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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6.1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5년 12월
평점 :
품절
冊 이야기
2016-006
【 샘터
】
해오름달
2016.
01
『나이,
그
까짓것』
1. 해가
바뀌었다.
대부분
나이 먹는 것을 싫어한다.
특히
끝 0자가
9에서
넘어갈수록 특히 그러하다.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생명 배터리 눈금이 얼마 안 남았다는 이야기가 되다보니 더욱 그러할 것이다.
요즘
나이를 5학년
4반이니,
6학년
7반이니
하면 구세대 중에서도 구세대로 속한다.
요즘은
지하철 노선을 빗대서 5호선
6번
출구,
6호선
3번
출구라고 표현들을 한다.
혹자는
53평이니,
65평이니
하는 표현을 하지만 ‘마음의
평수’라는
것을 전제로 하지 않는 한 거부감이 든다.
언제까지
그 평수 타령 할 것이냐는 핀잔을 들을 수도 있다.
‘시간이
매일 그의 눈가에 주름살을 부비트랩처럼 깔아놓고 간다.’
심보선
시인의 시 한 구절이다.
부비트랩처럼
깔린 눈가 주름살이 쓸데없는 불안과 걱정이 다가오고 있다는 경고를 해주는 경고선이 되길 소망한다.
샘터
해오름달(1월)의
특집은 ‘나이,
그
까짓것’이다.
나이가
들어도 힙합 음악에 푹 빠진 어르신이야기도 있고,
늦은
나이에 경기 민요를 배우고 그 분야의 강사로 활동하다 정신적인 문제로 그만 두고,
지금은
연극배우 실습과 글쓰기 문학교실 수강생으로 공부를 하고 있는 분도 계시다.
나이
오십에 출가하신 스님,
새마을지도자대학엔
80대
어르신도 계시다.
이분들이
살아가는 일상의 진솔한 모습을 보면서 ‘살아있다는
것’
자체가
축복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살아있다는 것이 고통 그 자체라는 생각을 내려놓지 못하고 사는 사람들도 많지만,
살아있다는
것을 소홀히 생각할 수 없다.
2.
매월
기대하게 되는 코너가 몇 개 있다.
중국통인
‘공원국의
춘추전국’을
통해 혼란 속에서 인물과 사상이 빛나던 때인 춘추전국시대에 빠져보겠다.
박수밀
교수의 ‘옛
사람의 마음’은
전통 문화의 향기를 담은 고전 산문을 재조명하여 조상들의 삶의 지혜를 들려준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축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날린다.
글만
잘 쓰면 얼마든지 이름을 남길 수 있습니다.
글쓰기에
무슨 특별한 재능이 필요한 건 아닙니다.”
기생충박사
서민 교수의 글쓰기 강좌에도 관심이 간다.
서민
교수가 10년간
터득한 글쓰기 노하우를 전수해준다니 고맙다.
그런데
서민 교수,
글은
잘 쓰시는데 글씨에 대해선 점수를 많이 못 주겠다.
경제학자
조준현 교수의 ‘세상물정의
경제 이야기’도
이 시대와 사회를 살아가며 필요하다.
돈의
흐름을 짚어주면서 우리 일상과도 맞닿아 있어 더 흥미로운 경제 이야기라고 한다.
3.
특히
마음이 많이 머물렀던 글은 문학평론가 유종호 선생님이 들려주시는 삶의 이야기다.
‘60년간
사제 생활을 한 프랑스의 신부가 그를 존경하는 신도로부터 질문을 받았다.
여러
사람들의 고해를 들으며 많은 것을 배우지 않았냐는 것.
그러자
신부는 전혀 배운 것이 없다고 말하더니 잠시 후에 덧붙였다.
“한
가지 배운 것이 있습니다.
세상에는
어른이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어린애예요.”’
인생의
거의 2/3를
배에서 보낸 항해선 선장이 들려주는 이야기도 가슴에 와 닿는다.
배에서
내려 도선사로도 한 10년간
근무했다.
도선사
일을 하는 동안 담당 지역의 여러 세상사에 정통하게 되었다.
현지
밀수업자의 동태도 알게 된다.
직업의
성격상 소문이나 동료와의 정보교환을 통해서 자연히 파악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가 훤히 꿰뚫게 된 그쪽 암흑세계에는 불변의 법칙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밀수업에
손을 댄 사람치고 끝이 좋은 사람은 거의 없다는 사실이 그것이다.
대개의
경우 법망에 걸려 자유를 잃거나 도망자 신세가 된다.
벌어서
숨겨놓은 돈이 있더라도 가족 생계비로 돌려놓고 보면 곧 바닥이 난다.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바르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길’이라고
답한다.
단순하지만,
불변의
진리이다.
끝까지
가보거나,
들여다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삶의 지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