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르는 사람들 스토리콜렉터 107
마이크 오머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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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리뷰

 

따르는 사람들

_마이크 오머 / 북로드

 

 

남자는 허름한 행색으로 곧 무너질 듯한 비계에 웅크려 앉아 밤의 어둠 속에 점점이 찍힌 수천 개의 빛을 응시하고 있었다.” 비상상황이다. 완공되지 않은 고층건물의 50층이다. 바람이 드세다. 소설의 도입부인 이 부분은 뒤에 전개되는 내용과 무관하나, 뉴욕 경찰청 최고의 인질 협상가 애비 멀린을 소개하는 데 무리가 없다. 자살을 계획했던 그 남자는 결국 안전하게 구조된다.

 

장면이 바뀌어서 8살짜리 소년이 스쿨버스에서 내려 집으로 향하던 중, 한 사내에게 납치를 당한다. 그리고 그놈 목소리는 500만 달러를 요구한다. 소년의 엄마는 경찰에 공식적으로 수사요청을 하기 전에, 애비에게 부탁한다. 소년의 엄마와 애비는 30여 년 전 한 사이비 종교 집단이 벌인 대학살의 생존자들이다. 애비는 소년의 엄마를 기억못했지만, 소년의 엄마는 TV를 통해 애비의 활약상을 알고 있었기에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시간을 되돌려서 애비가 사이비 단체에 참여하게 된 시점으로 가본다. 종교단체라기보다는 매우 열성적인 모임이었다. 그 모임의 목표는 어떤 혁신적인 식단을 따르고 전파하는 다이어트 모임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모임을 이끄는 남자는 갈수록 회원들의 충성을 요구했다. 불성실함이나 위반 행위가 적발되면 체벌이 가해졌고, 그것도 갈수록 가혹해졌다. 모임에 돈을 기부하라는 압박도 있었다. 여자는 가족 및 친구와 연을 끊으라는 은근한 강요를 받았다. 사이비 종교의 성립조건은 그저 어떤 한 가지 대상에 집중한다. 그 대상은 종교적 믿음 일수도 있고, 때로는 어떤 한 사람일수도 있다. 그 공동체의 지도자가 맛이 가면, 파괴적인 성향이 된다.

 

컬트 호핑이라는 현상도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자의든 타의든 어떤 특이하고 다분히 폐쇄적인 공동체에서 나왔을 때, 그 빈자리를 메우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집단을 떠나는 사람들은 종종 심한 손상을 입는다. 채워야 하는 공허가 있다. 아니면 학대당했거나 감정적으로 상처받을 수도 있다. 그 틈을 비집고 유사한 사이비 단체가 접근한다. 일단 (먼저 속해있던)그곳은 나쁜 집단이고, 여기가 올바른 집단이라고 유혹한다. 영적이든 육적이든 외롭고 고립되고 방황할 때 그런 포식자들의 눈에 뜨면,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어진다. 때로 그 공간을 사이비 단체가 아닌 또 다른 그 무엇이 대신하기도 한다.

 

납치된 소년의 행적을 추적하던 애비는 소년의 누나(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의 사진첩에서 한 남자를 지목한다. 인질범의 윤곽이 소설의 1/3 지점에서 밝혀진다. 너무 일찍 노출되는 것이 아닐까? 영민한 소년은 납치범에게 위해를 가하고 탈출하는데, 무사히 집으로 갈 수 있을까?

 

이 책의 원제는 A Deadly Influence 이다. 직역하면 치명적인 영향력이 되겠다. 번역과정 중 책 제목을 따르는 사람들이라고 이름 붙인 것이 마음에 든다. 나는 공동체를 이끄는 1인 또는 소수의 인간들보다 따르는 사람들이 더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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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르는 사람들 스토리콜렉터 107
마이크 오머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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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원제는 A Deadly Influence 이다. 직역하면 ‘치명적인 영향력’이 되겠다. 번역과정 중 책 제목을 『따르는 사람들』이라고 이름 붙인 것이 마음에 든다. 나는 공동체를 이끄는 1인 또는 소수의 인간들보다 따르는 사람들이 더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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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움직이는 일 - 전우성의 브랜딩 에세이
전우성 지음 / 북스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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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특정 브랜드를 좋아하게 만들고, 팬으로 남도록 하는 일이 브랜딩이라고 한다. 지은이 전우성 디렉터는 크고 작은 기업에서 획기적인 브랜딩 활동으로 실력을 입증해온 현장 전문가다. 지은이는 브랜드의 정의부터 차별화된 브랜딩 기획, 잊히지 않은 존재가 되기 위해 갖춰야 할 것을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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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고사성어(故事成語)

 

 

고진감래(苦盡甘來)

 

: 고생이 다하면 좋은 날이 온다.

우리 속담처럼 되어 버린 고생 끝에 낙이 온다가 바로 고진감래.

어렵고 힘들더라도 견디며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뜻이다.

 

() 쓸 고

쓰다, 쓴맛, 씀바귀, 쓴 나물, 괴로워하다

 

() 다될 진

다되다, 비다, 줄다, 없어지다, 끝나다, 그치다, 죽다

다하다, 한도에 이르다, 죄다 보이다, 맡기다, 몰살하다, 정성을 다하다

 

() 달 감

달다, 맛이 있다, 상쾌하다, 달게 여기다, 즐기며 지칠 줄을 모르다

맛의 중심이 되는 것, 맛 좋은 것

 

() 올 래()

오다, 장래, 부르다

 

............................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속담은 워낙 자주 인용되는데 그에 해당하는 사자성어가 고진감래. 원나라 작가 왕실보(王實甫)는 당시로서는 드물게 연애를 줄거리로 한 걸출한 희곡작품 서상기를 남겼다. ‘고진감래는 이 작품에 등장한다. 명나라 소설가 오승은(吳承恩)의 판타지 소설 서유기(西遊記)에도 나온다.

 

고진감래와 뜻이 비슷한 구한감우(久旱甘雨, 오랜 가뭄 끝의 단비)’도 널리 인용되는데, 이 대목은 송나라 때 신동으로 이름을 떨치며 1100년 진사에 급제한 왕수(汪洙)의 시 ()에 나온다. 이 시에서 왕수는 인생의 네 가지 기쁨 사희(四喜)’를 이렇게 거론했다.

 

-구한봉감우(久旱逢甘雨) 긴 가뭄 끝의 단비

-타향우고지(他鄕遇故知) 타향에서 만난 오랜 친구

-동방화촉야(洞房華燭夜) 신혼방의 밤을 밝히는 화촉

-금방제명시(金榜題名時) 장원급제에 나붙은 이름

 

 

_참고도서 : 알고 쓰자 고사성어김영수 / 창해

_사진출처 : UnsplashToa Hefti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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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고사성어(故事成語)

 

 

고장난명(孤掌難鳴)

: 손바닥 하나로는 소리가 나지 않는다.

손바닥으로 소리를 내려면 두 손바닥을 마주쳐야 한다.

혼자 힘으로 일을 해내기 어려운 경우를 비유한다.

 

() 외로울 고

외롭다, 홀로, 외따로, 고아

 

() 손바닥 장

손바닥, 발바닥, 솜씨, 일을 다루는 솜씨, 수완

 

() 어려울 난

어렵다, 재앙, 근심, 구슬이름, 힐난하다, 꾸짖다, 성하다, 타다

 

() 울 명

울다, 날짐승이 소리를 내다, 울리다, 음향이 나다, 명성이 드날리다

부르다, 새가 서로 짝을 구하여 부르다

 

........................................

 

명나라 문학가 풍몽룡이 엮은 역사소설 동주열국지에 유왕(幽王)이 애첩 포사(褒姒)를 웃기려고 봉화놀이에 열중하다 목숨을 잃고 도성까지 점령당하는 웃지 못 할 고사가 잘 묘사되어있다. (유왕은 포사를 웃게 하는 사람에게 천금을 상으로 준다고 했는데, 여기서 천금매소(千金買笑)’라는 유명한 고사성어가 나왔다. ‘천금으로 웃음을 산다는 뜻이다.) 기원전 771년의 일인데 이듬해인 기원전 770년 사태를 수습하고 도성을 낙양(洛陽)으로 옮긴다. 역사에서는 이때부터를 동주(東周)라고 부르는데 흔히 춘추전국시대라고 한다. 포사를 웃기기 위한 봉화놀이에 대한 역사서의 기록은 사마천의 사기》 〈주본기.

 

당시 유왕은 포사가 낳은 어린 아들을 후계자로 삼으려고 태자 의구(宜臼, 훗날 평왕平王)를 외가인 신국(申國)으로 쫓아냈다. 이 소식을 들은 태자의 생모이자 왕후인 신후(申后)는 순간 고장난명을 느끼며 하루 종일 남편 유왕을 원망했다. 그러고는 아들 생각에 눈물로 날을 보냈다. 이때 신후의 심경을 대변하는 고장난명은 기운이 완전히 빠진 무기력 상태를 비유한다. 뜻이 가까운 성어로 고립무원(孤立無援)’이 있다. 한편 이 사자성어의 원전이라 할 수 있는 한비자의 관련 대목은 다음과 같다.

 

군주의 근심은 군주와 신하가 함께 어울리지 못하는 데 있다. 그래서 한 손으로 박수를 치면 제아무리 빨리 쳐도 소리가 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원문은 일수독박(一手獨拍), 수질무성(雖疾無聲)’이다. 대단히 생동감 넘치는 비유인데, 지금 우리가 인용하는 고장난명의 뜻은 한비자쪽에 가깝다.

 

 

_참고도서 : 알고 쓰자 고사성어김영수 / 창해

_사진출처 : 사진: UnsplashPaige Co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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