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마음도 허하고 몸도 허하고 심숭생숭 심란하기 그지없어서 한숨 푹푹 쉬며 주위 사람 불편하게 하기 일쑤인 나날들이 계속이라...

 

마음 한 번 다잡아 보자고 긍정의 힘이 어떻고 유명한 구절들이 어떻고 위인들이 어떻게 시련을 극복했는지 어떻고 이런 애들 붙잡아 봤는데...

 

어떻게 해도 도저히 내 마음 속에서 열정의 불꽃이라고는 불씨 하나 찾아보기 힘들어 그런 노력들조차 시들해지고 말았으니...

 

쇼핑이라도 하면 삶은 아름다운 거야..라며 의욕이 생길거란 기대를 했건만 배달되어 온 옷은 내게 너무 크기만 해서 당장 반품 신청하며 다시 한 번 쇼핑 욕구마저 잃었으니..

 

카프카의 변신을 향한 욕구가 벌떡 생겨서 얼씨구나 주문하고 택배로 온 책을 봤더니 같은 카프카이긴 한데 제목은 성이구나...

 

더 더욱 우울해져 이제는 상사에게까지 마음의 눈을 홀기며 나름 티나게 틱틱대고 있던 찰나...

 

남자친구에게 주려던 자비경 읽고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지며 마음의 안정을 찾게 됐다.

 

사랑은 받느니보다 주는 것이 더 행복하다는 유치환 님의 시처럼 이 세상 모두에게 자비로운 마음을 내면 결국 나 역시 그런 자비 속에 있게 되는 것이니... 이제야 마음이 좀 편해진다.

 

너무 추워 추위탓, 니가 싫어 남탓하다 좀 머쓱해진 건... 사실 내겐 나를 돌아보고 보살필 시간이 필요했던가 보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책읽는나무 2012-02-02 1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무척 갑자기 마음이 심란하고,짜증이 마구 솟구치기도 하고,
그래서 누군가에게 심통맞게 화풀이를 하고 싶을 만큼 기분이 다운될때
갑자기 어떤 책의 글귀 한구절에서..또 때론 노랫말의 가사말에서..
누군가의 말 한 마디에서..
파박~ 내등을 후려치는 듯한 느낌을 받으면서 절로 안정되고 반성하게 될때가 있더라구요.
어쩌면 그것이 내가 찾고싶었던,듣고 싶었던 말이었기에 눈과 귀에 선명하게 보이고,들렸을 수도 있었겠지만 말입니다.

안정을 되찾았다니 다행입니다.
그래도 님은 남자친구에게 선물하려던 책에서 안정을 찾았다니 정말 고고한 분이세요.
전요.
며칠전 신랑이랑 토닥거리다 주말에 집을 나서면서 내가 사다놓은 비싼 책을 숙소에 가져가서 읽겠다고 내놓으라고 하더라구요.집이 아닌 집밖에 책을 가져간다는 것에 화들짝 놀라 절대 안된다고 거절하고 내가 읽은 책중 체 게바라 아저씨책을 줬거든요.
근데 참~ 웃겼던게 신랑이 원하는 책을 그자리서 딱 거절한 그순간이 복수(?)를 했다는 짜릿함에 마음의 안정을 되찾았어요.ㅋ
님과는 영 반대의 상황에서 전 못된 안정을 되찾아서 좀 많이 부끄럽네요.ㅠ.ㅠ

꼬마요정 2012-02-03 12:34   좋아요 0 | URL
저도 파박~~하고 어제 느낌을 받았더랬죠~^^ 책읽는 나무님의 복수(?)극에 킬킬거리고 웃었습니다. 왠지 제 앞에서 그렇게 신나게 말씀하시는 모습이 연상이 되어서 말이죠~ㅋㅋ 머, 신랑인데 어때요, 옆지기는 나고 나는 옆지기고 이렇게 생각하면 땡이죠~ 뭐... 좋은 것만ㅋㅋㅋ 그쵸?


혜미 2013-07-29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자비경으로 검색해 보다가 문득 님의 글을 읽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요새 제 마음과도 같은 글이라 공감이 너무 되어 모르는 분이신데도 불구하고
글을 안남길수가 없네요. 비록 작년에 적힌 오래된 글이지만,
제 발길을 멈추었습니다. 저도 님이 겪으셨던 그런 마음들이 요 근래 계속 지속되어
자비경을 찾고 있었거든요. 하물며 애인에게 보내주어야지란 마음도
같아 속으로 살짝 놀랐어요.
무튼 너무너무 반갑고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꼬마요정님 언제나 행복하시고 늘 자비로운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꼬마요정 2013-08-08 08:47   좋아요 0 | URL
혜미님 안녕하세요~^^ 당시 저와 같은 마음이시라니.. 잘 이겨내시길 바랍니다. 근데 정말 자비경 음미하면 할수록 마음이 시큰해지면서 와닿더라구요.

저도 너무너무 반갑고 고맙고 그렇습니다. 혜미님께서도 언제나 행복하시고, 늘 자비롭고 평화로운 마음 잃지 마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