연이 함께 슬퍼해줄 것이다. 태양은 그 밝음을 감출 것이며 바람은 인간처럼 탄식할 것이며 구름은 눈물의 비를 흘릴 것이며 숲은 한여름에도 잎을 떨구고 상복을 입을 것이다. 내가 어찌 대지와 교제를 갖지 않겠는가? 나 자신의 일부분이 그 잎사귀이며 식물의 부식토가 아니던가!

 - 『월든』 중에서


 * * *

소로는 내가 그의 책을 읽어보지 못했더라면 결코 그런 인물이 있었으리라고 쉽게 상상하기 어려웠을 듯싶은 그런 사람이다. 그는 비록 너무 젊은 나이에 그가 그토록 사랑하던 자연 속으로 되돌아가고 말았지만, 그가 평생 동안 '영원한 현재'를 붙잡기 위해 '순간의 기념비'에 글을 새기듯 써 놓은 일기들을 읽어 보면 그가 아직도 여전히 우리 곁에 바싹 가까이 머무는 듯하다.

나는 가끔씩 그가 '지금 여기' 되살아 나온다면 그의 일기는 도대체 어떤 내용들로 채워 나갈지 너무 걱정스럽다는 생각을 떠올릴 때가 여러 번 있었다. 그가 떠난 후 150년 동안 '문명'은 비록 '발전'했을지 몰라도 우리의 삶은 그가 '걱정'했던 수준보다 훨씬 더 퇴보했음이 갈수록 분명해 보인다. 사실 그의 글을 읽을 때마다 나는 그가 지금이라도 당장 나타나서 '어서 그 바보같은 짓들을 당장 멈추지 못할까!'하고 호통칠까 두렵다는 생각이 들 때도 많았다.

그는 아주 젊은 나이에 홀로 월든 호숫가에 오두막을 짓고 숲속에서 '자발적인 가난'을 겪은 사람이다. 그는 스스로 절박하게 자연과 하나가 되고 싶은 삶을 갈망했으며 자연 속에서 진정한 삶의 기쁨과 환희를 온몸으로 느끼며 살았던 사람이었다.

그는 사람들과 떨어져 살면서도 누구보다 더 '사람들의 삶'을 걱정했던 사람이다. 그가 남겨놓은 글들이 그것을 증명한다. 클리프턴 패디먼의 말대로 "
소로는 살아생전에는 자기 자신을 상대로 무수히 많은 독백을 했다. 그러나 사후에는 수백만 명의 사람들을 상대로 말하고 있다. 어쩌면 수억 명의 사람들을 상대로 호소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주석달린 월든』中에서)


그는 어린 시절에 시골에서 자랄 때부터 이미 자연과 온전히 동화된 삶을 자연스럽게 체득했던 인물이다. 그는 '우리는 볼 준비가 되어 있는 것만을 볼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자연과 물아일체가 되는 삶을 타고난 것처럼 보인다.

그가 쓴 일기들은 스무 살 때나 마흔 살 때나 한결같은 느낌이 든다. 그가 스무 살 때 쓴 일기들을 보면 몽테뉴의 말이 떠오른다. "나로서는 우리 심령은 20세가 되면, 그것이 장차 될 싹수는 다 풀려져서 할 수 있는 능력을 모두 약속해 준다고 본다. 이 나이에 자기 능력의 명백한 징조를 보여 주지 않은 심령으로서, 그 후에 그런 능력을 가진 증거를 보여 준 일은 없었다. 자연의 소질과 덕성은 이 시기가 되면 그 심령이 가진 강력하고 아름다운 표시를 보여 준다. 그렇지 않으면 영원히 보여 주지 않는다."

그는 그만큼 자연과 인류 문명 사이의 '본질적인 관계'를 일찍 깨달았던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는 잘못된 방향으로 진행되는 모든 흐름에 대해 반대했다. 그래서 "그는 위험한 인물이다. 그는 혁명가는 아니지만 아주 파괴적인 사람이다. 예수 못지않게 과격한 인물이다. 그는 마르크스처럼 사회를 전복시키려 하지는 않았다. 그는 생명을 거부하는 마르크스의 국가는 다른 생명 거부의 국가나 별반 다를 게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당대의 일반적 흐름에 온몸을 던져 반대했다."는 평가를 듣는 인물이다.

나는 그의 책을 읽을 때마다 끊임없이 떠오르는 몇 가지 생각들 때문에 스스로 즐겁다. 다른 무엇보다도 나는 우선 그의 글 속에서 내가 어린 시절을 보냈던 '고향의 자연'을 떠올릴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 나도 이미 고향을 떠나 복잡한 대도시에 몸을 깃들여 산지 벌써 서른 해를 넘겼지만 그래도 드물지 않게 '내고향'을 가끔씩 찾아가 본다. 그리고 고향을 찾을 때마다 잊고 지내왔던 '고향 냄새'를 다시금 느끼며 형언할 수 없는 '행복감'을 남몰래 느낄 때도 많다. 그렇지만 소로의 글을 읽을 때면 그런 행복감을 '아무때나' 느낄 수 있다. 소로의 책을 펼치면 봄과 여름, 가을과 겨울의 온갖 다채로운 풍경들이 골고루 떠오르며, 고향 시골에서 '자연의 여러 친구들과 함께 한 순간들'이 좀 더 파노라마처럼 길게 이어지며 좀 더 아름다운 영상으로 뚜렷하게 펼쳐지는 모습을 구경할 수도 있어서 좋다.

나는 또 그의 글을 읽을 때마다 '나도 언젠가는' 아름다운 나의 고향으로 되돌아가 그곳에서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을 즐길 수 있으리라는 꿈을 꿀 수 있어서 좋다. 가끔씩은 그의 책을 읽는 동안에 벌써 '내가 살 집을 짓고, 그 곳에서 귀뚜라미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책을 읽고 있는 모습'을 그려 보곤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조용한 절망의 삶을 영위한다."는 것을 깨닫고, 소로는 철저히 자신의 방식대로 인생을 살아 나가기로 결심했다. 적응하고, 동화하고, 합류하고, 개혁하고, 완성하는 대신에 삶 그 자체를 살아나가기로 마음먹었다." 나는 왜 그렇게 살지 못할까? 소로의 글이 매번 즐겁게 읽히다가도 나는 그가 보여준 '강력한 실천이라는 덕목' 앞에서는 한없이 초라해지며 곧바로 나 자신을 스스로 책망할 수밖에 없게 된다.

"소로처럼 자연을 즐기고 해석하는 능력을 갖지 못한 사람들에게, 그의 생활 방식은 별 호소력이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의 삶은 이미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너무나 폭넓게 인정받고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리고 그런 경향은 시간이 흐를수록 강도를 더해갈 수도 있으리라고 본다.

 * * *

(아래의 글들은『소로의 자연사 에세이』에서 '따왔다'. 그나마 사진들은 내가 찍은 최근의 것들이다.)


매미의 울음소리

자연에는 빈틈이 없고 모든 부분이 생명으로 가득하다. 나 또한 즐겁게 여름 한낮을 가득 채우며 영원의 조직과 결이 바로 이런 것들로 이루어졌겠구나 싶은 온갖 소리의 근원을 탐구한다. 날카로운 점호 나팔 같은 매매의 울음소리를 누가 기억하지 못하겠는가? 아나크레온의 송시에서 보듯 오래전에 그리스에서도 이런 소리를 들을 귀를 가진 사람이 있었다.(15쪽)


Shooting Date/Time 2013-09-01 오후 3:12:46


귀뚜라미의 우는 소리

가을철 한낮에는 어디서나 귀뚜라미의 귀뚤귀뚤 우는 소리가 들린다. 여름에는 주로 해질녘에 우는 데 반해 가을 이때쯤에는 끊임없이 울어대는 한 해의 저녁을 재촉한다. 세상을 괴롭히는 그 모든 허망한 것들이 밤이 선택한 선율을 조금도 바꾸지 못한다. 모든 맥박 뛰는 소리는 귀뚜라미의 노랫소리와 벽 속 살짝수염벌레의 사각사각 소리와 정확하게 들어맞는다. 할 수 있거든 이것들과 맥박 소리를 번걸아 들어보라. (17쪽)


지는 해가 웅장한 소나무 숲의 반대편을 환히 비추고 있었다.(169쪽)


Shooting Date/Time 2013-09-30 오후 6:06:47


마침내 해와 바람이 자신들을 가렸던 커튼을 걷어내면 하늘을 다시 볼 수 있게 된다.(30쪽)


Shooting Date/Time 2013-10-06 오후 5:47:23


우리의 탐험


사실 우리는 소심한 원정대원들이며, 요즈음에는 인내가 필요하며 결코 끝날 것 같지 않은 일은 해보려 들지 않는 걷는 사람에 불과하다. 우리의 탐험은 저녁이면 우리가 출발한 익숙한 벽난로 곁으로 되돌아오는 여행일 따름이다. 그 산책의 절반은 온 길을 되돌아가는 것이다. 아주 짧은 산책이라도 불멸의 모험심에 사로잡혀 어쩌면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다는 마음으로 출발해야 한다 - 황폐한 왕국에 방부 처리된 우리의 심장을 유물로 보낼 준비를 갖추고서 말이다. 부모와 형제자매, 부인과 아이, 그리고 친구들을 떠나 다시는 그들을 보지 못할 준비가 되어 있고, 빚을 갚고 유언장을 작성했으며, 모든 일을 정리해서 자유인이 되었다면 비로소 당신은 산책을 할 준비가 된 것이다.(126쪽)


Shooting Date/Time 2013-10-06 오후 6:15:57


자연은 돼지 앞에다 진주를 던지지 않는다

사물들이 우리 시야에 보이지 않는 것은 그것들이 우리의 시선이 가는 경로에서 벗어나 있기보다는 우리의 정신과 눈을 그쪽으로 가져가지 않기 때문이다. 다른 어떤 젤리(jelly)에도 보는 능력이 없는 것처럼, 우리 눈 그 자체에도 보는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얼마나 멀리 넓게, 혹은 얼마나 가까이 좁게 보아야 하는지를 깨닫지 못한다. 자연현상의 아주 많은 부분을 이런 이유로 인해 사는 동안 보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정원사는 단지 자신의 정원만 본다. 정치경제학과 마찬가지로 여기서도 공급은 수요에 응한다. 자연은 돼지 앞에다 진주를 던지지 않는다. 풍경은 우리가 소중히 여길 준비가 되어 있는 만큼-한 티끌의 더도 아니라-의 아름다움만을 우리에게 내보인다. 어떤 사람이 한 특정한 언덕 꼭대기에서 보게 될 실제 사물들은 다른 사람이 보게 될 사물과는 바라보는 사람이 다른 것만큼 상이할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당신이 앞으로 나아갈 때 진홍참나무가 이미 당신 눈 속에 있어야 한다. 그것에 관한 생각에 사로잡혀 그것을 머릿속에 집어넣을 때에만 우리는 비로소 어떤 것을 볼 수 있다-그렇게 되면 우리는 다른 것은 거의 볼 수 없다.(216∼217쪽)


Shooting Date/Time 2013-10-10 오후 5:38:04


봄에는 푸르고 가을에는 노랗게 무르익어라.

모든 바람에 몸을 내맡겨라. 어떤 계절이든 당신의 모든 구멍을 열어 자연의 온 기운을, 모든 하천과 대양을 들이마셔라. 독기와 감염은 몸 밖이 아니라 몸 안에서 생긴다. 자연이라는 위대한 영향력을 받아들이는 대신 자연법칙에 어긋난 삶을 살다 무덤가에 이른 병약자는 그렇게 여전히 부자연스러운 삶을 지속하면서 특정한 풀로 만든 차만을 마시는데, 이는 바람구멍에서는 절약하지만 마개에서 낭비하는 셈이다. 그는 자연도 자신의 삶도 사랑하지 않은 채 병들어 죽어가기에 그를 살릴 수 있는 의사는 없다.

봄에는 푸르고 가을에는 노랗게 무르익어라. 물병처럼 각 계절의 영향력을 마셔라. 너를 위해 특별히 조제되어 어떤 치료에도 쓰일 수 있는 진정한 만병통치약이다. 여름의 물병은 사람을 아프게 하는 일이 없고, 그의 지하저장실에 저장해둔 물병만이 사람을 아프게 한다. 네가 빚은 포도주가 아니라 자연이 담아준 포도주를, 염소나 돼지가죽에 보관한 포도주가 아니라 가지각색의 고운 베리 껍질에 담긴 포도주를 마셔라.

대자연이 너 대신 담고 절이고 보존하게 하라.

모든 자연은 매순간 최선을 다해 우리를 건강하게 한다. 자연의 존재 이유가 달리 있는 것이 아니다. 자연에 반항하지 말라. 아무리 약한 체질이라도 병들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은 온 자연이 아니라 몇몇 야생 것들만이 유익하다는 것을 발견했고 알아냈다고 생각한다. 물론 자연은 건강의 또 다른 이름일 뿐이다. 자신이 봄 혹은 여름, 가을, 겨울에 몸이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여러분들이 말장난을 용서한다면 이는 그들이 참으로 그러한 계절 속으로 잘, 즉 제대로 들어와 있지 않기 때문이다.(318∼319쪽)

 

 * * *

소로의 일기 엿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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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2년

7월 26일

내가 사람과 멀어진 이유는 자연과 친밀해졌기 때문이다. 태양과 달, 아침과 저녁에 대한 나의 관심이 나를 고독하게 만들었다.

이 세상에 석양 진 하늘만큼 숭고한 그림은 없다. 석양을 보기 위해서 그 누구와 만날 필요는 없다. 따라서 나는 당연히 사람들과 단절될 수밖에 없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명확히 자각하는 바로 그 순간, 정신은 인간 사회로부터 멀어진다. 교제에 대한 나의 욕망은 무한히 크지만 실제 사회에 대한 나의 적응력은 오히려 감소한다.


1854년

4월 16일

요즈음 한 이웃이 불쾌감을 줄 정도로 품위를 내세우고 다닌다. 그와 만날 때 나는 마음속으로 말한다. "안녕! 나는 자네가 태도를 바꿀 때를 기다리겠네. 당장 말 한마디에 자네의 명예가 무너질 수도 있는데 이렇게 수고스럽게 고상함을 뽐낼 필요가 뭔가? 나는 가볍고 가느다란 칼에 찔려 상처를 입는 것이 곤봉에 맞아 쓰러지는 것보다 더 낫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네. 자네의 위엄이 하도 당당해서 나는 자네의 반경 3미터 안으로는 들어갈 수 없을 정도라네." 왜 사람들은 이렇게 상대방을 위압하려고 애쓰는 것일까? 왜 단순하지 못할까? 자기 자신만을 가치 있는 인물이라고 간주할까? 오, 나는 어째서 이런 얇은 피부나 토기만을 상대해야 하는가? 그들은 내가 웃을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모르는가? 반박할 수 없는 대단한 위엄을 지닌 사람들!

(『몽테뉴 수상록』가운데 어떤 구절을 여기에 덧붙인다면 조금 이상할까?)
 

'재치가 아니라 심령이 문제될 때에' 마음에 드는 것 모두가 배불려 주는 것은 아니다

내가 키케로의 《투스쿨라나에》(키케로의 대표적 작품)를 못 읽어 보았더라면 죽기가 더 힘들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나는 그렇다고 보지 않는다. 나는 이제 진실로 죽음을 마주 대하고 보니, 말재주는 좀 늘었으나 마음에는 별로 얻은 것이 없다고 느낀다. 마음은 내 본성이 만들어 준 그대로이며, 사람들과 공통의 보조로 싸움을 위해서 무장하고 있다. 책은 나를 훈련은 시켜주었을망정 가르쳐 준 것은 별로 없다.

뭐라고? 학문이 새로운 방어책을 가지고 우리가 타고난 불운에 대항해서 새로운 방비로 무장해 주려고 시도하다가, 우리를 보호해 주는 이치와 묘책을 지닌 것 이상으로 이 인생이라는 불운이 바로 거창하고 무거운 짐이라는 인상을 우리의 사상 속에 깊이 새겨 주는 것이라고 한다면? 그런 것은 학문이 우리를 쓸데없이 깨우치는 묘책이다. 속이 가장 짜이고 현명한 작가들을 두고 보아라. 그들은 옳은 논법을 둘러서 얼마나 경박한 다른 논법들을, 그것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속이 빈 논법들을 뿌려 놓고 있는가. 그것은 우리를 속이는 언어만의 헛된 말재간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런 것은 유용할 수도 있기 때문에 나는 그것을 달리 쓸데없이 너저분한 이론으로 보고 싶지 않다. 이 서적 속에도 빌려 왔거나 모방했거나 해서, 이런 식의 문장이 상당히 여러 군데에 끼여 있다. 그러므로 좀 묘한 구절을 힘차다고, 날카로운 점을 견고하다고, '마시기보다도 맛보기에 더 좋은 것'(키케로)을 가지고 잘되었다고 부르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재치가 아니라 심령이 문제될 때에'(세네카) 마음에 드는 것 모두가 배불려 주는 것이 아니다.(1156쪽)

 



8월 9일

보스턴으로 갔다.
《월든》이 출간되었다.

"『월든』출간." 『월든』이 출간된 1854년 8월 9일. 소로가 일기에 쓴 내용의 전부다. 그가 월든 호수로 이주한 후 9년 동안 일곱 번이나 원고를 고쳐 쓴 후에 맺은 결실이었다. 그가 일기에 남긴 기록을 보면 『월든』은 그에게 지극히 평범한 사건 중 하나였을 뿐인 듯하다. - 『주석달린 월든』중에서

 


9월 2일

나의 잘못은 다음과 같다.
패러독스 - 정반대의 것만을 말함 - 모방일지 모르는 방법.
착상의 교묘함.
말로 희롱함 - 되웃어주는 것 - 단순 - 강건 - 명료하지 않을 때도 있음.
나 자신의 말을 해야 할 때에도 유명한 표현이나 격언을 사용함.
진지하지 못할 때도 있음. '요컨대', '사실', '참으로!' 등. 의식의 결여.

(나의 생각)
나의 잘못은 너무나 많아서 일일이 열거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다만, 소로의 일기장에서 '내가 너무나 자주 저지르는 잘못'을 발견한 건 좀..... 감격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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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든』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한 대목을 덧붙이는 것으로 이 글을 맺고 싶다.

왜 우리는 성공하려고 그처럼 필사적으로 서두르며, 그처럼 무모하게 일을 추진하는 것일까? 어떤 사람이 자기의 또래들과 보조를 맞추지 않는다면, 그것은 아마 그가 그들과는 다른 고수의 북소리를 듣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이 듣는 음악에 맞추어 걸어가도록 내버려두라. 그 북소리의 음률이 어떻든, 또 그 소리가 얼마나 먼 곳에서 들리든 말이다. 그가 꼭 사과나무나 떡갈나무와 같은 속도로 성숙해야 한다는 법칙은 없다. 그가 남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자신의 봄을 여름으로 바꾸어야 한단 말인가?
 - 『월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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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소로우의 질문과 대답
    from Value Investing 2013-11-22 15:35 
    (밑줄긋기) 당신의 글(소로우가 잡지에 발표한 산문)을 읽고 전에 당신이 하는 말을 들었을 때 받았던 강렬한 인상이 다시금 내 기억 속에 떠올랐습니다. 지난번 콩코드에서 당신을 마지막으로 만났을 때, 당신은 우리의 문명 사회를 떠나는 것에 대해 진지한 어조로 말했습니다. 당신 친구들이 속해 있는 이 사회가 그립지 않겠느냐고. 당신의 대답은 매우 단호하고 본질적인 것이었습니다."아니오. 난 아무것도 동경하지 않습니다." (13쪽) "강둑 위를 환하게 비
 
 
숲노래 2013-10-12 1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로우 님 글을 떠올리며 사진을 찍으셨나요?
사진이 보드랍고 따스합니다.

번역글 가운데 "곡식 노랗게 익으라" 하고 옮긴 대목은
번역을 잘못했지 싶어요.
oren 님도 시골에서 자라셨다면 아실 테지만,
곡식은 '노란' 빛이 아니라 '누런' 빛이니까요.

제가 오늘 읽은 어느 번역책에는
'태양빛 먹으며 자라는 나무'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 또한 번역이 잘못되었어요.
나무도 풀도 곡식도 '빛' 아닌 '볕'을 먹거든요.

햇볕을 먹어야 풀과 나무가 자라고, 사람도 햇볕으로 비타민 성분을 얻어요.
햇빛은 사물을 알아보고 무지개와 같은 빛깔을 이루도록 하는 기운이에요.
볕과 빛, 여기에 살(햇살)을 제대로 가눌 줄 아는 작가와 번역가가 드문 탓은
아무래도 도시에 있는 학교에서 공부만 했을 뿐,
막상 시골살이나 숲(자연)을 가까이하지 않아
머리로도 몸으로도 마음으로도 모르기 때문이지 싶어요.

저는 요즈음 완전히 절판되어 사라진 소로우 님 평전을 읽는데,
이 책이 다른 출판사에서 복간되지는 않은 듯하고,
복간될 수 있을는지도 잘 모르겠어요.

소로우 님 책 그러모은 사진이 참 보기 좋습니다.
저기에 <씨앗의 희망>도 찾아내어 함께 그러모으실 수 있기를 빌어요.
<씨앗의 희망>도 참 훌륭한데, 안타깝게 너무 일찍 절판되어서... ㅠ.ㅜ

oren 2013-10-12 11:48   좋아요 0 | URL
소로의 글을 읽을 때마다 그 분을 닮은 분들이 여기 우리나라에도 적지 아니 계시리라 저는 믿고 싶어요. 그리고 그리 멀리서 찾을 일도 아니고 바로 이곳 알라딘에도 한 분 계시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됩니다. 함께살기 님의 글을 읽을 때는 자연스럽게 소로의 글을 참 많이 닮았다는 생각도 자주 들고요.

함께살기 님께서 지적해 주신 부분은 《소로의 자연사 에세이》의 마지막 쪽에 나오는 글인데, 제가 인용한 대목인 "봄에는 푸르고 가을에는 노랗게 무르익어라" 라는 표현은 굳이 '곡식'이 무르익는 모습만을 빗대어 표현한 것처럼 보이지는 않습니다. 소로가 이 책의 여러 에세이 가운데 《산책》,《가을의 빛깔》,《야생 사과》,《허클베리》등에서 자연(풀,꽃,나무,과일 등등)의 온갖 빛깔들을 다채로운 언어로 섬세하게 묘사한 부분들을 읽어보면 '가을에는 노랗게 무르익어라'는 '노랗게 물든 단풍잎이나 과일'에 빗댄 것처럼 읽히는 대목이 아닐까 싶어요. (제가 『월든』에서 인용한 '나 자신의 일부분이 그 잎사귀이며 식물의 부식토가 아니던가!'라는 대목을 보더라도 그렇고, 저는 그렇게 읽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을 번역하신 분이 다행히 '생태와 환경에 관한 글'을 많이 쓰시는 분이라는 점을 살펴 보더라도(역자 소개에는 문학과 환경학회 창립 멤버로서 회장을 지냈다고 나옵니다) 번역이 그리 잘못 되었다고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물론 함께살기 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곡식은 누렇게 익는 모습이 가장 흔하리라 저도 생각하구요.

소로의 평전은 저도 '구경조차' 하지 못했는데 함께살기 님께선 그런 귀한 책도 갖고 계시는군요. 그리고 《씨앗의 희망》은 저도 올해 봄에 사 두었는데 그 책이 벌써 '절판'되었군요. 제가 산 책은 책값이 9,800원인데, 알라딘 중고상품 가격은 최저 15,000원부터 최고 37,000원까지 '꽤나 비싸게' 나와 있는 게 제법 흥미롭군요.

yamoo 2013-10-12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전부 소로우의 저서들이네요!!!! 전 월든 한 권 밖에 없는데....
소로우는 미국정신을 만든 인물 중 하나라서 언젠가는 전집을 읽어보아야 하는데, 계속 멀어지기만 하네요...ㅜㅜ
지난 번 도올의 중용 강의에서 소로우의 위대함을 다시금 접해서 관심만 뭉게뭉게 커져가고 있습니다..ㅎ

자연과 더불어 산 소로우의 삶을 떠올리게 하는 아래의 자연 사진은 정말 멋지네요!!!



아, 근데 이 페이퍼 작성 시간이 새벽 2시가 넘었어요!

oren 2013-10-12 11:24   좋아요 0 | URL
저는 『월든』을 여러 권 가지고 있습니다. 정말 농담이 아니구요. 제가 여러 권을 한꺼번에 살 때만 하더라도 『월든』한 권의 책값이 겨우 9,800원에 불과했어요.(제가 와장창 사들인 책은 [개정2판 16쇄, 2010년 4월 9일]에 나온 책이네요. 그렇게 사 둔 책들을 가끔씩 '월든을 읽을 만한 분들께' 선물로 드리고 있답니다. 그러고 보니 그 때 무척 싸게 사들인 책도 이제는 '재고'가 얼마 남지 않았군요.

페이퍼를 작성한 어젯밤은 사실 무척 피곤한 상태였어요. 마침 어제 오후에는 고교동기 녀석들 여럿이 함께 제법 쎄게 불던 가을 바람과 맞서 싸우며 운동을 했고, 저녁이 늦도록 웃고 떠드느라 집에 들어온 시간이 제법 늦었거든요. 그래도 그 모임에 최후까지 남아 있지 않고 빠져 나온 덕분에 이 글이라도 쓸 수 있었어요. ㅎㅎ

saint236 2013-10-12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로의 책이 이렇게 많군요....

oren 2013-10-14 14:11   좋아요 0 | URL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글을 썼던 점에 비춰 보면, 막상 출판되어 세상에 나온 책이 그리 많지 않다고도 생각할 수 있을 듯해요.

2013-10-13 09: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0-14 14: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크(pek0501) 2013-10-14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과 가을과 풍경과 추억과 사진... 이 다섯 가지를 깊이 감상할 줄 아시는 행복한 예술가이십니다, 오렌 님은...^^

oren 2013-10-14 14:17   좋아요 0 | URL
아이고... 정작 저는 갑자기 불어닥친 '가을 바람'에 겁도 없이 쏘다니며 나돌아 다녔더니, 몇 년 만에 제대로 찾아온 심한 감기·몸살을 얻게 되어 여러모로 아주 죽을 지경입니다요... ㅠㅠ

2013-10-16 09: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0-16 11:51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