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시작인 듯 한데 이야기는 끝났다. 크라신스키와 부딪친 페초린, 공작의 소송 때문에 베라와 연결된 크라신스키, 페초린이 이용한 네구로바… 이들의 이야기는 어떻게 이어질까. 이들의 사연이 어떠했기에, <우리 시대의 영웅>에서 페초린은 한 쪽 발을 죽음에 담근 채 살았을까. 예민하지 않은 다부지고 강한 성격이지만 조심스럽고, 나태함과무심함이 깃들었지만 절도가 있다고 설명하는데. 결코 잘 생기지는 않았지만 오만해 보이는 태도와 군복이 잘 어울리는 냉소적인 남자라는 거겠지. 어떤 인물인지 궁금해진다. 페초린은 어떤 선택을 할까. 그의 연인이었던 베라는 어떻게 될까. 저 시대, 재산이 없다면 결혼해야만 살아갈 수 있는 삶이란 정말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