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고사성어(故事成語)〉
독서와 관련된 고사성어
필경(筆耕)
필(筆) 붓 필
붓, 쓰다, 덧보태어 쓰다
경(耕) 밭갈 경
밭 갈다, 논밭을 갈다, 고르다, 평평하게 하다, 농사에 힘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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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이 : 붓으로 밭을 간다.
의미 : 옛날 문인들은 붓을 놀려 글을 쓰거나 저술하는 일을 필경이라 했는데, 농부가 농사를 짓는 것과 같다는 의미에서 이렇게 표현했다.
내용 : 동한시대 반초는 다른 사람을 위해 책을 베껴주는 일을 하며 아주 힘들게 살았는데 문득 붓을 내던지며 “대장부가 나라를 위해 공을 세워 공명을 떨쳐야지 어찌 이런 별 볼 일 없는 문자 놀음 같은 필경이나 하고 있어야 한단 말인가”라고 탄식했다.
영향 : 반초의 일화는 훗날 책을 베껴 생계를 유지하는 행위를 가리키는 단어로 정착했다. 당나라 시인 왕발은 문장 좋기로 이름났는데 각처에서 그의 글과 글씨를 얻으려는 사람들이 몰려들어 많은 보수를 받을 수 있었다. 당시 사람들은 이를 두고 ‘심직필경(心織筆耕)’이라 했다. 여기서 종이를 밭에 비유하는 글도 나왔고, ‘필경’과 함께 ‘목경(目耕)’이란 용어로 독서 생활을 나타내기도 했다. 또 ‘설경(舌耕)’이란 표현도 나왔는데 글을 가르쳐 생활하는 것을 비유한다.
蛇足 : 필경(筆耕)이란 단어를 만나니 내가 좋아하는 클래식 음악 중 오스트리아의 작곡가 프란츠 폰 주페가 작곡한 오페레타 《시인과 농부》의 서곡이 생각난다. 주페는 어떻게 시인과 농부를 한 곳에 묶었을까? 나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농부가 대지의 밭을 가는 동안, 시인은 마음 밭을 갈아 한 편의 시를 창작해낼 것이라고...
_참고도서 : 『알고 쓰자 고사성어』 김영수 / 창해
_사진출처 : Unsplash의 Jilbert Ebrahim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