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도 추적추적 오고, 내심 게으름을 피우고 싶은 월요일. 조금 늦게 일어났다. 수험생의 천적은 나태와 슬럼프. 이제 죽어라 달려야 할 때인데, 어느새 또 다시 풀어지는가 보다.

오늘, 오전에 설문조사를 부탁하며 교회에서 두 분이 오셨다. 저번에 했던거였다. 그래서 정중하게 저번에 했어요..하고 돌려보냈다. 후훗. 매일 웃자는 스티커 한 장 주고 갔다. 그 스티커를 보니 배시시 웃음이 나온다.

웃는 거 하나는 자신있다. 친척들이 내 별명을 하하호호라고 지을만큼 잘 웃는다. 왜 웃냐고? 그냥 웃는게 좋으니까.

선원에서 마음 공부 한 지 벌써 6년이 되어간다. 6년동안 스승님 말씀하실 때나, 선생님, 스님 말씀하실 때 늘 웃는 얼굴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무엇보다 밝은 표정이어야 마음도 녹아내린다고... 처음엔 잘 안되더라도 계속 노력하면 얼음도 물이 되고, 우리 성품도 조금씩 밝아질거라고..  안 되는 것부터 차근히 돌려나가는 게 바로 마음 공부라시며 그 분들은 너무나 인자하고 맑게 웃으시며 말씀해 주셨다.

나름대로 노력한 것 같은데, 마음이란 참으로 신비하여서 어렵다. 빛보다 빠른 내 생각, 생각들을 지키고 돌아보고 다스리는 건 무지 무지 어렵다. 그래도 돌아보니 제법 성과가 있다. 그래서 행복하다.

편견이 심하고 고집 세고, 싫은 사람한텐 지나치게 냉정했던 내가, 이제는 조금씩 마음을 열고 중도로 놓으려고 노력하고, 상황에 맞게 고집 부리고, 사람들에게 상냥하게 인사한다. 후훗.. 그리고 무엇보다도 감사하는 마음과 하심하는 마음을 내려고 노력한다. 팔다리가 성한 게 감사하고, 살아있다는 게 감사하고, 부모님 다 계신게 감사하고, 가족간에 화목하여 감사하다.

그리고 조금은 아주 조금은 지혜가 생긴 듯도 하여 기쁘다. 내가 지은 덕과 공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걸 절감한다. 물론.. 내가 지은 업도 어디 안 가지만...^^;;

좀 더 용기와 희망을 가지고 더 인욕하고 정진해야겠다. 또 다시 각오를 새롭게 한다.

그럼 하기 싫은 공부 하러 가야겠지~ 무엇보다 자기가 잘 안 되는 걸 해내는게 성품을 바꾸는 기본이라는 사실을 또 다시 명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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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5-07-04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모에 웃기까지 잘하면 왔다죠^^ 게다가 지혜까지 생기셨다니, 미모와 지혜, 미소를 겸비한 최강 알라디너시군요

꼬마요정 2005-07-05 1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마태님... 저건 정말 지 자랑인데.. 그렇게 같이 장단 맞춰주시면 진짠 줄 알걸요.. 오히려 더 정진하시오..라고 꾸짖어 주셔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