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자연은 계산하지 않는다 - 식물학자가 자연에서 찾은 풍요로운 삶의 비밀
로빈 월 키머러 지음, 노승영 옮김, 존 버고인 삽화 / 다산초당 / 2025년 5월
평점 :

《 자연은 계산하지 않는다 》 - 식물학자가 자연에서 찾은 풍요로운 삶의 비밀
_로빈 월 키머러 (지은이), 노승영 (옮긴이), 존 버고인 (삽화) / 다산초당(2025)
“물은 생명이다. 식량은 생명이다. 흙은 생명이다. 물과 식량과 흙은 광합성과 호흡이라는 한 쌍의 기적을 통해 우리의 생명이 된다.”
지구의 상태가 심각하다. 덥고 추운 것은 예전부터 때와 장소에 따라 있어온 변화지만, 그 양상이 다르다. 오늘자 외신을 보니까 기록적 폭염이 이어지다보니, 중국에선 팽창한 도로가 폭발하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 그 도로를 달리던 차량은 길옆에 세워진 삼륜자동차를 피하려고 일시 속도를 줄였다고 한다. 이후 다시 속도를 높이려는 순간, 앞 도로가 갑자기 터지며 약 60cm 높이의 콘크리트 파편이 흩어져 도로를 막았다고 한다. 운전자는 다행히 급브레이크를 밟아 작은 돌 조각만 앞 유리창에 떨어졌을 뿐 큰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은 “폭염으로 도로 표면 온도가 올라가 콘크리트가 팽창 돼 이런 현상이 발생했다”고 했다. 이 지역은 낮 최고 기온이 40°C를 넘는 폭염이 이어졌다고 한다.
지구의 기상변화는 인류의 자업자득이다. 여러 요인 중 개발이라는 명목하에 자연을 훼손시킨 원인이 크다. 이 책의 지은이 로빈 월 키머러는 식물생태학자이자 작가이다. 아메리카 선주민 출신인 지은이는 이 책을 통해 인류가 자연에서 배워야 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것을 차분하게 강조한다. 인류의 소유욕과 경쟁심은 자연을 해치는 일도 일상다반사로 저지르며 살아가고 있다, 지은이는 인류가 가장 오래된 스승인 자연에게 가르침을 받아서 변화되길 원한다.
자연을 마주하는 지은이의 깊은 심성은 자연 속 생물들을 향한 호칭에서 부터 다르다. 원서에선 인간 예외주의라는 통념에서 벗어나 인간이든 아니든 모든 존재의 사람됨이 똑같이 중요하다는 토착적 사고방식을 나타내기 위해 동식물 이름의 첫 글자를 대문자로 썼다고 한다. 한국어판에선 첫 글자를 대문자로 쓴 동식물명 뒤에 ‘님’을 붙였다.
낯익거나 생소한 이름들을 많이 만난다. 서비스베리님, 새스커툰님, 준베리님, 섀드블로님, 슈거플럼님 등의 식물이름들은 초면이지만 정겹다. 지은이는 우리가 자연에서 얻어지는(또는 탈취하는)모든 것들이 상품이 아니라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생각하길 바란다. 땅은 모든 재화와 서비스의 원천이라는 것이다. ‘선물은 관계의 방식을 바꾼다’, ‘모든 번영은 상호적이다’, ‘나누고 베푸는 부의 재분배’, ‘각자가 모든 것을 가질 필요는 없다’, ‘생명의 기반은 경쟁이 아니라 공생이다’ 등은 각 챕터 제목이기도 하지만, 자연이 인류에게 전하고 싶어 하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지은이는 전작 『향모를 땋으며』 『이끼와 함께』에서도 자연과 인간(또는 인간성)의 관계 회복에 대해 꾸준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첫 책 『이끼와 함께』는 소설가 한강이 아버지(소설가 한승원)에게 선물하고, 아버지가 가장 재미있게 읽은 책으로 알려지며 판매 순위를 역주행해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탁월한 삽화가 존 버고인의 그림이 책에 향기를 더한다.
#자연은계산하지않는다 #로빈월키머러
#다산초당 #쎄인트의책이야기20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