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보는 남자 안전가옥 오리지널 28
조경아 지음 / 안전가옥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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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이야기가 기다려지는 소설이라고나 할까. 집 보는 남자라 함은 뭔가 부동산 중개업자이거나 경매꾼이거나 집을 상품처럼 매매하는 사람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여기 이 이야기 속 주인공인 테오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그는 '집'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남들보다 감각이 예민한 테오는 물밀듯이 밀려오는 외부의 정보를 감당하지 못하고 은둔하지만, 배우고 익히는 것을 좋아하며 다정하고 의협심이 있는 인물이다. 그런 그가 경찰서 유치장에서 살인 혐의로 갇혀 있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한다.


테오는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비대면으로 부동산 고객센터 상담을 해 주던 차, 동생인 고희가 테오가 살고 있는 부모님 집으로 아니 정확히 말하면 부모님 집 '차고'로 들어오면서 바깥세상으로 나오게 된다. 처음에는 고희를 내보내려고 집을 알아보다가 집을 방문하는 그 자체를 좋아하게 된 테오. 집 바깥부터 현관에 들어선 이후까지 그 집이 품고 있는 '사는 사람'의 삶을 엿보게 된 그는 각각의 사람들의 삶을 알게 되고, 안타까운 사연을 보게 되고, 그러면서 자신의 외연을 확장하게 된다. 그러는 와중에 알게 된 명석이나 태성 같은 사람과는 차고에서 같이 생활하게 되고, '정화산업개발'의 임서라 대표의 눈에 들어 취업도 하게 되고, 살인용의자였다가 풀려나면서 형사인 제영과 신기한 동료관계를 맺게 된다. 


혼자서는 하지 못할 일도 여럿이 힘을 합치면 할 수 있는데, 누군가를 돕는 일도 할 수 있고 심지어 살인자를 잡는 일도 할 수 있는 것이다. 테오가 어릴 때 자신이 선의로 했던 일이 오히려 나쁜 결과를 가져오자 세상에 벽을 치고 살았지만, 다시금 알게 된 사람들의 온기 덕에 용기를 내었다. 


'집'은 안전해야 하고 편안해야 한다. 그런 집이 누군가의 탐욕 때문에 사라지면 안 되지 않을까. 언제부터인가 집은 살 곳이 아니라 돈을 벌게 해 줄 수단으로 전락했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겐 삶을 만든 공간이자 살아갈 공간이고 안전하고 편안한 공간이다. 그런 공간이 별 탈 없이 존속되면 좋겠다.


어떤 집을 좋아하냐고? 나는 햇빛이 잘 드는 집이 좋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바로 이 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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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4-02-12 00: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테오 고희라는 이름을 보고 고흐와 테오를 떠올렸는데, 고흐는 빈센트군요 그래도 그런 거 생각하고 지은 이름 아닐지... 집은 편안한 곳이어야 하는데, 지난해에는 전세사기로 세상이 떠들썩했네요 그때만 그런 일이 일어난 건 아닐 텐데... 잘 모르지만 지난해에는 다른 때보다 더 심해서 그랬을지도 모르겠네요

테오는 마음을 닫았다가 다시 열게 되는군요 세상엔 좋은 사람이 더 많겠지요 그래야 할 텐데...


희선

꼬마요정 2024-02-12 00:48   좋아요 2 | URL
앗, 그렇군요. 반테오와 반고희입니다. 고흐의 이름을 생각하고 지은 것 같아요. 전세사기는 정말 나쁜 짓이에요. 어떻게 그렇게 사기를 칠 생각을 다 했을까요. 소시오패스, 사이코패스 등등 별 별 이름을 다 갖다붙여도 모자랄 것 같습니다.ㅠㅠ

세상엔 좋은 사람도 많겠죠? 테오가 사회화가 되어 그가 가진 재능으로 많은 사람을 도울 수 있으면 좋겠어요. 2편도 나오면 좋겠습니다^^

2024-02-12 00: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2-12 01:38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