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청소기로 급하게 먼지를 빨아들인 뒤 먼지통을 비우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드는 거다.

 

'이 먼지가 쌓이는 만큼 돈이 쌓이면 정말 좋겠다.'

 

우와, 그럼 얼마나 좋을까. 방금 먼지통 비웠는데도 청소기 돌리면 또 한가득인데 이게 다 돈이면 말이다.

 

아마 좀 더 스트레스 없이 살 수 있겠지. 기부도 마음껏 하고, 정말 마음 넓은 사람이 될 수 있을거다.

 

그리고 우리 사회에 '돈'이란 게 정말 중요한 가치라는 걸 새삼 깨달았다. 일하면서 쓴소리를 들어도 참고 하기 싫은 일도 척척 다 하는 건, 내가 돌봐줘야 할 식구도 있지만 나 자신조차도 먹고 살아야 하니까.  

 

그냥 한 달을 기준으로 생각해보면, 쓴소리를 듣거나 하기 싫은 일을 한 건 몇 번 안 된다. 아무 일 없이 흘러간 날이 더 많았고, 기계적으로 일을 처리한 날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일이란 건 하기 싫고 힘들다는 느낌이 드는걸까.

 

인간은 놀이를 좋아한다. 특히 대한민국에 사는 사람들은 더 더욱 그런 듯 하다. 먹고 마시고 춤추고 노래하고 무언가를 관람하는 것 중 아무것도 안 즐기는 사람은 없지 않을까. 심지어 혼자서도 즐길 수 있다.

 

그런데 일 하고 나면 즐길 시간이 좀 부족한 건 사실이다. 나는 잠도 많이 자는 걸 좋아하는데 일하고 놀고 자고 하면 24시간이 모자랄 지경이다. 그래서 잠을 좀 줄이면 예민해진다.

 

왜!! 노는 걸 줄이거나 잠을 줄여야 할까. 일하는 걸 줄일 수는 없을까. 어떻게 하면 일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을까.

 

어디선가 들었다. '노동'을 신성하게 만든 건 귀족들이라고. 자신들이 놀 수 있도록 '노동'을 신성하게 만들어서 일하는 사람들이 일 하는 걸 당연하게 만들었다고 말이다. 왠지 맞는 말 같다.

 

하지만 일을 하면서 성취감을 느끼는 것 또한 사실이다. 뭔가 내가 자랐다는 느낌도 든다. 특히 힘들고 어려운 일을 끝내고 나면 스스로가 너무 뿌듯해서 온 세상에 내가 전부인 것 같은 느낌이 너무 좋다. 그런데 꼭 이런 기분 후에 실수를 해서 기분이 엉망진창 되기도 하지만 말이다.

 

노는 것과 일 하는 것의 균형을 맞추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해본다. 우습게도 일을 할 때는 놀고 싶지만, 막상 계속 놀기만 하면... 계속 놀고 싶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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