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의 가을 풍경_2013. 9.28

 

 

나이 탓일까. 계절이 바뀔 때마다 시시각각 피어나고 지는 이름모를 들풀조차 아름답게 보일 때가 더 잦아지는 듯하다. 바람과 구름, 강 위로 고요히 반짝이던 햇살, 종갓집 담벼락 아래 고혹적으로 피어 있던 백일홍, 친척 할머니댁 마당에 잔뜩 널려 있던 잘 마른 땅콩, 할머니댁 담벼락을 타고 탐스럽게 주렁주렁 달려 있던 머루 등등 다른 많은 아름답게 빛나던 것들엔 셔터를 누를 생각조차 못했다. 그래도 요만큼이라도 담아 온 게 어디냐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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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돼지 2015-10-06 12: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진 보다가 너무 큰 사과가 나타나서 깜 놀랐습니다...
사과가 저한테 뚝! 떨어지는 줄 알았습니다.ㅎㅎㅎㅎㅎㅎ

oren 2015-10-06 16:52   좋아요 0 | URL
하마트면 사과 밑에서 큰 깨달음 얻을 뻔 하셨군요. ㅎㅎㅎ

저 사과 한 알이 땅에 떨어지는 걸 보고 드넓은 우주에서도 `서로 끌어당기는 힘`이 있음을 깨닳은 사람도 있었으니 `사과`는 결코 예사로운 과일은 아닌 듯해요. 니체가 `중력의 악령에 대하여` 쓴 글이 문득 생각납니다. 낙타처럼, 돼지처럼 살지는 말아야겠다 싶어요. ㅎㅎ

* * *

낙타처럼

이렇게 하여 우리는 사람들이 우리에게 지참물로 준 것을 굳은 어깨에 짊어진 채 몸을 사리지 않고 험한 산을 넘어간다! 우리가 땀을 흘리기라도 하면 사람들은 말한다. ˝그렇다. 삶이란 고된 것!˝이라고.

그러나 사람에게는 사람만이 짊어지기에 고된 짐이다! 낯선 것을 너무나도 많이 어깨에 짊어지고 가기 때문이다. 낙타처럼 무릎을 꿇고 마음껏 짐을 싣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 * * * *

돼지나 하는 일

모든 것을 맛있어 하는, 매사에 대한 만족. 이것이 최선의 취향은 아니다! 나는 ˝나˝, ˝그렇다˝ 그리고 ˝아니다˝를 말할 줄 아는 반항적이며 까다로운 혀와 위장을 높게 평가한다.

온갖 것을 다 씹어 소화하는 것은 돼지나 하는 일이다! 언제나 고분고분 이-아 하고 외치기, 나귀와 나귀와 같은 정신을 가진 자만이 그것을 배워 익힌다!

kj_Shin 2015-10-11 2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을 이렇게 찍을수가 있다니... 정말 놀랍습니다...

oren 2015-10-11 23:43   좋아요 0 | URL
제겐 너무 과분한 말씀입니다. 댓글 남겨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