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다가 어느 부분에서 어젯밤 전화 통화가 생각났다. 아, 그래, 그 이야기를 써야겠어. 몸을 일으켜 컴퓨터의 새 창을 연다. 커서가 껌벅이는데, 손이 키보드에 갔는데, 써야겠다고 생각한 바로 그 이야기가, 생각나지 않는다. 그러니까 아까 어디를 읽다가 생각이 났더라? 다시 책을 펼쳐 그 부분을 찾아 읽는다.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는다. 어, 이 부분 아니었나? 그 뒷부분도 읽는다. 역시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는다. 무언가가 생각났다가 흐릿하게 지워진 흔적을 헤집어보지만 소용없다. 이야기는 달아났다. 이미 여러 번 그랬음에도 새 책에다 낙서를 하는 느낌을 꺼려 해 손에 연필을 쥐지 않음을 후회해 본다. 독서란 참으로 어려운 것이다. 허리도 아프고 어깨도 아프고 목도 아프고 눈도 아프고 이제는 손에 연필을 쥐고 날아가는 생각들을 잡아채야만 하니 말이다. 바로 옆에 연필이 있어도 그 연필을 집어 드는 순간 생각을 잊어버릴 수도 있다. 망할. 오늘 아침에는 꿈이 잊히지 않길래 느지막이 꿈 일기를 쓰다가 어라 생각보다 기억이 잘 나네? 하면서 주절댔다. 마침 또 혈액검사하러 나가는 날이라 그만 노트를 덮어야 했는데 잊어버릴까 봐 노트 구석에다 미처 못 쓴 내용의 키워드를 적었다. 지금 점심 먹은 후, 아직도 안 썼다. 노트를 펴면 꿈이 다시 생각날까? 그러다 잊어버리는 거지. 그나저나 나는 아까 뭘 쓰려고 했을까?@@ 


+ 아침에 빵 썰다 손가락을 같이 조금 썰어버렸다. 왼손 가운뎃손가락. 키보드 두드리면 아플 줄 알았다. 괜찮아서 다행이다. 얼마나 베었는지 들여다보기 무서워서 밴드 떼기가 싫다. 고작 손가락 하나를 밴드로 감았을 뿐인데, 그럴 때마다 그랬음을 아는데도, 불편하다. 건조한 눈에 인공눈물을 넣고 잠시 눈을 감고 있는 사이 벽을 더듬어 욕실과 주방을 왕복했다. 익숙한 공간, 익숙한 생김새를 손으로 더듬어 짐작하고 빛이 들어오는 곳을 피부로 느낀다. 어느 한 부분 귀하지 않은 곳이 없다, 몸은. 



















+ 좋을 것 같아서 못 꺼내고 있던 책(응???)이 예상대로 좋을 것 같을 때 기분이가 좋다. 좋으면서 싫다. 휘리릭 펼친 부분이 눈에 쏙쏙 들어와 박히고 가슴을 텅 때릴 때 내 감정을 이미 제대로, 잘, 훌륭하게, 쓴 사람에게 말도 안 되는 질투와 동질감을 동시에 느끼는 거다. 좋을 줄 알았어. 몇 장 안 읽었지만. 







친구 관계에는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서로에게서 활기를 얻는 관계고, 다른 하나는 활기찬 상태여야 만날 수 있는 관계다. 첫 번째에 속하는 사람들은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 방해물을 치운다. 두 번째에 속하는 사람들은 일정표에서 빈 곳이 있는지 찾는다.
(확실히 이 부분 어디였는데...) - 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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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2-21 23: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서로에게서 활기를 얻는 관계💕💕

난티나무 2023-02-22 00:35   좋아요 2 | URL
그런 관계 ♥️♥️♥️

유수 2023-02-22 0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손가락.. 밴드 좀 더 나중에 떼세요..
전화 통화 돌아와라 얍!!

난티나무 2023-02-22 05:43   좋아요 1 | URL
잘 준비 하면서 밴드 갈았어요. 얼마나 베였는지 가늠이 안 됩니다 ㅋㅋ 상처 아무는 데에도 너무 오래 걸리는 슬픔….😳
통화… 안 돌아올 거 같아요 ㅠㅠ ㅋㅋㅋㅋㅋㅋㅋ

자목련 2023-02-22 08: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난티나무 님의 글도 좋을 줄 알았어요. 저도 드디어 이 책을 곁에 두었는데 읽기도 전에 좋으네요^^

난티나무 2023-02-22 17:04   좋아요 0 | URL
어맛 자목련님!!! ☺️
마지막 한 장까지 좋기를~~~~^^ 📖

거리의화가 2023-02-22 09: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기대를 충족시켜주는 책이라면 더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이 책 좋다고 말해주시는 분들이 정말 많네요.
서로에게서 활기를 얻는 관계가 역시 좋습니다^^*

난티나무 2023-02-22 17:07   좋아요 0 | URL
좋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쟝님이 떠오르네요 ㅎ) 왜 좋다고 하시는지 좀 알 것 같기도 하고요. 앞부분만 읽고 설레발 쳤는데 끝까지 좋을 거라 생각합니다.^^;;;;
서로에게서 활기를 얻는 관계!!!

라로 2023-02-22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티님, 정말 저는 가끔 난티님의 글을 읽을 때마다 제가 쓸 것 같은 글과 넘나 비슷해서 놀라요. 저도 어떤 책 읽고 바로 그랬거든요. 휘발돼 버린 기억.ㅠㅠ 그리고 저도 오른손 다쳤어요. 저는 요즘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니려고 노력하는데 암튼, 프라이팬에 뭘 굽다가 그거 뒤집었는데 기름이 제 오른손 검지와 중지 사이, knuckle이라고 하는 그 부분과 손목을 데었어요. 시간이 없어서 찬물에 대강 아픈 곳을 대고 일하러 왔는데 부풀어 오를 것 같았는데 밤에 그렇게 된 거예요. 그런데 손을 씻다가 다친 것을 잊어버리고 수건에 손을 막 비벼가지고 상처가 덧나서 지금도 고생이에요. 엉엉 속목은 괜찮은데 검지와 중지 사이의 knuckle요. 거기는 우리가 넘나 자주 사용하는 부분이네요,,ㅋㅋ 어쨌든 상처는 오픈 투 에어가 좋습니다. 얼렁 밴드 떼세요!ㅋㅋㅋ

난티나무 2023-02-22 17:15   좋아요 0 | URL
아이쿠 손을 다치셨군요. 이야기만 들어도 손이 쓰립니다.ㅠㅠ 얼른 나으셔야 할 텐데요. 오픈 투 에어라니, 밴드 떼야 하나요 ㅎㅎ 상처 난 곳은 항상 어딘가에 부딪치고 그래서 덧나더라고요. 벌어지지 않게 밴드 꼭 감아두었는데… 물만 닿아도 금세 벌어질까 무섭 ㅋㅋㅋㅋ

기억 휘발은 자주 겪어요. 진짜 눈 깜박하는 새 날아가요. ㅎㅎ 아무리 해도 다시 생각 안 나죠?? ㅠㅠ 떠오르는 순간 메모하는 습관을 들여야 겠어요. 펜 드는 사이에 잊어버리기도 하지만요.ㅎ
 
[전자책] 자미 - 내 이름의 새로운 철자
오드리 로드 지음, 송섬별 옮김 / 디플롯 / 2023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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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오드리 로드의 사랑 이야기, 사람 이야기. 이 책을 읽는 여성이라면 로드를 부러워하는 순간이 적어도 한번 이상은 있을 것이다. ‘자미‘가 되고 싶을 것이다. 영혼의 반짝임! ‘살아있는‘ 롤모델! ‘섹시‘한 로드 언니!!! 정말 로드처럼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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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워를 했다. 많이 늦지 않은 저녁이다. 몸에 밴 음식 냄새를 씻어내느라 아주 오랜만에 비누를 사용했다. 집에서 음식을 만들 때 싫은 점 하나는 몸에 배는 냄새였다. 내용물이 끓는 냄비 앞에 서 있노라면 아침에 감은 머리카락, 아침에 갈아입은 옷이 금세 무용지물이 된다. 전이라도 한 장 부칠라치면 그 날은 얼굴에서도 기름 냄새가 난다. 어제 새로 입었는데 또 갈아입어야 하다니. 어제는 볶음요리를 하는 주방에 앉아있기만 했는데도 냄새가 온몸에 배어버렸다. 한 끼 식사를 마련하기 위해 세탁물을 늘리고 샤워까지 해야 한다면 이것은 효율적인가? 그러니까 지금 샤워와 음식과의 상관관계를 말하려고 했던 건 아니고. 


" "너무 늦었네." 유도라는 그렇게 말했었다. "피곤해 보이는구나. 잠시 누워 있을래?" 그가 침대 위 자기 옆으로 오라는 시늉을 했다. 의자에 앉아 있던 나는 총알처럼 뛰어 올랐다.  

 "아니에요, 괜찮아요." 나는 더듬거리며 대답했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이라고는 오늘 아침 이후로 몸을 씻지 않았다는 사실뿐이었다. "저...... 저 어차피 샤워를 해야 해서요." 

 유도라는 이미 책을 집어 든 뒤였다. "잘 자렴, 치카." 그는 고개도 들지 않고 그렇게 말했다. 

 나는 내 방 침대에서 벌떡 일어서서 온수기의 불을 켰다. 유도라의 집으로 돌아갈 생각이었다. " 

(전자책 338/539) 



 아! 우리의 '오드르'는 머릿속에 샤워를 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샤워를 하지 않았기에 침대에 같이 있음에도 유도라에게 손을 대지 못했(않았)다. 기본 중에 기본 아닌가? 섹스 전에는 샤워를 한다. 그녀는 샤워를 하고 유도라에게 갔다. 

 

 이해할 수 없는 영화 속 섹스장면들이 생각난다. 그들(여자와 남자)은 사무실에서, 골목에서, 지하실에서, 창고에서, 들판에서, 아무튼 그곳이 어디든, 샤워실이 딸린 호텔방이라 하더라도, 씻지 않고! 그대로! 고고씽!!! 가장 최악은 공중화장실. 우리 나라 화장실은 깨끗하니깐요?????? 어제 본 드라마에서도 그들(여자와 남자)은 외출했다 집에 들어가 그대로 엉겨붙었고 옛날에 본 드라마에서도 옴팡지게 온몸에 땀을 흘린 여자가 남자 집에서 엉겨붙었으며 옛날에 본 영화에서도...... 


 나는 오드리 로드가 이 장면을 의도적으로 넣었으리라 짐작한다. 어쩌면 자기검열을 했는지도 모르지. 그러나 전자라고 믿고 싶다. '오염된' 섹스 장면을 너무 많이 봐왔다. 우리에겐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고 로드는 그 역할을 충분히 해주고 있다. 그러니 로드님이시여, 좀더 자세하게 묘사 좀 해주시면 안 되렵니까????? 


 + 안타까운 한 가지 : 여자와 남자가 키스할 때, 여자와 여자가 키스할 때, 어느 쪽에 '흥분' 혹은 '이입'하십니까? (아... 혹시 남자와 남자?? 혹은, 구별 없이??) 나는 이성애자일까, 궁금하지만 아직까지는 이성애에서 벗어날 수 없나 봅니다. 후자가 궁금한데 몰입은 안 됩니다. 섹스 장면도 마찬가집니다. 자꾸 보다 보면 달라질까요? 그러나 재미집니다? 로드님이 그것만 재밌게 썼겠습니까? 페이지터너입니다.^^ 얼마 남지 않았어... 힝... 


+ 머리카락 말리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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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티나무 2023-02-20 07: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정. 덜 읽은 표가 나는 말을 했다. 키스를 보고 ‘흥분’하는 건 육체의 반응일 뿐이라고, 이성애가 주입된 결과라고 하지 않았나. 나는 성급하게 로드의 ‘성애’를 ‘이성애적’ 시각으로 보는 것같다. 어쩜 그의 묘사는 그리도 아름다운지.

단발머리 2023-02-20 10: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난티나무님 글 다 좋아하지만, 요즘 너무 텐션 터지시는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섹스 글에 이렇게 강하신 줄 미처 몰랐습니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 부탁드려요^^

난티나무 2023-02-20 19:50   좋아요 0 | URL
텐션이 좀 ㅎㅎㅎ 그렇죠?ㅋㅋㅋㅋㅋ 아놔 ㅋㅋㅋㅋ
저는 그저 단발머리님이 ‘좋아한다‘고 말씀하시는 게 쏙쏙 좋을 뿐이고요~~~~~~ ♥️♥️♥️😍😍

다락방 2023-02-20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난티나무 님과 같은 불만을 가지고 쓴 글이 많습니다. 특히 영화에서 맨발에 구두 신은 여자의 구두를 벗겨주면서 섹스할 때 그 발냄새를 어쩔려고 그러나 싶고요, 그리고 예기치 않은 상황에서 여자가 오럴 해줄 때 그 고추 냄새는 정말 ㅠㅠ 왜들 저렇게 씻지 않고 냄새나고 더러운 몸으로.. ㅠㅠ 너무 싫어요 ㅠㅠ
일전에 애인에게 섹스할 때 뭐 특별히 주의할게 있냐고 해서 무조건 씻고 해야 한다고 말했던 생각이 나네요. 나갔다 들어와서 손도 안씻고 어딜 만져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잠자냥 2023-02-20 12:02   좋아요 0 | URL
구두만 벗겨주고 끝나면 다행.......
스타킹 신었던 그 발에 입맞추고 이러면..... 하 도저히 몰입 불가. ㅋㅋㅋㅋㅋㅋ
주말에 본 영화(프랑수아 오종, <영 앤 뷰티풀>)에서는 심지어 섹스하고 나서 씻지도 못하게 하더라고요. 젠장

다락방 2023-02-20 12:11   좋아요 1 | URL
진짜 미치겠어요. 발가락에 키스하거나 발가락 입에 무는 거 저도 좋다 그겁니다. 그런데 그 전에 좀 씻으라고요. 왜 냄새나는데 그걸 참아가면서 .. ‘사랑하면 냄새가 안나‘이딴건 말짱 거짓말 입니다. 냄새 잘만 나죠. 사랑한다고 냄새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흑흑 너무 싫어요 ㅠㅠ 저는 그런 섹스신에 몰입이 안돼요 ㅠㅠㅠ

잠자냥 2023-02-20 12:28   좋아요 0 | URL
영화에서 제발! 아침에도 양치질하고 딥키스하자.... 뽀뽀까진 인정... ㅠㅠ
(근데 왜 우리 난티님 방에서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2-20 13:45   좋아요 1 | URL
그럼 이쯤에서 멈추는 걸로...흠흠..

난티나무 2023-02-20 19:55   좋아요 0 | URL
저 안 그래도 영화 이야기 하면서 그, 맨발구두쪽쪽 그거 떠올렸어요. 다락방님 글도.^^ 저는 어제 드라마 보면서, 많은 수의 남자들이 화장실 가서 오줌누고 손도 안 씻고 나온다는 이야기가 생각나더라고요. 윽. 어느 드라마에서인가 본 장면이기도 하고요.

잠자냥님 와 진짜 공감. 아침키스 시러요. 냄새 나... 나도 나고 너도 나고 에브리바디 나.........

그래서 저는 오드리 로드가 넘나 좋았습니다! 흠흠.
 

읽고 있는 책들 정리해보기. 리뷰도 페이퍼도 못쓴 책들이 여전히 많다. 왜때문에 뇌세포가 가동하지 않는 느낌이지. 2월이다. 그래서 그렇다. 그렇다고 치자. 















케이트 밀렛 <성 정치학> 

숙제처럼 여겨지는 두꺼운 책들이 있다. 그 중 한 권이 케이트 밀렛의 <성 정치학>이다. 4분의 3 가량 읽었다. 오 많이 읽었어! 로렌스 분석 끝부분과 헨리 밀러 그리고 장 주네 작품 분석한 부분이 남았다. 솔직히 이 사람들 작품 이야기 별로 보고 싶지 않은데 ㅎㅎㅎ 너무 열심히 분석해놓아서 또 그냥 넘어갈 수는 없고. 프로이트도 아주 대차게 까주셨고. 이 책이 출간되었을 때(1970년)의 '충격'이 짐작되는 바이다. 그러나 지금은 2023년. 페미니즘 비평서 몇 권을 읽고 뛰어난 학식을 갖추게 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그동안 책 몇 권 읽었다고 밀렛의 책이 좀 심심(?)하게 느껴진다. 어쩔. 다 읽고 뭐라도 쓸 수 있을까? 다시 읽어야 하는 것일까? ㅠㅠ















스크로파 <더웜카인드> 

얼마전에 앞부분 좀 읽다가 멈췄던 책이다. 다시 처음부터 읽고 있는 중. 부제가 '우리의 손으로 쌓아 올릴 수 있는 새로운 세계'이다. 앞부분 읽을 때 이건 옆지기가 읽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 읽히기도 했다. 같이 읽고 토론하면 좋을 듯. 좀더 읽어봐야 하겠다. 너무 앞부분이라. 책날개의 저자소개를 보면 스크로파의 이름 설명이 나온다. 라틴어로 암퇘지를 의미하며 동일 유래를 가진 이탈리아어 스크로파는 돼지 / 정숙치 못한 여성을 가리키는 속어로 쓰인다고. '이 이름은 타인이 우리에게 정숙치 못한 여성이나 혹은 돼지라는 꼬리표를 붙이는 것을 두려워하던 과거의 우리를 넘어서려는 시도입니다.' 
















앨리슨 스톤 <페미니즘 철학> 

음 이것도 서문과 1장만 읽은 상태. 뭔가 되게 똑부러지는 느낌을 준다. 1장에서 '섹스', '젠더' 의 구분, 그것에 대한 페미니즘의 여러 주장들, 저자의 주장 등이 정리되어있다. 아주 유익했다. 나중에 또 페이퍼를 쓸 수도 있겠지만 한없이 모호하고 경계가 없어보이는 섹스/젠더를 다시 생각하고 정리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렇다 해서 깔끔완벽하게 뭔가가 머릿속에 그려진다는 말은 아니다.^^;; 뒷부분 기대 중. 
















케이트 만 <남성 특권> 

이 책은 3월 여성주의읽기 책인데 독서모임에서 읽고 있던 책이라 본의 아니게 선행학습하는 중이다.^^;; 따라서 긴 말은 생략한다. 다음달에 페이퍼 쓰겠음. 
















김현주 <하는, 사랑> 

산 지는 꽤 됐지만 이제야 꺼내보는 소설. 이 책은 왜 샀냐 하면. 제목의 '하는'이 '섹스하는'이기 때문이다. 이성애섹스에 대해 더 알고자 하는 마음이었겠다고 지금은 추측하지만 초반 읽으면서 아... 나 이거 왜 샀지... 일케 되어버리는 거. 부분으로 전체를 판단하는 오류를 범하지 않기 위해 끝까지 읽어보기는 할 텐데, 진도 나가기가 힘드네? 힘들다. 하. 남편 사정액을 왜 받아먹으라고 시키는 거야. 웩. 심지어 그거 포르노에서 나온다고 말도 하면서. 뒤로 가면 좀 재밌을까? 끙. 















오드리(오드르) 로드 <자미> 

가장 최근에 산, 따끈따끈한 전자책. 처음에는 로드의 엄마 때문에 이상야릇(?)한 여러 가지 감정들이 솟더니 중반을 넘어가는 지금은 조금 심드렁해졌다가 스물도 안 된 나이에 여자랑 섹스하고 쾌락과 욕망을 탐구하는 로드를 보면서 괜한 질투심도 품고, 단순하지가 않다?? 아무튼 이거도 다 읽고 뭐라도 쓸 수 있을지 모르겠다. 진짜 모르겠다. 일단 다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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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 2023-02-16 01: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 자미 진짜 책하고 사랑하고 질투하고 부러워하고 앨라이하게 되지 않아요? 또 혼자 벅차오릅니다.. 웜카인드 얼마전에 서점에서 손에 들었다가 내려놨는데 토론감 내음이 나는 책이군요. 다음번에 마주치면 펼쳐봐야겠습니다.

난티나무 2023-02-16 01:44   좋아요 3 | URL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 는 말이 왜 생각나죠.ㅎㅎ 나도 내 떡잎 찾고 싶다… ㅠㅠ 지금 찾아도 나무 되긴 글렀지만 어쨌든 잃어버린 거 찾고 싶게 만드는 책이에요.ㅎㅎㅎ 로드는 너무 재주꾼이네요!!!!!
웜카인드 앞부분 저는 좋았거든요. 좀더 읽어볼게요.^^

유수 2023-02-16 13:42   좋아요 0 | URL
로드도 자기 혼란의 시기를 고스란히 겪어 내서 그런 거잖아요. 난티님 떡잎 문제 없음!

난티나무 2023-02-16 23:49   좋아요 1 | URL
이런 말 좋아요!!!!! 필요함!!!!!! ㅋㅋㅋㅋㅋㅋㅋ 🥰🥰🥰

바람돌이 2023-02-16 21: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 만만치 않은 책들이네요. 열심히 공부하시는 모습에서 또 자극받고 있습니다. 아 진짜 저는 한달에 한권 읽기 따라가기도 너무 벅차요. ㅠ.ㅠ

난티나무 2023-02-16 23:47   좋아요 2 | URL
이전에 (이성애)섹스 관련 책들을 읽었더니 머리가 아파서 ㅋㅋㅋ 좀 가벼운(?) 거 읽고 싶은데 잘 안 되네요. 이도저도 싫을 땐 놀러가기!!!! 라고 외치면서~ㅎㅎ (아 놀러가고싶다) 권수만 많고 영양가는 흠흠… ^^;;;;;;;

얄라알라 2023-02-20 0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 읽고 정리하려고 룰을 세우면, 저 같은 경우에는 계속 계속 리뷰를 못 올리게 될 듯 합니다. 요샌 벌려만 놓고 수습 못하는 읽기의 연속이라. 난티나무님, 이렇게 중간중간 정리하시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계속 갈 책과, 좀 오래 쉬어갈 책도 걸러질 것 같고.

저도 요새 점점 서가가 무거워져서 중간 정산을 해야겠네요^^

ZAMI 평은 알쏭달쏭,^^ 그래서 더 궁금증을 키워주네요 ㅎ 다 탐나요

난티나무 2023-02-20 05:01   좋아요 1 | URL
얄라알라님 저도 그래요.^^;; 수습 못하는 읽기의 연속...ㅠㅠ
머리가 안 돌아요.ㅎㅎㅎ
자미, 음, 거의 다 읽어가는데 뭐라고 쓸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생각을 해야 하는데.^^;;;
 
내일의 섹스는 다시 좋아질 것이다 - 여성의 욕망에는 ‘동의’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
캐서린 앤젤 지음, 조고은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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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과 표지에 연연하지 말고 읽으시길. ‘섹스‘가 언젠가 좋아지기야 하겠지만(진짜?) 그 미래는 너무 머니, 지금 여기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섹스와 관련된 모든 거짓과 위선을 고민해보기를. 개인주의와 섹스를 묶어버리는 오류를 범하지 않기를. 여성이 ‘자유‘의 함정에 빠지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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