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 빠지는 즐거운 유혹 1 - 유럽의 역사 그리고 문화여행, 신화와 역사편 유럽에 빠지는 즐거운 유혹
베니야만 지음, 서상원 옮김 / 스타북스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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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 빠지는 즐거운 유혹 (1) - 유럽의 역사 그리고 문화여행, 신화와 역사편 l 유럽에 빠지는 즐거운 유혹 _베니야마 (지은이) | 서상원 (옮긴이) | 스타북스

 

    

유럽의 역사와 여행지식을 동시에 접할 수 있는 책이다. 유럽에서 그리스 로마신화를 빼면 무엇이 남을까? 바다의 신 포세이돈과 트리톤은 여전히 인기를 누리고 있다. 포세이돈은 언제나 손에 삼지창을 들고 있었다. 창을 아래로 향하게 하면 바다가 거칠어져서 격랑이 일고, 위로 돌리면 조용해진다고 전해진다. 삼지창은 포세이돈의 트레이드마크이다. 따라서 삼지창을 쥐고 있는 상은 포세이돈이다. 포세이돈의 아들 트리톤은 하반신이 물고기(또는 뱀)의 형태를 하고 있으며 소라고둥을 쥐고 있다. 트리톤은 분수의 조각에 많이 활용된다. 소라고둥이 물을 분출시키는데 편리하고 하반신이 물고기라는 것도 조형적으로 재미있으며 물과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로마의 바르베리니 광장에 있는 트리토네 샘이 특히 유명하다.

 

제우스는 신들의 가장이자 인간사회의 가장권(家長權)의 상징이기도 하다. 제우스의 아내는 헤라이며 로마 신화의 유노와 동일시된다. 헤라는 주부의 자리를 상징하는 여신인데 대단한 질투심의 소유자였다. 바람둥이 제우스는 암피트리온의 정숙한 아내 알크메네에게 반해서 그녀의 남편으로 변신한다. 그녀와 동침 한 후 알크메네는 쌍둥이를 낳았는데 하나는 신성(神性), 하나는 인성(人性)으로 태어난다. 신성을 갖춘 쪽이 나중에 그리스 신화 최대 영웅으로 등극하는 괴력 무쌍의 헤라클레스이다.

 

제우스가 올림포스 산 위의 궁궐에서 무료하게 아래 세상을 내려 보다가 페니키아(레바논)의 바닷가에서 참으로 아름다운 처녀가 혼자서 들꽃을 꺾고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눈처럼 흰 수소로 둔갑한 제우스는 처녀에게 접근 한 후, 크레타 섬으로 끌고 간다. 그녀가 낳은 세 아들 가운데 하나가 나중에 크레타 왕이 되는 미노스다. 처녀의 이름은 에우로페(Europe). 여기서 유로파(Europa)의 지명이 생겼다는 전설이다. 그러나 사실은 다르다고 한다. 유로파라는 지명이 먼저 있었고 나중에 에우로페라는 처녀의 이야기를 창작하여 인연담으로 만들었을 것이라고 학자들은 생각한다. 이른바 지명설화라는 것이다.

 

에게해의 여러 섬에도 신화가 한 뿌리씩 심겨져있다. 젊은 남성의 상징 아폴론은 음악과 시작(詩作)의 수호신, 청춘 고뇌의 상징이기도 하다. 하신(河神)의 아름다운 딸 다프네와의 이루지 못한 사랑은 월계수로 남는다. 이 신화 역시 다프네(월계수)라는 나무가 먼저 있었고 이 나무와 아폴론의 인연이 깊었다는 것을 나중에 이야기로 만들었다고 한다. 이 역시 식물명설화의 하나이다. 관광여행으로 자주 가는 곳인 펠로폰네소스 반도의 에피다우로스와 터키의 페르가몬에는 아폴론의 아들인 의술의 신 아스클레피오스와 관련된 장대한 유적이 있다.

 

 

건축과 정원 이야기에선 그리스식과 로마식 건축의 차이점이 흥미진진한 연극의 역사와 함께 펼쳐진다. 지중해 세계 각지에는 고대의 야외극장이 많이 남아있다. 대개는 세 방향이 비탈로 되어 있는 지형을 이용했고 낮은 곳은 인공적으로 돌을 쌓아올려서 주발모양으로 마무리했다. 고대 그리스극은 신에 대한 하나의 의식이었으며 폴리스의 공적인 행사였다. 반면 로마인에게 극은 오락을 위한 구경거리였다. 기적적으로 그리스 시대의 모습 그대로 완벽에 가깝게 남아있는 귀중한 예는 아테네에서 펠로폰네소스 반도에 이르는 당일 코스 여행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에피다우로스 야외극장이다. 그 음향효과의 훌륭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고 한다.

 

돌로 지어진 아치식 건물을 볼 때 마다 경탄하지 않을 수 없다. 아치는 로마네스크 건축의 중요한 요소이다. 아치의 원리는 쐐기다. 쐐기형의 돌을 반원형으로 놓으면 돌은 서로 밀어내느라고 밑으로 떨어지지 않는다. 위에서부터 무게가 걸리면 밀어내는 힘이 더욱 긴밀해져서 오히려 강도를 더해 간다. 위의 무게는 아치 맨 끝에 집약되어 있어서 가느다란 기둥으로도 받칠 수 있다. 나무나 돌로 된 기둥은 가로나 비스듬한 방향에서 힘이 가해지면 부러지기 쉽지만 위로부터 수직으로 힘이 걸리면 아주 강해진다.

 

공예기술 챕터에선 스테인드글라스와 칠보 이야기를 시작으로 모자이크, 태피스트리, 동판화와 석판화, 고대 그리스의 도기를 비롯해 많은 도자기 이야기가 이어진다. 풍부한 사진과 그림이 책을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당장 유럽으로 떠나고 싶어진다. 유럽여행을 위한 내용 깊은 가이드북의 역할을 톡톡히 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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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의 비밀 - 몸에서 가장 놀라운 도구를 돌보고 수리하는 방법 낯설게 보는 인체과학 시리즈
E. F. 쇼 윌기스 지음, 오공훈 옮김, 정의철 감수 / 정한책방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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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쉽게 쓰려고 해도 딱딱해지기가 더 쉬운 의학 이야기들이 한 편 한 편의 칼럼을 읽듯 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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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의 비밀 - 몸에서 가장 놀라운 도구를 돌보고 수리하는 방법 낯설게 보는 인체과학 시리즈
E. F. 쇼 윌기스 지음, 오공훈 옮김, 정의철 감수 / 정한책방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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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의 비밀 - 몸에서 가장 놀라운 도구를 돌보고 수리하는 방법

_E. F. 쇼 윌기스 (지은이) | 오공훈 (옮긴이) | 정의철 (감수) | 정한책방

| 원제 The Wonder of the Human Hand: Care and Repair of the Body's Most Marvelous Instrument

 

 

인간의 몸에서 소중하지 않은 곳이 어디 있으랴마는 만큼 중요한 곳이 또 어느 곳일까? 물론 뇌나 심장이 정지되면, 아무리 재능이 많은 손도 소용이 없을 수도 있다. 손의 기능은 인간의 삶을 좌우한다. 만약 손에 문제가 생기면, 삶의 질은 급속히 떨어진다. 로봇에서 가장 공을 많이 들이는 부분이 손동작이다. 넘어지지 않고 걸으며 몸을 움직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정적으로 손의 기능이 섬세하지 못한 로봇은 한정된 용도로 사용될 뿐이다.

 

우리에게는 두 손이 있다. 우리가 원한다면 두 손을 딛고 일어설 수 있다. 두 손은 우리가 지닌 특권이다. 언젠가는 죽을 우리 몸이 누리는 즐거움이다. 그리고 신이 우리를 필요로 하는 이유다. 신은 우리의 손을 통해 사물을 느끼도록 하는 것을 무척 좋아하기 때문이다.” 엘리자베스 길버트라는 사람이 한 말이다. 이 말에 신은 우리의 손을 통해 타인을 위해 도움이 되는 선한 일을 행사하시는 것을 즐기신다.”는 것을 덧붙인다.

 

수천 년의 이르는 모든 문화권의 역사를 들여다보면 인류가 손의 중요성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특히 종교와 예술에 잘 나타나있다. “환경에 손이 접촉할 때 삶이 발생한다.”는 말이 있다. 손을 통해 일하고, 기도하고, 사랑하며, 치유하고, 배우고 의사소통을 한다. 감정을 표현한다. 그리고 미술, 음악, 문학, 스포츠는 물론 뇌에서 이뤄진 창조적인 생각은 손을 통해 마무리된다.

 

이 책의 지은이들은 미국 커티스 국립 손 센터의 전, 현직 의료진들이다. 손의 해부학부터 손 외과의 미래방향까지 가히 손에 대한 모든 이야기가 실려 있다. 아무리 쉽게 쓰려고 해도 딱딱해지기가 더 쉬운 의학 이야기들이 한 편 한 편의 칼럼을 읽듯 편안하다.

 

손에 핸디캡이 있지만 각기의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기량을 발휘하는 사람들도 있다. 미국에서 팔에 심각한 결함이 있는 운동선수 중 가장 널리 알려진 인물은 메이저리그 베이스볼 투수 짐 애보트다. 그는 선천적으로 오른 손이 없다. 왼팔은 정상적이다. 왼팔은 황금 팔이란 닉네임이 붙어있다. 부족한 오른팔을 위해 왼팔이 그만큼 수고를 많이 해주었다는 이야기다. 손가락이 없이(손가락의 일부만 지닌 채)태어난 외과 전문의 리베 다이아몬드박사는 저명한 소아 정형외과 전문의다. 리베는 다행히 성인기 초기에 자신의 신체적 차이를 완벽하게 받아들였다. “이것은 내가 짊어지고 가야만 하는 삶의 조건이다. 아울러 앞으로 살아가야 할 방식이기도 하다.”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친구들에게 이렇게 말하곤 했다. “자신의 처지에 욕을 하고 불평할 수도 있다. 또 주변에 있는 모든 이를 우울하게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현실을 받아들이고 삶을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선택할 수도 있다.”

 

 

청각장애인들에게 손은 곧 입이다. 청각장애인들이 손의 기형까지 동반되면 참으로 난감하다. 일상생활의 사소한 동작들은 그럭저럭 하면서 지낸다 하지만, 수화를 통한 대화마저 막힌 삶은 힘들다. 손 외과 전문의와 공인 손 치료사들이 이러한 장애를 지닌 사람들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집이나 일터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 중 손의 부상이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관절염이나 당뇨병, 반복된 작업이 누적되어 나타나는 손이나 손목 질환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새삼스러운 이야기는 아니지만, 모든 병은 초기 관리가 중요하다. 관절염에 의한 손가락의 변형과 구축은 절대로 하루아침에 일어나지 않는다. 조금씩 진행되다가 어느 순간 심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책은 손을 마지막까지 잘 쓰다 가는 방법을 알려주는 손에 대한 모든 것이다.

 

마음은 손과 동일한 힘을 지니고 있다. 세상을 움켜쥘 뿐만 아니라, 세상을 아예 바꾸기도 하기 때문이다.” _콜린 윌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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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이라는 소설 2
제프리 유제니디스 지음, 김희용 옮김 / 민음사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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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소설이 무슨 유익이 있는가? 사랑은 살아가며 우리 안에서 일어나는 소중한 감성이다, 감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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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이라는 소설 1
제프리 유제니디스 지음, 김희용 옮김 / 민음사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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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이라는 소설 1, 2

_제프리 유제니디스 (지은이) | 김희용 (옮긴이) | 민음사

원제 : The Marriage Plot

 

 

 

누가 그랬나? 남녀 간의 사랑은 나머지 반쪽을 찾는 과정이라고.. 내 생각은 그렇지 않다. 지금 내가 갖고 있는 반쪽마저도 수시로 변하는데, 나머지 반쪽을 어찌 찾는가. 영화에서처럼 둘로 분리된 거울이나 장신구가 합체되는 짜릿함을 기대하지 말일이다. 그냥 대충 맞으면 사는 거다. 아니 오히려 전혀 맞지 않을 것 같던 반쪽들끼리도 잘 만 살더라. 결국 사랑할 사람을 찾는 것은 나를 찾는 작업이기도 하다. 사실 그렇지 않은가. 상대가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 카멜레온처럼 변하는 자신의 모습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하지 않겠나. 그 중에서 어떤 캐릭터가 진정한 나의 모습인가? 누구와 함께 있을 때 온전히 나 자신이 드러나는가? 내가 매우 흡족해하는 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각설하고, 책 이야기로 들어가 본다. 소설의 시대적 배경은 1980년대 미국이다. 미국 동부 명문대 졸업생인 매들린, 레너드, 미첼이 소설의 주인공이다. 이 중 여주인공 매들린이 중심인물이다. 졸업을 앞두고 대학원 진학 또는 취업 전선에 나가기 전에 갖춰야 할 것은 많고, 갖춘 것은 미미한 이들에게 사랑조차도 스펙이 되어버린 것 같다. 매들린, 레너드, 미첼은 소설 속 삼각관계이다. 단지 레너드와 미첼은 서로 모르는 사이일 뿐이다. 레너드와 미첼은 성품은 완연히 다르다. 매들린은 이 둘 사이에서 갈등을 느낀다. 레너드가 조금 적극적인 기질이라면, 미첼은 사랑에서만큼은 매우 소극적이다.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되는가? 이 소설의 결말이기도 하다.

 

 

소설이 대부분 그렇지만, 좌충우돌 매들린의 사랑 찾기, 사랑 세우기 과정을 작가는 그저 무심히 그려가고 있을 뿐이다. 마치 예능프로에서 아이들끼리 무엇인가 미션을 부여받고 달려가는 길을, 설령 길을 잘못 들었을지라도 전담 비디오맨은 그저 묵묵히 찍어대기만 하는 것처럼 그렇게 그려주고 있다. 안쓰럽다. 그 모습을 보면서, 그 모습들을 보면서 아마도 독자 자신의 모습이 보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질척대는 매들린의 연애담보다도 매들린이 영문학과 3,4학년 재학 중에 들었던 강의나 지도교수가 과제로 내주었던 필독서들에 관심이 더 많았다. 그리 친숙하진 않으나, 낯설지 않은 이름들, 작품들에서 우선멈춤이었다. 데리다, 에코, 바르트 같은 기호학계의 거물들. 발자크, 시오랑, 로베르트 발저, 레비스트로스, 페터 한트케, 칼 밴 벡터 등과 롱펠로, 쿠퍼, 마퀸드, 오스틴과 엘리엇, 모비딕은 e-book으로 읽다말았는데, 모비딕 이야기도 나온다. 내가 어디까지 봤더라? 옛 선원이었던 목사가 교회에서 설교하는데 까지 봤던가? 마저 한참 읽어야겠다

 

 

연애소설의 대부분은 남자가 주인공 아니었던가? 이 소설은 오로지 매들린을 축으로 이야기가 돌아간다. 연애소설이 무슨 유익이 있는가? 사랑은 살아가며 우리 안에서 일어나는 소중한 감성이다, 감정이다. 이 소설을 읽다보면 내 모습도 당신의 모습도 보일 것이다. 실패한 사랑조차도 독자에겐 훌륭한 스승이다.

 

 

결혼의 현실적 문제를 반영한 책으로 마담 보바리, 안나 카레니나가 있었다면, 가장 최근엔 결혼이라는 소설이 있다.” 뉴요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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