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지나가다 소설, 향
조해진 지음 / 작가정신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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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재하여야만 그 존재를 깨닫게 되는 건 인간이 어리석어서일까, 유한의 삶을 살면서 영원을 산다고 착각해서일까. 죽음은 필연적으로 기억과 경험을 미화한다. 그러면서 상실을 받아들이는 건지도. 그래야 새로운 인연의 자리도 생기겠지. 그렇게 잊지도, 잊히지도 않고 살아간다.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녹은 눈과 얼음은 기화하여 구름의 일부로 소급될 것이고 구름은 다시 비로 내려雨水 부지런히 순환하는 지구라는 거대한 기차에 도달할 터였다. 부재하면서 존재한다는것, 부재로써 현존하는 방식이 있다는 것, 이번 겨울에 나는 그것을 배웠다.
슬픔이 만들어지는 계절을 지나가면서, - P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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