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와 함께라면
린다 하워드 지음, 정성희 옮김 / 신영미디어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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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그리스 역시 가부장적인 요소가 상당히 강한 나라이다. 결혼 같은 큰 일은 반드시 집안의 허락이 있어야 하고, 아버지의 권위는 막강하기 그지없다. 그래서인지 니콜라스 콘스탄티누스는 상당히 권위적이고 오만한 남자이다. 그래도 뭐, 자신이 사랑 따위는 하지 않는다고 뻗대는 남주들과는 달리 사랑에 대해 진지한 면이 있으니 봐 주기로 하자. 그런데 문제는 그 '사랑'을 표현할 줄 모른다는거. 지 딴에는 사랑한답시고 온갖 소유욕을 불사르는데, 여주는 말 할 것도 없이 읽는 내가 보기에도 그건 욕망으로밖에 안 보인다. 게다가 사랑한다더니. 세상에, 사랑하는 여자를 정부로 둘 생각을 해? 미친 X. 욕이 절로 튀어나온다.

순결? 그러는 너는 어지간히도 순결한가 보구나. 질투를 유발하기 위해 자기를 좋아하는 여자나 이용하면서... 게다가 색시감으로 찍었다는 그 순결한 엘레나가 자기랑 결혼해 준다든? 혹시 아는가? 젊음을 누릴 자유를 줬다가 딴 남자랑 결혼할지... 만사가 다 자기 뜻대로 된다는 보장이 어디있담?

여주의 진심은 몽땅 거짓으로 보이고, 악의에 찬 소문으로 너무나 힘들어 하는 그녀의 내면은 보지도 못하면서 그는 끝까지 그녀를 붙잡고 마음대로 휘두른다. 정말 끝까지! 여주가 죽을 뻔 했는데도!!! 뭐야.. 당신? 여주더러 넌 매춘부니까 너랑은 결혼 안 해. 하지만 내 애인이 된다면 경제적인 지원은 해 줄게? 거기다가 자신의 재산에 손대지 않겠다는 계약서에 사인 하란다. 여기서 또 미친 X. 더 더욱 꼴불견인 건 청혼 해 놓고 혼전계약서를 작성하는데, 가관이다. 이혼 시 남편의 재산은 한 푼도 못 받는다. 위자료도 없다. 게다가 제시카가 전남편으로부터 상속받은 재산까지 지 꺼란다. 하이라이트는 마지막. 양육권은 오로지 남자에게만! 여자는 아이에 대한 어떠한 권한도 없다. 이 제안을 받아들임으로써 제시카는 자신의 사랑을 증명하려고 했지만, 어림없지.

제시카. 불쌍한 인생을 살아왔다. 고아원에서 자라서 18살에 76살인 억만장자 로버트와 결혼한다. 다들 돈 보고 결혼했다고, 더럽다며 난리를 치지만, 막상 진실은 다른 데 있다. 누구보다 제시카를 아꼈던 로버트는 그녀를 보호하기 위해 결혼을 했을 뿐, 다른 건 없었다. 그리고 늙은 그가 죽자 제시카는 사교계를 떠난다. 그리고 문제의 니콜라스를 만나서 티격태격하는데.

거기까지는 좋다 이거야. 티격태격 서로 자존심 끝까지 세우기 정말 잘 한다. 둘 다 무슨 별 희한한 자존심 대결 한다. 그러나 어째서 제시카가 니콜라스의 그 정부 제안과 청혼의 조건 앞에 굴복하는가이다. 그렇게 드높은 자존심을 휘날리더니 정작 가장 자존심이 필요할 때는 수그린다. 도대체 뭐하자는 건지... 앞에서 실컷 도도한 척 다 하더니 꼬리 내리는 강아지가 되어버렸네. 그러면서 왜 그렇게 쉽게 용서하고 유야무야 넘어가는지... 온갖 상처는 혼자 다 받더니 임신으로 모든 게 끝인가? 절대 용서 못 해. 증오해..라더니.. 니콜라스가 미안하다는 둥, 제발 부탁한다는 둥의 말을 썼다고 바로 용서!

그래 둘이 잘 살아봐라~~ 에잇!!

왜 이렇게 열이 받냐고?... 너무 가슴 아프게 읽었는데, 너무 쉽게 끝나버리니까! 너무해~~~~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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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2005-05-27 1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이 좀 옛날 작품인가 봐요.. 저도 이 남주 때문에 속터지는 줄 알았습니다..^^;;

꼬마요정 2005-05-27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안 그래도 날개님의 리뷰를 읽었다죠... 정말 가슴 아팠는데..흑흑 여주에게 보상도 안 해주고...ㅠ.ㅠ 그쵸? 하지만 재밌게 읽었어요~ 정말 감사해요. 날개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