랑야방 : 권력의 기록 1 랑야방
하이옌 지음, 전정은 옮김 / 마시멜로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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쎄인트의 이야기 2016-117

 

 

 

랑야방 ] (1)         해연(海宴) / 마시멜로

 

 

랑야각(琅琊閣). 지명 같기도 하고 어느 조직의 이름 같기도 하다. 또 어떤 면에선 가게 이름 같다. 장사를 하는 가게. 장사는 장사인데 좀 희한한 장사를 한다. 손님이 랑야각으로 들어가서 질문을 한다. 각주가 값을 부르고 손님이 그 가격을 받아들이면 계산을 치른다. 그런 다음 랑야각은 그 질문에 답을 준다. 누군가 랑야각은 사시꾼 집단이라고 욕을 퍼붓기도 한다. 만약 손님이 제시한 질문에 대답을 할 수 없으면 랑야각은 입이 떡 벌어질 만한 큰 금액을 부른다. 손님이 계산을 치를 수 없으니 랑야각은 당연히 대답할 필요가 없다. 그러니 사기꾼 소리는 듣는 것이다. 그러나 만약에 뱃심 좋고 재력 있는 손님이 그 금액을 지불했을 때, 랑야각의 답변은 손님을 만족시켰을까?

 

 

이런 배경의 랑야각이지만, 무시 못 할 존재감이기도 하다. 랑야각이 매년 발표하는 순위는 비록 공짜지만 절대 거짓말은 아니라고 한다. “천하 십대 고수 순위와 천하 십대 방파 순위, 천하 십대 부호 순위, 천하 십대 공자 순위, 천하 십대 미인 순위, 이 다섯 가지 랑야방에 오를 만한 사람이 어찌 평범한 인물이겠소?” , 랑야방은 천하를 움직이는 인재들의 순위를 기록한 문서이다. 그곳에 오른 이름들 중 도드라진 세 글자. ‘매장소’ “그를 얻으면 천하를 얻는다?”

 

 

매장소. 이 소설의 중심인물이다. 무공을 전혀 못하지만 모든 강호가 그의 말을 따른다는 소문도 있다. 도대체 무엇이 그를 그렇게 독특한 존재감으로 만들었을까? 소설의 배경은 가상의 양나라이다. 안개속의 그대 같은 매장소. 그에겐 메워지지 않은 깊은 상처가 있다. 매장소 임수는 12년 전 기왕과 그의 아버지가 이끄는 7만 적염군이 몰살당하는 사건에서 병을 얻었다. 그 후 무공을 잃고 잠시 은둔의 삶을 살았다. 아버지의 죽음, 그 상처는 원한과 복수로 바뀐다.

 

 

권력 있는 자들은 모두가 매장소를 탐낸다. 그를 곁에 두고 싶어 한다. 그러나 매장소의 마음중심엔 굳은 야심이 감춰져있다. 그 마음은 정왕에게 쏠린다. 정왕은 매장소의 어릴 적 친구이다(정왕의 기억에선 지워져있다). 비록 지금은 권력의 중심에선 아웃사이더인 정왕이지만, 언젠가는 높은 자리에 앉힌 후 그를 통해 최후의 칼을 꽂을 생각이다. 매장소는 정왕의 킹 메이커가 된다. 정왕 소경염은 누구인가? 일곱째 황자다. 12년 전 적염군 사건 때 다른 전쟁을 치르느라 그 자세한 내막은 모르겠지만, 그의 큰 형님 기왕과 적염군이 역모를 꾀했다는 사실을 끝내 받아들이지 못한다. 이론 인해 아버지인 황제에게 냉대를 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의연하다. 소신파 고집쟁이로 그려진다. 그러던 그가 매장소의 보좌를 받아 황위 다툼에 뛰어들게 된다.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다양하다. 많은 인물들이 들고 남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어나가기에 무리가 없다. 그만큼 소설의 구성력이 탄탄하다. 재미있다. 지은이 하이옌(해연, 海宴)은 신예작가이다. 어릴 적부터 책을 좋아하고 특히 역사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2011년 중국 인기 웹사이트에 연재한 소설 랑야방의 인기로 책 출간은 물론, 그에 힘입어 2015년 드라마 랑야방에 대한 각본까지 맡아 진행하면서 일약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올라섰다.

 

 

“... 하지만 알다시피, 부러질망정 굽히지 않는 시비곡직이 있게 마련이고, 비바람에 씻겨나가지 않는 아득한 감정이 있게 마련이다. 책을 읽는 것의 가장 큰 즐거움은 바로 그 글자의 세계에서는 꿈이 반드시 실현되지 않는 것도 아니고, 현실이 반드시 꿈을 짓눌러 죽이는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비바람 속에서도 끝끝내 생기를 뿌려대는 랑야방속 왕조처럼..” 드라마  랑야방의 제작자 후홍량이 추천사에 남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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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의 탄생 - 차가움을 달군 사람들의 이야기 사소한 이야기
톰 잭슨 지음, 김희봉 옮김 / Mid(엠아이디)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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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책 제목에 ‘냉장고’가 들어가면 요즘의 추세로 받아들일 때 냉장고안의 내용물에 관심을 갖게 될 것이 틀림없다. 그러나 이 책은 ‘냉장고’ 자체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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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의 탄생 - 차가움을 달군 사람들의 이야기 사소한 이야기
톰 잭슨 지음, 김희봉 옮김 / Mid(엠아이디)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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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쎄인트의 이야기 2016-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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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의 탄생 】         톰 잭슨 / MiD(엠아이디)

 

같은 분량의 물을 끓이는 것이 쉬울까? 얼리는 것이 더 쉬울까? 당연히 끓이는 것이 훨씬 빠르다. 과학 첨단의 혜택을 받고 있는 초급냉 시설에선 잘 모르겠지만, 일반적이고 평범한 상황에선 얼리는 것이 끓이는 것을 못 따라간다. 인류의 역사는 불()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불을 이용할 줄 알았기 때문에 인류는 그 생명력이 더 오래갔을 것이다.

 

 

뜨거운 이야기보다 차가운 이야기를 해보자. 책 제목에 냉장고가 들어가면 요즘의 추세로 받아들일 때 냉장고안의 내용물에 관심을 갖게 될 것이 틀림없다. 그러나 이 책은 냉장고자체의 이야기다. 냉장고를 둘러싼 온갖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인류가 차갑게 하는 방법을 완전히 이해하고 활용하게 된 것은 근대 과학이 거의 성숙 단계에 들어간 뒤의 일이다.

 

 

책은 고대의 석빙고 시대부터 현대를 지나 미래에 이르기까지 연대순으로 차가움을 만드는 방법이 알려지게 되는 이야기와 그 과정에서 사람들의 일상이 바뀐 현장을 그려준다. 냉장고 속에서 한 덩이 얼음을 얼리기 위해서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파라셀수스, 베이컨, 보일, 라부아지에, 돌턴, 아보가드로 등 근엄하기 짝이 없는 철학자와 과학자들이 줄줄이 소환되어 물질의 본질에 대해 논쟁을 벌인다. , 뉴턴, 핼리 등은 온도의 표준을 정해야 했다. 뢰머, 파렌하이트, 셀시우스 등은 정밀한 온도계 담당이다. 증기 기관과 전기 모터 같은 동력이 개발되어야 했다. 불을 붙이는 것은 얼리는 것에 비하면 참으로 쉬운 일이었다.

 

 

이야기는 거슬러 올라간 시기부터 시작된다. “냉장고의 역사에 대한 기록은 수메르의 도시 테르카의 유프라테스 강 서쪽 둑에서 시작된다.” 1910년이 되어서야 발견된 테르카는 현재 시리아 국경 바로 안쪽에 있다. 1933년 이 나라의 수도를 발굴하다가 출토된 점토판에는 짐리-림이라는 통치자가 이전의 어떤 왕도 지은 적이 없는얼음 창고를 지으라는 명령이 담겨있었다. 시간이 훌쩍 지나 조선의 얼음 이야기가 중국, 일본 이야기와 함께 실려 있다. 의외로 조선 이야기가 길게 실려 있어서, 지은이가 한국어판 서문에 한국 독자들에게 특별한 애정표현을 하는 줄 알았더니, 아니다. 본문에 실린 글들이다. “동빙고와 서빙고는 이제 서울의 한 지역이고, 한강 북쪽 둑에 있다. 얼음 보관은 1898년부터 중단되었지만 건물은 여전히 잘 보존되어 있고,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카페들에서는 전통적인 빙수를 팔고 있다.”

 

 

냉장고의 원형은 1750년대에 처음 나왔지만, 대량판매가 가능할 정도로 다듬는 데는 거의 170년이 더 걸렸다. 책은 얼음, 냉동과 얽힌 오래 전 이야기부터, 냉장고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는 압력과 진공, 온도계, 극저온을 지나 냉장고의 미래까지 나아간다. 냉각 기술은 세계를 변화시켰다. 그러면 앞으로는 또 어떤 변화를 일으킬까? 지은이는 와이어드잡지의 창립자 켈빈 켈리의 말을 인용한다. “믿음직한 예측은 틀린다. 올바른 예측은 믿음직하지 않다.”액체수소는 자주 미래의 에너지원으로 거론된다. 물을 전기 분해해서 수소를 얻고, 냉각해서 액체로 만들어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태워서 열을 낼 수 있다. 액체 수소는 극단적으로 다루기 까다로운 물질이지만, 인간이 언젠간 길을 잘 들일 것임에 틀림없다. 엄청난 압력을 요구하지만, 400C에서도 녹지 않는 물 합금도 개발되고 있다. 냉장고가 현대인의 삶을 변화시킨 점을 열거하는 것은 대형 냉장고 안의 품목을 정리하는 것처럼 간단한 작업이 아니다. “냉장고가 순간이동장치를 만들어낼지, 인공지능이나 최신의 컴퓨터 장치를 만들어낼지 굳이 생각해볼 만한 가치가 없다. 어떻게 되는 나는 행복할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에도 여전히 냉장고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15억 명이나 있다.(....) 이제 모든 것을 다 말했고 끝났다. 이것이 초보적인 기술의 솥이든 하이테크 극저온 냉각기이든, 냉장고는 인간의 가장 위대한 업적으로 칭찬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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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의 거울, 영웅전 - 아포리아 시대의 인문학 - 로마 군주의 거울
김상근 지음 / 21세기북스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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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 영웅전』의 특징은 ‘두 인물의 비교’라고 볼 수 있다. 그리스와 로마의 인물 두 명을 각각 상세하게 설명한 뒤 짧은 비교를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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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의 거울, 영웅전 - 아포리아 시대의 인문학 - 로마 군주의 거울
김상근 지음 / 21세기북스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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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의 거울 (영웅전) 】       김상근 / 21세기북스

 

 

플루타르코스의 비교 영웅전은 고대 로마 시대 지도자들의 리더십 교과서였다. 지은이는 전작 군주의 거울, 키루스의 교육편에서는 역사,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국가그리고 키루스의 교육등을 소개하며 현자들의 다양한 군주의 거울을 제시했다. 이어지는 군주의 거울, 영웅전은 로마 편이다. 비교 영웅전은 총 50권으로 된 전질이다. 플루타르코스는 로마 시대의 역사가이다. 최후의 그리스인이라는 별명이 붙어있다. 플루타르코스는 로마제국의 지도자가 될 현재와 미래의 인재들에게 테바이의 유능한 장군이자 정치가인 에파메이논다스, 전설적인 스파르타의 입법자 리쿠르고스 그리고 그리스 전체를 통틀어 가장 탁월한 왕으로 칭송받은 인물인 아게실라오스를 주요 인물로 등장시켜 비교 영웅전을 저술했다. 플라톤은 비교 영웅전에선 빠져있다. 그리스의 플라톤이나 로마의 오비디우스와 같은 철학자와 문학가들이 제외 된 것은 플루타르코스의 관심이 그리스와 로마의 군주들을 소개하는 것에 주력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비교 영웅전의 특징은 두 인물의 비교라고 볼 수 있다. 그리스와 로마의 인물 두 명을 각각 상세하게 설명한 뒤 짧은 비교를 덧붙였다. 22. , 44명의 인물과 비교가 없는 개인 영웅 4명이 실려 있다. 군주는 아니지만 수사학자 두 명의 이름이 눈에 띈다. 이들은 당대의 정치 현안에 깊이 연루되었던 그리스의 데모스테네스와 로마의 키케로다. 지은이 김상근 교수는 이들 중 25명의 군주들을 소개한다. 전체 인물 중 절반인 셈이다. 영웅전에 등장하는 그리스와 로마 영웅들의 삶의 흔적들을 비교해서 살펴봄으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각자의 삶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된다. 이 들 중 나는 어떤 유형인가?

 

 

알렉산드로스와 카이사르 이야기를 들어본다. 이 두 사람은 비교 영웅전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로 기록된다. 플루타르코스는 이 두 사람을 다른 영웅들과 차별화시키고 있다. 두 사람을 서로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씩 독립시켜 소개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 둘은 다른 사람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각자 위대한 인물이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요즘 중국인들 사이에서 야리산다라는 표현이 유행이라고 한다. ‘스트레스가 산처럼 크다라는 뜻이다. 중국어 발음으로 야리산다는 알렉산더(알렉산드로스의 영어식 표기)의 발음과 비슷해서 이 표현이 대중적인 인기를 얻게 됐다. 알렉산드로스는 그야말로 스트레스가 산처럼 큰삶을 살았던 인물이다. 그러나 그는 매사에 긍정적이었다. 알렉산드로스는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를 늘 지니고 다니며 전술의 교본으로 삼았다. 그렇다면, 알렉산드로스는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가? “알렉산드로스는 늘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는 큰 장점을 지니고 있었다. 이 점이 바로 알렉산드로스의 위대함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위대함이란 별것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 여기에 이 붙는다. 어쩌다 긍정이 아닌 긍정을 기억하자. 물론 알렉산드로스의 삶 모두가 칭찬거리만은 아니다. 7~8을 얻으면, 10을 채우고 싶다고 한계를 모르고 달려들던 그의 본성은 결국 스스로를 파멸의 구렁텅이로 빠뜨리게 된다.

 

 

카이사르는 어떤가? 우리나라에선 영미식 발음으로 줄리어스 시저이다. 이 책에선 원어를 존중해 율리우스 카이사르로 표현된다. 카이사르는 시오노 나나미의 남자라는 별명이 붙어있다. 카이사르가 좋아하건 말건 상관없는 이야기지만, 시오노 나나미는 로마인 이야기에서 카이사르를 불세출의 영웅으로 그렸다. 그렇다면 카이사르에 대한 플루타르코스의 평가는 어떤가? “죽을 당시 카이사르는 꽉 찬 56세였다. 폼페이우스보다 겨우 4년을 더 살았다. 평생 엄청난 위험을 감수하며 추구했던 권력과 지배권을 마침내 얻기는 했지만 그 열매는 맛보지 못하고 이름만 즐겼으며, 그마저도 동료 시민들의 시기심을 불러일으켰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에 소개되는 대부분 영웅들의 삶이 하나도 안 부럽다. 한 사람의 영웅이 만들어지기 위해 셀 수 없는 민초들의 희생이 뒤따랐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시대가 바라는 영웅은 누구인가? 여전히 나를 밟고 그저 높이만 올라가고 싶은 사람들인가? ‘일그러진 영웅들만 양산(量産)하는 이 사회가 심히 염려된다. 그들의 평가는 후세대까지 갈 시간도 필요 없다. 즉시 판정을 받는다. 빗나간 영웅이 되려고 애쓰지 말고, 그저 바르게 살다 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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