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때 친하게 지냈던 친구에게서 문득 연락이 왔다. 대학 진학 하고 서로 바빠서 자주 만나지도 못했던 터라 (못 본지 3년 가까이..) 더더욱 반갑게 느껴만 지던 친구의 목소리.
"지은이 결혼한대!"
헉. 지은이는 고3 때 3번이었던 친구였다. 난 1번, 연락 온 친구는 2번, 지은이는 3번. 작은 아이들 셋이서 즐거운 고3 시절을 보냈었다. 그런 친구가 결혼을 한다고? 너무 놀라 심장이 툭 떨어졌다.
"결혼? 벌써? 언제?"
25살인 내 친구는 다음주 일요일 조촐하지만 행복할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다. 난 어안이 벙벙했지만, 너무나 기쁜 마음으로 참석을 약속했다. 그리고 오늘, 싱글로는 마지막일 만남을 가졌다. 고3때 친구들 5명이 모여 -너무 급하게 연락이 된 터라 애들이 많이 나오지 못했다. - 맛있는 저녁을 먹었다. 여전히 실감나지 않지만, 진심으로 그 친구가 행복하길 빌었다. 우리 중 제일 먼저 결혼하는 그 친구를 보며, 벌써 나도 사회에서 보면 결코 어리지 않을, 아니 어른이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대학 졸업도 미루고, 공부하는 내가 정말 어리게만 느껴졌다. 내 친구들은 모두 대학을 졸업하여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데 말이다.
친구들과 헤어지고 조금 걸었다. 생각지도 않았던 친구의 결혼 소식에 어째서 내가 이렇게 심란한지 모르겠다. 이제 친구들의 결혼식에 가야하는 때가 되었구나.... 이러다가 조금 있으면 장례식에 가야 하겠지.. 그건 싫은데... 나이가 들고 있다는 걸 조금은 느낀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