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으로 철학하기 - 세상이 우리에게 질문을 던질 때
이하준 지음 / 책읽는수요일 / 2017년 7월
평점 :
품절


 

고전으로 철학하기 - 세상이 우리에게 질문을 던질 때

    _이하준 (지은이) | 책읽는수요일 | 2017-07-25

 

 

누구나 각자도생(各自圖生)의 일상을 넘기는 것 같지만, ‘사회라는 울타리 안에서 벗어날 수 없다. 무인도에 떨어져있지 않는 한 사회 안에서 호흡한다. 물론 사회라는 범주 안에서 살아가면서도, 나만의 자유를 만끽하며 살아 갈 수는 있다. 그러나 이 또한 사회가 나를 그렇게 살아가도록 내버려 둘 때 가능하다. 지극히 개인주의적인 자유로운 삶의 가치는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사회적 또는 실존적 자유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 우선 사회적 조건이 수반되어야 하고, 사회적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개인의 역량이 필요하다는 지은이의 논지에 주목한다. 사회와 개인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는 이야기다. 그러기 위해서 필요한 작업이 사회의 구조를 알아야 한다.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지은이는 감각의 차원을 벗어나 의식의 차원에서 사회적 자유를 생각하면서 비판적 사회이론과 사회철학을 자신의 친구로 만들었다고 한다. 이 과정 속에서 부정의 정신이 발아(發芽)되었다. ‘지금, 여기에서 아니오, 왜 반드시 그래야만 하는가를 묻는 정신이다. 사회에 대해 묻고, 사회적 조건을 탐구하는 것이다.




 

 

 

사회라는 거대한 괴물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지은이는 사회고전의 학습을 권유한다. 사회고전은 바로 전복에의 꿈에서 비롯된 것이다. 사회고전을 읽다보면 우리는 당대의 시대적 고민과 사회적 문제가 무엇인지, 그것을 어떻게 돌파했는지를 들여다볼 수 있다. “사회고전이 우리에게 주는 가장 값진 선물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에 대해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힘과 그럼에도 불구하고!’라고 외칠 용기를 주는 데 있다.”

 

 

조형 예술의 영역에서는 인간의 얼굴에 독특한 역할이 주어지는데, 아주 일반적이고 대략적으로 말하자면, 인간의 영혼이 가장 명백하게 표현되는 곳이 얼굴이라는 사실이다.” _게오르그 짐멜, 짐멜의 모더니티 읽기. 사람의 얼굴은 개별 요소의 변화들이 유기적으로 결합하고, 상호작용과 상호의존의 변화라는 운동성 속에서 한 사람의 영혼이 드러나 보인다는 이야기다. 하긴 사람의 얼굴(평상시)은 수천 마디 말보다 한 사람의 겉 자아와 속 자아를 잘 보여주는 장소인 셈이다. 얼굴 이야기를 읽다보니 얼마 전 지하철에서 한 여성이 다른 여성을 향해 느닷없이 욕을 하고 폭행을 가했다는 아침 뉴스가 생각났다. 그 이유는 상대방 여인이 자신과 똑같이 성형수술을 해서 기분이 나빴다는 것이다. 황당한 사건이다. 성형외과성 쌍둥이들이 어디 하나 둘인가?

 

 

 

사르트르는 지식인과 사회를 이야기한다. “전문기술자 집단은 아직 지식인이라고 볼 수 없다. 그러나 지식인 태동의 근본적 시초는 이 계층에서 시작된다.(.....)지식인이란 자신의 내부와 사회 안에서 또한 실천적인 진리탐구(그것이 지니는 모든 규범과 함께)와 지배자의 이데올로기(그것 안에 담긴 전통적 가치 체계와 함께)사이의 대립을 자각하는 사람이다.” 지식인이여 무엇을 할 것인가. 사르트르가 볼 때 전문 기술자 집단의 문제는 사회를 지배하는 세력의 이해를 은연중에 실현하고, 지배 세력의 대변인역할을 하고 있다는 성찰을 못하는 데 있다. 결국 전문 지식인이냐 비판적 지식인이냐를 결정하는 핵심은 자기 성찰 능력과 자신의 직업적 활동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인식 여부다.

 

 

사르트르가 주장하는 지식인의 여섯 가지 과제에 주목한다. 첫째, 민중 내부에서 발생한 이데올로기와의 싸움. 둘째, 시민의 교양수준을 높이는 것. 셋째, 낮은 계급에서 전문적 지식인과 유기적 지식인을 육성하는 것. 넷째,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확립하는 데 일조하며,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사회 이념과 실현 전략, 그리고 그 방법을 제시하는 것. 다섯째, 사건 중심의 투쟁이 아닌 장기적 안목에서 노동 계급(정치 경제적 약자)의 목표와 인간 일반의 인간성 실현을 일치시키는 것. 여섯째, 시민이 추구하는 역사적 목적의 지킴이로서의 역할 등이다. 사르트르가 그리는 지식인상은 자못 계몽적 지식인이다. 비록 사르트르가 엘리트 중심주의적 사고를 벗어나지 못한 점이 있지만, 지식인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볼 단서가 된다.

 

 

지은이는 이 책을 통해 문화, 사회, 자본과 노동, 정치를 철학하는 길을 안내해준다. 26개의 저서가 소개된다. 고전(古典)을 주로 하면서 현존 작가의 책도 포함되었다. 지은이가 텍스트로 삼은 책들 중 아직 만나지 못한 책들을 위시리스트에 담는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부제로 붙은 세상이 우리에게 질문을 던질 때내가 세상에 질문을 던질 때로 바꿔졌다.

 

 

#고전으로철학하기 #세상이우리에게질문을던질때 #이하준 #책읽는수요일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막시무스 2017-08-14 2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관심이 가는 책이였는데 덕분에 구매해야할 책이 되었네요!감사합니다!

쎄인트saint 2017-08-14 23:50   좋아요 0 | URL
예..그러셨군요..추천해드릴만한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