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재총화 돌베개 우리고전 100선 22
성현 지음, 강혜규 옮김 / 돌베개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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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초기 문신이었던 용재 성현이 남긴 수필집이다. 우리 조상들도 지금 우리처럼 ‘카더라’도 속닥거리고, 도시괴담 같은 것도 즐겨 이야기 했다. 아직은 자유로웠던 때인지라 연애담도 들리고, 여자 화공 ‘홍천기’ 이야기도 나온다. 일본, 여진족 등의 풍습도 알 수 있고, 양반들의 장난기 가득한 모습도 엿볼 수 있다. 자유롭다지만 이중잣대를 들이대는 ‘어우동’과 수청 거부한 기생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우리네 조상들이 보낸 명절들도, 즐긴 불꽃놀이도 어떠했는지 알 수 있다.

다만.. 김수온이 책을 빌려서는 다 찢어 벽 위에 붙이고 한 행동에 대해서는 비명을 지를 수 밖에 없었다. 아앗, 나라면 절대 빌려주지 않을테다.

신숙주(申叔舟)가 임금에게 문장 선집을 하사받았는데, 장정(裝幀)이 정교해서 애지중지하며 손에서 놓지 않았다. 김수온이 신숙주에게 찾아가서 빌려 달라고 간절히 청하니 신숙주는 하는수 없이 빌려 주었다. 그 후 보름이 지나 신숙주가 김수온 집에 찾아가 보니 김수온은 책을 낱낱이 찢어 조각조각 벽 위에 발라 놓았는데, 연기에 그을려 뭐라고 썼는지 알아볼 수 없었다. 이유를 물으니 대답하는 말이, 누워서 외우느라 그렇게 되었다는 것이다. - P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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