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라이시의 1대 99를 넘어 - 부의 불평등을 바로잡는 11가지 액션플랜
로버트 라이시 지음, 안기순 옮김 / 김영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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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야기 2015-139

 

로버트 라이시의 199를 넘어로버트 라이시 / 김영사

 

 

사회적, 경제적 불평등의 심화는 미국뿐 아니라 많은 나라에도 만연하게 파급되어 있는 심각한 현상이다. 개인과 사회가 진보하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감소시킨다. 경제가 위협을 받는다. 부정부패가 늘어나면서 민주적인 단체나 기관이 곤경과 위험에 빠진다. 불평등이 심화되면 경제와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신뢰가 무너진다. 부의 축적은 권력과 손을 잡거나 아예 권력을 손에 쥔다. 대기업은 중소기업의 성장을 억제하기 위해 움켜쥔 정치권력을 자주 휘두른다. ‘정경유착이라는 단어는 어둠의 역사와 전통이 오래됐다.

 

 

이 책의 부제는 부의 불평등을 바로잡는 11가지 액션플랜이라고 되어있다. 지은이 로버트 라이시는 미국과 전 세계가 존경하는 사회사상가, 진보적 정치경제학자, 행동하는 지성으로 소개된다. 미국의 신경제를 주도한 인물로서 미국을 비롯한 세계 자본주의 경제와 사회의 중요한 변화를 가장 신속하게 파악해서 문제를 제기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뛰어난 석학이다.

 

 

상위 1%99%간의 경제적, 사회적인 격차가 날로 커져가고 있는 이 시대에 로버트 라이시는 이 책을 통해 미국의 경제 상황이 어떻게 일반 근로자에게 불리하고, 갑부와 대기업에 유리하게 조작되어 가는지를 치밀하게 분석하고 있다. 이 책이 중요한 것은 미국에서 일어나고 일들이라고 강 건너 불 보듯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소 모양새만 다를 뿐 그쪽이나 이쪽이나 오만한 권력자들과 못된 재벌들이 하는 짓은 똑같다.

 

 

 

방관할 것인가? 행동할 것인가?

 

책은 3부로 구성된다. ‘조작된 경제게임’, ‘역행주의의 부상’,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등이다. 지은이는 한국어판 서문에 소득상위 1%의 지나친 부의 축적이 형성되는 사회적, 경제적 불균형을 해소하는 몇 가지 방안을 제시한다. 한국적인 상황을 고려해서 조언을 해주고 있다.

 

첫째, 대학입학절차를 향상시켜, 능력이 뛰어난 저소득층 자녀에게 고소득층 자녀와 똑같이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한다. 사교육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

둘째. 직업교육과 기술교육의 질을 강화해야 한다.

셋째, 저소득층 자녀들이 조기 아동교육과 보살핌을 받을 수 있어야한다.

넷째, 노동시장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 근로자의 격차를 줄여야 한다.

다섯째, 근로소득세 공제와 기타 제도를 확대해 저소득층 가정이 전체 국가 소득에서 지금보다 많은 몫을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러나 누가 이 일을 할 것인가?

 

지은이가 이 책을 쓴 목적은 미국의 경제와 민주주의가 일반 근로자인 국민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조작되어가는 원인을 밝히고, 이러한 현상을 바로 잡으려면 무엇을 해야 하고 또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포괄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진짜 문제는 정부의 크기가 아니라 과연 누구를 위한 정부냐이다.

 

 

문제는 큰 정부가 아니라 정부를 장악하고 있는 큰돈이다. 정부는 국민 대부분이 원하는 일은 줄이면서 대기업, 월스트리트, 부자들이 원하는 일은 늘리고 있다. 대중은 정부가 좋은 공교육을 제공하고, 대학교 등록금을 인하하고, 도로와 다리를 보수 건설하고, 사회안전망을 구축하고 유지해 빈곤층으로 떨어지는 사람들을 구제해주고 위험 상황에 빠지지 않도록 보호해주기를 바란다.”

 

 

 

한 가지 강력하게 덧붙인다면, ‘책임을 지는 사람이 필요하다. 정부의 크기를 줄인다면 위의 문제가 풀릴까? 정부가 큰돈을 주무르는 기회를 막을 수 있을까? 천만의 말씀. 오히려 정부의 크기가 줄어들수록 내부 고발자 역시 줄어들게 될지 모르니 더 좋아 하지 않을까? 작은 정부라도 여전히 돈과 권력이 지배를 한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지은이는 진보적 변화를 추구하려는 민초들의 에너지를 점령자 운동이라는 용어로 사용한다. 문제는 그 에너지를 어떻게 활용해서 지속가능하고 강력한 진보운동을 일으켜 국가 경제를 제자리로 돌려놓고, 막 발판을 마련한 역행주의 세력의 손아귀에서 민주주의를 되찾느냐가 관건이다.

 

혼자의 힘만으론 많은 일을 달성할 수 없다. 다른 사람과 힘을 모아야 하고 훨씬 많은 사람을 규합해야 한다. 정책 입안자들은 개별적 조직(선거자금 기부자가 많은 조직을 제외하고)의 불평이나 요구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지만 그런 조직이 수백 개가 모이면 관심을 쏟는다. 미디어마저도 소집단이 조직한 기자회견, 소규모 시위, 변변치 않은 영향력의 표현 등은 무시하지만, 수천 명이 모이면 뉴스거리로 다룬다. 진보적 의제를 지지하는 후보에게 유권자 수만 명이 투표하면 미디어는 이러한 움직임을 정치 운동의 태동으로 보기 시작할 것이다.”

 

 

지은이는 이렇게 마무리한다. “미국에는 국민의 분노와 헌신이 다시금 필요하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이 책은 제대로 된 분노와 헌신을 위해 꼭 필요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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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의 지혜 - 삶의 갈림길에서 읽는 신심명 강의
김기태 지음 / 판미동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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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2015-138

 

무분별의 지혜김기태 / 판미동

 

 

진정한 행복은 바로 지금 여기 이 순간 속에 언제나 현존해있다. 참된 행복은 어떤 조건이나 상태에 속한 것이 아니며, 그것에 의해 좌우되는 것도 아니다. 참된 행복은 결코 소유의 영역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우리가 진정으로 행복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은 아무것도 없다. 다만 매 순간 있는 그대로 존재하기만 하면 된다. 진정한 행복은 어떤 행위와 관련된 것이 아니라 존재에 속한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지금 여기 이렇게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행복이며, 따라서 삶에는 온통 행복할 것들밖에 없다. 이 얼마나 멋진 인생인가!”

 

 

이 책은 신심명(信心銘)을 텍스트로 한다. 신심명은 중국 남북조 시대와 수나라에 걸쳐 살았던 승찬(僧璨)이라는 사람이 쓴 글들이다. 나이 마흔이 넘도록 심한 풍질(문둥병)을 앓고 있었다. 하루하루 살아감이 너무 힘들었다. 그저 죽지 못해 살아갈 뿐이었다. 그는 자신이 무슨 큰 죄를 지어 몹쓸 병에 걸린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어느 날 승찬은 중국 선불교의 제2대 조사인 혜가(慧可)스님의 명성을 듣게 된다. 승찬은 마지막 삶의 끈이라 생각하고 혜가를 만나러간다. 절박한 심정으로 그의 발아래 엎드렸다. “도대체 제가 무슨 죄를 지었기에 이런 고통을 겪고 있습니까?” “그 죄를 내게 가져오너라. 내가 그것을 없애주마.” “아무리 죄를 찾아보아도 찾을 수가 없습니다.” 혜가가 빙긋이 웃으며 말했다. “그렇다면 네 죄는 다 없어졌다. 찾을 수도 없는 죄에 묶여 헛되이 고통 받는 일은 이제 그만 해라.”

 

 

 

큰 깨우침을 받은 승찬은 그의 육신의 병도 나음을 받고, 출가해서 승려가 된다. 몇 년 뒤 그는 혜가로부터 법통을 이어받아 중국 선종의 제3대 조사가 되었다. 신심명(信心銘)146584자로 이뤄진 사언절구의 짧은 시문이다.

 

 

지도무난(至道無難) 유혐간택(唯嫌揀擇)

지극한 도는 어렵지 않으니 오직 가려서 택하지만 말라

 

지은이는 짧은 시문 속에 자신의 삶을 투영하며 이야기를 들려준다. “‘가려서 택하는마음을 내려놓고 매 순간 있는 그대로 존재하기만 하면 된다. 매 순간 있는 그대로의 현존, 그것이 바로 도요 깨달음이요 진리이기 때문이다.” ‘가려서 택하는 마음자체가 내 안에서 타인들의 삶을 다름으로 분리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다름속에서 겉으로 표시는 안 내지만, 마음이 주저앉고 마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움직임을 그쳐 멈춤으로 돌아가면 멈춤은 다시 더욱 큰 움직임이 된다.”

 

- 움직임을 그쳐 멈춤으로 돌아오니, 그렇게 매 순간 있는 그대로의 로 돌아오니, 놀랍게도 나는 이전과 다름없는 인데 내 안에는 강 같은 평화가, 사랑이, 자유가, 지혜가 가득히 흐르고 있었다. 보잘것없고 볼품없는 한 방울의 파도에 불과하던 내가 그대로 무한히 깊고 넓은 바다였고, 잠시 있다가 곧 스러져 버리는 이슬과도 같은 존재인 내가 그대로 우주의 역동적인 질서와 조화 그 자체였으며, 모든 것과 분리되어 이 세상에 홀로 있는 것 같이만 느껴지던 내가 분리란 존재하지 않는 완전한 정체하나였다. , 이 얼마나 놀라운 비약인가!

 

 

한결같음에 통하지 못하면 양쪽에서 모두 공덕을 잃으리라

 

- 한결같음에 통하지 못하면, 그래서 매 순간 있는 그대로의 로서 존재하지 못하면 우리는 필연적으로 양쪽에서 모두 공덕을 잃어버리게 된다. 이때 양쪽이란 우리 안에서 경험하는 것들 가운데 우리가 버리고 싶어 하는 쪽과 얻고 싶어 하는 쪽 모두를 가리키는데 , 버리고 싶어 하는 것들은 얼른 버려지지 않아서 힘들고 얻고 싶어 하는 것들은 얼른 내 것이 되어 주지 않아서 괴로우니, 양쪽에서 모두 공덕을 잃는 것이다.

 

 

 

옳으니 그르니 따지기만 하면 어지러이 마음을 잃게 된다

 

우리 안에는 마음이라는 물이 쉼 없이 흐르고 있다. 그 물은 매 순간 이런저런 감정, 느낌, 생각이라는 형태로 끊임없이 흘러가면서 우리의 생명과 삶을 가득히 수놓는데, 때로는 기쁨으로 흐르기도 하고 때로는 슬픔으로 흐르기도 하며, 때로는 외로움으로 흐르기도 하고 충만감으로 흐르기도 한다. 또 때로는 느닷없는 긴장과 불안과 두려움과 분노와 미움과 질투와 수치심과 무력감 등으로 소용돌이치며 흐르기도 하고, 어느 때는 소낙비 뒤의 투명한 햇살처럼 맑고 고요하게 사랑과 감사와 즐거움과 편안함으로 흐르기도 한다. 우리가 살아 있기에 마음이라는 물은 늘 그렇게 흐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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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로코믹] - `뇌신경 그래픽 탐험기` 흥미롭습니다. 요즘 부쩍 뇌에 관한 책을 많이 보고 있는데, 이 책도 위시 리스트에 담아놓습니다. 그래픽로직 시리즈 두번째 책이군요. 뉴런의 숲으로 들어간 한 남자의 그래픽 탐험기 형식이 독특합니다. 뉴런 속에서 길을 안 잃으면 비정상이지요. 덕분에 많은 학자들을 만나는군요. 복잡하고 머리아픈 뇌 속을 새로운 관점으로 들여다보는 멋진 시간이 되리라 믿습니다. 아울러 ˝푸른지식˝응원합니다~! 푸른지식 출간서적들을 이곳저곳에 알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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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는 뇌 - 디지털 시대, 정보와 선택 과부하로 뒤엉킨 머릿속과 일상을 정리하는 기술
대니얼 J. 레비틴 지음, 김성훈 옮김 / 와이즈베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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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2015-136

 

정리하는 뇌대니얼 J. 레비틴 / 와이즈베리

 

 

인간의 뇌를 열심히 카피하며 쫒아오고 있는 컴퓨터, 로봇의 존재는 In put이 많을수록 Out put도 많은 것이 정설로 되어있다. 인간의 뇌()도 그럴까? 생각 없이 살기로 한 결정 장애증후군과 다르게 너무 많은 정보가 들어있으면 신속하고 정확한 판단을 내려야 할 때 오히려 더 혼란스럽고 더 시간이 걸리고 결국 잘못 된 판단이 내려질 수 있다. 나는 이를 결정 에러 증후군이라고 이름 붙이련다. 그래서 인지심리학자들은 직관을 개발하라고 하지만, 그게 어디 쉬운가. 사람 사는 동네 재개발도 어디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리는데 하물며 인간의 뇌는 오죽하랴.

 

 

이 책은 디지털 시대, 정보와 선택 과부하로 뒤엉킨 머릿속과 일상을 정리하는 기술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진공청소기를 돌려야 할 시간이다. 이 책의 지은이 대니얼 J. 레비틴은 인지심리학자, 신경과학자, 베스트셀러 작가로 소개된다. 다른 저서로는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한 뇌의 왈츠》 《호모 무지쿠스가 있다. 절대 음감 및 음악 인지에 관한 신경과학 논문으로 유명하다. 말콤 글래드웰이 아웃라이어에서 언급해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은 ‘1만 시간의 법칙을 과학적으로 연구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외부의 기억 메커니즘은 보통 두 가지 형태로 존재한다. 하나는 뇌 자체의 정리 시스템을 따르는 것이고, 또 하나는 정리 시스템을 새로 발명해서 그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시스템을 이해하고 구분한다면, 그것을 사용하는 방식을 향상시켜 정보 과부하 대처능력을 개선할 수 있다.” 지은이는 이 책에서 정리 시스템을 새로 발명하는 것에 대해 넓고 깊게 이야기해준다. “요즘 세상에선 쉬지 않고 열심히 달려야 그나마 제자리라도 지킬 수 있다. 기억(memory)과 주의(attention)를 연구하는 인지신경과학은 뇌, 뇌의 진화, 뇌의 한계 등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킴으로써 우리가 이런 세상에 더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학습 성취도와 성공하는 사람들의 탁월한 범주화 능력

 

최근에 배운 것보다 어렸을 때 배운 것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있는 경우가 있다. 노래나 율동이 뜬금없이 생각나는 때가 종종 있다. 학습이라는 것은 인간의 지식욕구와 잘 맞아떨어지는 미션이다. 인간은 감각을 통해 들어오는 지식을 좋아한다. 학습 성취도와 결과에 대한 기대치를 높이기 위해 감각적 지식에 구조를 부여하고, 그것을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며 다양한 신경체계에 맞춰보려고 애쓰기도 한다.

 

나는 성공한 사업가인 에드먼드 W. 리틀필드 유타건설 CEO 밑에서 몇 년간 개인비서로 일했다. 유타건설은 후버댐을 건설했으며, 미시시피 주 서쪽에 있는 철도 터널의 절반과 다리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 그는 지능과 사업 감각이 뛰어났지만, 무엇보다도 진정한 겸손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었다. 그는 자상한 멘토였다. 늘 모든 사람과 한목소리를 내는 것은 아니었지만, 반대편의 관점을 존중하고, 추측보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논의를 이끌어가려고 애썼다. 내가 비서로 일하며 그에게 처음 배운 것은 우편물을 네 더미로 분류하는 것이었다.” - 당장 처리해야 할 일. - 중요하지만 나중에 처리해도 되는 일. - 중요하지 않고 나중에 처리해도 되지만 그래도 가지고 있어야 할 것. - 버릴 것.

우리의 뇌도 이렇게 분리수거용공간을 만들어놓고 활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할 일을 미루는 버릇

 

우리는 모두가 정도만 다를 뿐 일을 뒤로 미루는 버릇이 있다. 할 일을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처리하며 사는 사람은 드물다. 집안일도 많고, 써야 할 감사편지도 있고, 컴퓨터와 스마트폰 백업도 해놓아야 한다. 어떤 사람은 미루는 버릇이 약하지만, 어떤 사람은 심각하다. 전체적인 스펙트럼으로 바라보면 모든 미루기는 자기조절, 계획, 충동조절 중 어느 하나다. 이 세가지 모두에 실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미루기의 원인 중 하나가 자신감의 결여다. 지은이는 미루기를 치료하는 한 가지 효과적인 방법으로 자신감을 키우길 권유한다. ‘자신 있는 척하란다. 자신감이 결여된 사람이라도 포기하지 않고, 어려워 보이는 과제에 열심히 도전하고, 일시적인 차질을 정상으로 되돌리기 위해 노력하는 등 자신감으로 가득 찬 것처럼 행동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것은 긍정적인 피드백 고리를 형성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노력을 통해 실제로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유능감과 행위의 주체성을 구축하는 데도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이외에도 지은이는 집 안의 정리’(정리정돈의 시작은 집에서부터), ‘사회세계의 정리’(오늘날 사람들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가?), ‘시간의 정리’(무엇이 미스터리인가?), ‘어려운 결정을 위한 정보의 정리’(삶이 위태로운 순간), ‘비즈니스 세계의 정리’(가치를 창조하는 법),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정리된 마음의 미래), ‘그 외 모든 것의 정리’(잡동사니 서랍의 힘) 등에 여러 좋은 이야기를 많이 담아두고 있다. 머릿속도, 우리의 일상도 정리하고 싶은 마음을 갖게 해주는 멋진 책이다.

 

 

복잡한 머리를 더 복잡하게 만들지 말고 당장 실천할 일이 한 가지 있다. 책을 손에 잡는 것이다. 어느 해던가 독서 캠페인 슬로건으로 검색에서 사색에로가 등장한 적이 있다. 기술관련 저자 니컬러스 카가 내 맘에 쏙 드는 말을 했다. 중요한 것은 매체다. 하나의 기술로 보면 책은 우리의 주의를 집중시키고, 일상의 삶을 채우는 수많은 산만함으로부터 우리를 격리시켜준다. 하지만 네트워크로 연결된 컴퓨터는 그와 정반대로 작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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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마흔, 붙잡아주는 화두
이지형 지음 / 흐름출판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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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2015-135

 

흔들리는 마흔, 붙잡아주는 화두이지형 / 흐름출판

 

 

우선 정신이 번쩍 드는 시 한 편을 옮겨본다.

 

만권의 책을 다 읽고 자기 개수작까지 한마디 더 까야 직성이 풀리는 천재 따위는 꿈꾸지 말아라. 인생은 목숨을 걸고 까부셔야 할 가장 중심된 과녁 딱 하나만 깨우치면 되는기라. 그것을 깨우치는 덴 만 권의 책이 아니라 돌팔매질이 제일이라. 허공 속에서도 과녁을 헤아리는 돌팔매질만 익히거라.”      백기완 선생의 아버지 교훈중에서

 

 

사실 무엇에 홀려 사는지도 모른 채 방향 감각을 잃고 살다가는 삶이 대부분이다. 내 딴엔 깊이 생각해서 또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라 생각하고 행동에 옮겼지만, 남이 볼 때는 그저 우습다’, ‘기가 막히다는 반응을 줄 수 있다. 물론 상대방은 그런 느낌조차도 내색 안하고 그냥 눈길을 돌리며 등을 보이고 가버리니 나는 영영 깨우칠 기회가 없다. 아니 설령 나를 깊이 생각해줘서 좋은 조언을 해 준들 내 귀에 들어올 리가 없다. 그저 덜 후회하는 삶이되길 바랄 뿐이다. 그러나 후회하는 것도 복이다. 이 땅을 떠날 때까지 후회는커녕 눈에 흙이 들어오기 전엔하다가 그냥 간다.

 

 

나이 마흔, 불혹(不惑)이 망상임을 깨닫는 나이다. 잃어버린 것들에 대한 아쉬움에 휩싸여(과거), 불확실한 전망을 두려워하고(미래), 발 디딜 곳 마땅찮은 처지를 한탄하며(현재) 흔들린다. 나이 들었다고 삶이 저절로 힘들 리 없다. 미세한 삶의 떨림을 위태롭게 느낄 만큼 예민해졌다는 뜻일 게다. 앞으로도 계속 흔들릴 것인가. 흔들림 앞에서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는가.”

 

 

돌팔매질 할 힘 있다고 아무데나 휘둘러봐야 허망하다. 내 삶의 여정에서 과녁하나 찾는 일이 그리 만만치 않다. 때론 남이 찾아준 과녁을 내가 찾은 것처럼 착각하고 살다간다. 이 책의 지은이도 흔들렸다. 많이 흔들렸다. 그래서 스스로 과녁을 제대로 찾는 눈을 비비고 또 비볐다.

 

 

()에 관한 이 자그마한 해설서를, 모진 세상 헤쳐 나가는 방편의 모음으로 봐주셨으면 한다. 1,000년 전 선사들이 의지했던 화두들을 새롭게 분류하고 요즘 입맛에 맞게 풀이한 이유다. 거칠게 흔들리는 삶의 바다로 나아가자. 다른 곁가지 모두 쳐내고, 정말로 화두 딱 하나씩만 틀어쥔 채 다시 시작해보자.”

 

 

 

판을 엎으면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 ; 보름달 밝게 뜬 어느 밤. 암두가 친구인 설봉, 흠산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암두가 맑은 물이 담긴 그릇을 기습적으로 가리키더니 동료들의 반응을 구한다. 흠산이 나선다. “물이 맑으면 달이 나타나기 마련이지!” 설봉이 뒤따른다. “물이 맑으면 달이 사라지지!” 암두는 아무 말 없이 일어나더니 물그릇을 발로 걷어차고 나가버렸다.

- 누구나 위기 또는 고착의 상황에 맞닥뜨리게 된다. 그런데 그 상황에 매몰되어서는 그 상황을 타개할 방책을 찾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판을 깨야 새로운 세계가 보이고 해결책이 보인다.

 

 

내려놓고 또 내려놓고; 한 스님이 조주를 찾아와 물었다. “저는 일체를 버리고 텅 비운 마음으로 이곳에 왔습니다.” 조주가 말했다. “내려놓게(放下着)!”, “? 무얼 내려놓으란 말씀입니까?” 조주가 다시 말했다. “그럼, 짊어지고 가든가(着得去)!”

- 완전 말장난 같다. 삶의 무게는 누구에게나 간단치 않다. 저마다의 방법으로 그 무게를 줄이기 위해, 또 내려놓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그러나 내려놓기 위해 애를 쓰는 를 지속적으로 점검하지 않으면 또 다른 굴레가 발목을 잡는다.

 

 

크게 죽고 다시 산다; 한 수행자가 노 선사에게 물었다. “절벽에 매달려 있지만 곧 떨어질 듯합니다. 어떻게 할까요?” “손을 놓게다른 수행자가 물었다. “벼랑 끝에 간신히 버티고 서 있는 중입니다. 어떻게 합니까?” “한 걸음 내딛게.” - 죽으라는 얘기다. 절벽에 애처롭게 매달리지 말고, 벼랑에서 애매한 자세로 궁색하게 견디고 있지도 말고 그냥 뛰어내리라는 얘기다. ‘죽을 각오. 나의 낡은 마음을 벗어 던지는 것이다. 구태의연한 마음, 두려움을 벗어버리라는 이야기다. 크게 한 번 죽었다가 홀연히 다시 살아나라는 얘기다. 날마다 펼쳐지는 일상 속에서, 작게라도 죽는 연습을 해야 한다. 그리고 툭툭 털고 일어나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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