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강가에서

 - 안도현


어린 눈발들이,다른 데도 아니고
강물 속으로 뛰어내리는 것이
그리하여 형체도 없이 녹아 사라지는 것이
강은,
안타까웠던 것이다
그래서 눈발이 물 위에 닿기 전에
몸을 바꿔 흐르려고
이리저리 자꾸 뒤척였는데
그때마다 세찬 강물 소리가 났던 것이다
그런 줄도 모르고
계속 철없이 눈은 내려,
강은,
어젯밤부터
눈을 제 몸으로 받으려고
강의 가장자리부터 살얼음을 깔기 시작한 것이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잉크냄새 2004-08-12 0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시를 읽으면 강의 큰 사랑이 느껴지기도 하고
철없는 눈의 무관심이 안타깝게 느껴지기도 하더군요. ^^

꼬마요정 2004-08-12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이 시를 평가해 주시면 저는 오오~~ 감탄만 한답니다.^^
그렇군요... 저는 그저 흐르는 듯한 느낌이 들어 좋아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