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월 2
이서윤 지음 / 가하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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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남자로 키워졌다. 버림받은 왕비의 애증을 가슴에 품고서 작디 작은 아이는 남자로서, 왕으로서 홀로 서야 했다.

 

남자는 끊임없이 의심 받으며 자라났다. 어머니인 황후가 낳았고, 아버지인 황제가 자신의 아들임을 인정했지만, 세간의 소문은 끝이 없었다. 어머니의 집안을 몰락시킨 녹황비의 가문은 녹황비의 아들인 천후를 황위에 올리기 위해 그의 이름을 더럽혔다.

 

그렇게 그들은 만났다. 한 쪽은 왕위를 잃고 도망자 신세였고, 한 쪽은 자신을 노린 독에 동생이 당하여 그 해독제를 찾기 위해 유람을 핑계로 나선 길이었다.

 

그리하여 서로는 서로의 정체를 모른 채 사랑하게 된다. 슬프게도 끝을 알 수 없는 그런 사랑을.

 

서로의 어깨에 걸쳐 진 나라라는 무게가 없었다면 그들은 오히려 행복했을텐데. 오직 서로만을 바라볼 수 있었다면 세상 그 무엇도 부럽지 않았을텐데. 지척에 두고도 아닌 척, 모른 척 그렇게 그들은 인내의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많은 이야기들이 몇 문장으로만 지나쳐서 아쉬웠다. 천후의 어머니와 아버지, 율아의 어머니와 아버지, 녹황비의 이야기, 한씨 가문의 몰락... 이 이야기들이 두루뭉실로 그러져서 서로의 안타까움을 덜어버린 것이 안타깝다고나 할까.

 

새벽달... 해가 가리기 직전 마지막 힘을 내어 내는 그 빛마냥 그렇게 애처롭게 시작된 인연은 왠지 아프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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