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지의 섬, 영양..... 그리고 감천.......




 - 조지훈 시인이 태어난 '주실 마을'




 - 주실 마을 앞 들판




 - 호은종택(조지훈 생가)





 - 담장 위로 무럭무럭 자란 키 큰 코스모스





 - 주실 마을 풍경





 - 시골의 맑은 바람을 닮은 빛깔 고운 코스모스





 - 코스모스와 황금빛 벌판이 아름다운 주실 마을





 - 들녘에 가득한 코스모스





 - 뜰안에 핀 백일홍





 - '하트 모양'으로 벌어진 어름





 - 통통한 알밤





 - 주렁주렁 달린 사과





 = 잎담배를 손질하는 풍경





 - '정부 수납'을 앞두고 마지막 손질에 바쁜 때





 - 빛깔이 고운 잎담배





 - 잠시 쉴 틈도 없이 바쁜 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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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고향의 가을 풍경
    from Value Investing 2015-10-06 00:26 
    나이 탓일까. 계절이 바뀔 때마다 시시각각 피어나고 지는 이름모를 들풀조차 아름답게 보일 때가 더 잦아지는 듯하다. 바람과 구름, 강 위로 고요히 반짝이던 햇살, 종갓집 담벼락 아래 고혹적으로 피어 있던 백일홍, 친척 할머니댁 마당에 잔뜩 널려 있던 잘 마른 땅콩, 할머니댁 담벼락을 타고 탐스럽게 주렁주렁 달려 있던 머루 등등 다른 많은 아름답게 빛나던 것들엔 셔터를 누를 생각조차 못했다. 그래도 요만큼이라도 담아 온 게 어디냐 싶다.
 
 
hnine 2013-10-02 0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경 잘 하고 갑니다. 담배 잎 말려서 손질하는 모습은 사진을 통해 처음 봅니다. 잎이 저렇게나 큰지도 몰랐고요. 손질하시는 어르신의 구부정한 허리에도 눈길이 머물고요. 사과를 좋아해서 나무에 사과가 많이 달린 걸 보니 제가 키운 것도 아니면서 그냥 뿌듯하네요.
기와 구조의 집들은 멀리서 봐도 안정되어 보여요. 위로 치솟기 보다 아래로 착 깔리는 듯한 모양이라서 그럴까요.
으름과 밤의 저 단단해보이는 껍질을 벌어지게 하는 건 아마 기계의 힘도 아니고 사람의 힘도 아니고 식물 스스로의 생명력, 자연의 힘이겠지요?
사진들 보면서 제가 말이 많아집니다 ^^

oren 2013-10-02 10:19   좋아요 0 | URL
저도 어릴 때 '담배 농사'를 많이 거들어 봐서 아는데요. 저 담배 농사 일이 보통 힘드는 게 아니에요. 이른 봄에 비닐하우스에서 모종을 심을 때만 해도 '동심'은 힘든 줄 모르는데(그저 늦겨울이나 초봄의 찬 바람을 막아주는 따스한 비닐하우스가 참 좋은 놀이터였으니까요), 밭에 이랑을 장만하고 비닐을 깔고 모종을 옮겨 심고 약을 뿌려주고 할 때부터 고된 일이 시작되지요. 담배잎은 보통 가장 무더운 '삼복 더위'가 제일 바쁘게 담배잎을 수확하는 철이어서, 한여름 뙤약볕에 담배잎을 뜯는 일은 정말로 엄청난 무더위와의 전쟁이나 다름없어요. 그렇게 힘들여 뜯은 담배잎을 일일이 실어 나르고 새끼줄에 엮고 황초굴에 매달고 몇날 며칠을 '무연탄'을 때서 말리고, 다시 황초굴에서 꺼낸 뒤에서야 '사진에서 보시는 것처럼' 상품의 포장 단계로 들어가지요.

추석이 지나고 나서, 마침내 정부에 '수납'을 마치고 나면, 아버님께서 저녁 어스름에 술이 좀 벌콰하신 모습으로 읍내에서 돌아오시면서 '빳빳한 현찰'과 함께 '소고기 몇 근' 사 들고 마당 안으로 들어서시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네요. 우리 가족들은 그럴 때나 겨우 소고기국을 먹을 수 있었지요. 가마솥에 물을 넉넉하게 잡은 그 소고기국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별미였어요.

요즘은 고향에서도 고된 담배농사는 거의 짓지 않고(옛날에 비해선 훨씬 쉬워졌다고도 하고요) 사과 농사를 많이 지어요. hnine님꼐서 얼마 전에 드셨다는 '청송 사과'의 산지도 제 고향과는 자동차로 불과 20여 분 떨어진 거리에 있지요. 저도 참 말이 길어졌네요. ㅎㅎ

숲노래 2013-10-02 0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갓 떨어진 알밤은 하얀 빛이 돌 적에 껍질째 톡 깨물어 먹으면
아그작아그작 침이 넘어갈 만큼 맛있어요.

조지훈 님과 같은 고향 분이셨군요!

oren 2013-10-02 10:32   좋아요 0 | URL
밤나무 밑에서 직접 줍거나, 아니면 밤나무에 올라가 '밤송이'를 털고, 그 밤송이를 대나무 꼬챙이로 까서 먹던 밤맛은 정말 고소하지요. 어릴 때 시골에서 자랄 땐 밤송이 가시에 찔려 피도 많이 흘렸지만 그래도 호주머니를 불룩하게 '알밤'으로 채우던 재미에 아픈 줄도 모르던 시절이었지요.ㅎㅎ

조지훈 시인의 고향인 주실 마을은 우리 마을과는 조금 떨어져 있는데, 그래도 어릴 적에는 주실 마을까지 걸어다니곤 했지요. '한양 조씨'였던 조광조의 후손들이 '사화'를 피해 저 산속 오지나 다름없는 곳에 터를 잡은 지 벌써 4백여 년이 지났는데, 여러 분야에서 인물들을 많이 배출하여 '박사 마을'로도 유명한 곳이지요. 옛 조상들이 '터'를 참 잘 잡았다는 생각도 듭니다.

* * *

이 마을에는 청록파 시인이자 지조론의 학자였던 조지훈(1920∼1968)의 생가인 호은 종택이 마을 한복판에 널찍이 자리 잡고 있다.

이 종택에서 정면으로 바라보면 붓끝 모양으로 생긴 문필봉이 있고 옆에 연적봉이 자리해 있다. 여기에 물을 대어 주는 골짜기(注谷)가 있어 주실의 글은 마를 날 없어 학자가 많이 나온다고 한다. 이 마을은 재물, 사람, 문장을 남에게 빌리지 않는다는 삼불차 정신을 전통으로 간직해 인생을 당당하게 살도록 했다.


nama 2013-10-02 1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향 자랑에 배가 다 아파옵니다.
고향을 선택해서 태어날 수 있다면 저도 저런 동네에서 태어나고 싶습니다.
좋은 구경하고 갑니다.

oren 2013-10-02 22:50   좋아요 0 | URL
어릴 때 궁핍하게 자랄 때만 하더라도 제 고향이 그리 좋은 줄 몰랐습니다. 사방팔발을 둘러봐도 온통 산으로만 둘러 싸였고, 우리나라의 수도인 '한양땅'은 도저히 밟아보기 어려울 만큼 머나먼 곳에 있었으니까요. 오랜 세월이 흐르고 나니 그래도 '늘 정겹고 따스한 느낌'을 주는 '변치 않는 고향' 만큼 좋은 곳도 드물다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