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라는 이름의 씨앗 하나



사랑이라는 이름의 씨앗 하나


 내 마음이 메마를 때면 나는 늘 남을 보았습니다.
 남이 나를 메마르게 하는 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제 보니 메마르고 차가운 것은
 남 때문이 아니라 내 속에 사랑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내 마음이 불안할 때면 나는 늘 남을 보았습니다.
 남이 나를 불안하게 하는 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제 보니 내가 불안하고 답답한 것은
 남 때문이 아니라 내 속에 사랑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내 마음이 외로울 때면 나는 늘 남을 보았습니다.
 남이 나를 버리는 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제 보니 내가 외롭고 허전한 것은 
 남 때문이 아니라 내 속에 사랑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내 마음에 불평이 쌓일때면 나는 늘 남을 보았습니다.
 남이 나를 불만스럽게 하는 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제 보니 나에게 쌓이는 불평과 불만은 
 남 때문이 아니라 내 속에 사랑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내 마음에 기쁨이 없을 때는 나는 늘 남을 보았습니다.
 남이 내 기쁨을 빼앗아 가는 줄 알았기 때문입니다.
 내 마음에서 희망이 사라질 때면 나는 늘 남을 보았습니다.
 남이 나를 낙심시키는 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제 보니 내가 낙심하고 좌절하는 것은 
 남 때문이 아니라 내 속에 사랑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나에게 일어나는 모든 부정적인 일들이 
 남 때문이 아니라
 내  마음에 사랑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된 오늘 나는
 내 마음 밭에 사랑이라는 이름의
 씨앗 하나를 떨어뜨려 봅니다.
 
 
【 이해인 님의 <내 마음이 메마를 때면>에서 】


♬꽃이 피는 날에는 / 소리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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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04-09-11 2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참 좋군요. 음악도 사진도...무엇보다 이해인님의 시가. 퍼갈께요~

꼬마요정 2004-09-12 0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가을이 되다보니 코스모스와 잠자리가 마음에 와닿습니다. 더불어 좋은 시 한 편도 좋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