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고사성어(故事成語)〉
독서와 관련된 고사성어
만첨삽가(萬簽揷架)
만(萬) 일만 만
일만, 수의 많음을 나타내는 말, 다수, 크다
첨(簽) 농 첨
농, 죽롱(竹籠), 찌, 쪽지, 서명하다
삽(揷) 꽂을 삽
꽂다, 박아 넣다, 끼워 넣다, 가래, 농기구의 한 가지
가(架) 시렁 가
시렁, 횃대, 물건을 걸어두는 기구, 도리(桁)
........................................
풀이 : 책꽂이에 매달린 만 개의 책갈피
의미 : 책이 아주아주 많다는 것을 나타내는 표현이다.
내용 : 당나라 때 업후(鄴侯) 이필(李泌)의 집에는 책이 대단히 많았는데, 3만 축에 상아로 만든 책갈피가 다 매달려 있었다.
영향 : 기록에 따르면 당나라 때의 장서 습관은 붉은 색 상아 책갈피로는 경전류를, 초록색으로는 역사책을, 청색으로는 제자백가서를, 백색으로는 문집을 표시하는 거였다고 한다. 이 고사는 그 뒤 ‘아첨만축(牙簽萬軸, 상아 책갈피가 만 축)’, ‘아첨삽가(牙簽揷架, 상아 책갈피가 서가에 꽂혀있다)’, ‘아첨만가(牙簽滿架, 상아 책갈피가 서가에 가득하다)’등으로 차용되었는데, 어느 것이나 책이 많다는 것을 나타낸다. 하지만 때로는 ‘아첨’이란 표현으로 서적을 대표하기도 한다.
蛇足 : 한 때 내 서가에 많은 책이 꽂혀있는 것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서가에 있는 책들을 보면 약간 부담이 간다. 읽어줘야 할 책들만 눈에 들어온다. 사실 약간의 다시 읽고 싶은 책들을 제외하곤 전부 읽어야 할 책들이다. 읽은 책들 중 다시 안 만나도 될 책들은 이미 이런저런 경로로 내 곁을 떠났다. 藏書家? 부질없는 일이다. 내가 이 세상을 떠나면 십중팔구 서가의 책들은 애물단지가 될 것이다. 남은 사람들의 수고를 덜어주기 위해서도 부지런히 읽고 치워야겠다. 藏書寄贈? 쉽지 않은 일이다. 그만한 깜도 안 된다. 내겐 귀한 책들이지만, 다른 이들에겐 별 도움이 안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기증한다고 넙죽 가져가지도 않는다. 결론은 ‘게으름부리지 말고 부지런히 읽고 치우자’이다. 그러면 머리 어느 한구석에라도 남겠지.
_참고도서 : 『알고 쓰자 고사성어』 김영수 / 창해
_사진출처 : 약 2년 전 찍은 내 서가 중 일부.
한권이라도 더 꽂아 넣으려고 책을 눕혀 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