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물 듯 저물지 않는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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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물 듯 저물지 않는

_에쿠니 가오리 (지은이) | 김난주 (옮긴이) | 소담출판사 | 2017-12-12

 

 

조야, 하면 떠오르는 것은 걱정스러우리만큼 가녀린 몸과 하얀 피부다. 허리에 팔을 둘러 껴안으면 한 뼘이 고스란히 남던 것을 기억한다.” 이 소설의 도입부분이다. 나이 쉰여덟의 라스는 연락이 두절된 그의 젊은 연인 조야(라운지 바 싱어)를 찾아 나선 길이다. 몸을 움츠리게 만드는 눈 내리는 늦은 저녁이다. 라스는 택시를 탔다. 조야가 일하던 그 라운지 바를 가는 길이다. 택시비를 지불하기 위해 코트 주머니에서 지폐를하고 문장이 끊어진다. 이건 또 무슨 상황? 몇 쪽 넘기지 않았는데 벌써 탈자(脫字)? 그리곤 무대가 일본으로 바뀐다.

 

 

이 소설의 작가 에쿠니 가오리는 냉정과 열정사이 Rosso, 도쿄타워등등으로 한국 독자들에게 익숙한 이름이다. 저물 듯 저물지 않는은 다작(多作)작가이기도 한 에쿠니 가오리의 신작소설이다. 여러해 전 출간한 작가의 소설 한낮인데 어두운 방(소담출판사, 2013)과 대비되는 책 제목이다. 에쿠니 가오리는 일본 문학 최고의 감성 작가로서 요시모토 바나나, 야마다 에이미와 함께 일본의 3대 여류 작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그간 감성 일변도의 작품 세계를 벗어나 새로운 형식의 글쓰기를 시도했다. 책 속의 책, 소설 속의 소설을 만나보게 된다.

 

 

소설의 도입부에서 탈자처럼 소설이 끊긴 이유는 이 소설의 일본 무대 주인공인 책벌레 미노루(중년기에 접어든 나이다. 요즘 새로 설정된 연령분류로 보면 아직 청년에 가까운 나이일지도 모르는 50)가 소설 속 소설을 읽던 중 누군가가 찾아왔기 때문이다. 소설 속 소설 역시 작가의 작품이다. 북유럽이 배경인 미스터리다. 연락이 끊긴 애인을 찾아 나선 중년 남자 라스가 등장하고, KGB도 나오고, 목이 그어진 시체도 발견된다. 나름 읽는 재미가 있다(미노루가 책을 읽던 중 종종 끊기는 점이 아쉽긴 하지만). 마치 달콤한 아이스크림을 먹다가 정체

불명의 알싸한 과일조각을 씹는 기분이다.

 

 

책을 읽고 있을 때면 미노루는 거기에 있으면서 없는 사람 같았다(더구나 늘 그는 책을 읽었다)” 미노루와 결혼해 살며 딸까지 낳았지만 이혼 한 미노루의 전처 나기사가 하는 말이다. 그 후 나기사는 딸을 키우면서 연하의 남자와 재혼했다. 몇 가지 요인 중 미노루가 책에 빠져살아 가고 있는 것이 힘들었다고 한다. 그런가? 배우자가 책에 빠져 살아가는 것이 그렇게 참기 힘들었나? 생각해볼 문제다. 한편 재혼한 남편 후지타는 텔레비전에 빠져 산다. 나기사는 어렸을 적 엄격한 부모 밑에서 성장하며 텔레비전 시청이 자유롭지 못했다. 성장 후엔 일과 연애와 육아로 너무 바빠서 텔레비전을 볼 여유 따윈 없었다. 그리고 텔레비전에 대한 그녀의 밑바닥 생각은 텔레비전을 장시간 보는 인간은 한가하고 고독하든지 지성이 없든지(아니면 양쪽 다), 그 어느 쪽이라고 단정"하고 내심 경멸했다. 그래서 재혼한 남편이 쉬는 날이면 종일 텔레비전 앞에서 떠날 생각을 안 하자 처음에는 몹시 당황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것도 어떤 유의 친절함이라고 느끼게 되었다. 적어도 책만 보고 있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고 생각 든다. 텔레비전은 남편이 지금 뭘 보는지 알 수 있고, 같이 볼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나원참. 나도 가끔 아내와 텔레비전을 같이 시청하지만, 시간을 좀 더 늘려야 할까? 쓸데없는 걱정을 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소설은 주인공 미노루와 그 주변 인물들이 살아가는 모습이 그냥 그려지고 있다. 어쩌면 두서 없이 진행되는 그들의 모습은 우리의 일상이기도 하다. 몸과 마음이 이리저리 부딪히고, 마음의 갈등이 수면위로 올라왔다 사라지고, 그런 가운데에서도 꿈을 꾸고, 희망을 품고 그렇게 살아가는 모습이 스케치처럼 그려진다. 이 소설의 제목 저물 듯 저물지 않는은 아마도 작가가 소설 속 소설의 무대인 북유럽의 여러 특징 중 하나인 백야 [white night, 白夜]에서 모티브를 잡지 않았겠는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소설 속엔 백야라는 단어가 안 나오지만). 저물 듯 저물지 않는, 나이가 들어가는 듯 들어가지 않는(반대로 나이가 들어도 들어가지 않는 듯), 책을 읽는 듯 읽지 않는, 사랑하는 듯 사랑하지 않는...써놓고 보니 말장난 같지만, 우리 삶이 그렇지 않든가. 그런 듯 그렇지 않는, 그렇지 않은 듯 그런...

 

 

#저물듯저물지않는 #에쿠니가오리 #소담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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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민의 sharing 365 (영한대역)
조정민 지음 / 두란노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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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일 짧은 메시지를 마음밭에 뿌린다. 바쁜 일상 속에서 생각할 단서를 얻는다. 영어공부는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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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민의 sharing 365 (영한대역)
조정민 지음 / 두란노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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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민의 sharing 365 (영한대역)

_조정민 (지은이) | 두란노 | 2017-12-01

 

 

절망도 내 안에 있고, 희망도 내 안에 있습니다. 희망은 영원한 자원입니다.”

_외나무다리를 건넌다. 밑은 강이다. 다리 왼쪽에는 행복의 강이란 팻말이 붙어있다. 오른쪽에는 고통의 강이라 붙어있다. 사람들은 그 팻말에 마음이 뺏겨서 강물이 같은 물이라는 것을 잊는다. 그리고는 바짝 긴장을 하며 걷는다(살아간다). 고통의 강 쪽으로 빠지면 죽는 줄로 안다. 그리곤 헤어날 생각을 못한다. 물은 가슴팍 언저리에 머물 뿐인데...

 

 

우리는 늙어서 죽는 것이 아닙니다. 할 일이 끝나서 죽는 것입니다. 소명이 없다면 살아도 이미 죽은 목숨입니다.” _구약 성경에는 그저 이 땅에 태어나서 죽었다고 표현된 사람들이 적지 않다. 크리스천이라면 세상에 태어나게 된 이유를 분명히 알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이 땅에 살아가는 목적은 하나님의 일을 하다가 하나님 곁으로 가는 것이 최상이라고 생각한다.

 

 

인생은 먼저무엇을 할 것인가에 의해 결정됩니다. 가장 먼저 시간을 사용하는 그것이 인생을 결정합니다.” _눈을 뜨고 새 하루를 맞이하며 무슨 말부터 할 것인가? 무엇부터 할 것인가가 참 중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하늘나라에 계신 나의 부모님은 새벽아침에(새벽기도를 가시기 위해)눈을 뜨시면, 이부자리에서 나오시기 전에 기도부터 드리셨다. 난 그저 몇 번 시늉만 냈을 뿐이다. 다시 시작해야겠다. 눈을 뜨면 다시 새 하루를 주신 것에 감사한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하련다.

 

 

갖고도 나누지 못하면 가난한 것입니다. 알고도 행하지 않으면 모르는 것입니다. 바쁜데 열매가 없다면 게으른 것입니다.” _부족함을 모르고 살아온 사람은 부족함이란 단어에 대한 생각이 정말 부족한 삶을 살아온 사람에 비해 많이 부족하다. 나눔과 베풂은 오히려 형편이 좋지 않은 사람들의 마음에서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없이 살아왔기 때문에, 그 고통과 어려움을 잘 알기에...

 

 

신앙은 내가 하나님 안에 있다는 깨달음입니다.” _참으로 중요한 말이다. 하나님 안에 있다는 깨달음을 가지려면, 내가 하나님 안에 있어야한다. 그러나 하나님 안에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빈자리가 눈에 띈다. 하나님 밖은 매우 많다. 안과 밖을 나누는 경계선엔 많아도 너무 많다. 발 디딜 틈이 없다. 나는 지금 이 시간 어디에 있는가?

 

 

#조정민의sharing365 #조정민 #묵상집 #캘린더 #두란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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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윈, 내가 본 미래 - 데이터 테크놀로지 시대의 새로운 도전과 기회
마윈 지음, 알리바바그룹 엮음, 최지희 옮김 / 김영사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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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윈 스스로 미래를 예측해서 준비하고 실행하며 이뤄놓은 것이 있기에 그의 생각을 공유해서 손해 볼 것은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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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윈, 내가 본 미래 - 데이터 테크놀로지 시대의 새로운 도전과 기회
마윈 지음, 알리바바그룹 엮음, 최지희 옮김 / 김영사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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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윈, 내가 본 미래 - 데이터 테크놀로지 시대의 새로운 도전과 기회

_마윈 (지은이) | 알리바바그룹 (엮은이) | 최지희 (옮긴이) | 김영사 | 2017-12-08

 

 

언제 어느 곳인지 모르겠지만, 마윈이 한국을 방문해서 한국의 청년들을 위해 한 강의를 유튜브에서 본 적이 있다. 그는 그 강의에서 우리 현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지금 21세기의 최고 순간을 맞이하고 있다고 했다. 인류의 기술혁명 역사로 설명한다. 첫 번째로 기록되는 기술혁명은 영국의 증기기관 발명이다. 50년 동안 전성기를 누렸다. 두 번째 기술혁명은 에너지 혁명이다. 전기가 발명되고 역시 50년 동안 호황을 누렸다. 반면 인터넷 역사는 20년 밖에 안 되었다. 향후 30년이 최고의 시기라는 것이다. 특히 현재 20,30대 젊은 세대는 운이 좋다고 한다. 앞으로 30년이 최고의 시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20년간 정보 기술(IT)의 시기였다면, 새로운 기술시대는 무엇이 될까? 그는 데이터 기술(DT, Data Technology)을 이야기한다. 데이터 기술은 정보기술과 정반대의 역할을 한다. 정보기술은 내가 가지면 당신이 갖지 못하는 개념인 반면 데이터 기술은 내겐 없지만 당신에게 있다는 이야기다. 내가 굳이 갖고 있을 필요가 없다고도 표현한다. 데이터 기술은 공유에 관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으라는 말은 아니다. 거저먹으라는 말은 더더욱 아니다. 어떻게 이 시대적 변화를 이끌어나갈 것인가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행동에 옮기라고 조언한다.

 

 

이 책 마윈, 내가 본 미래에서 역시 그는 데이터 테크놀로지 시대의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이야기한다. DT시대란 무엇인가? 데이터혁명은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 미래는 어떻게 달라질까? 등이 이 책의 주제다.

 

 

다섯 가지 신()’을 주목한다. 첫 번째 신()신유통(新流通)’이다. 현대 도시들에 자리한 수많은 전통적 소매기업이 전자상거래나 인터넷이 가져온 충격에 휩싸인 것은, 그들이 미래기술을 잘 파악하기 못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미래를 보지 않고 그저 과거만 보았고, 어떻게 해야 새로운 기술을 응용할 수 있을까. 어떻게 인터넷 기업과 협력할 수 있을까, 어떻게 빅데이터를 잘 활용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두 번째 신()신제조(新製造)’. 과거 20~30년 동안 제조업은 규모화, 표준화를 중요시했다. 앞으로 30년 동안은 스마트, 개성 그리고 맞춤형이 강조될 것이라고 한다. 만약 개성과 맞춤형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제조업은 분야를 막론하고 모두 무너지게 될 것이라고 조언한다. 세 번째 신()신금융(新金融)’이다. “신금융의 탄생으로 사회 전체 변혁의 발걸음이 빨라질 것이다. 과거 2백 년 동안의 금융시스템은 공업경제의 발전을 뒷받침했다.(...) 나는 앞으로 10년 안에 금융체계가 분명 크게 발전할 것이라고 믿는다. 우리는 신용이 부()로 바뀌기를 바라며, 창업을 생각하고 합리적인 창업계획을 세운 사람들이 금융지원을 받을 수 있는 공평하고 투명하며 개방적인 스마트 금융 시스템이 진짜로 출현하기를 소망한다.”

 

 

네 번째 신()신기술(新技術)’이다. 모바일 인터넷이 출현하자 기존의 PC칩은 모바일칩으로 바뀌었고 OS도 모바일이 되었다. 또 기존의 기계제조 방식이 인공지능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미래에는 인터넷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신기술이 끊임없이 출현해 인류에게 무한한 상상의 공간을 열어줄 것이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다섯 번째 신()신에너지. 과거 인류는 석유와 석탄을 기반으로 발전했지만 마래에는 신에너지를 기반으로 발전할 것이며, 여기서 데이터는 신에너지의 우두머리 격이라고 한다. “일단 한번 입었던 옷은 그 옷을 다시 입었을 때 새 옷으로서의 가치를 다하지 못하게 된다. 하지만 데이터는 이용하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얻게 된다. 데이터는 중복해 이용할 수 있고 재조합할 수 있으며 효익과 확장성이 크다. 다시 말해 데이터의 역할과 효익은 절대 감소하지 않는다.” 이 다섯 가지 신()이 앞으로 수많은 업계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래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내가 만들어가는 개인적인 미래가 있고, 내 의지와 상관없이 변화되어가는 미래가 있다. 이 둘 사이에 간격을 좁히는 것이 곧 개개인의 행복수치를 상승시키고, 성취욕을 자극시키는 계기가 되리라 믿는다. 나아가서 사회나 국가의 발전도 이 두 가지 미래와 무관하지 않다. 이 책을 마윈 개인이 내다보는 미래라고 생각하기엔 부족하다. 편견이 발생할 수도 있다. 마윈 스스로 미래를 예측해서 준비하고 실행하며 이뤄놓은 것이 있기에 그의 생각을 공유해서 손해 볼 것은 없지 않을까?

 

 

#마윈 #내가본미래 #데이터테크놀로지 #알리바바그룹 #김영사 #신간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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