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익보다 좋은 영어 - 누구에게든 불편할 영어의 진실과 대안
정우섭 지음 / 연두스튜디오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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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한 책이다. 영어학습법을 논하는 수많은 책들로 넘쳐나는 가운데 이 책은 정직하고 우직함 하나로 단연 돋보이는 책이라고 생각된다.

 

우선 '우리 사회는 영어가 필요없는 사회다'로 시작하는 글은 우리나라의 영어 광풍을 조금이라도 생각해보면 당연한 말씀이다. 생각이 정직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인데,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그저 영어광풍에 휩쓸려 갈 뿐이다. 이 광풍을 이용하여 돈벌이에 눈이 멀거나 권력을 휘두르는 사람들이 떡 버티면서 세상을 주무르는 한 쉽게 변하지는 않을 것이다.

 

영어가 돈이 되는 세상에서, 이 책의 저자는 돈벌이와는 무관한 영어전도사의 역할을 도맡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선, 요란스럽기만하고 별 효과는 없는 각종 영어학습법에 대한 일침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몇 개만 꼽아보면,

 

어렸을 때부터 영어 공부시키면 잘한다?/ 디즈니 영어는 안 된다/ 영어 유치원, 초일류 영어학원, 조기유학, 특목고 꼭 가야 하나?/어학연수 다녀오면 무조건 영어를 잘하게 될까?/스크린 영어(미드영어), 절대로 하지 마라/ 받아쓰기, 절대로 하지 마라/찍기 영어, 시험을 위한 영어는 노우!/버터 바른 발음보다는 천천히 또박또박한 발음이 중요하다/원어민 강사의 함정, 차라리 똑똑한 한국인 강사가 더 낫다 등등..

 

그래서 이 책의 저자는 영어교육의 대안으로 우직한 공부방법을 권하고 있다.

우선 공부에는 절대 시간이 필요하단다. <아웃라이어>에 '1만 시간 법칙'이란 말을 인용하여, '무엇이든지 1만 시간 동안 연습하고 연마를 하면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영어를 공부하는 방법은 '종합적으로 공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용하면,

 

134쪽...종합적이라고 하지만 순서가 있다. 원어민은 듣기, 말하기, 독해, 쓰기 순으로 하겠지만. 우리는 원어민이 아니기 때문에 그리고 빨리 따라잡아야 하기에 독해와 듣기를 병행해야 한다. 듣기와 독해를 잘하게 되면 말하기는 저절로 되고, 그 다음에는 작문을 할 수 있게 된다.

 

input이 있어야 output이 있는 법. 듣기와 독해야말로 input과 output의 효과만점의 실천 가능한 영어 학습법이 아닐까.

 

이렇게 실천 가능한 영어학습을 위해 이 책의 저자는 고맙게도 무료학습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ohmyreading.com 이 그것이다. 미국의 VOA 뉴스를 지문으로 삼아 독해 강의를 하고 있는데 대개 수준은 고등학교 이상으로 잡아야 될 것 같다. 정말로 영어를 잘하고 싶다면 이런 사이트를 이용하여 꾸준하고 성실하게 공부하면 영어 공부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은156쪽의 작은 책자에 불과하지만 영어학습법에 무슨 그리 긴 설명이 필요하겠는가. 결국은 '영어 공부는 왕도가 없다'에 대한 약간은 긴 설명인 셈이다.

 

오늘도 자녀의 영어 사교육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많은 분들에게 이 간단한 영어학습법은  영어 사교육의 대안으로서도 훌륭한 방법이 되리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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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계급사회 - 누가 대한민국을 영어 광풍에 몰아 넣는가 대한민국을 생각한다 4
남태현 지음 / 오월의봄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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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벅차올라서 말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있잖은가. 바로 이 책을 읽고나서 그랬다. 가슴 저 밑바닥에 켜켜이 쌓여있는 분노, 원망 같은 것들이 한바탕 위로 받는 기분이 들었다. 세상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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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석의 영어이야기
고종석 지음, 이우일 그림 / 마음산책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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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세상사가 그렇듯 책에도 '때'가 있는것 같다. 특히 좋은 책일수록 때를 잘 골라서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가 내게는 그런 책이다. 갓 대학에 입학하고 첫 여름방학을 맞았을 때 이 책을 집어들었는데, 결과적으로 때가 너무 일렀다는 것을 이제야 깨닫는다. 제대로 된 소화는 커녕 멀미만 초래했으니...

 

며칠 전 고종석의 이 책을 도서관에서 발견했을때 울컥 반가운 감정이 일어났다. (<오래된 새책>이라는 책에 이 책에 대한 얘기가 나오는데 안 보고는 지나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더불어 대학 신입생 시절의 절망감이 떠올랐다. 고종석은 를 무척이나 좋아했다는데 아마도 그분이 <고종석의 ....>를 쓰게 된 것도 의 영향이 아닐까 싶다.

 

이 책에 대한 소개는 일단 이곳 알라딘의 소개글을 인용하면, '일주일의 7일을 각각 한 과씩으로 구성하고, 단어의 어원에서 시작하여 그것으로부터 파생된 단어들을 소개하면서, 신화, 역사, 문화, 과학, 종교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더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 책을 읽고 예전의 절망감과 멀미를 잊을 수 있었으며, 내게는 그 대망과 원망의 대상이었던 를 다시 도전해보고 싶다는 의욕이 일었다는 점이다.

단숨에 이 책을 읽었다는 점도 내게는 용기백배의 자신감을 불러일으켰다.

 

단 하나. 이 책의 끝부분에는 그리스 로마 신화의 그 어지러운 족보가 좀 지나치게 나열되어 있다는 점이 마음에 안 든다. 쓰기에도 괴로웠을 것 같다. 재미있게 쓴 글이 역시 읽기에도 재미있는데 저자의 학구열이 지나치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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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학 박사 정도상의 고교생을 위한 영문법 - 기본원리 뿌리영어 문법
정도상 지음 / 마더텅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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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문법책에서 감동을 받았다. 원리도 모르고 그냥 외워야만 했던 부분을 깨달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1) What do you think of it? 이 왜 올바른 문장이고 How do you think of it? 이 왜 틀린 문장인지

2) something special 처럼 왜 형용사가 뒤에 붙는지

3) You look happy.에서 왜 부사가 아닌 형용사가 와야 하는지

....를 비로소 (암기가 아닌) 이해하게 되었다.

 

이 책의 장점은

1)영어의 문법을 뿌리부터 들춰내어 암기가 아닌 이해를 돕는다는 점,

2)우리말 문법과의 비교 설명으로 문장 구조를 쉽게 파악하고 이해할 수 있다는 점,

3)복잡하고 세세한 문법 용어를 취할 것은 취하고 버릴 것은 버리고 필요하면 다시 헤쳐 모여하는 식으로 정리했다는 점,

4) 그래도 설명이 안 되는 부분은 골치 아파하지 말고 차라리 암기하라는 점 등이다.

 

3)의 경우 대강 생각나는 것만 적어도, 

ㄱ. 조동사는 크게 문법조동사/의미조동사로 나눈다.

ㄴ. will, shall 의 경우 단순미래/의지미래 대신 문법조동사/의미조동사로 나눈다.

ㄷ.동사는 시제동사와 비시제동사로 구별한다.

ㄹ.사역동사의 개념을 확대하여 생각한다.

ㅁ.능동태와 수동태를 서로 다른 것으로 생각해본다.

ㅂ.가정법은 단순하게 과거/과거완료로 정리하고 애매한'가정법미래'는 '원형법'으로 묶어서 생각한다.

 

4)의 경우,

Do it now. 라는 문장을 수동태로 고칠 때 그냥 Let it be done.으로 암기하라는 식이다. 이 문장의 수동태를 Let + 모가지를(목적어 it ) 비틀어(be동사) 피(P.P)를 봐라, 로 암기한 걸 생각하면 참으로 쉽고 통쾌한 방법이다.

 

이 책은 책 제목으로봐서는 고등학생에게 필요한 책일 듯한데, 질 보다는 양에 집착하는 경우라면 이 책은 좀 부담스럽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의 내용을 소화할 정도라면 어느 정도의 문법 실력이 있어야한다고 본다. that의 용법만 해도 그렇다. 적어도 that이라는 단어로 혼란을 느끼고 고민해봤어야만 이 책에서 말하는 것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아무래도 학습량에 쫓기는 상태라면 이 책은 좀 한가하게 보일 수도 있다. 마음에 여유가 있어야 볼 수 있는 책이다, 학생 입장에서는.

 

버릴 건 버리고 정리할 건 정리하고, 꼬인 건 바로 잡고, 분석 없이 무조건 외웠던 건 그 근본을 캐주고...영문법 책이 참으로 시원하고 감동적이었다, 내게는.

 

참고로 이 책의 저자가 쓴 책으로는 <북유럽의 외로운 늑대! 핀란드>가 있다. 우리나라의 영어교육을 고민하는 내용이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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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와 사이 - 유쾌한 지식여행자의 커뮤니케이션 강의 지식여행자 12
요네하라 마리 지음, 홍성민 옮김 / 마음산책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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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쉽게 읽히면서도 잘 읽히지 않는다. 눈 앞에서 재밌는 얘기를 들으면서 딴 생각을 하고 있는 것과 같다고나 할까. 통역사에 관한 이야기가 많다보니 아무래도 관심이 덜 가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영어통역사에 대한 다음 얘기는 인상적으로 들렸다. 

(160쪽)..외국어를 배우는 사람은 저절로 비판정신이나 복안사고가 자연스럽게 몸메 밴다. 프랑스어, 이탈리아어......한국어 등 다양한 언어의 동시통역사들 가운데 재미있는 사람이 많은 건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런데 이상하게 영어 동시통역사는 비판정신이나 복안사고가 약하다. 왜 그런지 한번 생각해 보았다. 

첫 번째 원인은, 일본 사회는 지나치리만큼 영어에 치중해서, 외국에서 생활하다 돌아온 귀국자녀만 해도 영어를 동시통역할 수 있는 수준까지 배운 사람이 너무 많다. 그런 경쟁에서 살아남아 채용되는 사람은 어쩔 수 없이 우등생 타입이다. 주위에서 원하는 틀에 맞추다 보니 제 개성을 드러내지 못하는 것이다. 

두 번째 원인은 영어밖에 할 줄 몰라서 영어로 된 정보를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모든 것에서 영어가 지배적인 언어이다보니, 영어를 안다고 해서 얻을 수 있는 새로운 정보나 다른 사람은 알지 못하는 정보가 너무 적다. 일본의 경우 과하다 싶을 만큼 영어에 치우친 사회이기 때문에 영어를 아는 것으로 사물을 보는 새로운 방식이나 지금까지 생각지 못한 발상법을 접할 기회가 적다. 

세 번째는 외국어 예찬 병이다..... 

일본인에게 제1외국어는 거의 대부분 영어다. 그래서 외국어 예찬, 즉 영어 예찬 병을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다른 외국어를 하나 더 배우는 것이다. 그렇게 해야만 제1 외국어를 거리를 두고 냉정히 볼 수 있다. 

..영어 동시통역사가 하는 이야기가 재미없는 이유는...일본처럼 영어교육과 습득에 치우친 사회에서 영어 통역사가 된 사람은 대개 영어밖에 못하기 때문이다. ..영어는 의무교육으로 모두 배우도록 되어 있어서..모두 영어를 할 수 있다....3개 국어를 하는 사람은 각각의 언어가 상대화되어 삼각형을 이루기 때문에 하나하나를 떼어놓고 볼 수 있지만 영어의 경우는 오직 영어 하나뿐이다...영어를 습득할 때도 영어를 생명처럼 소중히 여겨 오로지 영어에만 매달리면 생각만큼 실력이 향상되지 않는다. 다른 외국어를 하나 더 공부하는 게 좋다...하나 더 배우는 것이 멀리 돌아가는 비효율적인 방법 같지만 사실은 영어를 가장 빨리 배울 수 있는 지름길이다. 

 

인용이 길었다.  "영어 동시통역사"에서 동시통역사를 빼고 보면(동시통역사의 세계를 어이알리), 즉 영어를 하는 사람들로 생각해보아도 이 요네하라 마리의 주장이 일리가 있어 보이지 않을까 싶다. 예를 들어 영어 교사라는 집단에 대입해보아도 그대로 들어맞을 성싶다. 음, 재미없는 사람들이라... 

 일본의 경우 과하다 싶을 만큼 영어에 치우친 사회이기 때문에 영어를 아는 것으로 사물을 보는 새로운 방식이나 지금까지 생각지 못한 발상법을 접할 기회가 적다 

일본이나 한국이나. 영어를 안다고해서 사물을 보는 새로운 방식이나 새로운 발상법을 접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 와 닿는다. 영어 하나 배우는 데도 온갖 물질적, 정신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는데도 그 결과 얻는 것은 별로 없다는 말에 기운이 좀 빠지긴하지만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그렇다고 제2외국어 배우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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