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2천만원으로 시골집 한 채 샀습니다.>
오미숙/fbook
책 제목을 참 잘 지었다.
나같이 저금을 많이 해놓지 않은 사람이나, 혹은 돈이 많은 사람일지라도, 투자나 노후 또는 귀촌,귀농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동공이 확장되어 냉큼 책을 집어들만큼 제목은 혹~ 한다.
나도 혹~ 하여 집어들었으니.....
2천만원에 시골집을 산 것은 틀린 말은 아니다.
2천만원에 집을 샀으되, 공사비가 5,112만원이 들었다.
합하면 총 7천만원이 넘는 셈인데 그렇게 친다해도 1억이 안넘었으니 좀 싸게 집을 지었다는 생각도 든다.요즘 아무리 시골 촌구석이어도 땅을 사고 그위에 집을 한 채 지으려면 1억에서 3억 정도는 든다고들 한다.
그래서 귀촌도 만만하게 볼일은 아닌 듯 싶다.
어쨌거나 이책을 꽤 흥미롭게 읽은 동기는 이 집을 저자가 직접 진두지휘에 인부들 점심과 새참을 직접 해먹여 가면서 공사진행 과정과 집안 실내인테리어까지 직접 꾸며 놓은 모든 과정들을 직접 기술한 대목들이었다.이런 과정들을 손수 책임질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저자가 인테리어쪽 관련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어 가능한 일이었겠으나 아무리 그래도 인부들 식사까지 책임질 수 있다는 것은 실로 평범치 않은 성격을 지녔을 것이다.
라고 생각하였으나 책에 비치는 천연으로 염색한 듯한 옷을 입고 챙 넓은 밀짚모자를 쓴 모습이며,레이스가 달린 손뜨개 테이블보며 몇 년을 쉬엄쉬엄 놓았다는 손자수 천들이며 실타래를 담은 대바구니들의 사진들은 또 천상여자, 어쩌면 옆집에 사는 푸근하면서도 여리여리한 아줌마 같은 모습이어서 참 남다르다게 보였고 좀 배우고 싶기도 한 모습이다.
아무 것도 없는 땅에 새집을 짓는 것보다 헌집의 뼈대를 놔두고 다시 고쳐 나가는 일이 훨씬 더 어려운 방법임에도 한옥의 멋을 살려 집을 짓고자 하는 저자의 뚝심있는 고집들이 안방에서(벽장을 살려 놓았고), 부엌에서(주방 곁에 쪽문을 달았고 쪽문을 통과하면 곁에 가마솥 아궁이를 그대로 살려 놓았고), 마당에서(비록 수도시설이긴 하지만 펌프를 설치해 놓아 수돗가의 옛정취를 살려 놓았고) 뒷뜰에서(장독대를 만들었고,화단을 만들었고,대나무 밭도 그대로 살려 놓아 데크를 설치하고 마련해 놓은 응접 탁자는 더욱 운치 있어 보인다.) 그리고 각종 창과 문에서 옛 한옥의 운치를 잘 살려 놓았다.
남이 집 짓는 모습을 지나가면서 슬쩍 보기만 하였지,정말 집을 짓는 과정들은 하나,하나 들여다보기는 힘든 일인데 이책 한 권으로 집을 이렇게 짓는구나!같은 호기심으로 간접경험을 해보는 재미가 나는 책이다.
나는 죽었다 깨어나도 인부들 점심과 참을 해드릴 수 있는 부지런함과 음식 솜씨도 없거니와 공사현장을 지키면서 나의 의견을 수시로 관철시킬만큼의 건축지식도 모자라 집을 짓는 일은 엄두를 낼 수가 없어(물론 그전에 제일 돈이 먼저겠지만^^) 대충 이런 형태로 집을 짓는구나! 공사일지는 흐름만 읽고 끝냈으나 조금은 도전해 보고픈 것이 생겼다.저자가 곳곳에 인테리어한 소품들이다.오랜시간 발품을 팔면서 모아놓은 골동품 같은 옛 물건들과 엔틱 소품들은 적재적소에 놓이고 직접 손으로 일일이 바느질한 천들이 커텐이 되고,테이블보가 되고,햇빛 가림막이 되는 것을 보고 좀 놀랐다.손자수 같은 걸 좀 배워서 미리 한 땀,한 땀 만들어 보고픈 욕구가 생겼다.
손재주가 없어 손재주 좋은 사람들 틈에서 선생님한테 혼 난적이 많아 비록 주눅은 들지만 그래도 나의 바느질을 배우고픈 욕망은 쉬이 사그라들질 않네?
손수건에 작은 손자수 놓는 것이라도 좀 배워야겠다.
고 이책을 읽고 다짐하는 것은 좀 생뚱맞지만.....
뭐 어쨌든 나는 재미나게 읽었는데 평은 호불호가 심해 아슬아슬한 책이다.
17.<플라워 레시피 북>
알레시아 하람폴리스 앤 & 질 리초/디자인이음
길가에 핀 들꽃조차 이쁘다고 여기면 나이 먹은 것이라고 하건만
요즘 가면 갈수록 꽃이 곱고 이쁘다.
그래서 꽃 선생님께 꽃을 받아 화병에 물을 갈아주면서 꽃을 관찰해 보는데 꽃이름이 영 외워지지 않아 도서관에서 이책을 빌려 읽어 보니 몰랐던 꽃이름,꽃은 알아도 입에 잘 붙지 않는 꽃이름을 알 수 있어 좋다.특히 꽃병에 따라 꽃의 높이에 따라,꽃의 종류에 따라,꽃들의 색에 따라 조화롭게 꽃병에 꽃을 꽂는 방법이 자세히 나와 있어 초보자도 따라하기가 쉽다.
따라해보려 해도 내가 꽂으면 영 꽃이 산발이 되는 듯한데 꽃 선생님이 보내 주시는 꽃은 단정하고 가지런하다.역시 전문가의 손길은 다르긴하다.
내가 좋아하는 꽃들을 맘껏 구경할 수 있어 좋다.
책에 나온 꽃은 빨리 시들지 않으니까 그래서 좋다.
꽃을 관찰해보면 꽃이 점점 필때와, 다 펴서 꽃잎이 활짝 벌어질때, 꽃의 색상이나 분위기가 확 달라 보여 좀 신기한데 이책에서 그것을 여러 색깔의 꽃잎을 대조적으로 비교해 볼 수 있어 좋다.
개인적으로 노란꽃을 좋아하는데 노란 수선화,노란 튤립,노란 장미,노란 양귀비,노란 아네모네등 그런데 이번에 크림색의 라넌큘러스가 우아하고 이쁜 꽃인지 처음 알게 되어 기뻤다.
또한 꽃양배추와 붉은 콩깍지도 좋은 꽃다발의 재료가 될 수 있는 것에도 감탄하였는데 실로 플로리스트들도 창의력이 좋아야 하겠구나!싶다.
작약을 눈으로 직접 보지 못한 것 같아 이책을 통해서 작약을 한참 들여다 보았는데 활짝 핀 붉은 작약은 동백꽃 같아 보이기도 하다.5,6월쯤 작약꽃이 핀다고 하는데 작약을 실제로 펴서 질때까지 아주 자세하게 관찰해볼 작정이다.
늘 아는 꽃만 알게 되고, 또 돌아서면 까먹게 되는 다른 꽃이름을 기억하기 위해서는 꽃과 관련된 책들을 열심히 읽어야될 듯하다.