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 6 | 7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옛날의 사금파리 - 손때 묻은 동화
박완서 지음 / 열림원 / 2002년 12월
평점 :
품절


제목이 참 마음에 든다.......<손때묻은 동화 옛날의 사금파리>.....역시 대작가다운 제목이지!! 싶다.....손때가 묻었다~~~~ 나는 새것보다는 손때가 묻은 물건들을 좋아한다.....예전엔 나의 변덕으로 인하여....방안의 물건의 위치를 혼자서 여기 옮겼다....저기 옮겼다 하면서.....매번 분위기전환으로 바꾸기를 좋아했지만....이젠 그럴 힘도 없지만서도.....성격또한 많이 누그러져.....원래 있었던 그자리에 놓고....항상 바라보는 것이 좋다......^^.....그러나 역으로 항상 있던자리에 그물건이 없으면.....아예 찾질 못할정도로 게을러진것이 문제가 있긴 하다.....이렇듯.....항상 있어왔던 그자리에 항상 똑같은 자세로 나를 쳐다봐주는것이 좋다...책또한 항상 그자리에 꽂아둔다....나는 애써 책장정리를 하질 않는다....^^....항상 그자리에 두어 먼지가 뽀얗게 일어.....예전의 나의 손때가 묻어진 흔적을 찾는것이 즐겁다.....책을 깨끗하게 보아야하는 나의 결벽증(?)이 있긴 하지만...한번 보았던 책은 메모하나없이 깨끗해도....나의 손때가 묻어있는것이 분명 보인다....뽀얗게 쌓인 먼지또한 정겹다.....^^

사설이 넘 길었다......암튼....도서관에서 여럿에게 돌아가며 읽혀져....이미 남의 손때가 열심히 묻어진 책이지만......그것이 나의 손때가 묻은 책인양 설레는 기분으로 읽었다.....나는 동화라는 책은 모두가 다 설레인다.....나의 유년시절을 떠올릴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주기 때문이다.....또한 현재 나는 한아이의 엄마이기때문에.....더더욱 동화책이 설레일수밖에 없다.....잠깐이나마...유년시절을 떠올릴수 있는 그시간이....내아이를 이해할수 있는 시간으로 전환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해지기 때문이다....

설레임과 간절함으로 읽어내려간 이책은.....처음엔....이게 뭐야?? 의외성에 놀랐다....나의 기대와는 달리 전반부에 나오는 내용의 <옛날의 사금파리>부분은 박완서자신의 유년시절을 담고 있었다....벌써...<그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에서 읽었던 부분이어서....나의 기대치가 넘 컸던관계로 실망또한 컸다....그래도...다시 읽는다는 기분으로....찬찬히 아이심정에서 읽어보니....그의미들은 새로운 관점으로 다가왔다....또한 중간,중간에 수묵화기법의 예쁜 삽화가 또다른 느낌을 더해주고 있었다....그그림들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자니.....나자신이 벌써 박완서작가의 유년시절속에 들어가 앉아 있는 느낌이다....아이의 그림책을 읽어주면서.....유독 책에 그려진 그림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버릇이 생겨버렸다.....그림을 잘보는 안목이 있어서가 아니라....그냥 책내용에 맞춘 그림을 쳐다보고 있는 것이다....^^

박작가의 유년시절은 그녀말대로의 깨진 사기그릇처럼 투박하면서도 질퍽하다.....예쁘고 아기자기한 유리그릇의 시절은 아니었지만.....그녀어머니의 깊은 애정과 딸자식의 교육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엿볼수 있었다.....그래서 위대한 작가가 될수 있었겠지??....이미 어머니는 딸자식을 작가로 만들고 있었다...어렸을때부터 밤마다 손은 바느질을 하면서 이야기를 해달라고 조르는 딸자식에게 열심히 옛날이야기를 들려주었다고 한다....그얘기를 들은 딸이 자라 성인이 되고....그녀어머니 나이뻘이 되어 지금 아이들에게 옛날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사금파리 이책에서 말이다......

중반부부터 4편의 다른 창작동화도 실려있는데......<참으로 놀랍고 아름다운 일>이동화는...곧 태어날 아기를 기다리며....엄마,아빠,할머니의 관심과 준비하는 자세와 마음가짐등을 그리고 있다....내가 이미 아이를 낳아보았으므로.....내아이를 기다릴때의 그때 그심정을 떠올리며.....충분히 공감하면서 읽어내려갔다.....부러....아이들도 이책을 읽는다면....자신이 얼마나 소중하고 가슴떨리는 기대속에서 이세상에 태어났는지를 알게 될것이며....동생이 태어나던날을 회상하며 웃음지을수 있을꺼라고 생각한다....

<산과 나무를 사랑하는 법>이야기는 말그대로 인간들의 욕심으로 자연을 훼손하는 현시대를 꼬집는 내용이다......이책에선 산과 나무를 사랑하는 법의 가장 중요한 방법은 자연을 그냥 있는 그대로 내버려두는것이라고 일러준다.....참으로 뜨끔하였다......나또한 놀이삼아 자연속에 머물렀을때...내개인적인 욕심만 취한적은 없었는지? 반성을 좀 했더랬다.....분명 아이들을 위한....자연보존을 가르치는 내용은 아니라고 본다....

<쟁이들만 사는 동네>이야기는 정말 가슴 찡하다.....어른인 내가 읽어도 많은것을 생각케 했다....나는 과연 환쟁이 부인처럼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내남편에게 희생할수 있을까??란 생각을 잠시 하였더랬다....다소 내용이 좀 과장되어...초등생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염려스러운 부분이 조금 있긴 하다....나의 기우일지 모르겠지만........

<다이아몬드>이야기는 약간의 교훈적인 이미지를 담고 있다....다이아몬드에 얽힌 슬픈 전설이야기를 풀어놓으면서....사람이 살아가면서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하여...더높은곳의 욕망과....더먼곳의 진리를 깨치기 위하여 몸부림 치지만....진작 중요한 이치는 바로 가까이에 있다는것을 알게 된다...책에선 다이아몬드는 다이아몬드만이 깨트릴수 있다는 간단한 이치를 깨닫고 보니....사나이는 이미 늙어 있었지만....그의 삶이 결코 허망하진 않다고 적혀있다....과연 그럴까??.....그런 간단하면서도 쉬운 이치를 좀더 빨리 깨달았더라면 아름다운 소녀와 빨리 만날수도 있었을텐데 말이다...ㅠ.ㅠ.....이렇게 동화를 읽으면서도 어른의 잣대로 읽고 있는 나자신을 발견한다....그리고 반성한다.....동화는 아이의 눈으로 읽자고 말이다....하지만....이렇게 때론 순수해지자고 나자신을 다독여주는것 또한 동화의 묘미라고 생각한다.....

<옛날의 사금파리>는 잃었던 동심을 잠시나마 나에게 찾아주어서 기쁘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밀키웨이 2004-05-18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완서님을 좋아하는 편인데 이 책은 안 사도 되겠습니다.ㅎㅎ
<그 많던 싱아를...>이 있고 또 네개의 창작동화는 최근에 나온 <보시니 좋았다>에 실려있으니까요 ^^
책나무님 덕에 돈 굳은 느낌.

그런데 정말 자꾸 빠지기 쉬운 오류가 그림책이나 동화를 보면서 어른인 제 잣대로 재고 생각하고 따지고 그러는 거 같아요.
나무님 말씀마따나 아이의 눈으로 읽어야 할텐데 말여요 ^^

책읽는나무 2004-05-18 15: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보시니 그책에 이동화가 나옵니까??
나도 그책 사보려 했는데..... 이런 유용한 정보가??..^^
그리고 아이의 눈으로 읽으려면....... 열심히 동화를 읽어서 그동심의 눈을 만들어놓아야 하지 않을까?란 생각을 했습니다......^^
 
창가의 토토 - 개정판
구로야나기 테츠코 지음, 김난주 옮김, 이와사키 치히로 그림 / 프로메테우스 / 200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교실에서 수업하다 골목길의 친동야아저씨를 부르고.....친동야아저씨가 지나가는걸 놓칠세라 항상 창가에 서있는 토토!!.......그래서 이제목은 창가의 토토였던것이다......작가의 말에 의하면 소외받은 사람들을 우회적으로 표현한것이라한다......일반학교에서는 문제아라는 취급으로 퇴학을 당했지만......토토와 대화를 해보면 전혀 문제아라는 느낌을 받을수가없다.....단지 토토는 상상력이 많고..호기심이 많다는것뿐!!........이런 좀 특별한 아이를 받아준 학교는 도모에학원이었다....이학원이 없었다면.....토토는 문제아가 아니었지만.....문제아가 될수밖에 없었을것이다....어릴때의 환경은 내가 그렇게 의도하지 않아도 그렇게 휩쓸려갈수밖에없다........

나는 유치원을 잠깐 다닌적이 있다......이사를 하면서 새로 이사한곳에 유치원이 없어서 못다녔었다.....전에 살던곳에서 다녔던 유치원은 초등학교병설유치원이었었는데......내어린시절에 그것도 내가살던 시골에서는 유치원을 다녔다는건 큰행운이었던것같다....교육열이 높은 엄마나..아니면 집안형편이 좀 되는 집에서 유치원을 보냈던것같다.....모두들 국민학교 들어가서 글자가 무언지, 숫자가 무언지 알았던것같다......아묻튼.....그런 유치원을 다니는 행운을 나는 애석하게도 엄청 공포스러워했었다......왜냐하면 내가 그시절에 심할정도로 내성적이어서 남앞에 나서는것을 너무나도 공포스러워했었다......유치원에 가서 친구도 제대로 못사귀었었고...심지어 예쁜젊은선생님이 출석을 부를때 내이름을 부르면 나는 대답을 못할정도로 소심했었다......"네"이한마디 하는게 어찌나 힘들던지.......한번 대답하는걸 놓친 나로서는 자꾸 대답하라고 강요하는 선생님과 친구들의 눈빛이 너무도 부담스러워 더욱더 주눅이 들어 대답을 안했다.....급기야 출석시간엔 맨날 울었던 기억이 난다....나는 대답을 하기 싫어서 유치원가는것이 죽기보다 싫었다.....그래도 무용시간이나 무얼배우는시간엔 제법 따라했었던것같기도하다.....하지만.....앞에 나서서 하는건 여전히 싫어했다.......그러던 내가 이사를 하여 유치원을 안가도 되었던것에 얼마나 행복했었던지!!......

그러나....내밑으로 년년생동생이 있어서 우리부모님은 나를 한해 일찍 학교를 보내려고 결심하셨다....그래서 국민학교로 입학수속을 밟으러 나랑 같이 갔었는데.....그큰운동장에 선 내느낌은 또하나의 공포감이 밀려왔다.....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내때부터인가??....생일이 3월이후생은 한해일찍 들어갈수없다는 공문이 내려와 나는 일년을 집에서 더 기다렸다.....그리고 우리는 또한번 이사를 했다.....지금 우리친정이 있는 곳인데....울친정집은 버스타는곳 가까이에 있고....국민학교도 바로 보이는 가까운곳에 있었다.....일년여 시간을 기다리면서 나는 가방멘 언니,오빠들을 보면서 어느새 학교에 가고싶다는 희망을 품었었고.....조그만 우리동네 국민학교에 입학했다....얼마나 작은지 학학년에 한학급밖에 없어서 전교학급이 6반밖에 되질 않았다.....하지만 처음 학교에 간날 나는 무척 마음에 들었었다....학교도 학교지만 나는 나의 담임선생님이 되실 파마머리 우리친정엄마연배의 여선생님을 뵈니 어찌나 마음이 푸근하고 기쁘던지....한눈에 이학교가 마음에 들었었다......유치원때는 엄마가 집에 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선생님보다는 창밖의 엄마얼굴 쳐다보기 더 바빴는데.....이국민학교에 입학한날은 절대 엄마를 쳐다보지 않았다....아직도 그기억이 생생하다.....그만큼 그선생님이 마음에 들었었다.....실제로 그선생님은 학생들 한사람,한사람에게 관심과 사랑을 듬뿍 주셨었다.....지금도 국민학교동창들과는 1학년때 담임선생님을 한번은 뵙고 싶다고 얘길한다......나는 그선생님으로 인하여.....내성적이었던 성격이 활달한 성격으로 변했었고....꽤나 왈가닥행세도 6년동안 했었다.....반장,부반장을 하면서 말안듣는 남학생들 두들겨패기도하고....웅변대회등 여러발표대회에도 나가기도 했었다.....지금 생각해보면 참 재미있고도 행복한 학교생활은 그때가 아니었었나 싶다....그렇게 된 동기는 모두가다 1학년때 담임선생님덕이 아니었나싶다.....토토에게 고바야시선생님을 만나것이 은인이듯이!!

나도 그선생님을 못만나고.....계속 그병설유치원을 쭉 다녔더라면....그리고 그국민학교에 입학했거나.....한해일찍 들어갈꺼라고 찾아갔었던 그국민학교에 입학했더라면......아마도 심하게 내성적이고 소심한 문제아(?)라고 낙인찍혀 요즘말로 왕따를 당했으리라 생각한다.....하지만.....나를 이해해주고 사랑해주는 분을 만났기때문에 그나마 나의 내면속에 조금이라도 잔재해있었던 나의 활발함을 끄집어내어 원없이 학교생활을 잘해냈다고 생각한다......나의 이런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학교란 존재는 정말 가정이상으로 중요한 존재라고 생각한다.....내가 이책에 더없이 빠져들게 된 원인도 나의 어린시절이 있었기때문이리라!!!..........

요즘은 신문이나 방송매체에 떠들어대는 교사와 학생간의 갈등문제를 보고있노라면 마음이 무겁기 그지없다.....모두가 다 저런건 아닐테지만.....내가 지내왔던 과거와는 너무나도 많이 변해버린 모습에 아찔하기까지하고....더군다나 내자식을 이런교육환경에서 어떻게 가르칠까?? 심히 염려가된다.....모두들 자신의 양심을 찾아서 행동했다면 적어도 비참한 상황까지는 내려가지 않았을텐데 말이다......적어도 토토같은 어린아이들이 이세상에 더많이 배출될수 있는 아름다운 세상으로 빨리 물흐르듯이 변해버렸으면 좋겠다.....세월이 변하여 이세상이 예전보다 많이 변했듯이 아름다운 세상으로도 한번쯤은 변해버릴법한 시간이 아직은 남아있다고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 MBC 느낌표 선정도서, 보급판
J.M 바스콘셀로스 지음, 박동원 옮김 / 동녘 / 2003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얼마전에 읽은 제제의 모습이 오랫동안 가슴속에서 지워지지가 않았다.....앙증맞은 소년의 동심그대로를 간직하면서도 너무 빨리 철이 든 그녀석은....모습은 어린아이지만 결코 어린이라고 할수없는 어른과도 같은 형상으로....친구처럼 다가왔다......

나는 제제가 친구(?)인 뽀루투카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마지막장면이 너무도 인상깊었다....5~6살의 나이에 과연 죽음을 죽음이라고 생각하며 받아들일수 있을까??...새삼 의문스러웠기때문이다...제제는 정신적인 큰충격을 받고서 그고통으로 인한 열병을 앓아야만했다....제제는 모든면에서 철이 너무 빨리 든것같단 생각이 든다.....서서히 조금씩 죽음을 자기 내면속으로 받아들이는 자세또한 어른과도 같다.....

여기서 조금은 연관성이 없겠지만 내어린시절얘기를 하고자한다....나는 제제와 비슷한 나이에 죽음을 잘 인식하지 못했었다....나에게는 친할아버지나 친할머니가 없다....내가 태어나기도전에 안계셨기때문이다.....그래서 친할머니,친할아버지의 애착이 별로없다....반면 그애착을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께 모두다 드렸던것같다....외할아버지는 내가 고등학교때 돌아가셨으니....그동안 방학때마다 외갓집으로 놀러가서 내가 외할아버지께 사랑을 듬뿍 드렸다......물론 외할아버지도 나에게 사랑을 주시긴 하셨다.....다른 손녀들에 비하면!!.....울외할아버지는 아들손주,딸손주 차별이 좀 있으셨는데...유독 내게만은 잘 대해주셨던것같다...왜냐하면 내위에 언니,오빠들이 있었는데....모두다 아기때 먼저 죽었기때문이다....그래서 외갓집식구들은 내가 태어나기전까지 모두들 노심초사하면서 나를 기다렸다고한다....나의 외할머니는 내가 태어났을때 지병이 있으셨는데...시름시름 앓고 계셨었다한다...친정엄마가 외할머니를 간호해드리고 있으면 나는 그옆에서 뽈뽈뽈 기어다녔다고한다....기어다니는 나를 "저것을 한번 안아보고 싶은데~~~~"맨날 그말만 되풀이하면서 누워서 나를 쳐다보았다고한다......나의 외할머니는 노심초사하면서 기다렸던 나를 한번 안아보지도 못하고 그렇게 앓다가 돌아가셨다.....나는 이말을 아주 훗날에 들었었다.....그전까지는 내가 다른 할머니를 우리외할머니라고 착각하고 살아왔던것이다....나는 외할머니가 내가 국민학교 다닐때 돌아가신걸로 기억하고 있었다....그런데 국민학교때 돌아가셨던 할머니는 외갓집 뒷집에 살던 할머니였단다.......아마도 어렸을때 봐왔던 외할머니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었던것이었을까??....뒷집에 살던 그할머니는 우리외할머니와 많이 닮았다고 착각했던 모양이다.....아니면 외할머니의 품이 그리웠는지도 모르겠다.....모든 사람들이 외할머니에 대한 정은 특별하다고 생각한다....어린내게도 그랬었을것이다.....그래서 외할머니의 죽음을 죽음으로 인식하지 못했었던듯하다.....그래서 제제와 비슷한 나이의 내모습을 떠올리자니 남의 할머니를 돌아가신 할머니라고 착각하여 앵겨붙었던 어린시절이 떠올랐다....나에 비하면 제제는 정말 일찍 철이 든것같다......

하지만.....비록 제제만큼은 철이 덜 들었지만.....나는 그할머니의 품을 잊을수가 없다....왜냐하면 그할머니는 곧 나의 라임오렌지나무 밍기뉴와도 같은 존재였기때문이다....그할머니집은 몹시도 가난하여 반찬거리없이 항상 김치사발과 간장종지가 다였다....그집 며느리인 아주머니도 언니,오빠들 모두 김치하나만 먹으면서도 아무도 불평이 없었던걸로 기억한다....어린나는 고기반찬없이 김치반찬 하나만 먹는게 무척 고역이었지만...그래도 계속 할머니곁에서 밥을 먹었었다....외갓집에선 외숙모랑 이종사촌언니가 그집서 밥을 먹지 말라고 윽박지르고 밥때되면 외갓집으로 내려오라고 뒷뜰에서 나를 불러도 못들은척....항상 할머니등에 업혀 있었다....그할머니는 노안으로 앞을 보지못하셨다....하지만....모든 집안일을 손으로 더듬으면서 말쑥하게 잘하셨다...항상 하얀옥양목천을 디딤돌에 깔고서 나를 업으며 발로 밟으셨다.....할머니등에 업혀 들었던 그자장가는 내가 내아이 재울때 다시 살아난다.....그시절에 나는 다른 아이들과 놀기를 꺼리고 항상 그할머니옆에 붙어 있었다....어쩌면 할머니도 친손주들보다도 나를 더 각별히 사랑하셨으리라 믿어의심치 않는다.....아이들 발소리가 들리면 항상 그할머니는 미닫이 문을 열면서 내가 왔나!! 싶어 나를 부르셨다고한다....앞을 보지 못하셨으니...어떤 아이는 나인척하고 할머니방에 들어가서 맛있는 빵을 하나씩 얻어먹곤 했다고한다...며느님이 시장에 장사나가서 가끔씩 할머니의 간식으로 빵을 사다주셨는데...나는 그거 먹는 재미로도 할머니집에 갔는지도 모르겠다....^^.....나는 그렇게 그할머니가 좋았고....왜 할머니와 우리외할아버지와 함께 살수없는지 항상 안타까워했었고...할머니를 매번 꼬드겨서 우리외갓집으로 할머니손을 잡고 들어서곤 했었다....나는 우리외할머니의 죽음을 인식하지못해서 그런 불효(?)를 저질렀지만.......그래도 그할머니와 있는 시간들이 그어떤 시간보다도 값지고 편안했었다....할머니의 등에 업혀 느꼈던 나의 감정들은 제제가 밍기뉴에게 기대어있을때의 그느낌 바로 그것이었을것이다....그리고 뽀르투까아저씨에게서 느끼는 그사랑의 감정또한 똑같은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이책과는 연관은 없는 나의 얘기지만.....그래도 이책을 통해서 나의 어린시절을 되돌려볼수 있어서 좋았고 행복했다.....어린시절엔 자기마음을 다 전해줄수 있는 그어떤 존재가 꼭 필요하다고 본다.....제제에게도 그런존재가 있었기에 가족들에게 그런 몰매를 맞고서 상처를 받아도 자신의 모든것을 버리지는 않았던것이다...자신의 마음을 다치지않고 잘 간직할수 있었던것은....그리고 잘 자랄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주는것은 진정한 친구 밍기뉴와 뽀르투카아저씨였던것이다.....그리고 내겐 하늘나라에 계신 그할머니였을테고!!...^^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로그인 2004-05-10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숨가쁘게 읽어 내려 왔네요.
님...오랜만에 아침, 아니군요....정오가 지났군요.-.-; ...여하튼, 서재 나들이를 님의 리뷰로부터 시작합니다. 기분 좋네요.
솔직히 이건 굉장히 챙피한 말씀입니다만, 전 아직 이 책을 읽지 못 했어요. 이 나이 되도록 뭐하고 살았나 모르겠어요.
그래 얼마전 이 책을 구입했어요. 그런데 다음 책 주문시에, 알라딘에서 착오가 생겨서였는지... 제가 주문한 책 대신 이 책이 배송되었더라구요. 알라딘 측에 문의해서 제가 주문한 책은 책대로 다시 받고, 또 실수로 잘못 배송되어온 또 다른 한권의 <나의 라임~>도 더 받아볼 수 있었어요...그런데 중요한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아직 못 읽고 있다는 거죠...
조만간 꼭 읽어 볼래요.
그건 그렇고, 뒷집 할모니에 관한 님의 이야기, 찡~'하게 잘 들었습니다. 친손자처럼 아주 잘 대해주셨군요. 님이 돌아가신 외할머니로 여기셨을 만하네요. 여하튼 어렸을 때 할아버지와 비록 친 외할머니는 아니지만, 뒷집에 사셨던 할머니의 정을 듬뿍 받고 자라신 님은, 정말 행운을 받으신 것이라 여겨집니다. 저도 돌아가신 외할아버지의 사랑이 왈칵 떠오르는군요.
님! 비가 그치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공기가 깨끗하네요... 좋은 한 주 보내세요.~ ^^

책읽는나무 2004-05-10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네~~
저도 사실 이책....어릴때 안읽었던것 같아요...책방에서 빌려와서 다시 읽는다는 기분으로 열심히 읽어내려갔는데....글쎄....내용자체가 넘 생소하더라구요!!....어쩜~~
아마도 읽으려고 빌려와선...앞에 몇페이지 읽다가 도록 갖다준 모양입니다...저 그런적 많거든요!!..^^....그래도 지금 읽는것도 꽤 나쁘지 않던걸요!!...잠시동안이었지만 마음이 순수해지는 기분을 느꼈어요!!...그리고 눈물도 쬐끔 찍어냈는데....아직까지 책을 읽고 울수 있다는것에 놀라며....이책이 참 고맙게 느껴지더군요....ㅎㅎㅎ...님도 지금 읽으신다면....분명 감동은 두배가 될듯합니다...^^...
뒷집 할머니...지금도 생각이 나네요!!..ㅠ.ㅠ...그땐 좀 멍청해서 그할머니가 진짜 외할머닌줄 알고 왜 할아버지랑 따로 떨어져 살아야 하는지..가슴아파했었던것 같네요!!....ㅎㅎㅎ
그래도 님의 말씀처럼 그할머니의 사랑을 외할머니대신 받을수 있었던건 정말 큰 행운이었던것 같습니다....어린아이들에겐...조부모님의 사랑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암튼.....이책의 내용과 할머니의 얘기는 좀 연관성이 없지만....^^
그래도.....이책은 정말 그사랑만큼이나 감동적인 책이었던것 같습니다....^^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 6 | 7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