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세계 - 개정3판
막스 피카르트 지음, 최승자 옮김 / 까치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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쎄인트의 이야기 2016-057

 

침묵의 세계 】     막스 피카르트 / 까치(까치글방)

 

 

하이데거는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침묵의 위치는? 피카르트는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눌 때는 항상 제삼자가 듣기 마련이라고 한다. 그 제삼자의 이름은 침묵이다. ‘항상이라는 표현이 애매모호하다. 단순히 지껄임 상태에선 해당이 되지 않을 것이다. 이런 경우는 듣는 귀보다 말하는 입의 힘이 더 세기 때문이다.

 

 

피카르트는 이 책에서 침묵과 사랑, 침묵과 신앙, 침묵과 시 등 우리 삶의 일상의 여러 얼굴들과의 관계를 풀어주고 있다. 피카르트에게 침묵은 멈춤이 아니다. 또 하나의 언어이다. “말이 끝나는 곳에서 침묵은 시작된다. 그러나 말이 끝나기 때문에 침묵이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 그때 비로소 분명해진다는 것뿐이다.”

 

 

그렇다고 피카르트가 침묵 성애자만은 아니다. 그러나 침묵을 앞에 두고 깊은 사색을 하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오직 말만이 존재하는 세계는 상상할 수 없지만, 오직 침묵만이 존재하는 세계는 아마도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침묵에도 효용성이 있을까? “침묵은 하나의 원초적 현상이다.” 말하자면, 아무것에도 소급시킬 수 없는 원초적 주어져 있음이 함께 한다는 이야기다.

 

 

단순히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침묵일까? 하이데거의 견해와는 달리 피카르트는 말이란 전혀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그 내부에 어떤 원초적인 자명한 존재로서 침묵이 내재해있는 사람만이 침묵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침묵의 질을 따지지 않을 수 없다. 이 원초적 침묵 속의 생명이 오직 말에 의해서만 인간일 뿐인 인간에게 또 하나의 다른 생명, 침묵 속의 생명을 덧붙여주며, 말 속에 있는 삶을 넘어, 말의 피안에 있는 삶으로 인간을 향하게 하며, 그렇게 자신을 넘어 저 밖으로 인간을 향하게 한다고 강조한다. ‘말 없음존재 없음으로 인식되기 쉬운 요즈음, 침묵의 가치와 효용성을 깊이 생각해보는 계기를 만들어주는 귀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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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환 2016-04-08 0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쎄인트saint 2016-04-08 10:00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요~^^

훼스탈 2016-04-08 0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쎄인트saint 2016-04-08 10:00   좋아요 0 | URL
몸과 마음 산뜻하신날 되십시요~^^

비의딸 2016-04-08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제가 참 좋아하는 책이 게시판에 떠서 너무 반가웠어요.

쎄인트saint 2016-04-08 13:43   좋아요 0 | URL
아..그러셨군요~ 저 역시 참 달게 읽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